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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8일 수요일

"인문유산, 진흥법 제정하고 세계적 전문가 양성해야"

"인문유산, 진흥법 제정하고 세계적 전문가 양성해야"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원장이 1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2013 인문정신문화 결산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인문진흥관련법 제정, 지역광장의 건립, 인문유산의 세계적 전문가그룹 양성, 충효와 인의예지신의 재정립….

17일 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주최한 '2013 인문정신문화 결산포럼'에서는 인문정신문화 진흥을 위한 석학들의 정책 제언이 쏟아졌다.

이강재 서울대 교수는 '인문정신문화 진흥을 위한 민-관-학 협력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서 ▲인문학 전공 박사학위자의 중등교사 임용 ▲민관학이 연합한 출판과 연구 및 대중강의 연계 ▲지역광장의 건립 ▲저소득층 청소년 대상 희망의 인문학 사업 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인문학 전공 박사 학위자의 경우 중등학교의 교사는 원척적으로 봉쇄돼 있다"며 "인문학 박사학위자에게 중등교사로의 길을 열어 놓는다면 이는 중등교육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기초학문 전공자들을 양성해 국가적으로 인문학적 소양이 높아지는 결과를 만들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민음사 인문학 강좌를 국가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교수는 물론 연구자도 서적 출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국가가 적절한 재정적 지원을 한다면 인문학의 확산과 심화, 두 방면에 모두 중요한 공헌을 할 것이다"고 했다.

"칠곡인문학이나 도서관인문학 강좌처럼 지역광장의 확보는 지역사회 공동체의 회복과 신뢰사회 구축을 위한 작업이 돼 지역민에게 인문학이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다"며 "이 과정에서 지역 인문학을 통한 대중성을 확보, 새로운 지식의 창출에도 공헌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한 "현재 우리 사회는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저소득층의 자녀들은 가난의 대물림은 물론 지식의 부족도 대물림되면서 옳지 못한 행동을 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며 "그들에게 인문학을 통해 사람의 고귀함과 자신에 대한 존중을 가르치고 체험하도록 해 우리 우리 사회 미래의 중요한 일꾼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희망의 인문학 사업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위행복 한양대 교수는 '인문정신문화 대중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에 나서 ▲'인문진흥관련법' 제정 및 '인문진흥기구'의 설립 ▲학술지 논문 중심 평가 지양 등 대학평가제도의 재수립 ▲대학의 국영수 위주 학생부 성적 반영 과목수 확대 등을 제안했다.

위 교수는 지난 10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상열 책임연구원의 '인문정신문화진흥법(안)' 발표, 11월 신계륜 의원의 '인문학 진흥 및 대중인문강좌 지원에 관한 법률안' 대표 발의 등을 예로 들었다.

"인문정신문화 진흥을 위한 정부 부처들 간의 논의구조 형성과 대통령 직속 혹은 국무총리 산하의 위원회 혹은 심의회의 설립을 한번 더 강조하고 싶다"며 "인문진흥 관련법의 제정 및 그에 기반한 인문진흥기구 설립은 인문학계의 초미의 관심사이며 공히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위 교수는 또 "인문학의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서둘러 취해야할 조치의 하나가 올바른 대학평가제도의 수립이 아닌가 싶다"며 "학술지 논문만을 중시하는 업적평가제도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글쓰기를 방해하고 치밀한 기획과 장기적 시간을 요하는 대규모 연구를 기피하게 함으로써 학회지가 아닌 형태의 저술을 통해 대중들과 만나는 인문학에게 사회적 확산이나 사회적 실천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인문학자들은 인문학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평가기준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교수는 "다양한 분야의 소양을 고루 갖춘 미래형 인재를 배양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특정 교과만을 편식하게 하는 교육제도부터 고쳐야 한다"며 "고등학교 과정부터 특정 분야에 편중된 과목만 공부하게 하는 현행 제도를 폐하고 문이과를 구분하지 않는 수학능력시험의 시행까지를 실현하는 방안이 첩경이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이 국영수 위주의 학생부 성적 반영 과목수 확대가 현재의 여건에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명 한국문화유산교육연구원장은 '한국 고유 인문정신문화의 세계적 확산방안:번역의 문제'를 주제로 발제를 했다. ▲세계화를 목표로 한 인문정신유산의 영문화 및 디지털화 등 시스템 확립 ▲한국인문유산세계화자문단 등 세계적 전문가그룹 양성 ▲구글, 위키피디아, 유투브 등 사이버 공간의 우리역사문화 컨텐츠 관리 ▲초창기 한국학 성과물의 발굴 및 활용 ▲한국인문정신유산을 소개할 '스타 저자' 발굴 등을 제안했다.

김 원장은 "우리의 인문학적 지식 자산을 외국어, 특히 영어로 만들어 디지털 형태로 세계적인 지식의 소통채널을 통해 보급,확산해야 한다"며 "핵심어는 영어와 디지털이며 컨텐츠의 영문화 작업 전용 솔루션과 기술지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어 콘텐츠가 국력이다"며 "한국 인문학지식의 영문화 실무를 담당할 유능한 인력을 범세계적으로 파악해 인문유산영문화단(가칭)을 구성하고 한국인문유산세계화자문단을 구성, 새로운 인력을 계속 발굴·양성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광무 한국관광문화연구원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충효'개념과 사례의 21세기 버전 제작 ▲'인의예지신'의 재평가 및 재정립 ▲인문학 전공자의 활용 제도화 등을 제안했다.

박 원장은 "대한민국 국민의 인문정신문화정신 진흥을 위해 거시적인 충효개념과 사례를 21세기 버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는 저출산, 고령화에 직면한 우리사회의 현실 문제 해결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제공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으로서 해야할 마땅한 도리인 유교의 오상(五常), 인의예지신에 대한 재평가, 재정립이 필요하다"며 "책상속 구습이 아니고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체득하고 삶에 적용한다면 오늘날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치·사회적 갈등과 배려할 줄 모르는 인간관계 등 우리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사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고 했다.

박광무 원장은 "인문정신문화진흥의 현실적 해법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체계적인 제도화를 해야한다"며 "기업, 공공기관의 인문학 전공 졸업자 일정 비율 할당 채용 등 인문학 전공자의 인격, 지성, 지혜와 창의적인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고 이들의 역량을 활용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news1.kr/articles/145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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