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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2일 목요일

다카다 아키노리, 어려운 책을 읽는 기술 - 어떻게 하면 시대를 뛰어넘는 명저를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전성원 씨 페이스북에서
말하나마나 당연한 소리지만, 독서에도 어느 정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단순히 문자를 해독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책읽기가 손쉽고 재미있다면 세상에 책만 들었다 하면 꿈나라로 직행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어떤 책은 저자가 지새웠을 불면의 밤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쉽게 읽어서는 안되는 책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 한 권의 책을 읽기 위해서는 나머지 책들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열린 텍스트'와 '닫힌 텍스트'가 있다. 다시 말해 열린 독서와 닫힌 독서가 있다는 것이다. 이때 '열린' 또는 '닫힌'이란 무슨 의미일까? 간단히 말해 읽고 있는 텍스트 이외에 추가 텍스트가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텍스트 자체가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고, 독자의 내공에 따라 결정될 수 있으니 유동적이다.
이렇게 생각해볼 수는 있겠다. 텍스트 자체가 자기완결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추가의 텍스트가 필요하지 않은 부류의 책과 독서하다가 잠시 책장을 덮고 스스로 관조하게 되는 책은 '닫힌 텍스트'라 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책 한 권을 읽기 위해 그와 관련한 텍스트들을 곁에 두고 대비해보거나 추가 정보를 얻어가며 읽어야 하는 책은 '열린 텍스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 더 풍성한 독서인가란 의문은 필요없을 것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책을 읽는다는 행위 속에는 이미 우리 사고 속에서 네온불빛이 점멸하듯 짧은 순간에도 생각이 단속(斷續)적으로 끊어지고 이어지는 참조체계를 형성하여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텍스트의 우열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다만, 독서에도 운명이 있다. 그러나 그 운명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다. 누군가 추천한 책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 선물받은 책이라 할지라도 읽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책 한 권을 읽고 '제대로 된 질문' 한 가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당신은 좋은 책을 읽은 것이고, 훌륭한 독자이며, 동시에 뛰어난 글쟁이가 될 자질이 있다. 타인의 시선과 가치관에 휘둘리는 사람일수록 읽기만이 답이다. 남이 대신 읽어주는 세상만 읽어서는 나의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세상은 내가 직접 경험하고 읽어야만 그 속을 열어 보인다.
어려운 책을 읽는 기술 - 어떻게 하면 시대를 뛰어넘는 명저를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다카다 아키노리 (지은이) | 안천 (옮긴이) | 바다출판사 | 201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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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고 정평이 난 책들이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어려운 책’은 현대 사상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사고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세계적 명성의 사상가들이 쓴 개념·철학서이다. 가볍고 묵직한 메시지를 쉬운 언어로 풀어 쓴 이른바 ‘쉬운 책’도 유의미한 독서가 될 수 있지만 저자 다카다 아키노리는 이 ‘어려운 책’을 읽는 행위에서 ‘독서’의 본질 추구를 꾀한다. 

또한 독서노트를 쓰는 노하우, 관련 사상 계보의 독서 목록, 자유로운 독서법 등 ‘어려운 책’을 무탈하게 독파할 수 있는 실용적 기술을 일러 준다. 이 ‘기술’을 익히면 못 읽을 거라 섣불리 예단했던 책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지레 겁먹지 않고, 편견을 거두면 어렵다고 소문난 형이상학적 명저들을 내 욕망과 마주 이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기술편>

01 기본적인 사고방식 

‘안다’는 것 / 번역의 문제 / ‘닫힌 책’과 ‘열린 책’ / ‘외부 참조’가 필요한 책과 그렇지 않은 책 / ‘등산형’ 책과 ‘하이킹형’ 책 / 책의 시퀀스 패턴 / ‘비판적 읽기’와 ‘동조적 읽기’ / 본서의 기본 방침 / 독서에 걸리는 시간

02 준비 
책 선택하기 / ‘책장 보기’의 기술 / 흥미에 따라 분야를 세분화한다 / 인터넷 검색이라는 방법 / 책의 ‘유형’을 정한다 / 구입할 책을 정한다 / 읽는 ‘태도’를 정한다

03 책 읽는 법 - 첫 번째: 통독 
언제 읽을 것인가, 어디부터 읽을 것인가 / 우선 통독한다 / 독서 노트의 ‘외형’을 만든다 / 메모를 하면서 통독한다 / 독서 노트는 ‘언제’ 적을 것인가 / 책의 ‘유형’을 추측한다 / ‘통독’만으로 충분한 책도 있다 / 전혀 모를 때, 재미없을 때

04 책 읽는 법 - 두 번째: 상세히 읽기 
모른다는 것을 ‘느낀다’ / 모르겠는 이유를 생각한다 / 대처법1 용어의 이해가 부족할 때 / 대처법2 논리 관계의 이해가 부족할 때 / 대처법3 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 / 대처법4 저자의 주장을 그려 볼 필요가 있을 때 / 열린 책을 읽는 법 / 도저히 알 수 없을 때1 - 일단 포기한다 / 도저히 알 수 없을 때2 - 누군가에게 묻는다

05 한 차원 더 높은 책 읽기 
습득한 지식을 더 큰 지식의 구조 안에 위치시킨다 / ‘읽지 않는’ 독서를 통한 정보 수집 / 테마에 관한 지도를 만든다 - ‘포괄적 읽기’와 ‘종단적 읽기’ / 테마에 따라 읽어 간다 - ‘계통적 읽기’ / 저자 저작의 전체 지도를 만든다 - ‘저자 읽기’ / 저자와 머릿속이 같아진다 - 궁극의 동조적 읽기 / 비판적 읽기 / 다른 분야나 다른 책과의 관련성을 지도로 만든다 - ‘관련지어 읽기’와 ‘병행해서 읽기’ / 마치며 - 사상에 ‘생명’을 불어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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