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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2일 수요일

사회는 어느 때 망하는가?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출간된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도정일, 박원순 외 지음, 2010년 5월 17일 발행)의 여는 글, 도정일 교수님의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한 대목.

 

"사회는 어느 때 망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다이아몬드는 네 가지 '실패' 요인을 거론하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진단을 약간 고쳐서 말하면)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때, 알고도 대처하지 않거나 못할 때, 틀린 방식으로 대처했을 때, 너무 늦게 대처했을 때 사회는 실패한다. 실패를 '죄'라는 용어로 바꿔 표현하면 한 사회가 무너지는 데는 무지의 죄, 무능의 죄, 오류의 죄, 나태의 죄가 작용한다. 이런 진단은 '몸'의 경우에도 손쉬운 유비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상식적인 것이다. 몸은 언제 망하는가? 중병이 들었다는 사실을 모를 때, 알고도 손쓰지 않거나 못할 때, 잘못된 치료에 매달릴 때, 치료 시기를 놓쳤을 때 몸은 망한다. 그런데 개인이건 사회이건 망하는 것들은 왜 이처럼 쉽고도 상식적인 경고의 유효성을 무시하는 것일까? 어떤 것이 망할 때 보여주는 그 장엄한 붕괴의 아름다움이 보고 싶어서?

(중략)

민주사회는 어느 때 무너지는가? 사회는 언제 망하는가에 대한 다이아몬드의 잔단에서처럼 민주사회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시민이 인식하지 못할 때, 위기를 인식하고도 대처하지 않을 때, 틀린 방식으로 위기에 대처할 때, 그리고 대처할 시간을 놓쳤을 때 여지없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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