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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5일 월요일

근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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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철수의 집 https://www.mokpan.com/

2002년 12월 20일. 대통령 선거가 노무현 후보의 승리로 끝난 뒤, 저는 짤막한 칼럼 하나를 썼습니다. 그때 제 직분은 <지오리포트>라는 인터넷 매체의 편집장이라는 것이었는데, 그런 입장에서 쓴 글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인이 된 뒤, '바보 노무현에게 바라는 세 가지'라는 제목이 붙은  그 글을 다시 꺼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 글을 다시 읽어보니 요즘의 '낡은 정치'와 '남북 대결'과 '부익부빈익빈'이라는 현실이 더 오롯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고인이 한국 현실에서 풀어나가고자 했던 과제를 다시금 생각합니다. 2002년 대통령 경선 출마 연설을 할 때의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진정한 비전! "신뢰와 협동과 같은 사회적 자본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한국은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눈물 젖은 희망'을 생각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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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첫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했다. 마음속 깊이 축하의 말을 전한다. 노무현 후보는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국민의 힘`으로 그 어려움을 이겨냈다. 선거 기간 마지막까지 시련이 닥쳐왔지만, 노무현 후보는 끝내 인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온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단지 노무현 후보 개인의 승리이거나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이며, 민주주의의 승리다. 한국 민주주의는 이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 또 한번 진전을 이루어내었다.

한국 민주주의는 `철새`로 표현되는 배신과 변절의 정치가 아니라 상식과 원칙에 입각한 정치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냈다. 또한 진보 정치의 씨앗도 확고하게 뿌리내렸다.

`바보 노무현`에게 바라는 바가 많지만, 나는 다음 세 가지를 꼽아서 이야기하고 싶다. 동서 통합, 남북 화해, 부익부빈익빈 해결.

국민은 `낡은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원한다. 정치 개혁의 과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시 야당이 된 한나라당은 여전히 국회 다수당으로 의회에서 군림하고 있다. `

개혁당`과 국민통합21을 탈당한 이들을 포함하여 폭넓게 민주화운동 세력 전체를 통합하여 `새 정치`를 향한 국민의 뜻을 받들 수 있어야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도 여전히 동서분할 구도의 득표 현황을 보여주었다.

노무현 후보에게 정치인으로서 거듭 낙선의 아픔을 안겼던 지역감정이 여전히 청산의 과제임을 보여주었다. 이제 겨우 정치 개혁, 정치 혁명의 첫발을 디뎠을 뿐이다.

국민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희망한다. 외국 언론 기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했던 것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과 대미 관계였다. 특히 미국은 노골적으로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고 예전처럼 선거과정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미치려고 했다.

하지만 한국인은 전쟁과 대결이 아니라 평화와 협력을 선택했다. 한반도는 지금 바람 앞의 등불, 폭풍우 앞의 촛불이다. 북핵 문제와 SOFA 개정 문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나가면서 동시에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확대해나감으로써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16대 대통령이 5년 임기 기간 내내 끌어안고 고민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다.

국민은 부익부빈익빈을 해결해나가기를 바란다. 김대중 정부는 IMF 극복을 위해 이른바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광범위하게 펼쳐나갔다. 시장은 개방되었고 노동 시장은 유연해졌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무엇보다도 부익부빈익빈이 심해졌다. 노동자와 농민의 삶은 더 피폐해졌다. 서민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 값 때문에 허리가 휘어져 있다. 공생의 논리가 아니라 경쟁의 논리가 경제만이 아니라 교육과 복지 영역에까지 지배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 철학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새로운 사회 철학을 바탕으로 경제 문제, 사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앞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더 험한 가시밭길일 것이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우리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자생적인 정치인 팬클럽이 생긴 것은 노무현이 가시밭길을 피해가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걸어나갔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도자로 당선된 이 시점부터도 더욱 당당하게 걸어나가기를 진정 기대한다. 노무현의 집권은 민주당의 집권이 아니라 상식과 원칙을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나가는 국민의 집권이어야 한다.

꿈과 희망의 정치는 이제 겨우 작은 승리를 거두었을 뿐이다. 후퇴하지 말고 앞으로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역사는 비틀거리는 듯하지만 앞으로 나아간다. `바보 노무현` 화이팅!

출처:
http://blog.paran.com/transpoet/22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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