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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6일 수요일

박현주, 조나리, 김명규 기자(김해뉴스)의 김해기적의도서관 3주년 특집 기사 모음

http://www.gimha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188

김해기적의도서관 3년의 기록과 기적 참 행복합니다
개관 3주년 맞은 도서관 둘러보니
2014년 11월 26일 (수) 09:13:05 호수:199호  8면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들이 책과 만나는 삶을 실현시키고, 어린이들이 어린이들과 만나는 공간을 마련하며, 어린이들이 어른과 만나는 장소를 조장해주고, 어머니와 어머니들이 서로 만나서 주고받는 수다를 담아내는 집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서관 건물은 흔히 보이는 작은 빌딩 아니면 요새 유행하는 온갖 장식적 요소가 요란하게 덧칠해진 정체불명의 허황된 이미지가 아니라 따뜻한 집이어야 한다."
-고 정기용 건축가의 저서 <기적의 도서관> 중 '연속된 대지의 풍경-김해기적의도서관'에서-


▲ 사진=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김해기적의도서관이 개관 3주년을 맞았다. '기적의도서관'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2003년부터 진행해 온 어린이전용도서관 건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워졌다. 전국에서 11번째이다.

이 도서관은 한국 공공건축의 대가로 꼽히는 고 정기용 씨의 마지막 작품이다. 평소 "건축가는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설계하는 사람"이란 지론을 갖고 있었던 정기용은 어린이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고려해 이 도서관을 설계했다.

도서관은 2천783㎡의 부지에 연면적 1천458㎡ 규모의 3개동으로 건립되었다. 도서관의 외형은 박공지붕을 닮았다. 남쪽은 2개 층 높이, 북쪽은 경사면이 땅에 닿는다. 그 땅은 율하천 변의 산책로와 닿아있다. 경사면에는 3년 전에 심은 등나무가 절반 정도 올라와 있다. 여름이면 넉넉한 그늘을 드리운다. 낮에는 옥상 열람실도 되고, 밤에는 영화제가 열리기도 한다.

건물 앞에는 어깨동무담이 있다. 김해보다 앞서 세워진 전국의 10개 기적의도서관에서 각각 100명의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보내왔다. 여기에 김해의 어린이 100명의 그림도 보태졌다. 총 1천100장의 그림이 타일로 구워져 나란히 어깨동무담을 만들었다.

도서관 내부는 라임, 오렌지, 옐로우 3가지 색을 주조색으로 한다. 차분하고 은은하면서도 명랑한 기분이 들게 한다. 마루바닥이라 어디서든 앉을 수 있고, 남에게 피해가 안 된다면 누워도 좋다. 서가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제작됐다. 서가 사이에도 주조색의 폭신한 의자들이 배치돼 있다. 책을 고르다가 그 옆에 바로 앉아 읽기에도 편하다. 서가 한가운데는 정글짐 같기도 하고 무지개다리 같기도 한 공간이 있다. 그 안에는 한 사람이 쏙 들어가 편하게 기대앉을 수 있는 공간들이 또 있다. 책에 빠진다면 주위의 소음 같은 건 들리지도 않겠다. 창가에는 둥근 창이 있는데, 이 또한 아이들이 들어가 앉을 수 있는 형태의 동그라미 공간이다. 남쪽 창가 쪽에는 어린이들이 둥글게 모여 앉을 수 있는 소담한 공간도 있다.

기적의도서관에 처음 들어서는 아이들은 책보다 공간에 더 마음을 뺏긴다고 한다. 어른이 보아도 예쁘고 아기자기한 공간이니 아이들 눈에는 얼마나 신기하게 보일 것인가. 그러니 일단 공간탐색에 나서는 것이다. 앉아보고, 누워보고, 올라가보고, 내려가 보고…. 그렇게 공간탐색이 끝나면 아이들은 책을 읽는다.

▲ 사진=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개관 3주년이 되는 동안 이제 어른들도 어린이도서관의 특성을 이해하고, 아이들도 도서관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왜 학습실이 없느냐는 항의도 가끔 들어온다. 처음에는 참고서를 가지고 와서 독서실인 양 공부를 하던 학생들도 있었지만, 편한 자세로 앉거나 누워서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났다. 도서관 본래 기능을 다 하려는 기적의도서관의 노력이 이루어낸 결과이다.

2층으로 올라가려면 내부로 들어오자마자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짙푸른 빛의 벽면을 따라 2층으로 난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벽면과 계단이 만들어내는 이 공간은 '4차원의 방'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창문이 있다. 그 아래에 책 모양의 큰 모빌이 매달려 있다. 하늘로 난 창문에서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계단 아래 오목한 공간에서는 책도 읽을 수 있다.

2층에도 책이 가득한 서가가 있고 서가 사이에 마주보고 사이좋게 앉을 수 있는 예쁜 책상이 있다. 2층에서는 아래층의 모습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나선형 계단 말고 도서관 안쪽에는 옥상으로 난 계단이 따로 있다. 이 계단은 폭이 넓어서 앉아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있다. 대출한 책만 소지할 수 있는 출입구를 통과하면 옥상 열람실로 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이 도서관에서 어른들은 대체 어디에서 책을 읽을까. 1층 열람실의 북쪽 창가와 2층의 책상 등은 어른들이 주로 이용한다. 어린이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비켜나 있는 듯하다. 그림책이 가득한 영유아실에는 아기와 어머니들이 있다. 유아들을 데리고 오는 어머니들을 위한 수유실도 있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어린이와 부모들로 가득한 다목적 강당 앞 벽면에는 도서관을 다녀간 저자들의 인사말 액자들이 걸려있다. 여성학자 박혜란은 김해기적의도서관이 얼마나 부러웠으면 이런 말을 남기고 갔을까. "김해기적의도서관을 둘러보는 것만도 이렇게 뿌듯한데, 여러분은 전생에 온 우주를 구하셨나 봐요."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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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이들을 위해 배려한 공간들 우리 어렸을 적에도 있었더라면"
김해기적의도서관 개관 3주년 도서관을 이끄는 사람들
2014년 11월 26일 (수) 09:04:57 호수:199호  9면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직원 5명·자원봉사자 12명 등 총 28명
책 읽는 행복한 공간 위해 혼신의 열정
모든 프로그램들이 책과 연계돼 운영
모두가 부러워하고 최고로 꼽아 자부심

"내가 어렸을 때 이런 도서관이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김해기적의도서관에는 5명의 직원이 있다. 배명숙 계장, 김은엽 사서, 박현주 사서, 김성수 주무관, 이정숙 주무관이다. 대출 데스크를 맡아보는 기간제 직원 4명, 주말 업무를 수행하는 5명, 자원봉사자 12명, 청원경찰 1명, 사회복무요원 1명 등도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다.

기적의도서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3명의 직원들을 만나보았다.

▲ 김해기적의도서관 직원들이 서가 앞에 모였다. 왼쪽부터 김은엽 사서, 배명숙 계장, 박현주 사서, 이정숙 주무관, 김성수 주무관. 조나리 기자 nari@

배명숙(45) 계장은 내외동주민센터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3월 30일, 기적의도서관으로 발령을 받았다.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언론을 통해 도서관에 관한 소식도 많이 접했습니다. 도서관에 와서는 '이렇게 일이 많다니!' 하며 놀랐습니다. 도서관의 모든 프로그램이 책과 연계되어 운영된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어요."

배 계장이 이 도서관에 와서 제일 먼저 읽은 책은 고 정기용 건축가의 <기적의 도서관>(현실문화연구 펴냄)이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정기용의 유작이기도 하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은 물론 다른 지역에 세워진 기적의도서관의 실태도 파악해야 했고, 도서관에 오시는 분들을 안내도 해야 했기 때문에 그 책부터 읽었지요. 행정업무를 담당하다가 이 도서관에 와보니, 시민들과 더 가까이에서 마음으로 만난다는 느낌이 들어요. 근무한 지 몇 달밖에 안 됐지만, 시민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지요.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최고의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많은 프로그램의 실무 주축은 김은엽(34) 사서이다. 그는 부산대학교 문헌정보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사서직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 첫 근무지는 장유도서관이었다. 진영한빛도서관이 개관했을 때 그리고 기적의도서관이 개관했을 때 그 현장에서 근무했다. "임시사무실에서 일하면서 기적의도서관에 사무집기와 책이 입고되는 걸 하나하나 지켜보았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학교에 남지 않고 공공도서관을 선택한 건 자료와 이용자가 만나는 곳에 있고 싶어서였어요. '삶을 만나고 싶었다'는 마음이었죠." 김 사서는 도서관의 첫 이용자였던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는 걸 보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면 부모님도 함께 옵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지요. 그 부모님들이 서로를 알게 되고, 가족 프로그램을 통해 이웃이 되고 주민 네크워크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지난 3년간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정기용 건축가가 이 도서관을 만들 때 이용자들 특히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과 배려를 했는지 시간이 갈수록 더 느끼게 됩니다. 이런 도서관이 내가 어렸을 때도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언젠가 조카가 우리 도서관에 온 일이 있어요. 조카는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도서관 곳곳을 탐색하더군요. 지금도 이런 이야기를 해요. '우리나라에서 이모 도서관이 제일 좋지?'라고요."

박현주(28) 사서는 김해여고와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말고는 김해를 떠나본 적이 없는 김해 토박이다. 졸업 후 사서직 공무원시험에 합격했고 2011년 12월 1일 기적의도서관에 발령받았다. "사실은 정식 발령 2주일 전부터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출근하면서 개관 준비를 도왔어요." 그는 기적의도서관에서 많은 것을 새로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대학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깨달았어요. 분류, 장서관리, 대출업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도서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더군요.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하는지, 어떻게 운영하는지 대학에서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용자를 어린이, 학생, 성인으로 세분화해서 생각했던 것도 바뀌었어요. 가족 단위로요. 일종의 충격이었지요. 대학 동문들에게 제가 하는 업무를 이야기하면 놀란답니다. '기적의 놀이터' 이야기를 했더니 처음에는 '도서관에서 그런 일도 해?' 하면서 놀라더니, 왜 그런 기획을 진행했는지 알고 나서는 부러워하면서 관심을 보이는 거죠." 고향인 김해에서 전공을 살려 일하고 있는 그는 "기적의도서관에서 근무하는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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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실컷 뛰놀며 친구 사귀는 '놀이터'
엄마 이영주 씨와 방진호·방진원 형제
2014년 11월 26일 (수) 09:08:07 호수:199호  9면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 도서관에 다니면서 행복해졌다는 이영주 씨와 두 아들 방진호(오른쪽), 진원 군.
창원에 살다가 도서관 때문에 장유 이사
이젠 한 달에 50권 이상 거뜬히 읽어내

"도서관은 책을 읽고 공부만 하는 장소가 아니에요. 아이들에게 도서관이란 실컷 뛰놀고 친구를 사귀는 놀이터랍니다."

관동동에 사는 주부 이영주(38) 씨는 두 아들 방진호(8), 진원(5)군과 함께 매주 두 차례 김해기적의도서관에 '놀러 온다.' 창원에 살다가 지난해 율하신도시로 이사 온 이유 중에 김해기적의도서관도 포함이 된다고 하니 얼마나 도서관을 사랑하는지를 알 법하다.

이 씨는 두 아들에게 절대 책읽기나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활동량이 많은 두 아들이 도서관에 와서 가장 많이 하는 건 '뛰어 노는 것'이다. 색색별로 꾸며진 작은 터널, 어린이의 몸이 쏙 들어가는 동그라미 공간과 깊은 바다처럼 시원한 파란색 계단 등은 진호, 진원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이다.

어린이들이 도서관에서 '놀 수 있는' 이유는 어린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정숙'이라는 꼬리표가 자연스레 따라붙고, 얌전히 앉아서 책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곳이다. 이 씨는 "사내아이 둘을 데리고 다니다 보면 어딜 가나 눈치를 봐야 하지만 이 도서관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아이들에게나 엄마에게나 천국이다. 나도 아들들 덕분에 도서관을 자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 가족은 매주 수요일에는 절대 빠지지 않고 도서관을 찾는다. 큰 아들이 참여하는 '도서관 올밤 서당' 때문이다. 인성 교육의 정석인 <사자소학>을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형이 공부하는 동안 동생은 자원봉사자들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기적의 그림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 씨는 도서관 북카페에서 다른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진호와 진원이에게 가장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 프로그램은 '도서관에서 1박2일'이다. 아빠와 엄마, 진호, 진원은 지난 9월 27~28일 행사에 참여했다. 늦여름 밤에 다 같이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였고, 다 같이 양푼이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고, 잠자는 장소를 '복불복'으로 선택해 잠을 잤고, 율하천 생태체험을 했다.
도서관과 친해진 진호와 진원은 자연스레 책과도 가까워졌다. 한꺼번에 많이 읽기도 하고, 한 권도 안 읽는 날도 있지만 책을 한 번 들면 집중력이 대단하다. 수요일마다 평균 15권 정도의 책을 빌려가 일주일 만에 다 읽는다고 하니 형제가 한 달에 읽는 책만 해도 50권이 거뜬히 넘어간다.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게 지내서인지 두 아들은 학원에 다니지 않는데도 또래 친구들보다 이해력이 뛰어난 편이다. 

이 씨는 주위 엄마들에게 기적의도서관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는 엄마들이 정말 많다. 기적의도서관 덕분에 우리 가족이 더 풍성해지고 행복해진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통해 기쁨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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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가깝게 해준,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공간
동아리 '좋은아빠모임' 1기 성언규 씨
2014년 11월 26일 (수) 09:06:48 호수:199호  9면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연령별 발달과정·특성과 양육방법 배워
두 자녀 성격도 몰라보게 밝아져 "행복"

"기적의도서관에 다니면서부터 자식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좋은 아빠가 되었습니다. 기적의도서관은 평범한 도서관이 아니라, 제게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소중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이 운영하고 있는 동아리 '좋은아빠모임'은 아빠들을 대상으로 자녀 양육 및 훈육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는 모임이다. 좋은아빠모임을 위해 30~40대 아빠들이 모이기 시작한 건 2012년 4월부터다. 좋은아빠모임 1기 수료생인 성언규(44) 씨는 기적의도서관에 다니면서부터 자녀들과 무척 친해졌다고 한다.

성 씨는 모임을 통해 자녀들의 연령별 발달과정과 특성을 배웠고, 자신의 양육 철학과 태도를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훌륭한 부모가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처음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아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기적의도서관을 찾았죠. 모임을 통해 같은 처지의 아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제 마음가짐, 행동, 말투가 조금씩 바뀌어가더군요. 결국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면 저부터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빠의 변화'는 자녀들에게도 자연스레 영향을 미쳤다. 두 자녀의 성격이 몰라보게 밝아진 것이다. 사소한 것까지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려는 자녀들의 모습에서 성 씨는 도서관에 다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도서관에 다니기 전에는 아이들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한 뒤 관계를 회복하는 데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저도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죠. 지금은 아이들이 아빠의 지적을 더욱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혼내더라도 금방 아빠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더군요."

성 씨는 좋은아빠모임 1기생 아빠들과 함께 기적의도서관에서 독서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독서모임을 통해 육아관련 서적은 물론 철학·경제·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게 되었고, 더불어 다른 아빠들과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좋은 아빠가 된 건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아빠들이 기적의도서관에서 좋은 아빠 수업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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