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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9일 월요일

다산 정약용의 독서와 기록

오늘 아침에 박석무 선생이 전자우편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독서와 기록'과 관련하여 '독서를 해도 기록을 남겨야'라는 짤막한 글 한 편을 보내주셨습니다.  잘 받았습니다.

 

이 글에 따르면, "세상에 다산만큼 기록을 좋아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평생 동안 찾았거나 방문했던 곳에 시나 글을 남기지 않은 일이 없었고, 읽은 책에 대해서도 느낀 바는 물론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반드시 기록으로" 남겼다 합니다. 그리하여 다산 정약용 선생이 남기 저서가 500권인데, 그 가운데 4서6경을 면밀히 읽고 검토하고, 정밀한 뜻을 새로 발견하면 바로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경서연구 232권이라 합니다. 또한 2,500수가 넘는 시도 가는 곳마다 느낀 바를 시로 읊었던 것이라 합니다. 제, 발, 서, 기 등 뛰어난 문도 일종의 독후감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박석무 선생은 다산의 예에 비추어, 기록한다는 것, 읽고 적기를 각별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름지기 뜻을 강구하고 고찰하여 그 정밀한 뜻을 깨달을 때마다 곧바로 기록하는 일을 실천해야만 실제의 소득을 얻게 된다. 진실로 외곬으로 낭독하기만 한다면, 실제 소득은 없을 것이다."

(然須講究考索 得其精義 隨所思卽行箚錄 方有實得 苟一向朗讀 亦無實得: 爲盤山丁修七贈言)

 

하지만 이 짤막한 글 가운데서 제 눈을 잡아끄는 대목은 '참다운 독서'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박석무 선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참다운 독서를 위해서 다산은 몇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합니다. 책을 읽고 공부를 많이 해서 똑똑한 사람이나 높은 지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보다는 사람다운 인간이 되겠다는 생각부터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목표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모름지기 독서란, 책읽기란 그러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다운 인간이 되겠다는 생각'의 내용에 대해서 저는 박석무 선생과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박석무 선생은 그 '근본'을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형제 사이에 우애롭게 지내야 한다는 '효제'(孝弟)에 있다"고 하였고 "효제를 힘써 실천함으로써 근본을 확립하면 저절로 학문이 몸에 배어들어 독서는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였는데, 효제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오늘날과 같은 사회에서는 그 '근본'이라는 것이 더욱 '절실한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절실성이란 우리 사회의 미래상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근본을 세운다 할 때, 과연 그 근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좀더 깊은 논의와 토론이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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