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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7일 화요일

세 살 독서습관 여든까지…‘북스타트’ 10년


세 살 독서습관 여든까지…‘북스타트’ 10년


[전국]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속담을 비롯해 독서의 중요성을 알리는 많은 말이 있다. 독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뿐 아니라 간접경험을 통해 창의성을 길러주는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열 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독서이지만 사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버릇을 들이지 않는다면 바쁜 생활 속에서 후순위로 밀리기 쉽상이다. 때문에 독서교육의 중요성 역시 날로 부각되고 있다. 아이에게 독서하는 습관을 심어주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정책이 바로 ‘북스타트’이다.

북스타트는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라는 취지로 북스타트코리아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펼치는 지역사회 문화운동 프로그램이다. 북스타트 운동은 책으로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고 책을 읽어주는 부모와의 관계를 친밀하게 해주며, 아이들이 책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취지를 두고 있다.

북스타트에 대한 정보는 관련 홈페이지 북스타트코리아에서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
북스타트에 대한 정보는 북스타트코리아 홈페이지에서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사진=북스타트코리아 홈페이지)

1992년 영국에서 가장 먼저 시행된 이 정책은 10년 후 연구를 통해 어려서부터 책과 친해진 아기들은 책을 좋아하는 어른으로 성장하며, 어려서부터 그림책과 이야기책을 가까이 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집중력이 높고 언어 습득도 빠르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북스타트 운동은 일본, 미국, 캐나다 등 각국으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영리 민간단체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주최로 2003년 4월부터 12월까지 북스타트 시범 사업을 실시한 뒤 ‘북스타트코리아’가 만들어졌다. 그 후 10년, 북스타트운동은 전국 각 지자체에서 활발하게 이뤄져 현재 전국의 231개의 도서관에서 시행되고 있다.

북스타트의 현재를 살펴보기 위해 그 중 한 도서관을 찾아가봤다. 생후 12개월~24개월 아이들이 교육받는 북스타트 프로그램은 엄마와 함께하는 신나는 율동으로 시작됐다. 시작부터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교육방을 가득 채웠다.
 
북스타트는 시행되는 도서관에 신청하면서 선착순에 한해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북스타트는 시행되는 도서관에 신청하면 선착순에 한해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골고루 먹어요’, ‘이를 닦아요’ 두 권의 책으로 이뤄진 이 날 교육은 북스타트 운동 담당 교사가 동화구연으로 책을 한 번 읽어주고 인형으로 역할 놀이를 하기도 하고, 직접 칫솔을 들고 이를 닦여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체험으로 진행됐다.

교육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간단한 놀이로 아이와 함께 놀고 간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참가한다”며 “처음에는 이런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만 어느 날 집에서 아이가 책을 장난감 삼아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이렇게 책하고 친해지는 것부터가 독서교육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물론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란 어렵다. 하지만 아이가 부모와 함께 정서를 나누고 책과 친해지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도록 이끄는 좋은 첫 단추가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손으로 만지고 느끼면서 진행되는 수업에 어느새 집중하는 아이
손으로 만지고 느끼면서 진행되는 수업에 어느새 집중하는 아이

3년째 북스타트 운동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정임수(44세)씨는 북스타트 운동에 참여한 아이들이 자라서 엄마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정 씨는 이 도서관 외에도 문화센터 강연을 비롯한 독서교육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

10년 경력의 베테랑인 그는 도서관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놓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는 “아이들은 보고 듣는 것을 비롯한 오감으로 책과 친해진다.”며 “집에 돌아가서도 아이들을 자극할 수 있는 여러 방법으로 다가간다면 창의력 발달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정보를 주기도 했다.
 
북스타트 교육 담당자 정임수(44세) 씨는 부모와 함께하는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스타트 교육 담당자 정임수(44세) 씨는 부모와 함께하는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그는 현재 개월 수에 상관없이 모든 프로그램이 한 시간으로 고정돼 있다는 점은 북스타트 프로그램의 개선점으로 꼽기도 했다. 아이들 수준에 맞게 5분 단위로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준비하다보니 한 시간 수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개월 수에 따라 세분화된 프로그램이 모두 갖춰지지 않은 도서관이 많은 것도 아쉽다고 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도서관에서도 오전 10~11시에 3~12개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오전 11~12시에 12~24개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두 개, 그리고 초등학생, 중학생 프로그램만 있어 생애주기별로 독서교육을 이어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 다문화 가정과 장애 아동들은 독서교육에도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에게 어눌한 한국어를 배우게 되고, 이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고. 부모의 국적과 장애의 유무에 관련 없이 모두 소중한 아이들에게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다.
 
북스타트는 아이와 부모의 유대관계를 더욱 돈돈하게 해준다.
북스타트는 아이와 부모의 유대 관계를 더욱 돈돈하게 해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북스타트 운동이 시행된 지 벌써 10년째이다. 일궈온 성과만큼 보완할 점들도 많이 나타났다. 하지만 지속적인 노력과 독서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계속되는 한 북스타트 운동 역시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영국은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을 비롯해 창의적인 문화예술 유산을 많이 간직한 나라이다. 그 힘의 저변에는 독서가 있었음이 여러 연구와 책을 통해 입증됐다. 지성과 감성을 겸비한 미래 세대의 밑천이 될 북스타트 운동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문의: 북스타트코리아 http://www.bookstart.org

정책기자 이혜연(대학생) joyful4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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