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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3일 수요일

관악구청장 당선인 유종필의 도서관 공약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유종필 씨. 이번 선거에서 관악구청장으로 당선된 사람이다. 국회도서관장 때 각국의 주요 도서관을 탐방했던 것을 올 2월에 <세계도서관기행>이라는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한겨레> 2010년 6월 23일자 이경미 기자가 유종필 씨를 “21개 동에 도서관 1개씩 건설 독서·만남의 장소로 만들겠다” 라는 박스기사로 소개하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도서관 공약'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여기에 옮겨놓는다.

“작은 지역에서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론인 출신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고, 이번 지방선거 직전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유종필(53·사진) 서울 관악구청장 당선자는 지난 95년 관악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한 뒤 15년 만에 구청장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지난 18일 관악구 봉천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유 당선자는 머릿속에서 구상하는 구정 운영 모델을 의욕적으로 설명했다. 먼저 선거운동 과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도서관 공약’에 대한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풀었다.

 

‘도서관은 걸어서 갈 수 있어야 한다’ ‘도서관은 사람이 만나는 곳이다’. 이 두가지는 유 당선자의 도서관 철학이다. 그는 관악구 21개 동에 1개씩 도서관을 만들겠다고 한다. 각 도서관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해 개별 도서관의 자료 부족을 보완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도서관에서 책만 읽지 않고 ‘만남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사업을 펼치겠다고도 했다. 유 당선자는 “내가 학생 때는 약속장소가 항상 종로서적 2층이었다”며 “도서관을 사람이 만나고 문화가 어우러지는 곳으로 꾸미겠다”고 말했다. 만나고 싶은 명사를 초청하는 '리빙 라이브러리’ 프로그램이나 책과 인생을 함께하자는 취지의 ‘북스타트’ ‘북피니시’ 운동은 그런 생각을 구현하는 정책이다.

 

유 당선자는 서울대 출신이며, 인수위에도 서울대 교수가 3명이나 포함돼 있다. 이런 경력을 잘 살려 서울대가 지역사회와 더욱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대 학생이 지역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서울대를 관악벤처밸리로 육성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하는 등 서울대와 지역민이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민의 큰 관심거리인 난곡유도고속차량(GRT) 건설에 대해서는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10년간 총 3000억원의 예산 중 2800억원이 이미 투자됐지만, 서울시는 지난 3월 이를 철회하고 지하 경전철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 당선자는 “지하 경전철은 민간자본으로 한다는 계획인데 민자 유치가 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태”라며 “대신 200억원만 들이면 당장 주민들이 유도고속차량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청장의 역할에 대해 분명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구청장은 주민들의 소득을 높여줄 수는 없지만, 삶의 질을 개선할 수는 있습니다. 예산을 잘 활용하고 외부 재원을 유치해 관악구를 문화·교육의 중심지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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