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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6일 목요일

"구역질이 다 난다"

"구역질이 다 난다."

 

인사청문회, 고관대작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의 밑바닥을 보면서 드는 느낌이다. 한데 이런 느낌은 나만의 것이 아닌 모양이다. 일간지 칼럼으로 이런 느낌을 가감없이 토로하는 이가 있다니! 그것도 한겨레나 경향신문이 아니라 문화일보 같은 신문의 칼럼이다. 윤창중이라는 이의 글이다. 제목은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가나'.

 

최근 이렇게 속 시원하게 일갈하는 칼럼을 읽은 적이 없는 듯싶다.

 

"구역질이 다 난다."

 

갈 데까지 가고야 마는구나. 마침내! 턱턱 숨막히는 한여름날, 이명박 정권에서 장관 해보겠다고 몸부림치는 부패 관료, 출세주의자들의 내장(內臟)들을 내시경 화면 속처럼 들춰 보여주는 ‘막장 인사청문회’에 국민은 분노의 밤을 이어가고 있다. MB도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출신이니 창신동 쪽방촌을 가봤을 것이다. 돈 없고, 배경 없는 세칭 공순이, 공돌이들이 서울로 올라와 1960년대부터 40년이 넘도록 모여사는 곳. 돈 없어 가지 못하는 고향 향해 눈물 뿌리며, 병든 부모 약값 버느라 동생들 학교 보내느라 봉제공장에서 ‘시다’로 시작해 지금까지도 밤낮없이 재봉틀 돌리며 살아가는 곳. 꼬방동네다. 그 동네가 ‘뉴타운’으로 지정된다는 걸 알고 '딱지’를 사는 대한민국 고관 부인의 모습.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 이재훈의 ‘사모님’. 이재훈이 노무현 정권에서 승승장구할 때 부인은 쪽방촌 투기를 했다. 상가가 3군데, 이재훈은 재산신고액이 20억4153만원, 공시지가 기준이니 쪽방촌 사람들은 엄두도 못낼 재산가다. 그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하는 말, “노후 대책이었다. 장관이 되면 친서민 정책을 펴겠다.” 천민(賤民) 부패 관료, 그 파렴치의 극치다.

청와대가 사전 검증 과정에서 부동산 등기부등본 한통조차 떼어보지 않았을 리가 없다. 쫙 다 나온다. 이 정도 갖고는 장관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단다. 썩어버린 눈(眼)! 여론에서 문제가 됐는데도 지명 철회하지 않고 인사청문회에 세우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의 오기다. 김영삼은 자식의 말못할 사정으로 다세대 임대주택 사업을 한 국회의장 박준규, 농막을 지어 별장 비슷하게 사용한 전 국회의장 김재순까지 정계에서 몰아냈다. 김대중은 국무총리에 장상·장대완을 내정했다가 위장전입 논란이 일자 잘라버렸다. 노무현까지 부동산 투기·논문 중복 게재 의혹을 받은 인물은 모조리 바꿨다. 김대중·노무현도 국가요직 인사에서만은 민심에 승복했다.

8·8 개각의 최대 압권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신재민! 위장전입(5회), 부동산투기 의혹(땅 투기, 오피스텔·아파트 투기 3건), 부인 위장취업 의혹(2건). 병역은 독자라서 공군 이병. MB 정권에 참여한 천민 출세주의자들의 부도덕성을 집대성한 초대형 종합선물세트! 위장전입은 MB 정권 들어 대법관까지 타고 올라가더니, 경찰청장 조현오·국세청장 이현동 후보자도 위장전입자다. 이들이 법치를 한다? 위장전입하면 3년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 일반 국민이 1년에 5000명이나 되는데?

국무총리 후보자 김태호는 40대 총리라더만 자고나면 터지는 의혹 시리즈로 카리스마를 이미 잃었다. 소 장수의 아들이라더니. 날개 부러진 새처럼 측은하다. 제발 MB 사람들은 어릴 때 가난했던 것 갖고 ‘서민 장사’ 좀 그만하라! 그 시절 가난했던 국민이 MB 사람들만 있었나? 구역질이 다 난다.

특임장관 후보자 이재오는 군대 시절 대학을 다녔단다. 참 희한한 군대이고, 대학이다. 속으로라도 부끄러워할까 모르겠다.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진수희?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살 때 다운계약서 받았다? 다들 그랬다? 강남에서 30년 넘게 오래 사는 ‘강남 원주민’들한테 물어봐라! 다들 그랬는지. 딸은 미국 국적? 나라같은 나라에서, 자식이 외국 국적인데 부모가 장관하는 나라가 있는지 묻고 싶다.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박재완? 20대 때 고혈압 때문에 ‘방위’갔다? 정당하게 군대 못간 방위를 모욕말라고? 군대 못갈 신체로 미국 유학가서 박사 따고, 대학교수 지내고, 그 고역이라는 청와대 수석비서관했다? 정직해야 한다.

임기가 이제 2년반밖에 남지 않았으니 한자리씩 나눠갖고 자리 뜨자는 ‘떴다방 정권’의 실상이 아닌가? 이런 인물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슬픈 사실이다. MB는 결국 임명을 강행한다? 이건 안된다. 이게 MB가 8·15 경축사에서 말한 ‘공정한 사회’인가? ‘MB 시계’도 돌아가게 돼 있다. 역사의 심판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이며 권력이 얼마나 무상한 것임을 지금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MB는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가려 하는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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