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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8일 목요일

중앙대 문창과 60돌

“이근배 선생이 나보다 10년 위네?” “10년이면 까마득하지~.” “뭐가 까마득해? 10년 금방이지, 허허.”

중앙대(서라벌예대) 문예창작학과 68학번 이시영 시인과 58학번 이근배 시인의 허물없는 대화다. 서울 인사동에서 27일 열린 중앙대 문창과 60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1953년 설립돼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 사회를 글로써 지켜온 지 60년. 큰 작가들의 월북으로 적막하게 남겨졌던 한국문단을 일으키고자 서정주 김동리 박목월 염상섭 등의 문인들이 창작 터전으로 서라벌예대를 세운 게 시작이었다. 1973년 중앙대와 합병해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김주영 이근배 유현종 이문구 조세희 한승원 오정희 하일지 남진우 방현석 전성태 박민규 등 500여명의 문인을 배출했다. 가히 한국현대문학사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60주년을 기념해 학과의 역사를 담은 《한국문학 1번지》와 동문의 추억이 담긴 《문학이라 쓰고 인생이라 읽다》(작가세계)도 출간했다. 동문이 아닌데도 이 책을 출간한 박광성 작가세계 주간은 “전후 참담하게 남겨진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마음을 어떻게 고르고 지킬 것인지 고민해 온 과정이 중앙대 문창과의 역사”라며 “천재지만 바보처럼 타인과 사회에 기여해 온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예술원 회원인 이근배 시인은 “한국인의 DNA 중 가장 우수한 게 글쓰기 능력이고, 그 능력으로 전후 한국 사회를 어떻게 일으켜 세울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참석한 동문들의 회고도 이어졌다.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인 이시영 시인은 두 학번 위의 소설가 오정희 씨를 보며 과거를 추억했다. “입학하니 2년 위인 오 선생님이 조교를 하고 있었어. 지금처럼 참 예쁘시더라고. 동기인 송기원(시인·소설가)과 술 정말 많이 얻어먹었지.”

오씨는 “추운 겨울날 실기시험을 치를 때 시상이 안 떠오른다며 누군가 담배에 불을 붙이던 게 생각난다”며 “서정주 박목월 김동리 선생 등 교수들이 학생을 틀 안에 넣지 않고 대예술가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만들어주셨다”고 했다.

소설가 김주영 씨는 “열심히 시를 쓰고 또 써서 박목월 선생님께 가져갔지만 소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군에 입대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은 갈 길을 잡아주신 박목월 선생 덕분”이라며 웃었다. 

60주년을 맞아 두 명의 명예동문도 맞았다. 문창과 학생들이 자주 찾던 대폿집인 ‘개미집’ 주인 김진자 씨와 카페 ‘동인’의 주인인 이해선 씨. 오정국 시인(76학번)은 “평소엔 김진자 여사라고 부르다가 취하면 진자씨라고 부르던 모두의 이모였다”며 “흑석동 노무자와 문창과 학생들만 찾던 고향 같은 곳”이라고 회고했다. 개미집은 문을 닫았지만 동인은 지금도 영업 중이다.

문창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방현석 소설가(80학번)는 “지난 60년도 영광스러웠지만 앞으로의 60년도 중요하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시와 소설뿐 아니라 시나리오나 드라마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출처 http://www.wowtv.co.kr/newscenter/news/view.asp?bcode=T32001000&wowcode=W014&artid=X20131127212647&compcode=HK

‘한국문학 1번지’ 중앙대 문창과 60돌

1953년 개설해 졸업생 2500명과 등단 문인 500명을 배출한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전 서라벌예대 문예창작학과)가 27일 오후 6시30분 흑석동 캠퍼스에서 창과 6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서 동문들은 모교 발전기금 1억2000만원을 학교에 전달했다. 또 재학 시절 술과 함께 문학과 인생을 논했던 흑석동 대폿집 ‘개미집’과 안성 카페 ‘동인’ 주인을 명예동문으로 추대했다. 그동안 밀린 외상값을 대신해 감사의 선물을 증정하는 행사도 열렸다.

60주년 기념사업회는 기념식에 맞춰 <한국문학 1번지-서라벌예술대학·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60년 이야기>와 <문학이라 쓰고 인생이라 읽다-서라벌예술대학·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60년 이야기>(작가세계)를 출간했다. <한국문학 1번지>에는 이 학과의 역사를 담았다. <문학이라 쓰고 인생이라 읽다>에는 이 학과 출신 문인들의 문청 시절 좌충우돌 성장기가 담겼다.

필자로 참여한 동문 160명의 명단을 보면 ‘한국문학 1번지’라는 수사가 과장이 아님을 실감하게 한다. 김주영·한승원·오정희·송기원·하일지·방현석·전성태·박민규 등 소설가들과 송수권·신중신·원구식·오정국·이승하·김민정 등 시인들이 이 학과 출신이다. 교수진도 화려했다. 김동리·서정주·박목월·김수영·김현승·김구용·구상 등 한국문학의 거목들이 후진을 양성했다.

중앙대 문창과는 문단사에 남을 여러 기록을 세웠다. 1966년에는 13명이 한꺼번에 등단했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 4년 동안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도 모두 이 학과 출신들이다. 200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서는 시·소설·문학평론 3개 부문을 중앙대 문창과 출신들이 휩쓸었다. 대중문학에도 강했다. <가시고기>의 조창인, <남자의 향기>의 하병무, <눈물꽃>의 김민기, <토정비결>의 이재운이 이 학과 출신이다. 

TV드라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주찬옥 작가와 <다모> <주몽>의 정형수 작가도 중앙대 문창과를 나왔다.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1272122315&code=960100



27일 중앙대 흑석동 캠퍼스 R&D센터에서 열린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창과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동문 문인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방현석 중앙대 교수(소설가),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시인), 소설가 오정희·김주영·정종명·송기원, 시인 이승하, 드라마 작가 정형수씨. | 중앙대 문창과 60주년 기념사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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