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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일 수요일

유길준 <서유견문>

유길준(兪吉濬)이 쓴 유럽•미국기행문.

국한문 혼용. 556면. 1895년(고종 32) 일본 도쿄(東京) 교순사(交詢社)에서 간행.

이 책은 1881년(고종 18) 신사유람단(紳士遊覽團)의 일원으로 일본에 건너가면서부터 구상되었다. 실제 서술동기는 1883년 한미수호조약이 체결된 이듬해 민영익(閔泳翊)을 전권대신으로 한 친선사절단 보빙사(報聘使)의 수행으로 선발되어 도미(渡美)하게 된 데서 비롯한다. 

저자는 40여 일의 일정을 마친 뒤 보빙사와 함께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남아서 매사추세츠주 대머 아카데미(Dammer Academy)에 입학하였다. 저자는 1884년 겨울 발발한 갑신정변 소식에 크게 충격을 받고, 1885년 가을에 미국을 떠나 유럽을 경유하여 그해 겨울 인천에 도착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미국과 유럽을 거치는 동안 견문한 것과 새로 읽은 고금의 서적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저술된 것이다.

이 책은 모두 2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과 제2편은 지리학적 내용을 담은 것으로, 지구와 세계 및 각 나라의 인종과 물산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제3편과 제4편은 국가의 주권문제와 국민교육문제, 국민의 권리와 인간사회에 있어서 경쟁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는 천부인권설과 자연법사상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제5편과 제6편은 일종의 정부론(政府論)으로서, 정부의 기원•종류•제도•직분 등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다. 제7편과 제8편은 정부의 재정에 관한 것으로 세금문제와 국채문제를 취급하고 있다. 제9편은 교육문제와 군대양성문제를 제도적인 면에서 다루고 있다. 유길준은 이 두 문제를 국가건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았다. 제10편은 화폐의 본질, 법률의 바른 길, 경찰의 역할과 규칙을 다루고 있다. 제11편은 서양 각국의 정당문제, 직업윤리문제, 개인의 건강관리문제 등을 다루고 있으며, 제12편은 직업윤리와 애국윤리와의 관계 및 자녀양육의 도리 등을 언급하고 있다. 제13편은 서양의 학술과 군제 및 종교의 역사를 개관하고 서양학문의 내용을 광범위하게 소개하고 있다. 제14편은 상인의 위치와 역할 및 직업윤리, 개화의 바른 길을 이론적으로 논하고 있다. 이 부분은 유길준의 개화사상이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나 있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제15편은 예절문제를 다룬 것으로, 결혼과 장례의 예법, 친구간의 도리, 여자를 접대하는 예절 등을 기술하고 있다. 제16편은 세계 각국의 의식주와 관습, 농사와 목축의 기술을 소개하고, 오락의 필요성을 지적한 다음 서양 각국의 오락 풍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제17편은 빈원(貧院)과 병원 등의 사회복지제도를 소개하고 있으며, 제18편은 증기•전기•전신•전화 등의 근대과학기술을 소개하고 회사설립문제와 도시계획문제를 기술하고 있다. 제19편과 제20편은 견문 위주의 기행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국 대도회의 경상(景象)이라는 제목 아래 미국을 비롯하여 8개국의 도시에 대한 견문을 기록하고 있어, 전체의 분량에 비해 볼 때 지나치게 적은 셈이나 저자의 관찰과 묘사는 예리한 것이라 하겠다.

이 책은 개화사상을 바탕으로 서양 각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을 광범위하게 기술한 것이다. 저자는 서양 각국의 문물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의 실현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견문기록의 여행기를 넘어서 저자의 개화사상을 집대성한 저서이며, 한국 근대화이론의 고전으로 평가된다. 한편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언문일치의 사상과 우리나라 최초의 국한문혼용체 사용은 문학사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출처 http://yoksa.aks.ac.kr/jsp/cc/View.jsp?cc10id=C000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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