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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30일 월요일

사북공공도서관 ‘올망졸망꽃피는깜장돌어린이관’ 개관

 2011년 5월 24일(화) 14:00 사북공공도서관 ‘올망졸망꽃피는깜장돌어린이관’이 개관하였습니다. 아래 내용은 '책읽는사회' 누리집에 이 어린이관 개관을 위해 힘써 일한 한명희 간사님이 정리해놓은 것을 옮겨놓은 것입니다.

강원도 정선군의 사북공공도서관에 어린이 전용관이 생겼습니다.

사북 지역에 도서관이라고는 사북공공도서관 딱 하나뿐입니다. 딱딱하고 엄숙할 것 같은 여느 공공도서관과 달리 사북공공도서관은 동네 사랑방 같은 곳입니다. 산책을 하러 나와서도, 장에 나가는 길에도 꼭 들르는 ‘참새 방앗간’ 같은 곳이기도 하지요. 주민들은 도서관에 무슨 일이 있는지, 뭐 도울 일은 없는지 늘 궁금해 하고 알뜰히 살핀답니다.

2008년, 사북공공도서관에서도 북스타트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북 지역 아가들에게 북스타트 꾸러미도 나누어주고 지역 엄마들로 구성된 자원활동가 모임이 생겨 북스타트 공동육아 프로그램도 진행하였습니다. 사북 북스타트는 자원활동가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엄마들의 높은 열의로 전국에 소개될 만큼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매주 도서관에 찾아오는 아가들을 위해 사서들과 자원활동가들은 어린이실의 테이블을 치우고 바닥에 두꺼운 매트를 깔고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유난히 추운 사북의 겨울은 두꺼운 매트와 난로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추운 도서관에 아가들을 초대할 수 없어 겨울에는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하지 못했습니다.

북스타트 아가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어린이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도서관에 갈 엄두도 못내지만 춥지 않은 날에도 이용자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좁은 방은 책꽂이가 다 차지해버린 지 오래고, 책상과 의자는 낡은 것들뿐이었습니다.

폐광지역의 도서관 환경 개선을 위해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은 하이원리조트와 손을 맞잡았습니다. 여러 지역의 도서관을 찾아다녀 본 후, 먼저 사북공공도서관의 어린이실부터 바꿔보기로 하였습니다. 전문가들과 현장을 둘러보며 논의한 끝에 도서관 옆에 어린이 전용관을 증축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정선군청에서도 예산과 힘을 보태기로 하였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도 어린이관 건립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습니다. 도서관 앞마당에서 ‘책놀이터’ 벼룩시장을 열어 모금운동도 벌이고, 지역에 적극적으로 알려 힘을 모으는 데 앞장섰습니다. 2010년 10월에는 주민들과 아이들이 주축이 되어 기공식을 열었습니다. 지난겨울 찾아온 유례없는 추위로 공사가 점점 늦어졌고 주민들과 아이들은 봄보다 어린이관을 더욱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것이 새로 만들어졌나 도서관에 들러서 확인하는 것이 일과가 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늦은 봄과 함께 어린이관이 사북 어린이들을 찾아왔습니다. 따뜻하고 예쁜 어린이관에 아이들이 직접 이름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수많은 후보 중에 ‘올망졸망’, ‘꽃피는’, ‘깜장돌’이 마지막까지 남게 되었고 어느 것도 버리지 못해 결국 ‘올망졸망꽃피는깜장돌’로 지었습니다.

사북공공도서관 ‘올망졸망꽃피는깜장돌어린이관’은 주변의 아름다운 산과 경치를 언제라도 볼 수 있는 큰 창,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 편안한 자세로 책을 볼 수 있는 소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다락방과 터널, 독서동아리 모임이 가능한 2층 열람실, 별을 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야외 테라스, 작은 공연과 발표회를 위한 영상 장비와 무대, 여러 명이 모일 때는 위치를 옮길 수 있는 바퀴 달린 서가, 동네주민들도 잠깐 쉬어갈 수 있는 북카페 등 강원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다채로운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린이관 전체에 온돌을 깔아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아이들이 맘껏 도서관에 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제 사북의 아가들과 어린이들은 사시사철 어린이관에서 프로그램도 하고 놀며 책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린이관 개관을 맞이하여 또다시 사북 지역 주민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산책 나온 주민들, 삼삼오오 모여 있던 청소년들, 퇴근하던 아빠들이 모두 모여 어린이관에 짐을 나르고 청소를 하였습니다. 힘쓰는 일에서 빠져 있던 엄마들은 다과를 맡았습니다. 테이블보도 손수 바느질하여 만들고 집안의 접시도 모두 가지고 나왔습니다. 동네잔치 때처럼 식혜와 과자도 만들어 오고 시원한 차도 내오셨습니다. 어린이관을 짓기 시작할 때부터 개관까지 모든 과정에 사북 주민들이 함께 힘을 합쳤습니다. 우리 마을 어린이를 위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올망졸망꽃피는깜장돌어린이관’은 개관과 동시에 지역의 명물이 되었고 주민들에게는 큰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사북읍뿐 아니라 고한읍, 남면 등 주변 지역 가족들이 주말에 꼭 가볼 곳으로 소문이 났답니다. 매주 ‘찾아가는 북스타트’로 사북공공도서관에 왔던 다문화가정 엄마와 아가들이 새로 문을 연 어린이관에서 맨 처음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도서관이라며 모두 감탄합니다. 변변한 교육문화시설 하나 없던 사북에 새로 지어진 어린이관으로 벌써 마을은 떠들썩해졌습니다. 폐광지역, 카지노 등으로 한동안 어둡고 쓸쓸했던 사북 마을이 아이들과 주민들의 웃음소리로 시끄러워졌습니다. 이 아름다운 소음은 사북공공도서관 어린이관에서 시작하여 사북의 온 마을에 흐르고 주변 폐광지역에도 펴져 나갈 것입니다. 사북의 작은 씨앗으로 폐광지역 곳곳에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길 기대합니다.

‘책읽는사회’는 폐광지역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밝게 자라나길 응원합니다.




□ 개 요

■ 사  업 명: 사북공공도서관 ‘올망졸망꽃피는깜장돌어린이관’ 증축 사업
■ 사업기간: 2009년 10월 - 2011년 5월
■ 위      치: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 304-10번지
■ 면      적: 196㎡(1층 163㎡, 2층 33㎡, 야외 테라스 100㎡)
■ 예      산: 3억 3천만 원(정선군 1억 삼천만 원, 하이원리조트 2억 원)
■ 사업주체: 책읽는사회문화재단
■ 소      유: 준공 후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정선군에 기부채납
■ 설      계: 윤의식
■ 시      공: (주)디자인가오
■ 개 관  일: 2011년 5월 24일(화)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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