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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9일 화요일

스웨덴의 독서동아리

                     *SHL complete new library in Halmstad, Sweden,

                     (사진출처: ING-media)

 

아침에 변광수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의 짤막한 칼럼을 하나 읽었다. 2009년 9월 29일자 프레시안에 올린 글이다. 제목은 '가문의 영광 꿈꾸지 않아 행복한 사회'다.

 

개인적으로 핀란드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의 복지뿐만 아니라 이러한 복지가 사회적으로 가능했던 기제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이 글이 눈에 들어왔다.

 

복지사회를 제도적으로 만들자고 해서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선 질 높은 민주주의를 성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성인교육, 평생교육, 독서회 등 시민들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

 

이 글에 따르면 "1977년 전국 28만9000개의 각종 동아리에 참가한 성인 학생은 270만 명이나 되었고, 그 중의 절반이 여성이었다. 스웨덴 인구 800만 명 중 성인인구(20~67세)를 약 500만 명으로 추산할 때 성인들의 절반 이상이 어떤 형식으로든 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라 한다.

 

놀랍지 않은가? 이런 현실이 가능한 것을 누구는 북유럽의 날씨 때문이라고 한다. 일종의 우스갯소리다. 날씨가 안 좋으니 가정에서나 도서관에서 책을 보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성인들의 절반 이상이 어떤 형식으로든 독서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 그 역사적 연원과 그런 일이 가능하도록 한 사람들의 노력이 궁금하다.

 

기사 가운데 일부분을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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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전부터 스웨덴에서 교육은 개인의 권리처럼 인식되어 왔다.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교육은 국비로 충당하므로 개인은 선택한 분야에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 직장생활을 하다가도 부족한 분야를 재충전하고 싶으면 언제든 휴직을 신청하고 대학 또는 전문학교에 가서 공부한 후 복직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다. 휴직 후 공부하는 분야가 직무와 직접 관련이 되면 봉급의 90%, 절반 이상 유용하면 70%를 받아 생활비로 충당하고, 전혀 무관하면 봉급 지급은 없는 대신에 정부의 대여 장학금을 받는다.

그 밖에도 다양한 평생교육제도가 있는데, 정부가 인가한 10여 개의 성인교육협회(Studieför-bundet)가 주관하는 학습 동아리들이 주류를 이룬다. 과목별로 5명 이상의 수강생이 있으면 정부의 보조를 받을 수 있고, 분야는 IT, 경제, 외국어, 일반사회, 국제관계를 비롯해 음악, 연극, 수예, 회화 등 다양하며, 실기 위주의 인기과목은 학습과 함께 취미활동을 겸한다. 활동 운영비는 정부와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며 참가자는 실비 위주의 저렴한 수강료를 낸다. 1977년 전국 28만9000개의 각종 동아리에 참가한 성인 학생은 270만 명이나 되었고, 그 중의 절반이 여성이었다. 스웨덴 인구 800만 명 중 성인인구(20~67세)를 약 500만 명으로 추산할 때 성인들의 절반 이상이 어떤 형식으로든 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탁아소 식당에서 장기간 요리사를 하던 한 할머니에게 이제 정년퇴직을 하면 심심해서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으니, 자기는 바로 영어 동아리에 참가하여 영국에 가면 말이 잘 통하지 않던 문제를 해결할 셈이라고 기대에 차 있었다. 부엌에서 함께 일하던 보조 할머니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하니, 자기는 평소에 숫자 계산에 재미를 느끼니 회계나 경영 쪽의 공부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동아리 학습의 참가자들은 65세 이후의 퇴직 노인들이 대다수인데, 훌륭한 예방의료 덕분에 이들은 퇴직 후에도 왕성한 활동이 가능하다. 수업은 직장인을 고려하여 주로 야간에 실시된다.

대표적인 학습 동아리는 1912년에 발족한 노동자교육협회(ABF)로 사회민주당, 전국노총, 소비자협동조합이 협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발족 당시 노동자 계층에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서 이 학습 동아리의 역할은 괄목할만한 것이었다. 이러한 시민교육의 기원은 문맹률이 꽤 높았던 1800년대 말 마을 주부들이 초롱불을 켜들고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야간 독서회를 운영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성인들의 동아리 학습은 국민 일반의 교양 수준을 높이는 한편, 스웨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수호하는 원동력이 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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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책

 

변광수, <복지국가 스웨덴 사람들> 문예림, 2009년 9월

김윤권, <스웨덴의 행정과 공공정책> 법문사, 2008년 12월

박두영, <스웨덴-노벨과 교육의 나라> 북코서트, 2008년 10월

문무경, <스웨덴의 육아정책> KICCE, 2006년 12월

최영렬, <스웨덴의 평생학습 법 제도>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05년 12월

한유미, <스웨덴의 아동보육제도> 학지사, 2005년 6월

코모토 요시코, <스웨덴 쑥쑥 교육> 홍익출판사,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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