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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2일 월요일

성우제와 김훤주-우포늪에서

우리는 아스라하게 사라질 듯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젊은 시절의 한 여울목에서 잠시 만났다가 다시 헤어지고, 그리고 다시 만났다. 성우제 기자와 김훤주 기자는 서로 얼굴을 본 것이 거의 20년 만이라고 했다. 우리는, 세월은 흘렀지만, 사람에 대한 믿음은 그냥 흘러가지 않았다는 것을 서로 확인하였다고 할까? 바쁘게들 살고 있는 40대 후반의 장년 3명이 모였다. 성우제(전 시사저널 기자, <느리게 가는 버스>의 저자)와 김훤주(경남도민일보 기자, <습지와 인간>의 저자)와 나.

 

아무튼 3월 19일 금요일 오전 마산역에서 만나 하루를 꼬박 함께 보내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엇보다도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그 의미를 느꼈던 하루였다. 삶의 길목, 길목들을 되짚어가며 나누었던 이야기들은 즐겁기도 했지만, 쓸쓸하기도 했다.

 

하루 24시간도 채 안 되는 동안, 우포늪의 팽나무와 창녕 성씨의 고가, 화왕산 관룡사 등등을 둘러보았다. 몇 장의 사진을 벗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우포늪의 둔덕에 서 있는 팽나무. 이 나무 옆에는 김훤주 기자의 어떤 마음 한 자락이 있는 듯했다.

 

*친구는 좋다.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 친구이기 때문이다. 성우제 기자의 모습이 마치 '김정일'인 듯하다며 웃었다. 썬글라스가 주는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아님 입고 있는 옷의 색깔 때문일 것이다.

 

*내륙습지로 우포늪만한 곳이 별로 없다. 2008년 한국에서 람사르 총회가 열렸을 때 세계인들의 눈길을 잡아끈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른바 4대강 사업 이후, 1억 4천만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이 우포늪에 어떤 변화가 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우포늪은 우포, 목포(木浦), 사지포(沙池浦), 쪽지벌 등 4개 늪으로 형성돼 있다. 목포(나무벌)는 비가 많이 오면 주변의 나무들이 많이 떠내려 오던 곳이라서, 사지포(모래벌)는 모래가 많아서, 쪽지벌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 해서 각각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원시생태계의 한 면을 가지고 있는 우포늪에서도 우리의 눈을 잡아끄는 것을 내버들이라는 이 나무들이다. 물 속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버드나무들이 붙들고 있는 것은 물 속의 흙이다. 그런데 붙들고 있는 것들이 어찌 흙뿐이랴.

 

*새가 날아간다. 무리지어 날아간다. 하늘로 점점이 멀어진다. 우포늪은 새의 천국이다. 점점 좁아들어가는 천국이다. 새야, 너희는 무슨 이야기를 하며 날아가느냐. 우리 세 사람이 하는 이야기가 들리느냐?  새가 세 마리나 날아간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마치 무슨 사연을 이어가는 듯.

 

*화왕산 관룡사에서. 이 고즈넉한 절에는 김훤주 기자의 젊은 한 때가 생채기처럼 남아 있는 곳이라 하였다. 우제야, 메일 한 번 주라, 사진 여기 없는 것, 보내줄께.  

 

댓글 1개:

  1. 도현아, 우연히 찾아들어오게 됐다.

    사진 잘 봤다. 사진과 글 올리느라고 욕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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