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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0일 화요일

김훤주와 김주완 기자

한국에서 블로거 노릇을 하는 이들 가운데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http://2kim.idomin.com/)은 꽤 알려져 있는 듯싶다.

 

<시사in>의 고재열 기자는 '독설탓컴' 2008년 12월 7일자 '기자블로거들을 위한 변명'(http://poisontongue.sisain.co.kr/460)에서 "기자 블로거는 기자가 매체의 한계 혹은 조직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 준다"고 말하면서 그 사례로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노태운 기자의 발가는대로' '고재열의 독설닷컴'을 그 사례로 들었다. 말하자면 블로그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을  한국블로그 중에서 기자블로그의 대표격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김훤주 기자를 만났다. 지난 주 '김해기적의도서관 부지 답사'를 위해 김해를 방문했을 때 경남도민일보의 대표전화를 통해 핸드폰 번호를 구하여 전화를 넣었더니 저녁 시간에 숙소로 찾아왔다. 집은 마산인데, 친구를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와 주었다. 먼먼 소식으로 집에 우환이 있다고 들었는데, 밤길을 달려 와주었다.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 친구를 만난 것이 언제인지, 되짚어보니 잘 가늠이 안 된다. 23년 전이거나 24년 전의 일이다.

 

도대체 세월이란 것, 시간이란 것, 그것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결코 물리적인 것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기억 속의 일들은 기억할수록 가까운 일인 것만 같다.

 

대학을 졸업도 하기 전이었던 때, 마산 창원 지역으로 '현장 이전'을 한 친구를 만나러 친구 따라 밤기차를 탔던 밤이 떠오른다. 그 이십수 년 전의 만남이 첫 만남이었고, 그리고 이번에 두번째 만남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마치 어제 헤어진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만나 헤어졌다.

 

고재열 기자는 기자 블로그를 통한 매체의 한계나 조직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을 말했지만, 단지 기자가 블로그를 하는 것이 그런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태어나서 불과 두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을 마치 매일 만나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은 분명 착시현상이거나 환영일 수도 있겠지만, 블로그는 그런 착시 현상을 만들어낸다. 매일 즐겨찾기에 넣어두고 블로그를 방문하다 보면, 만나지 않아도 만난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동행이 있는 데다, 이야기 주제가 옆으로만 번져 나가는 자리여서 서로 속내를 털어놓고 이야기할 짬이 없었다. 그리고 친구는 집안의 우환 때문에 서둘러 다시 밤길을 달려 집으로 갔다. .

 

헤어지면서 나는 도서관 관련 일을 하면서, 또 각 지역의 현실을 들여다보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토호는 영원하다"는 우리 현실의 '벽'을 떠올리며 김주완 기자의 <토호세력의 뿌리>라는 책을 언뜻 이야기했다. 그런 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남도민일보와 같은 지역신문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지역에 뿌리박은 도서관과 여러 문화 활동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따위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오늘 친구가 사무실로 책을 붙여 보냈다. 마음속에 물컹 하는 것이 생겨나온다. 고맙다 친구야!

 

마산에 뿌리박고 있는 지역출판사 '도서출판 불휘'가 펴낸 <토호세력의 뿌리>(2006년 초판)라는 책이다.



 





 

김훤주 기자는 작년에 <습지와 인간>(2008년 초판, 산지니)이라는 책을 낸 바 있다. '김훤주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이라는 단체(?)가 주최한 이 책의 출판기념회 풍경은 또 다른 블로그(http://gomanaru.tistory.com/99)를 통해 잘 살펴볼 수 있다.

 


*그림출처: http://gomanaru.tistory.com/99, "그는 말이 별로 없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소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삐쩍 마른 몸매에다 키가 멀대 같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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