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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24일 화요일

배고픔과 바보스러움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장에서 애플 컴퓨터의 씨이오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행한  연설을 들었습니다. 연설문은 세 가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입양, 대학중퇴,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니 실패인 것만 같은 고통의 시간들이 시간이 지난 뒤 돌아보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는 것, 일을 사랑한다면 포기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으라는 이야기, 그리고 짧지만 소중한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진솔하고, 진지한 연설입니다. 불과 몇 분 되지 않지만, 역시 스티브 잡스로구나 하는 감탄이 나옵니다.  

 

대학 졸업식장에서 대학생활의 낙오자였던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도 이색적이지만, '죽음의 고마움'을 통해 마음속에 새길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연설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 연설의 마지막 문장이 "배고픔과 함께, 바보스러움과 함께(Stay hungry, stay foolsih)"입니다. 오늘 이 문장을 마음속에 새겨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출처: sogum92.tistory.com/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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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17살 때 이런 문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는 바른 길에 서 있을 것이다. 이 글에 감명받은 저는 그 후 50살이 되도록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자신에게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 아니오! 라는 답이 여러 날 계속 나온다면,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 제에게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왜냐구요? 외부의 기대, 각종 자부심과 자만심, 수치스러움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들은 “죽음’ 앞에서는 모두 밑으로 가라앉고 오직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길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모두 잃어버린 상태라면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었기에 자신의 마음에 충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1년 전쯤 암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침 7시 반에 검사를 받았는데 이미 췌장에 종양이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췌장이란 게 뭔지도 몰랐는데요 . 의사들은 거의 확실히 치료가 불가능한 암이라고 했고 길어야 3개월에서 6개월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치의는 집으로 돌아가 신변정리를 하라고 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라는 뜻이었죠. 그것은 내 아이들에게 10년동안 해줄수 있는 것을 단 몇 달 안에 다 해치워야 된단 말이었고 가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정리하란 말이었고 작별인사를 하란 말이었습니다. 전 불치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날 저녁 위장을 지나 장까지 내시경을 넣어서 암세포를 채취해서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마취상태였는데 후에 아내가 말해주길, 현미경으로 세포를 분석한 결과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아주 희귀한 췌장암으로써, 의사들까지도 기뻐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합니다. 저는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괜찮습니다. 그 때만큼 제가 죽음에 가까이 가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경험을 해보니 죽음이 때론 유용하단 것을 머리로만 알고 있을 때보다 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죽길 원하지 않습니다. 천국에 가고 싶다는 사람들조차도 당장 죽는 건 원치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다 죽을 것입니다. 아무도 피할 수 없죠.  삶이 만든 최고의 작품이 죽음이니까요. 죽음이란 삶의 또다른 모습입니다. 죽음은 새로운 것이 헌 것을 대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지금의 여러분들은 ‘새로움’이란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여러분들도 새로운 세대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입니다.너무 극단적으로 들렸다면 죄송하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여러분들의 삶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고 낭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대로 사는 것, 즉 도그마에 빠지지 마십시요, 타인의 잡음이 여러분들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미 마음과 직관은 당신이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것들은 부차적인 것이죠.

 

제가 어릴 때, 제 나이 또래라면 다 알 만한 ‘지구백과’란 책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먼로 파크에 사는 스튜어트 브랜드란 사람이 쓴 책인데, 자신의 모든 걸 불어넣은 책이었지요. PC나 전자출판이 존재하기 전인 1960년대 후반이었기 때문에, 타자기, 가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그 책을 만들었습니다. 35년 전의 책으로 된 구글이라고나 할까요. 그 책은 위대한 의지와 아주 간단한 도구만으로 만들어진 역작이었습니다. 스튜어트와 친구들은 몇 번의 개정판을 내놓았고, 수명이 다할 때쯤엔 최종판을 내놓았습니다. 그때가 70년대 중반, 제가 여러분 나이 때였죠. 최종판의 뒤쪽 표지에는 이른 아침 시골길 사진이 있었는데, 아마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히치하이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그 사진 밑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 배고픔과 함께 바보스러움과 함께. 배고픔과 함께, 바보스러움과 함께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작별인사였습니다.  저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앞둔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분야에서 이런 방법으로 가길 원합니다. 배고픔과 함께 바보스러움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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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http://news-service.stanford.edu/news/2005/june15/jobs-061505.html.

그 동영상은 http://www.youtube.com/watch?v=UF8uR6Z6KLc

그런데 여기 누군가 번역문을 입혀 놓은 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http://www.mncast.com/pages/player/new_fullplayer.asp?movieid=n200671403236&lp=-1&chknum=1

여기 길담서원의 게시판에는 그 원고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http://cafe.naver.com/gildam/1849

 

이 원고를 보시면, 제가 마지막 문장에서 제가 임의로 '미련함'을 '바보스러움'으로 바꾸었음을 아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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