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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권인숙 여성정책연구원장 “여성 사회복무제 검토 필요”

[한겨레] 청와대 청원 제기된 ‘여성 군입대’ 문제 의견 밝혀
“여성들 사회적 짐 어떻게 나눠질 것인가 고민 필요”
낙태죄 폐지는 “찬성 입장…심도 깊은 논의 일어야”

권인숙(53) 신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사진)은 15일 “여성의 사회복무제에 대해 여성계가 진지하게 검토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사회복무제는 현역 복무를 하지 않는 병역 의무자에게 장애인 지원 같은 각종 사회서비스 분야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일한 수준의 의무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권 원장은 이날 여성가족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청와대 청원으로 제기된 ‘여성 군입대’ 문제에 대해 “‘여성 징병제’ 관련 논문을 쓴 적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물론 다수 여성의 삶이 연관된 주제라 그 가치만을 가지고 ‘꼭 해야한다’ 주장할 순 없다”고 전제한 뒤 “‘여자도 군대 가야한다’ 이런 단순 논쟁이 아닌, 여성들이 사회적이고 공적인 짐을 어떻게 나눠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원장은 “징병제는 우리 사회 남녀차별의 근간이 되는 제도로, 현재 매우 효율적이지 못하게 운영 중이며 변화가 필요함에도 관련 논의가 매우 폐쇄적”이라며 “되도록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고 논쟁하는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사회복무제 논의가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또 최근 논란이 된 낙태죄 폐지 문제와 관련해서도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공론화가 잘 안 돼 있는 문제다. 여성들 목소리가 법안에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은 데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한 번 크게 일어나야 한다 생각한다. (여성정책연구원이) 논의 활성화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낙태죄 유지가 반인권적이며, 현실 여성의 삶에 있어 ‘도저히 말이 안 된다’는 공감대가 많이 확산된 것 같다. 정책적으로 어떻게 수용하고 변화시킬지 좀 더 꼼꼼한 고민과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임명된 권 원장은 성폭력 문제 등을 연구해 온 국내 대표적 여성학자다. 서울시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소장 등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초대 여성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9월 청와대 누리집에서 진행된 ‘여성 징병제 도입’ 청원엔 12만3204명이 참여했고, ‘낙태죄 폐지’ 청원엔 23만5372명이 참여해 정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가 답하도록 하고 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출처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028&aid=0002386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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