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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2일 금요일

기적의 도서관, 아기책 선물…“공동육아 기적도 생겼어요”/한겨레 오윤주 기자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692402.html

 “책이 놀이로, 놀이가 육아로, 육아가 이웃으로 이어지면서 제천이란 마을의 환경과 문화가 바뀌었다. 책이 낳은 작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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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풍경] 제천 북스타트 운동 10년

엄마들 동아리 65기 배출
다문화가정·농산촌 돕기도
‘제천 북스타트 운동’을 통해 만난 제천지역 영유아와 엄마들이 제천 기적의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통해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  제천 기적의 도서관 제공
‘제천 북스타트 운동’을 통해 만난 제천지역 영유아와 엄마들이 제천 기적의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통해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  제천 기적의 도서관 제공
책이 기적을 가져올 수 있을까? 충북 제천의 엄마들은 이 물음에 긍정적이다. 제천은 인구가 13만명 남짓으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곳이다. 제천이 책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12월 <문화방송>(MBC), ‘책 읽는 사회 문화재단’, 제천시 등이 함께 만든 ‘제천 기적의 도서관’이 들어서면서부터다. 학교 도서관 말고도 책을 볼 수 있는 곳이 생기자 어린이들은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하지만 책이 필요한 곳은 많았다. 제천 기적의 도서관은 2005년 5월부터 책 선물을 하기로 하고 ‘제천 북스타트 운동’을 시작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북스타트 운동은 아기에게 생애 첫 선물로 책을 주는 것이다. 기적의 도서관은 ‘아기는 책을 좋아해요’란 표제 아래 책 선물을 시작했고, 오는 27일 꼭 10년을 맞는다.
지금까지 생후 6~12개월 아기 4971명에게 책 꾸러미를 선물했다. 지금도 목요일 ‘북스타트데이’에는 책 꾸러미가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정세나(42) 제천 기적의 도서관 총괄팀장은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큰 책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 선물을 시작했다. 누구나 선물을 받으면서 제천은 커다란 책마을이 됐다”고 말했다.
책을 읽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동육아’로 이어졌다. 책을 받은 엄마들은 공부를 시작했다. 대원대 유아교육과 교수 등이 육아를 위한 부모의 역할, 그림책을 통한 교육법, 영아 감성을 위한 놀이 등을 교육했고, 엄마들은 공동육아 동아리를 꾸려 교육을 공유했다. 지금까지 공동육아 동아리 65기가 배출됐다. 이들 동아리는 매달 마지막주 목요일마다 기적의 도서관 강당에서 ‘북스타트 오픈데이’를 연다. 동아리 1기 출신인 김문숙(39) 제천 북스타트 부위원장은 “동아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질서와 배려를 체득한다. 엄마는 육아의 고민과 방법을 공유하면서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공동육아는 한마디로 기적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책에서 비롯된 제천의 공동육아는 품앗이처럼 번지고 있다. 동아리를 통해 육아법을 익힌 이들은 자원봉사 활동가로 변신해 다른 아이와 엄마들을 돕고 있다. 지금은 23명이 활동하고 있다. 제천 북스타트는 도시에 머물지 않고 해마다 4~6차례 다문화가정, 시 외곽 농·산촌의 어린이와 엄마를 찾아 책을 선물하고 그동안 익힌 공동육아법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기적의 도서관은 오는 27일 ‘북스타트 10돌 기념식’에서 10년 동안의 발자취를 소개할 참이다.
정세나 팀장은 “책이 놀이로, 놀이가 육아로, 육아가 이웃으로 이어지면서 제천이란 마을의 환경과 문화가 바뀌었다. 책이 낳은 작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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