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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1일 금요일

페이스북 친구들의 대선 평가 메모



12/20 헤세이티 입간판 214-1
‎12/20 헤세이티 입간판 214-1




1. 박순빈
이리 된 거네요.
-1952년부터 1962년 사이에 태어난 50대 유권자. 투표율 89%에 총 투표자수 약 960만명. 박 지지 64%, 문 지지 36%. 특히 50대 여성의 지지율은 75%대 25%로 50대 여성유권자의 표 차이가 약 230만. 전체 표 차이의 배를 넘음. 이리 짐작되네요.

-이번 대선은 은퇴했거나 은퇴 압박으로 불안에 떨며 숨죽여 있던 50대가 판세를 결정했다.
-유신체제에서 청년기를 보낸 세대들은 일부 저항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흠뻑 젖어 있었다.
-50대 여성의 마음 속에 있던, 뭔가 응어리같은 것을 정치인 박근혜는 존재 그 자체로 풀어줬다.
-한국의 여성운동은 거대한 호수의 한켠에 비친 그림자만 보고 좋아라 하는 수준을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평등한 선거권을 무기로 국가권력을 교체하는 '한판의 정치'는 허망하게 끝났습니다. 그러나 믿음, 표현, 결사, 행동으로 보장되는 또 다른 정치는 늘 있습니다. 선거를 통해 '모두를 위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일상과 현장에서 차곡차곡 이뤄집니다.
라고 벗들에게 말하고 싶기는 한데...실은 나도 멘붕에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뜨거럴.



1. 김대호
이른바 민주진보의 눈에 비친 보수상(친일, 유신독재, 수구냉전, 시장만능주의, 성장지상주의 세력)이 맞다면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니 보수 무리는 한줌도 되지 않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박근혜는 무려 51.6%의 지지율로 당선이 되었다. 물론 부정선거 아니요, 국민이 미친 것도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한나라당의 신뢰도나 지지율은 일관되게 민통당+통진당 보다 높았다. 그렇다면 민주진보의 눈을 의심해 봐야 한다. 눈을 의심하지 않으려면 이런 가망 없는, 구제불능의 나라를 하루라도 빨리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문재인이 무려 48%를 얻었다느니, 정동영 보다 800만표나 더 얻었다고 자위 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순진한건지 불순한 건지 모르겠다. 목표는 대선 승리였다. 그래서 단일화에 매달리고, 이정희는 거칠게 박근혜를 공격하고, 표 분산을 우려하여 사퇴했다. 온오프라인상에서 엄청난 지지, 반대 활동이 있었다. 투표율 70%만 넘으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폭등한 투표율을 보고 승리를 확신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고정관념, 눈, 사고방식, 전략전술 등을 성찰 반성해야 마땅하다. 막판까지 문재인이 필패한다고 생각한 사람을 자신의 눈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민주진보의 현실인식, 철학, 가치, 전략전술, 리더십은 폐허가 되었다.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얘기다. 너무나 문제가 많은, 약체 보수 후보에게 3.6%나 졌기 때문이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민주통합당의 주요 계파 및 지도자, 철학, 가치, 전략전술도 깡그리 박살났다. 유효성 내지 권위를 상실했다는 얘기다. 안철수, 손학규도 마찬가지다. 저 약한 문재인 후보를 이기지 못했으니......

백낙청, 김상곤이 주도하던 원탁회의도, 노조도, 백만민란류도, 참여연대류도 권위를 완전히 잃어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과 그 지도자들 (유시민,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도 마찬가지다. 한경오프 신문도 자신의 눈과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의심해 봐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민주진보는 12.19 폐허 위에서 철학, 가치, 비전, 문화, 리더십, 조직(당, 시민단체, 매체, 노조 등)을 완전히 재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그런데 항시 이런 경우 그람시의 말대로 '낡은것은 사라져가는데, 새로운 것은 나타나지 않아" 위기와 혼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게 걱정이 된다.



1. 장정희
‎92%의 광주는 이제 고독한 섬이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 내내 선거에 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안했습니다. 다만 눈물로 세수하고, 눈물로 밥을 말아먹고, 말간 하늘만 올려다 봤을 뿐입니다. 그저 사람이 사는 곳일 뿐인 이곳 사람들에게 민주당 몰표니 빨갱이니 하며 돌팔매질을 하는 것이 너무나 아픕니다. 민주당은 이곳 사람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할 것입니다...
아래 글은 호남에 텃자리를 묻은 20대 젊은이의 절규입니다. 우리가 이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공유가 쉽지 않아 페친 최노경 님의 담벼락에서 그대로 퍼왔습니다.

*
내가 한마디 씨부리기 전에
광주사람을 비롯한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아.
문재인 후보가 떨어짐 = 대한민국 민주주의 개망
이거 어느 나라 공식이냐? 엄청난 투표율과 그 중 과반 이상이 박근혜 당선자한테 지지해서 선출됐는데 이게 민주주의지, 뭐가 민주주의냐?
문재인 후보가 진건 그만큼 많은 계층과 이념을 아우르지 못했기 때문인데. 누구보다 나 역시 아쉽지만 민주주의 운운하면서 이러는게 더 민주주의 아니지 않냐. 나도 걱정되는거 많은데, 일단 지켜보자....

내가 한마디 씨부릴건.
페북 보니까 막 '역시 아직도 지역감정이 있다.' '우리나라는 이게 문제점이다.'
그래... 여기까지 좋다 치자.
'그라제 슨상님이 2번만 찍으라 하셨제' '전라민국 땅크로 밀어버리자' '오오미 홍어냄시 여기까지 난당게'
...
90퍼센트 찍은거. 난 광주사람으로서 백이십퍼 이해간다. 지금부터 내가 씨부리는 말 잘 들어. 지역감정은 현상이고 원인이 더 중요하다.

첫째로, 경제적인 문제다.
경북대구만 합쳐서 500만이 넘는데 전남전북광주까지 다 합쳐도 이거보다 적다. 경상도만 광역시 세 개나 있는데, 전라도는 하나다. 거기다 7개 광역시 중에 6위다 6위. 딱 보면 모르겠냐? 산업화 과정에서 전라도는 소외되고 지금 2012년 현재까지도 전라도는 성장동력이 없다. 인구가 불어날 유인이 없다고. 이렇게 차별받았는데, 아직도 차별 받는데. 세상 바꾸고 싶지. 그래서 민주정부 밀어줬지. 민주정부 10년간? 바뀐거 있냐? 몰라 난 솔직히. 무식해서 모르는지 몰라도 없어. 그래도 비빌 언덕은 민주당 뿐이야. 애시당초부터 새누리당은 전라도 아웃 오브 안중이니까. 표 안받을 생각하고 밀어주지도 않을꺼니까. 그나마 입발린 소리라도 하는 민주당 밀어주는거다. 17대 대선 때. 아빠한테 누구 뽑을꺼냐 여쭤봤는데 정동영 뽑는단다. 그래서 내가 왜? 라 물으니 아빠가 하시는 말씀이 "아빠는 문국현 뽑고 싶은데, 이렇게라도 민주당 밀어줘야지..." 하시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난다. 난 거제도라는 데가 그렇게 잘사는데인지 대학와서 처음 알았다. 아니 경상도랑 전라도랑 이렇게 소득차이가 많이 나는지도 대학 와서 알았어. 차별 받으니까 차별한다 우리도.

둘째는 가치의 문제. 난 대학와서 놀란게, 화려한 휴가를 보고 처음 5.18에 대해서 알았다는 친구들을 보고 놀랐다.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늘 묘지가서 참배하고 기념관 가서 그때 사진보고, 늘 되뇌이고 그래서 우리 스스로를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난 이게 당연한 줄 알았어. 근데 우리만 그랬던거야. 밖에서는 5.18 교과서에서 한 줄. 이게 끝이야. 누구는 아직도 광주사태 이러는데 잘못된건지도 몰라.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그런 민주주의 가치에 대해서 늘 배우고 우리가 그런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 애썼던 걸 자랑스럽게 여기는데, 밖에선 민주주의는 자연스러운거, 5.18은 그냥 광주얘기. 이러고 말아버린다고. 내 말은 민주주의가 광주사람들 혼자 만들어 냈다 이런 말이 아니고, 그 시대의 물결에 앞장서 있었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는거다. 광주사람, 전라도 사람. 그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래서 지난 5년동안 MB정부와 새누리당의 각종 언론탄압과 민주주의 후퇴를 심판하고 싶어했다. 단순히 박근혜 당선자가 독재자의 딸이어서가 아니라. 지난 5년 간 여러 사람들은 바쁘게 지내느라 잊어온 그 가치의 훼손에 대해서 정당하게 책임을 묻고 싶었다고.

셋째는 자존심의 문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그렇게 자랑스럽게 여기는데. 서울 와서 들은 얘기 말해줄까?
"전라도 사람 조심해 뒷통수 친다더라'
"전라도 사람들 일도 제대로 안하고 불성실하더라"

뭐 지금 우생학 강의하냐? 전라도는 다른 인종이냐? 못사는 것도 서럽고 몰라주는 것도 서러운데 무시까지 하냐 이제? 인터넷에서 뭐만 하면 홍어, 슨상님, 오오미, 그라제 아주 지겹다 지겨워. 뭐만 하믄 전라도, 전라도가 문제. 그래 전라도놈이니까. 에라 이놈들아. 그게 말이냐 당나귀냐. 이렇게 말하는 것들 대부분이 새누리당 지지한다. 너희 같으면 이렇게 무시하는데 같이 지지하고 싶겠냐? 그리고 유독 지난 5년간 더 무시 당한거 같어. 소개팅 할때 광주사람이라고 밝히기가 망설여진다. 어디가서 광주사람이라고 하기가 꺼려져. 난 너무 자랑스러운데 이 자랑스러운 감정마저도 빨갱이라 그렇다고 할까봐.

광주에 있는 군대는 북한군이냐? 광주예비역은 전쟁나면 엑스맨이냐? 광주는 뭐 유별나게 진보적이어서 대한민국을 북유럽 복지국가로 만들고 싶어서 민주당 지지할까?

지역감정이 먼저가 아니고 지역차별이 먼저다. 이 나라가 바뀌지 않는한 아무 것도 변하는 거 없다. 지역감정은 현상이다. 원인을 살펴라. 지역감성 문제다 말은 누가 못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문제다. 말은 누가 못하냐고. 왜 그러는지 뭐가 문제인지를 살펴야지. 당신네들 마음 속에, 이 나라의 정책 속에, 그런 포용력 하나도 없으면서 누가 누구보고 지역감정을 운운해. 그리고 내가 봤을때 8:2나 9:1이나 별 차이 없고 그나마 대구경북 젊은 사람들이 문재인 후보 찍어서 저렇게 나온거 같은데 왜 또 ㅅㅂ 전라도만 까대냐고.

박근혜 당선자님. 통합의 정치. 화합의 정치 하신다고 약속하셨으니까 그 약속 지키세요. 이렇게 인정하고 박수드렸으니 이제 지켜보겠습니다. 진짜 평화 가짜 평화가 아니라 진짜 통합 가짜 통합부터 구분하세요. 안에서부터 통일이 안되는데 뭘 밖에까지 김칫국 마십니까.



1. 권복규
정승일씨의 글은 글을 쓰게끔 자극하는 힘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의 생각이 제가 바라는 세상과 비슷한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그러면서도 <무상의료>라든지, 본인부담 연 100만원 이하로 억제 등 최근의 보건의료 공약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함께 듭니다. 그에 대한 비판은 여러 번 했으니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저도 북유럽식의 사회민주주의, 혹은 독일 식의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램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려면 다음 문제들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첫째, 더 많은 민주주의가 있어야 합니다. 고전적으로 민주주의는 합리성에 바탕을 둔 토론, 소수를 중시하는 다수의 지배, 지배와 피지배간의 역동적인 커뮤니케이션, 주권자인 시민의 책임 있는 태도를 전제로 합니다. 민주주의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평등하고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자유로운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어디 그런가요? 서로 진영이 다르거나 적이라고 생각하면 상대의 모든 것을 다 부정하려는 나라에서? 나이가 위거나 학벌이 좋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입을 막으려는 사회에서? 생각과 견해가 차이가 있음을 합리적으로 수용하려 들지를 않습니다. 그것이 단지 기득권과 비기득권의 투쟁에서만 비롯된 것일까요? 하니면 하나의 문화일까요? 생각해볼 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두번째, "공공"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의료가 무상이 되려면 그것이 공공의 자원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고, 한정된 공공의 자원은 꼭 필요한 경우에 사용해야 한다는 공통된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질병과 죽음 앞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쿨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예컨대 캐나다에서 어떤 암환자는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자신보다 더 위중한 환자가 의료자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서 "모든 것이 무상인" 의료를 받지 않고 참았답니다. 이게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일일까요?

세번째, 연대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직군에서 기득권자들은 그렇지 못한 자들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과 연대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대학교수들은 비정규 교수들에 대한 연대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것을 조금이라도 덜어내어 그들의 처우를 개선하려는 데 동참해야 합니다. 같은 생산직에 근무하는 정규직들은 비정규직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자신의 것을 조금 양보하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네번째,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좋은 삶"에 대한 감각을 가져야 합니다. 한국 전쟁 이후 한국 사회의 "좋은 삶"이란, "남부럽지 않게, 떵떵거리고 사는 삶"이었습니다. 돈, 명예, 쾌락 이 세 가지 주요 자원을 어떻게 분배하는가가 핵심이었습니다. 인류사회 대부분이 이것을 놓고 싸웠습니다. 사회민주주의가 가능한 북유럽이나 독일 사회는 매우 독특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캘빈적 프로테스탄티즘)으로 인해 이런 욕망이 상당히 절제되어 있는 사회입니다. 대신 정직함과 절제, 엄격함 등이 내재화되어 있지요. 키엘케고르나 입센 같은 사람은 그런 사회에 무척이나 염증을 느끼면서도 결국 그 안에서 살던 사람들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양보하고, 연대하는 삶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좋은 삶에 대한 모색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아마도 정승일씨는 이 모든 문제가 복지가 제대로 안 되어 있는 부실한 국가에서의 무한경쟁 때문이니, 우선 복지를 제대로 해 놓으면 다 해결될 수 있으리라 반박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리 쉽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이 문제에는 우리의 근대 역사의 경험이 모두 녹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희망을 가져보도록 하지요.



1. 유창선
<나의 18대 대선 후기 1>

“뻔한 결과를 눈으로 확인해야 아는 어리석은 자들...”

안철수가 사퇴했던 날 밤. 부산에서의 대선 강연을 마치고 숙소에 있던 나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채 페이스북에 그렇게 글을 남겼다. 나에게 18대 대선은 그날 밤 그렇게 끝났다. 안철수를 저렇게 퇴장시키고서 민주당과 문재인이 박근혜를 이긴다? 나는 그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저주가 아니라 아주 명백한 표의 논리에 따른 것이었다.

그날 밤, YTN과 MBC, KBS의 해직자들이, 그리고 쌍용차의 노동자들, 철탑에서 고공농성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떠올랐다. 민주당의 정치인들이야 정권교체 못하더라도 자신들의 금뱃지를 간직하며 야당권력을 누리면 되겠지만, 다시 고통이 연장되는 민중들의 아픔은 어찌하란 말인가....

결국 민주당은 역사의 죄인이 되었다. 지난 4.11 총선 패배에 이어, 국민의 65% 이상이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교체를 무산시키는 주역이 되고 만 것이다.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할 욕심을 낸 결과이다. 지난 1년 동안 박근혜에게 줄곧 뒤졌던 후보가, 지난 1년 동안 박근혜를 변함없이 이겼던 후보를 밀어내고 자신이 단일후보 자리를 차지했던 상황은 재앙의 출발점이었다. 과연 정당의 후보이기에 자신들이 단일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정권교체의 대의를 뒷전으로 밀어버릴 정도로 중요한 일이었단 말인가.

그러나 민주당은, 문재인 후보는, 야당권력을 향유하고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이미 노회해진 486정치인들은, 민주당보다 더 민주당스러운 시민사회 출신 정치인들은, 팬덤문화에 빠져있는 그 지지자들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그리하여 박근혜를 이기는 길을 막아버리고 박근혜에게 지는 길로 국민을 이끌고 갔다. 그것은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이길 능력도 없고 이기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믿고 따라오면 이길 수 있다고 한 것, 그것은 거짓이었다....

시종일관 열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자신의 것을 내려놓지 않았다. 박근혜에 줄곧 뒤지는 판세를 민주당 사람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친노 핵심들의 백의종군 선언도, 문재인 후보의 의원직 사퇴도 끝내 없었다. 내가 거론한 이해찬 정계은퇴 선언 같은 것은 아예 고려의 대상도 아니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들의 권력을 내려놓을 수는 없다는 모습일 뿐이었다. 단일후보 자리를 차지했으면 모든 것을 던지고서라도 이길 수 있는 길을 만들었어야 했거늘,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거는 의지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분한 것이다.

이제는 분명해졌다. 민주당은 정권교체의 장애물이다. 지금의 민주당이 그대로 있다면 이 나라는 새누리당이 장기집권하는 나라, 새누리당이 2014년 광역선거와 2015년 총선에서도 모두 승리하는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무모한 욕심으로 정권교체를 무산시킨데 대해 가장 무거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천년만년 야당을 하며 야당권력을 놓으려하지 않는 세력은 이제 그만 자신들의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의 권력을 쥐고 있는 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으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하기에는 그들 스스로가 이미 너무도 기득권화 되어버렸다. 이제라도 민주당이 스스로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때는 국민의 힘으로 민주당을 무너뜨리는 길밖에 없다. 그리고 새로운 대안적 야당을 만들어내는데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 안철수는 그 과정에서 구심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과정에서 안철수는 여러 가지로 정치적 미숙함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그는 솔로몬의 재판에서 진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가능성있는 대안으로 살아있다. 국민의 힘이 모인다면 기득권 세력화 되어버린 민주당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야권의 구심체는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좌절된 국민의 정권교체와 새 정치 염원은 아직도 국민의 가슴 속에 살아있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1. Jae-eun Jeong
‎60대,70대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기독교와 샤머니즘이 공존하고, 동정심과 연민으로 세상일을 판단하는 그녀들...논리와 이성의 뒷편에서 그녀들이 대거 몰려나와 투표를 했다. 자신을 후보와 동일시하면서....나도 한때는 사랑받는 공주였는데 세상풍파가 나를 모질게도 대했지하며...미움보다는 연민이 생기는 그런밤이다.



1.최원석
다음 날

대통령이 뽑혔다. 어머니와 말하다 결국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50대가 가지는 박정희에 대한 향수는 대체 어떤 것이냐고 여쭤봤다.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박정희가 보여준 건 현실이었지. 지금 20대가 막연히 생각하는 그런 이상적인 세상이 아니었어."

유신독재나 지식인 탄압, 인권유린과 같은 무거운 개념들 때문이 아니다. 그 시대 대부분의 50대는 그저 가난한 시절의 중고등학생이었고, 전등과 TV조차 낯선 젊은이들이었을 뿐이었으니까. 책으로만 역사를 본 우리가 그들이 체득했던 기적 같은 변화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인정했다. 나는 말로 떠들어댈 뿐, 정말 잘 살기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하는 데 게을렀다.
잘 산다는 건 결국 경제적인 안정감을 기반으로 정서적인 안정을 얻는 상태일 것으로 단순화할 때, 나의 노력은 오랫동안 취업을 잘 하는 데, 혹은 이상적인 삶을 꿈꾸는데 집중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선거의 결과를 두고 나는 책임감 느낀다. 도대체 왜 부모님 세대가 박정희의 딸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비로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동시에 나는 부모님에게 무엇이었나 하고 묻게 되었다. 하는 건 없어도 태평하게 잘 노는 세대, 버는 건 적어도 잘 쓰는 세대, 취업과 결혼을 말하면서 정작 20대 초반 시절을 유흥과 소비로 메우는 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세대. 자식이지만 나 또한 이 세대의 한 명일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학이 아니라 자각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할 때, 그 시작점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이 세대가 절약할 줄 모르면서 취업이 어렵다고 말하는 건, 기성세대들에겐 변명 혹은 불평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이해하면 된다. 정치 갈등이 가족간의 갈등으로 퍼지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나는 오늘부터 나의 부모가, 또 이 시대의 50대가 인정할 만큼의 현실적인 사람이 되보겠다. 그렇게 이 모든 괴롬과 불안감을 떨쳐내야겠다고 쓸쓸하게 적는다.

2012.12.20



1.신현림
후배들과 통화하며...이념과 세대간, 빈부 양극화가 심화될까 걱정됩니다.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에게 양보안하겠다. 시장을 절대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젊은친구도 많답니다. 정말 무서운 건 어려운 이웃돕기를 안하겠다는 냉소주의입니다
이런 얘기를 쓰지 말라고 얘기하는 후배들까지 있음이 슬픕니다. 어르신들은
빨갱이 뭐라하시고, 문재인 펀드까지 든 후배는 패닉상태에 빠져있고....좁은 땅에 분열이 심화될까 .....아, 염려됩니다.
*대통령과 지도부는 51%의 축하보다 48%의 국민이 냉소주의에 안빠지게 이들을 감싸안고 지지를 받는 게 급선무라 느껴집니다.
어떤 형식이라도 정치적 보복이 없고
국민 모두 뭉칠 수 있는 희망의 정치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1.Seokyoung Woo
발빠른 이들은 전망을 하고 모색을 하고 성찰도 한다. 승복과 인정을 전제로 한 행동들이다. 하지만 난 아직도 승복이 안되고 인정이 안된다. 누군가 승리, 패배가 아니라 선택이라 했지만, 만일 그렇다면 이건 무언가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다.

이 잘못됨을 만든 그 모든 이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ㅂㄱㅎ를 향한 분노와 증오의 불기운이 계속 타오르고 있다. 조금이라도 평화를 얻고자 이 감정의 연원을 자기분석해보았다.

첫째, 어리석은 생각으론 한반도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박정희 패러다임을 극복했을 때에만 비로소 '국민 행복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이 패러다임 하에서 서로가 서로를 피곤하게 하는 시대의 굴레에 씌어있다. 그런데 그 패러다임을 연 사람의 핏줄이, 그 패러다임에 대한 극복 의지나 성찰이 전무한 이가 감히 국민 행복 시대를 약속하고 있다. 새로운 열림이 필요한 중대한 시기에 폐쇄에 강한 이가 문가에 서서 손으로는 문을 닫으면서 입으로는 열겠다고 말하고 있다.

둘째, ㅂㄱㅎ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난장이 인형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사람은 뉘라도 잠시만이나마 평화와 안식을 체험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큰 나무의 이미지를 거느리기도 한다. 그런데 차기 대통령이라는 이 분은 잘못 만들어진 분재의 이미지를 거느린다. 무언가 기형적인데 이 기형성을 은폐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어린 아이라면,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다면, 이 기형성이 보일 것이다. 마치 폴 오스터에 나오는 괴물 같은 이미지를 이 사람과 분리시키는 법을 아직 찾지를 못했다. 그녀는 과연 독립적으로 무언가를 생각할 능력이 있는 사람일까? 누가 이 의심을 잘못된 것이라 말해주면 내 마음에 평화가 오겠다. 한 반의 반장 자격도 없어보이는 사람이 한 민족의 지도자가 되고 말았다. 누가 이 말이 잘못된 것이라 날 설득시켜 주면 내 마음이 참으로 안심되겠다.

셋째, ㅂㄱㅎ는 구태 정치, 부패 정치, 권위 정치, 무뇌아적 친미 정치의 화신이다. 말 실수는 적지만, 이를 달리 말하면,생각 위장술에 강하다는 것이다. 생각을 위장하고 말수를 줄이며 눈빛이나 술수로 타인을 강제하는 인간형. 사람으로 태어나 될 수 있는 최악의 인간형은 바로 이러한 인간형이 아니겠는가. 부디 이러한 재단이 잘못된 직관에 의한 잘못된 재단이기를 바라지만, 구태와 부패와 권위와 무뇌아적 친미의 행태를 보여온 이 인물의 개인사가 이 희망을 뒤덮는다. 그리하여 이 마음에 타오르는 분노와 증오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다...



1.Con Trinità
선거결과를 보며...
12월 19, 2012 업데이트됨

어제의 선거 결과를 보며 이해가 안되던 바가 있다. 특정 세대의 90%라는 투표율이다. 우리가 어려서나 듣던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 그런다는 공포의 투표율 아닌가? 의무투표제나 벌금이 있는 것도 아닌 나라에서 이런 투표율을 보인다는 것은 사회적 병자들인 거다. 그렇다고 요즘 대한민국에서 부정선거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분들은 거의 없으리라. 어느쪽을 찍었느냐는 현상 문제(몰빵현상과는 다르다고 본다)가 아니다. 이해할 수 없는 집단 병리현상이 발생된 셈이다. 왜일까를 생각해보니 대체로 사람들은 죽고사는 일이라 여길수록 오링(All-in)해서 행동하지 않는가 싶다. 즉, 이번 선거나 그 결과가 모든 걸 바꾸는 죽음과 삶의 문제라 여기는 공포심이 작동한 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누가 그런 공포감을 유발했을까? 과연 우리란 사람들은 거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 특정 후보지지를 떠나서 투표라도 안하면 역사의 대역죄인인 양 취급하려들지 않았는가? 정치공학상의 개편이면 모든 운명을 걸지 않았는가? 어쩌면 바로 그게 자충수 아닐까? 모 아니면 도라는 승부수가 바로 부메랑으로 돌아온 결과는 아닐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좌냐 우냐 혹은 진보냐 보수냐는 의제와 그걸 포함하는 민주-반민주 프레임에 갇혀서 과거의 유령들을 꺼집어내어 대결시킨 사람들은 바로 누구던가? 싶다. 정작 결과적인 면이지만 지역구도란 프레임은 여전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지역구도를 깨고자했던 정치인은 누구였었든가? 그가 하고자했던 구도 타파 마인드는 놔둔 채  그를 무덤에서 유령만 불러내서 구닥다리 과거사를 캐내서 맞짱뜨게 만들지 않았던가? 조카놈 통해 들어온 어떤 젊은 애의 포스팅 내용이 있다. 아래와 같다.

<아.. 어이없는게 인터넷 여기저기 보는 곳곳마다 자기네들이 지지하던 사람이 떨어지고 싫어하는 사람이 당선됐다고 당선되자마자 혹은 확실되자마자 온갖 비난에 이민을 간다는 둥 자살하겠다는 둥 개헛소리 짓거리는 이상한 애들이 있네?? 한나라의 대통령이 당선됐으면 자기네가 싫어하든 말든 일단 지내보고 판단해야되는거 아닌가? 게다가 정정당당한 투표로 대선치르고도 온갖 음모론에 카더라통신을 어디서 줏어들어 와가지고 이건 부정선거다 라면서 선동질하질 않나.. 존나 한심하다. 아, 갑자기 한마디가 떠오르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젊은 애들이 의식없고 생각없다고 한심해 하지 말기 바란다. 우려했던 젊은 애들은 할만큼 했고 그 정도 하는 게 상식적인 행태라 본다. 그러나 우리 어른들이란 사람들은 어쩌고 있는 줄 아는가? 바로 똑같은 실패의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두려 하고 있는 걸로만 보인다. 정치권력 바뀌면 세상이 모두 편안해지고 모두 해결된다는 식의 정치과잉의 프레임에 또다시 몰입중이다. 이런 식이라면 5년 아닌 100년이 가도 똑같을 뿐이다. 젊은이들은 정치놀이를 즐길 줄 알고 5년이 지나면 가볍게 바꿀 줄 알지만 어른들은 70~80년대 사고방식에 얽매여 또 똑같은 구도에 머물 듯하다.



1.Eun-joo Chang
보수대결집. 이걸 우리는 막지도 극복하지도 못했다. 안철수가 단일후보가 되었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지속적으로 그럴 지도 모른다. 한국 정치의 일본화, 보수의 초장기집권, 어쩌면 우리는 이미 이 길로 들어섰는지도 모른다. 이번 대선의 패배는 바로 이 점에서 더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저들은 똘똘 뭉쳤고, 그래서 너무 강하다. 그렇다면 우리도 똘똘 뭉쳐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분열은 또 이미 예정되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더 우울하다.

반성이 서로를 탓하고 분열하는 방향으로 가지 말아야 한다. 반성은 어떤 식이든 우리의 연합과 연대라는 대전제 위에서만 의미가 있다.

또 한가지. 서울에서는 문 후보가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은 압도적 표 차이로 졌다. 이건 정치적 실패가 아니라 문화적 실패다. 단순히 전교조에 대한 거부감 탓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지금 식의 교육에 대해 많은 민주 시민들도 동의를 했다는 거다. 난 이 사실이, 전교조 운동에 대한 성찰을 넘어, 우리의 반성이 아주 근본적인 수준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함을 지시하는 것이라 여긴다. 문화적 수준에서부터 말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얄지 모르겠다. 아 ㅆㅂ.



1.Ikjong Cha
단상이지만, 근 30-40년동안 야권이 '반대, 심판, 교체' 등을 내세워 대통령 권력 교체에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87년 대선에서 '군정 종식' 등등도 결과적으로 실패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최고의 슬로건이라는 '못 살겠다 갈아보자'를 내세운 60년 315선거에서도 (부정선거 탓이긴 해도) 표로 뒤집지는 못했다. 반면에 97년 김대중은 '준비된 대통령론+지역 연합', 노무현은 '민주적 개혁, 지역 균형 발전'을 내세워 당선했다고 하겠고..... 문재인의 모토는 과연 무엇이었나? 적어도 50대 이상은 '교체, 심판'보다는 차라리 '잘 실아보자' 환상을 선택한 것인가? 근본적인 것을 되새기고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1.최병천
< [단상] 우리는 왜 졌을까? - ‘50대의 반란’을 접하며 >

선거는 졌다. ‘민심’이 새누리당-박근혜 후보를 선택했고, 민심은 민주당-문재인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다.

민주주의는 우리 생각을 국민들이 확인해주는 절차가 아니라, 거꾸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우리가 실현하기 위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제도이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수용한다면, 그것은 객관적 제약조건이자 동시에 민주주의의 제도적 본질이기도 하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거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렇기에, 새누리당-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를 비난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반(反)하는 발상이다. 만일, 세상이 보수적이라면 그것과 타협하고 수용해서, 50%를 초과하는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민주적 정당과 민주적 유권자의 자세이다.

그럼, 우리는 왜 졌을까? 아직은 분석이 더 필요해 보인다. 당장 눈에 띄는 것은 ‘50대의 반란’이다. 2030세대의 유권자 숫자와 5060세대 이상은, 둘 다 1,500만명을 약간 상회하는 수치로 사실상 동일하다.

2030세대는 투표율과 결집도에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50대의 투표율이 역대 최다이자, 세대별 투표율에서 ‘경이적인’ 수치인 90%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 세대가 박근혜 후보에게 ‘몰표’를 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다르게 눈에 띄는 것은 ‘인천-경기’의 반란이다. 민주당-문재인 후보는 서울에서도 5% 내외밖에 앞서지 못했고, 인천-경기 지역에서는 오히려 뒤지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밖에 영남-호남-충청-강원-제도의 득표 결과는 ‘조금씩’ 미달하기는 했지만, 득표율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상당히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영남권에서는 받을 만큼 받았다고 봐야 한다.

그럼 결국 선거 패인 분석의 초점은, 1) 50대의 경이적인 투표 참여와 박근혜 후보에 대한 몰표 2) 인천-경기에서의 패배 3) 서울에서의 5%에 그친 박빙 우위에서 찾아져야 할 것이다.

그럼, 50대는 무엇이 그리도 ‘화가 나서’ 90%에 달하는 투표 참여를 하고, 박근혜 후보에게 몰표를 선사한 것일까? 이것은 아마도 인천-경기에서의 패배와 서울에서의 ‘5%에 그친’ 요인과 사실상 같은 요인일 가능성이 많다.

나의 잠정적인 가설은, 1) 50대의 최대 관심사였던, 민생-경제문제에 대해서 박근혜 후보가 더 어필했다는 점이다. 2) 그리고 같은 말의 다른 표현인데, 이들 50대-경기-인천의 유권자들이 민주당-문재인 후보를 ‘이념 세력’으로 수용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소위 ‘이정희 효과’ 역시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선거 패인의 핵심은, <안보는 보수, 사회경제는 진보>의 컨셉이 50대-경기-인천 지역의 유권자들이 원했던 것인데, 민주당-문재인 후보가 (유권자들이 보기에는) <민주 대 반민주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이에 대해서 (과거 참여정부 시절을 상기하며) ‘이념적 접근’으로 받아들였던 것에서 찾아져야 하는 것 아닐까?

만일 선거 패인에 대한 이와 같은 진단이 타당하다면, 대안적 방향성의 핵심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첫째, ‘민생-경제 이슈’에서 새누리당과의 일상적 ‘전선’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체감도가 떨어지는 재벌의 ‘거버넌스’ 이슈가 아니라, 서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골목상권-불공정 거래 분야>에서 이슈를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골목상권을 지키는 정당>의 이미지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사회경제 분야는 ‘진보 노선’이 타당하다.)

2) 둘째, ‘친북 이미지’ 혹은 ‘안보불안 세력’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평화노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국가가 평화노선을 추구하는 근본 이유는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즉, 평화 노선마저도 ‘안보’를 제대로 지키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자면, ‘야권’이라는 프레임을 깨야 한다. 스스로 벗어던져야 한다. 북쪽에 대해서는 극존칭을 사용하고,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남쪽 정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서 상징되었던, 안보불안-친북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세력과는 ‘단호한 선긋기’가 필요해 보인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민생 이슈는 한꺼번에 전선이 그어지지 않는다. 반면, 민주 대 반민주 이슈는 한꺼번에 전선을 긋기 용이한 이슈이다. 평소에 꾸준히 민생 이슈에 올인해야 한다. 물론 민주주의 이슈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서민들은 민주주의도 문제이지만, 민생이 더욱 큰 문제라고 느끼는 것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들, 1) 민생-경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골목상권의 문제를 ‘정치적 핵심 쟁점’으로 만들어내고, 2) 친북이미지-안보 불안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은 선거 국면의 ‘선거 캠페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누적되는 실천의 축적을 통해서만 이미지가 형성되며, 대중들에게 각인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은, 단지 ‘친노’ 등에게서 찾아질 문제가 아니다. 야권을 구성하고 있는 리더그룹-정치가-오피니언 리더그룹-열혈 지지층 모두에게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어떤 편향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축적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 말은 다시 말하면, ‘보다 근본적인’ 우리 모두의 혁신, 그것이 없다면, 우리가 아무리 민주주의를 지키고 싶어도, MBC-KBS 방송노동자들을 지켜주고 싶어도, 현대차-쌍용차 등의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방어해주고 싶어도, 김미화-김제동-김여진씨를 생업에 복귀시켜 주고 싶어도, 우리가 아무리 눈물 흘리고, 울고 불고 슬퍼해도, 우리는 그것을 이루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민심은 하늘이다. 우리가 선호하건 말건.. 그리고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이다.



1.신진욱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후보의 집권, 박근혜-새누리 투톱 지배체제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몇 개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그것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이 오직 박정희 향수 때문에 그런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한국의 보수층을 모두 독재자의 딸을 뽑은 구제불능의 존재들로 몰아가는 건 현실을 너무 단순화시킨다. 그들 중 적잖은 사람들은 독재자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찍은 것일 수도 있다.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의 연령별, 지역별 득표율만 살짝 보고 그냥 '감'(感)으로 든 생각이 있다. 맞을지 아닐지는 검토해봐야 안다.

1. 보수층의 상수와 변수
- 상수 = 정치적 선호를 바꾸기 매우 어렵다는 뜻. 노령, TK가 상징하는 반공반북층. 이들은 정말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이기 때문에' 찍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 변수 = 오래되고 확고한 의식구조가 보수가 아니고, 정치적 선호가 보수화된지 오래지 않았고 따라서 미래에도 가변적인 집단.
- 이 구분의 의미: '보수는 어차피 만년 보수, 진보는 투표율 달라지는 변수'라는 명제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음. 보수에도 만년 보수가 있고, 십년 보수가 있다. 후자가 커지면 이쪽에서 아무리 할만큼 해도 대책이 없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입증됐다.

2. 이번 대선에서 결정타는?
- 안 결정타: 영남, 노령층. 이 분들은 늘 그랬으므로.
- 결정타: 지역별 - 서울(문이 살짝 우세),수도권(박이 우세), 연령별 - 50대.

이 결정타 때문에 20~40대가 투표율, 지지율 모두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후보가 이길 수 없었던 것.

이 대목에서 머리를 강타하는 기억은 바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이다. 그때 이명박-한나라 압승을 가져온 결정타가 바로(!) 서울,수도권의 40~50대였다. "386의 배신"이라는 말이 신문지면을 도배했었다. 불과 5년 전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세 가지 가능성:

1) 이 계층도 만년보수처럼 민주당에 안보불안을 느꼈다.
2) 이 계층에겐 경제적 관심이 더 큰데, 박근혜-새누리를 더 신뢰했다.
3) 참여정부에 대해 반감이 여전히 매우 강해서 괘씸죄를 물어 박근혜 찍었다.

이 중 어느 게 맞을지는 모르겠다. 느낌상 2)+3)의 조합? 그리고 2)와 3)은 서로 관련이 있다.

3. 만약 위의 가정이 옳다면 무엇을 해야 하나?

- 안보 불안: 사회경제적으론 체감민생 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가고, 외교안보는 평화노선 강조하되 통일지상, 민족주의는 극복해야 한다.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로 가야 최대다수 지지 확보", 박근혜쪽은 일찌감치 이렇게 정리했다(원조: 유승민). 민주당이 안보를 보수와 똑같이 갖고 가선 안 되겠지만, 난데없이 '통일의 꽃'을 다시 불러들여 화를 자초한 건 납득이 안 된다.

- 경제 문제: 재벌개혁, 기업지배구조, 다 중요한데, 쉽게 '체감'되는 아이템이 아니다. '민생'경제 대책을 전면에 부각시켜야 하는데, 이번에 문재인-안철수 서로 다투는 사이에 "민생이 바로 정치혁신이다"라고 치고나간 건 바로 박근혜였다. 참고로, 그 전에 내가 한겨레 칼럼에 두 번이나 그 주장을 썼는데, 박근혜 후보가 들고 나오니 기분 아주 착잡했음.

- 끝으로 ...'참여정부의 기억'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이것이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다만 2007-08년에 참여정부를 심판했던 바로 그 계층이 이번에 다시 크게 작용을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그럴 법하다고 추측해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안철수씨가 후보로 나왔으면 더 잘했으리라 가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그건 믿음의 영역이다.



1.서진희
‎|이번 선거에서 느낀점...|

1.사람들은 완장차는 걸 아주 좋아한다. 박근혜 특보임명장 박스로 수백장씩 쌓인것만 보도되었지만 이미 각자에게 주어진 것들 보고 얼마나 감격하여 온몸으로 뛰었을지..그러한 임명장들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뿌려졌을지...그것도 심리전이다. 진보는 그딴 완장에 무심해도 사람들 심리전에서 졌다.

2. 사람들은 가르치려는 입진보.(나를 포함)의 말을 듣지않는다. 보수고 진보고 중도간에 자신들의 모르는 것을 은근히 암시하여 스스로 통찰이 일어 그 자신의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한다. 정치적인 견해는 더욱 가르치려들지 말아야한다는 점. 그냥 사실을 보여주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점.

3.노령화사회로 접어들어 20대 젊은이들의 투표자수가 50,60대 투표자수보다 작아졌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20,30대 투표율이 훨씬 작았다는 사실은 이들의 성향이 학력지상주의교육을 받으면서 자신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일에는 덜 관심을 가졌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고 교육에 민주시민으로서의 주권을 지키는 일에 대한 교육이 더욱 절실해졌다.
주권을 지키는 일은 그 자신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라는 걸..

4.TV토론에서 확실히 밀리는 모습, 버버벅대는 모습을 봐도 50.60대 높은 투표율의 사람들은 연민을 느끼게하는 사람에게 표가 준다는 사실..살아보니 정치한다는 사람,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다 비슷하더라, 피부에 닿지 않는 정치는 삶을 좀 더 많이 산 사람들에게 그렇게 원하는 대통령 한 번 해 봐라. 산 사람 소원 하나 못 이뤄주리...하는 마음인듯.

5. 지역색을 타파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보여준 점..
앞으로 개표할 때는 지역으로 나눠 개표할 게 아니라 모두 모아서 지역별 성향을 알 수 있는 현 상황을 전혀 알 수 없도록 바꾸어야할 듯.

6. 아무리 지난 청산되지 않은 역사의 잘못은 되풀이되지 않아야한다는 말들은 그저 진보들의 사고속에만 있는 듯. 잘못된 역사를 눈으로 보고 살아와도 내삶과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생각을 하는 51프로의 사람들과 한 하늘 밑에서 공존하고 있어 한 공기를 마시며 살아간다는 사실...

7.자신의 일 열심히 하면서 건강하게 먹고 배설하는 일 하며 살아내다가 잘못하는 인 생기면 열심히 또 아닌 것들에 대한 목소리들 내면서  그렇게 그렇게 삶은 살아간다는 것.

그래도 잘못이 아니라 여기는 사람들, 불법적인 일 자행하며 권력과 돈에 휘둘리며 눈치보며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어 역사의 발전은 늘 이루어져왔다는 사실.

그러므로 오늘부터 자신의 할 일 열심히 하면서 잘 살아냅시다.
멘붕할 것 없이!
오케이?^^



1.고종호
선거 촌평 2
1. 제주도민들의 선택이 마음 아프다. 해군기지 반대를 고리로 문 쪽으로 기우는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결과는 박 쪽으로 나왔다. 노무현이 4.3 명예회복 해주긴 했지만 제주 경제 발전시킨 박정희에 대한 향수가 더 강하게 나타난 셈. 결국 강정에는 예정대로 군기지가 들어서겠지.
2. 투표일 전부터 내가 감지했던 것은 전북 표심의 변화이다. 박근혜를 찍어보겠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더랬다. 새만금 등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박정희 향수와 겹쳐진 것. 역시 까보니 전북 전남에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역으로 부산 경남의 표심 변화도 주목할만하다. 거의 40%에 육박하는 문의 부산 경남 득표는 노무현 때보다 훨씬 진보한 것. 안철수 문재인 둘다 그쪽 출신이니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이런 영호남의 동반 변화가 보수양당의 지역분할 약화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특히 경북 패권주의가 5년 더 연장될 가능성이 많아져서...
3. MBC는.. KBS는.. 정녕..
4. 이제 대학생이 될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면서,, "너희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해주려 한다. 대학생 및 청년들이, 투표 말고도, 상상력을 펼칠 일들이 많다고, 그게 세상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될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1.박상률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있어났다. 아니, 일어날 수 있는 일 가운데 최악의 일이 일어났다. 나는 박씨만 아니면 좋다는 처지였는데...

친일해도 좋다. 독재해도 좋다. 부정부패해도 좋다. 그럴수록 더 지지를 해준 유권자들. 다들 자신도 그렇게 살고 싶었을까? 그렇게 살지 못한 자신이 한스러웠을까? 칠푼이(영삼 옹이 그렇게 지칭했지 아마!)를 지지한 이들이 이제 5년 내내 얼마나 칼춤을 추며 비웃어댈까? 자신들의 판단이 옳았다고 얼마나 찧고 까불까? 그들은 유신시대가 그렇게도 그리웠을까? 아니면 유신의 치마폭에 그렇게도 싸이고 싶었을까?

일본에서도 극우 세력이 다시 집권했고, 한국에서도 그들 조상의 부하였던 라이방박의 딸이 새 대통령이 되었다. 아주 짝짜꿍이다... 속으로 서로 쾌재를 부르며 좋아하고 있겠지? 한일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게 되었다며!

공교롭게 선거 전전날 문이 다닌 부산의 학교에서 강연을 하였다. 감회가 없을 수 없었지만 대통령 후보에 대해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되레 학생들이 누가 당선 될 거 같냐며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그래도 나는 내가 점쟁이냐며 피해갔다.

다시 살아내야 하리.
오로지 한 표를 던지기 위해 부산/경상도 지역 강연 하고 바로 전라도로 가지 않고 서울 집에 왔는데... 지금 다시 전라도 지역 강연을 위해 집을 나선다. 전라도로 가는 마음이 복잡하지 않을 수 없다...



1.함영기
서울.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는 몇 가지

- 혁신학교 물 건너 갔다. 물 건너 간 정도가 아니라 기존에 추진되던 부분이 있어서 혼란 가중
- 일제고사가 전면화 된다.
- 교원능력개발평가 강화
- 학생인권조례 폐기 내지는 전면 수정
- 문예체교육 과거로 회귀
- 교과부 정책을 가장 잘 수행하는 곳이 될 것
- 학교폭력 대책, 교사들의 책무성을 더 묻는 쪽으로


1.신동하
지난 4월과 유사한 어제 그려진 이 지도에 대한 해석들.
1. 월 소득 200만원 이하, 농업과 어업 종사자, 주부, 블루칼라 노동자 계층에서 박근혜가 완승을 거뒀다(일간지 여론조사). @zizekuun
2. 대구 경북, 진심으로 국민소득 1,000불 달성하게 해 주고 싶다. 꼭~ @PresidentVSKim
3. 제주도는 4.3사건을 잊었고 부산은 부마항쟁을 잊었네 5.18을 기억하는 광주만 남았구나. @_moonhee
4. 슬슬 이십대 개새끼론이 나오네요. 웃기지도 않네ㅋ 그래서 오십대 개새끼론으로 맞붙을 놓는 중 @minorunit
5. 진보적 가치를 선명히해야 한다는 말에는 다들 동의하는데, 그러면 당장 대추리, 강정, FTA, 6.15 이런거 들먹이는게 문제다. 문제는 역사니 민족이 아니라 민생, 다른말로 계급의 문제다. @hagi87


1.오도엽
스물네 시간 전 책을 읽다 시로 쓰려고 갈무리한 글귀가 있다.

이승에서는 어떠한 천국도 우리시대에는 지상의 것이 되지 않는다. ㅡ빅토르위고, 레 미제라블.

내가 바라는 세상은 차선이나 최악을 막으려는 선택이 아니라 천국을 향한 선택이다. 그래서 이승에서는 만날 수 없는 꿈에 배팅하며 산다. 그러기에 한 번도 좌절도 패배도 하지 않고 대가리 뒤밀고 살아간다. 쥐어 터지고 대공분실 가고, 감옥 가도 진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래서 늘 행복하다. 전두환 시절 끝내고, 6.29선언 있던날 들뜬 이들 앞에서 마이크 잡고 들뜨지 마라, 더 큰 싸움해야 한다, 연설을 했던가. 아니나 다를까 노태우와 5년을 더 싸우며 감옥을 갔고, 90년에는 숱한 벗들과 후배들의 장례를 치뤄야 했다. 그리고 5년을 더 징역 가며 살아야 했고, 그 뒤 아이엠에프 만나 정리해고 칼바람과 일당 삭감에 보너스 반납의 굴욕을 버티며 5년을 보냈다. 그래도 노래했다. 친구들아 걱정하지 마라 이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느가.
그래 전두환 몰아내고도 십수년을 쫓기며 살았다.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다. 지난 5년에 앞으로 5년 까짓것 10년,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살아 있으면 저항의 눈동자 바락바락 뜨고 살아 있으면 천국을 지상에서 이루지 못해도 나를 땡콩 때린 대통령보다 오래 살것이고, 더욱 행복할 것이다.
무서운 것은 내가 좌절할 때 말고는 없다.


1.Min Geum
이로써 낡은 진보정치의 시대는 끝났다. 민주당이 진보정치의 본당이 됨으로써, 그리고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실패함으로써 진보의 시대는 종식했다. 새로운 좌파정치의 싹은 뿌려졌으나, 좌파의 시대를 단련시킬 겨울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이유주현
오늘 국민의 절반은 기뻐하고 절반은 실망하는 날이다. 그건 숫자상으로 과반이 넘고 안 넘고의 문제가 아니라, 대충 절반은 들뜨고 절반은 가라앉고 그렇다는 거다. 10년 전 이 시각 <조선일보> 편집국에서, 편집국장이 착 가라앉은 편집국 야근자들에게 술을 돌리며 "그래도 신문은 잘 팔릴 거야!"라고 얘기했다는 말이 기억난다. 그런데 지금, 나는 전혀 모르겠다. ‘<한겨레> 신문이 그렇다고 잘 팔릴까’ 라는 희망도 가질 수 없고, ‘그래, 신문이 잘 팔린다고 해도 어쩔거야’, 그러하다. 어쩌면 심히 낙관하는 차원에서 <한겨레>라는 스탠스 그 자체가 박근혜 체제에서 정치적 상업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심적 차원에서, <한겨레>사원 처지에서라도, 지금과 또다른 형태에서 영속되는 정치적 지형 안에서 "그래도 신문은 잘 팔릴 거야"라고 자위할 순 없겠다. 난 기본적으로 매년 일정 매출을 내야 하는 미디어회사 소속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시민이니까. 업종 낙관성을 희망하기에 앞서 난 유권자니까. 한편, 그러함에도 <한겨레>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할지에 대해선 시민적 고민에 이어 직업적 고민이 더해지는 게 사실이다. 그건 종편을 허용해줘야 하느니 마느니 하는 미디어 마켓과는 좀 다른 고민이다. 변화하는 대한민국, 역동적인 시민의식을 지닌, 절망하는 젊은이들과 노동자와 지식인, <한겨레>가 바라본 독자 시장 이외에 인구학 차원에서 변화하는 대한민국의 물리적 지형 변화를 어떻게 분석하고 답을 낼 수 있을지, 세대 격차에 대해 또는 <한겨레>가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우리가 어떤 정직하고도 합리적인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냉철한 현실인식, 그를 기본으로 기자를 직업으로 가진 내가 있음을, 다시 절실히 깨닫는다. 그런데 막막하다.
 

1.김윤태
독재자의 딸이 불쌍하다고 손을 들어주는 인정많은 울 나라 사람들, 무식하고 편벽된 여자를 기꺼이 안아주는 착하다 못해 멍청한 울 나라 사람들... 난 그들을 연민하고 그들의 앞날을 생각하며 가슴깊이 흐느껴 운다. 여지껏도 참아내며 견뎠으니 또 5년을 못견딜까마는, 그동안 얼마나 이땅이 허물어지고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에 한이 쌓여갈까. 평생을 비정규직으로 살아온 나같은이들에게 정말 희망이 없어지는걸까. 누군가 말했듯이, 우리는 비극의 역사를 지나 희극의 역사를 반복해 맞이할 것이다. 거울만 쳐다볼 여왕을 궁궐 깊이 유폐하여 자족에 빠지게 내버려두고 그 앞잡이들이 세상을 얼마나 농단해댈까. 아! 세상이여, 이땅의 민초들이여.


1.신동흔
슬픕니다.. 긴 겨울의 시작.. 겨울 저 깊은 바닥에 봄이 이미 깃들어 있는 것이라지만.. 이 한기는..우리 힘이 여기까지인 게지요. 그 또한 우리 탓이겠지요. 누구를 원망할까요..당분간 내려놓을까 합니다. 해 바뀌면 다시 봄소식 찾아 돌아올지도요. 소통의 끈을 놓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희망의 싹을 찾아 키우는 작은 몸짓은 계속될 것입니다. 찬바람 속에서도..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1.Kimheekyung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생각을 말하고 동의하고 대부분의 생각이라 착각하는 온라인의 함정...


1.민병대
지금까지 내 가까운 지인들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사는 줄 알았다. 그런데.. 투표하고 난 뒤 결과를 물어보니 아니단다. 자기가 가진 것을 뺏기기 싫다한다. 더욱 이익을 취하고 싶다한다. 나누기 싫다한다. 정의는 강 건너 있고 자유는 가진 자의 몫이고 역사는 조작하기 나름이며 미래는 돈이 말해준다 한다. 아니.. 다~ 떠나서 더이상 민주당을 믿고 기대기 싫단다. 겨울의 어둠이라서 이리도 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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