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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6일 월요일

"반칙왕들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

아침에 <프레시안>을 열어보니 우석훈 박사가 쓴 칼럼이 첫 기사로 떠 있다. 제목은 '유명환 딸'만 문제인가? '한국의 반칙왕'들이 사는 법--"그들이 만드는 공정한 사회?"라는 글이다.

 

정부 여당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후반기 국정 기치로 내건 '공정한 사회'가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우석훈 박사는 어떻게 반칙왕들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느냐고 비아냥거리기까지는 하지 않는다. '그들이 만드는 공정한 사회'에 대해 물음표를 붙인 것은 편집자의 생각이다.

 

오히려 이 글에서 우석훈 박사는 "정치적으로 감사원의 작동을 막고 있어서 그렇지, 나는 아직 한국의 감사원과 자체적 감사기구들이 이런 정도의 일을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하고 부패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부패 정도에 대해서 체감하는 정도는 개인마다 편차가 있을 것이다. 과연 우리 사회는 어느 만큼 '썩은' 사회일까.

 

CPI 즉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라는 게 있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TI)가 매년 국가별 청렴도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지수다. 한국에도 한국투명성기구(TI Korea)가 있다.

 

"반부패지수(CPI)는 국내외 기업인 등 전문가들이 바라본 한 국가의 공공부문 부패 정도를 0∼10점으로 나타낸 것으로, 0점에 가까울수록 부패 정도가 심하고 3점대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부패한 상태를, 7점대는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를 나타낸다. 한국의 CPI는 전 세계 180개국의 평균(4점)과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국가 평균(4.03점)보다는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의 평균(7.04점)과는 2점 이상 차이가 났다."(한국, 부패지수도 4년만에 악화--OECD국가 중 최하위권으로 전락, 2009년 11월 17일 보도기사) 이 측정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완전히 '썩은' 사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투명한 사회도 아니다. 하지만 그건 이 조사를 시행하는 국가들 전체를 살펴볼 때 그러하다는 것이고, 이른바 '선진국'의 관점에서 보면 무척이나 투명하지 않은 사회, 즉 '썩은' 사회라고 할 수밖에 없다.

 

부패인식지수 혹은 반부패지수는 그렇다치고. 우석훈 박사는 칼럼에서 다섯 가지 제안을 해놓고 있다.이 다섯 가지 제안만 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행시 채용의 개편과 관련해서도 이 제안은 의미 있는 제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이 칼럼에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유명환 사태'의 본질을 청년 실업 문제와 관련한 '파토스'와 연관지어 언급한 부분이다. "지금 한국 대중의 파토스는 단연 취업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경기순환의 문제도 있고, 경기 구조의 문제도 있지만, 어쨌든 20대가 새로 사회에 나오면서 부딪히는 취업의 문제는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대의 파토스인 셈이다. 유명환 딸 사건은 바로 이 파토스를 건드렸다. 핵심은 취업 비리이지만, 본질은 반칙왕 사회에 대한 청산 요구가 사회적으로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다."

 

<뷰스앤뉴스> 2010년 9월 6일자 기사 "외교부만이 아니다. 모두가 썩었다"--네티즌 '내부고발' 속출 "썩은내 진동하는 나라 싹 바꿔야"라는 기사는 그 실상은 고발하고 있다.  '유명환 사태'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확 드러내 보여주었다. "과연 '공정한 사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명박 대통령이 전방위적 '낙하산 특채 비리'에 메스를 들이댈지 여부를, 지금 국민들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과연 "반칙왕들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나는 거기에 물음표를 붙이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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