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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5일 수요일

2001~2010년의 출판 키워드 10+

<한겨레21> [2011.01.07 제843호]의 특집기사
2001~2010년의 출판 키워드 10+

① 상업주의
②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③ 소설 인터넷 연재
④ 도서정가제
⑤ 무비·스타 킬즈 북
⑥ 청소년 도서 시장의 발견
⑦ 1천만 부 어린이 책
⑧ 위험한 인문학 시장
⑨ 블로그적 글쓰기
⑩ 사라지는 20대

① 상업화로 흐르다…
출판사 서울 집중, 임프린트, 출판문화의 극심한 추락
백원근 재단법인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2000년 이래 10년간(여기서는 편의상 2009년 통계에서 추산함)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국민소득은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출판사 수도 1만6천 개에서 3만6천 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그나마 공신력 있다는 정부 쪽 출판시장 통계(문화산업 통계)를 보면, 2003년 3조3천억원의 시장규모가 2008년 3조6천억원 수준에 머무르며 시장 성장력의 한계가 뚜렷하게 대두됐다. 신간 발행 종수도 2000년의 3만5천 종에서 4만 종으로 거의 멈춰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의 발행 종수 성장률이다. 신간 3권 중 1권은 번역서로, 단행본 시장점유율의 절반은 번역서라는 공식에도 큰 변화가 없어 심각한 콘텐츠 생산력 부진을 증명했다.

②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장편소설 뜨고 작품 낭독회 부활해
허윤진 문학평론가

출판시장에서 소설이 하나의 상품으로서 거래될 때, 상품이 ‘수출’되기 위해서는 모종의 국제 표준에 부합돼야 할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계기로 한국의 문학 출판계가 서양의 동종 업계와 활발한 ‘무역’을 하고자 했을 때, 서양의 편집자들은 단편소설 위주의 작품 목록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가들 역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국제 무대에 등장하려 했을 때, 장편소설이 없는 경우 소설가로 규정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언어라는 장벽이 자연스럽게 형성해주었던 일종의 내수시장이, ‘도서전’이라는 국제 출판 무역의 계기를 통해 해외 시장과 부딪치게 된 것이다.
 
이 만남을 통해 한국 문학 출판계의 자기변모와 자기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이후 문학잡지들에서 장편소설 연재 지면이 대폭 확대되고 출간 종수도 증가했으며, 문학 비평의 담론과 소비자의 취향 역시 장편소설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주목할 만한 문화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소설과 근대 초기 소설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향유하던 현상이 사라졌다가, 최근 낭독회 형태로 부활한 것 역시 서양 문화권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 작품 낭독회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③ 인터넷 소설 연재 정착…
침체된 문학시장에 활기 불어넣었지만 어수선한 혼란도
박진 문학평론가

지난 10년간 문학계의 변화를 대표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뭐니뭐니 해도 인터넷 연재 방식의 출현과 정착일 것이다. 장편소설의 인터넷 연재는 소설 창작과 독서 환경뿐 아니라 출판 시스템과 문학 시장을 뒤바꿔놓은 획기적 사건으로 기억될 만하다.

④ 도서정가제 파행…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이 ‘파괴’법 되다
백원근 재단법인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지난 10년 동안 출판시장은 ‘무늬만 도서정가제’로 인해 서점 수가 절반 이하로 줄고(현재 2천 개 미만), 할인판매로 급성장한 인터넷 서점의 매출액은 총액 1조원을 돌파하며 출판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만큼 공룡이 되었다. 현재 구간 도서의 경우 70% 할인까지 하는 등 도서정가제가 없는 국가보다 오히려 출판시장의 혼탁이 심해졌고, 거품 가격과 극심한 할인 경쟁으로 일부 인터넷 서점만 성장하며 대부분의 오프라인 서점들은 폐업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중소 서점만이 아니라 대형 서점들도 문을 닫기 시작했다. 심지어 인터넷 서점들조차 버티기 어려울 만큼 심각해진 할인 경쟁으로 전국 대부분의 서점이 초토화되고 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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