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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일 목요일

도서관계의 거목 엄대섭 고향 찾는다

   
 
   
 
60년대 ‘마을문고’ 창시자이자, 한국 도서관계의 거목인 울주 출신 간송(澗松) 엄대섭(1914~2009년·사진)을 조명하는 자리가 울산서 처음으로 열린다.

2012 울주문예회관 테마기획 ‘엄대섭-도서관에 바친 혼!’은 엄대섭을 단독 테마로 하는 첫 전시로, 내달 9~18일 울주문예회관 1층 전시장에서 마련된다.

엄대섭은 울주 웅촌 출신으로 지금의 새마을문고와 작은도서관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마을문고운동을 1960년 초반부터 30년 넘게 펼쳤을 뿐 아니라, 전국 공공도서관 건립 운동에도 평생을 바쳤다.

이에 앞서 1951년 개인 장서 3000여 권으로 울산 최초 사립무료도서관을 개관했으며, 주민들이 읽을 수 있도록 폐탄환상자를 이용해 책을 싣고 마을 곳곳에 다니는 ‘순회문고’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작고했다.

그의 일대기를 집중 조명하는 이번 행사는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9일 오후 3시부터 열리는 개막식에 이어 열리는 토크콘서트와, 그의 업적을 알 수 있는 자료와 유품 등으로 구성되는 전시회다.

‘아름다운 도서관人 엄대섭’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토크콘서트에는 그와 함께 일했거나, 그에 대해 집중 연구한 주요 인물들이 게스트로 초대된다. 이용남 전 마을문고진흥회 사무국장(현 한성대 명예교수)과 이용재 부산대 교수(문헌정보학)가 그 대표다. 또 1960년대 마을문고운동에 동참했던 장석순 전 합천 묘산도서관장과 엄대섭이 설립했던 전 대한도서관연구회 간사로 일했던 정선애 관악문화관도서관 사서과장도 함께 한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의 사회로 2시간 가량 진행되는 이 토크콘서트는 한 평생을 한국 도서관운동에 바친 그의 삶과 업적, 한국 도서관계에서 차지하는 의미 등의 내용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엄대섭의 곁에서 함께 일 했던 사람, 혹은 당대에 같은 뜻을 품고 도서관운동을 실천했던 이들이 큰 형식에 구애 없이 얘기를 풀어낼 자리인지라, 그 어떤 책이나 자료에도 실리지 않은 생생한 현장 일화들을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18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그가 책을 담아 경운기에 싣고 다녔던 폐탄환 상자와 60년 대 마을문고함, 각종 사진과 서류 등을 만날 수 있다.

오만석 울주문예회관 기획팀장은 “도서관 관계자로부터 우연한 기회에 엄대섭의 얘기를 들었는데, 서울을 비롯한 다른 도시와 관련 학계에서는 많이 알려진데 반해, 정작 ‘그의 출생지인 울산에서는 잘 모르고 있구나’하는 반성이 됐다”며 “도서관 관계자는 아니지만 기획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끝에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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