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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6일 화요일

2023년까지 대학교수TO 1만 개 사라진다/교수신문 최성욱 기자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30956

현재와 같은 취업중심의 대학구조조정이 지속될 경우 10년 안에 교수직 1만여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차세대 교육방법론으로 각광받고 있는 온라인 공개강의가 국내대학에도 본격 도입되면 교수 개개인의 연구력이 생존과 맞물리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교수의 역할을 취업중심의 교육에 편중시키면 온라인 공개강의로 재편될 대학교육시장에서 오히려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유길상)이 발간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2013-2023)」에 따르면 대학교수는 2013년 7만3천400명에서 2023년 6만3천2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을 기준으로 교수직 13.9%가 없어지는 셈이다.
이시균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장은 “퇴직자 수보다 더 적게, 신규채용을 줄여가는 ‘자연 감원’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줄어든 8천여 명의 교수직이 자연 감원 방식이었다.
연구자와 교육자로서 사회와 산업의 기반을 떠받히는 교수의 일자리 감소 추이는 다른 산업분야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연평균 취업자 감소인원을 기준으로 꼽은 ‘하위 15대 직업군’ 중 교수는 2023년까지 1만4천여 명(강사 포함) 줄어 전체 비교직업군 가운데 6위를 기록했다.
교수보다 더 많은 인원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군은 △작물재배 종사자(10만여 명) △건축마감 관련 기능종사자(1만9천여 명) △건축 및 광업 단순 종사원(1만8천여 명) △축산 및 사육 관련 종사자 △건설 관련 기능종사자(1만6천여 명)다. 대부분 기능직이나 노무직인데 반해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한 직업군은 교수가 유일하다. 이처럼 전문직업군으로 좁혀보면 교수는 사실상 ‘대량 감원이 예상되는 직업군’ 1위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구조조정이 진행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교수직이 연평균 1.5%씩 줄어들 것이라는 통계는 그리 갑작스러운 결과가 아니다. 2013년 대학입학정원(54만6천여 명)을 기준으로 2023년까지 고교졸업자 수를 대입해보면 간단하다. 2013년 62만7천여 명이었던 고교졸업자는 꾸준히 줄기 시작해 2018년(54만6천여 명)을 기점으로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어진다. 2023년엔 대학 입학정원보다 15만여 명이나 적은 39만5천여 명만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런 추세를 대비해 최근 정부와 대학이 추진하고 있는 ‘수요자 중심의 대학개혁’ 즉 ‘취업중심의 대학구조조정’이 재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수사회에서 터져나오는 건 비단 교수들의 일자리가 줄어서만이 아니다. 자칫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를 악순환의 늪에 교수들이 자처해서 빠져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온라인 강의, 연구력이 교육력 척도될 것
  
MIT, 하버드대 등 미국대학을 중심으로 전세계적 호응을 얻고 있는 온라인 공개강의가 한국교수들의 일자리는 물론이거니와 급여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다. 이번 보고서에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과)는 “취업중심의 대학구조조정 대신 교수의 연구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설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대학교육의 기초과목인 각종 개론수업부터 전공수업까지 온라인 공개강의가 속속 도입되면 대학은 소속교수에게 강의를 배정할지, 세계적인 석학이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를 개설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온라인 강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게 되면 대학입장에선 보다 더 양질의 강의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때가 되면 교수가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 혹은 취업알선을 몇 명이나 시켰는지보다 얼마나 뛰어난 연구성과가 있는 학자인지 여부가 곧 경쟁력 척도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현실에서 학기당 12학점 이상의 과도한 강의시수에 일대일 면담, 과제물 첨삭, 강의 자체평가서 작성, 취업알선 등 전국의 모든 대학이 일률적으로 교육중심으로 재편하면 교육이 교육을 발목잡는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설 교수는 “세계 최고의 교수가 인터넷으로 강의를 한다. 같은 내용이라면 학생들은 누구의 강의를 들으려고 하겠는가. 대학 입장에서도 오프라인 강의를 개설하느니, 온라인 강의를 구입해서 제공하는 게 (비용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학강의엔 한글자막이 제공되고, 이해되지 않으면 속도를 조절하거나 반복해서 볼 수 있는 이점까지 있다. 온라인 공개강의를 채택하는 비중이 늘면 교수들도 새로운 교육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이번 연구결과는 과거 5년간의 교수임용 현황을 통해 추세를 분석한 것이다. 향후 정부와 대학이 추진할 각종 정책적 변수까지 고려한 건 아니다. 이 때문에 이시균 센터장은 추세를 인지하는 수준에서 참고용으로 이해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기회에 교수들이 전문성을 향상하고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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