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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2일 월요일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 이도흠, 강내희, 이명원, 심광현

출처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42439



대안대학, 한국 대학의 대안될까지식순환협동조합 내년 1월 개교 ... 8학기제 2년 과정



 
▲ 지난 15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서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의 입학설명회가 열렸다. 강정석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 사무국장이 대안대학의 교육 목표와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기존 대학들이 안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대안대학’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경쟁체제 속 취업 전쟁터로 전락한 기존 대학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학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교육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동등한 조합원으로서 출자하고 지식생산과 소비에 참여하는 협동조합형식의 대학이다. 정식 대학인가를 받지 않은 일종의 대안학교 시스템이다.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에서 만든 대학처럼 대안대학으로 출발해 정식 대학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대안대학은 대학가의 새로운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선 이색적인 대학 입학설명회가 열렸다. 내년 1월 12일 문을 여는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이하 지식순환 대안대학)이 개최한 설명회다.

지식순환 대안대학은 2년제 정규 과정으로 구성돼있다. 전공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입학 자격도 제한이 없다. 현재 대학교육에 한계를 느끼고 지금까지의 삶과는 다른 무언가를 배우며 꿈꾸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

공감능력의 재생을 교육목표로 삼는다. 경쟁사회에서 대학이 잃어버린 협력과 공감이라는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고 타인과 협력하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게 목표다. 기존 대학들은 대학 구조조정의 칼날 앞에서 진리대신 경쟁을 내면화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고민과 논의는 더 이상 현 대학 체제 속에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대안대학의 출발점이 됐다.

형식상으로는 일반 대학 운영방식과 비슷하다. 입학 절차를 거쳐 합격하면 등록금을 낸다. 과목 수강하고, 졸업 논문제출과 졸업까지의 과정을 거친다는 점까진 유사하다. 수능을 치를 필요는 없지만 입학 원서도 받고 심층면접 과정도 거친다. 원서 접수는 오는 26일까지며 심층면접은 21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총 40명을 선발한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29일이다. 입학 때는 반드시 지식순환협동조합 생산자 또는 소비자 조합에 가입해야 한다. 등록금은 1개월에 30만원이다.

가장 큰 차이는 교과 내용에 있다. 모든 교육과정의 중심에는 학생 본인의 삶이 놓여있다. 전공에 제한받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을 스스로 찾아 수강하고 졸업 이후 진로를 설정해 발표하는 과정까지 거친다.

전체 2년 과정으로 총 8학기로 나뉘어 있으며 1학기는 3개월 과정이다. 각각의 학기는 2개월의 이론 및 워크샵 과정과 2주간의 발표가 이어지며, 나머지 2주는 방학이다. 초반 1~2학기는 기초수준의 개론을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된다. 이후 3~4학기로 접어들며 동서양의 다양한 고전을 강독하고 대안 사회에 대한 논의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 7~8학기 자유전공 기간이다. 스스로 자기만의 전공을 만들고 이후 삶의 진로방향까지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거친다. 이 기간에 자신이 걷고자 하는 진로를 설명하고 이를 보여줄 결과물을 제출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결과물의 형식은 논문, 보고서, 기획서, 시나리오, 공연 등 제한을 두지 않았다. 2년간의 학사과정을 마치고 삶의 계획을 세우는 단계이므로 더욱 꼼꼼하게 졸업 작품을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과목은 여러 분야의 통섭형 교과로 구성돼있다. 학과나 학부로 나뉘어 학문 간 경계가 뚜렷한 기존의 대학과 다른 점이다. 교과는 크게 다섯 가지의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 개인과 사회(인문학과 사회과학) △ 개인과 자연(자연과학과 사회) △ 개인과 미래(미래학) 등의 이론과정과 △ 자기탐구와 돌봄 △ 자기표현 및 문화기획 등의 워크숍 과정 등이다. 한 학기 당 10개의 과목이 개설되며 신청과목 수의 제한은 없다. 졸업을 위해서는 총 60학점을 채워야 하고 각 영역의 과목을 최소한 하나씩은 이수해야한다. 각 학기의 마지막 2주 간은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하고 평가받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학사과정 동안 학업 과정의 성과나 고민 등을 긴밀히 공유할 담임 교수도 배정된다. 학생 약 10명 당 1명의 담임 교수가 학생들을 돌본다. 담임교수는 교육과정 구성에 참여한 8명의 교과위원으로 구성된다.

강사진은 현재 지식순환 대안대학에 생산자 조합원으로 가입된 77명의 지식인들이다. 현재 지식순환 대안대학의 이사장은 이도흠 한양대 교수(국어교육학과)다. 강내희 중앙대 교수(영어영문학과)가 학장을 맡고 있으며 이명원 경희대 교수(후마니타스칼리지)가 교과위원장으로 나섰다. 이 외에도 인문사회, 예술, 자연과학 등을 아우르는 각 분야의 다양한 지식인과 시민사회 영역 전문가들이 생산자 조합원으로 등록돼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우려는 있다. 대안대학 졸업이 실질적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협력교육을 지향하는 지식순환 대안대학은 졸업 후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의 NGO활동가 등의 진로를 제시한다. 물론 개인의 선택에 따라 학문 연구, 예술활동 등 다양한 활동영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생산자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영상이론과)는 “기존 대학 체계 속에서는 협동조합에서 추구하는 공감과 협력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어렵다. 대학에서부터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한국 사회에 사회적 경제가 더 깊게 뿌리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내희 중앙대 교수(영어영문과)는 “모든 대학들이 대학 구조조정의 압박과 존재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기존 대학 교수들은 미래 대학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나갈지조차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 대안대학은 20년 이후 미래 대학의 모습을 그려내는 작업을 하는 셈이다. 기존의 대학이 하지 못하는 작업을 대안대학이 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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