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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공지영 작가, ‘봉침게이트’ 폭로 / 김미란 고발뉴스 기자

“상류층의 적폐가 득실거리는 국가에서 평균 이하의 사람들 즉, 장애인과 소시민들은 다 죽어나가요. 이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이들에 대한 제 고발을 끝도 없이 하게 해요.”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다룬 <의자놀이>, 광주 인화학교 장애인 성폭행 사건을 다룬 <도가니> 등 소설로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해온 공지영 작가가 이번엔 직접 女목사와 전직 천주교 사제의 악행을 고발하고 나섰다. 공 작가는 이 사건을 ‘봉침게이트’로 명명했다.

지난 21일 기자와 만난 공 작가는 “(지금은 여론이 형성됐지만) 처음 ‘봉침게이트’를 폭로했을 땐 전주지역 언론 10여 곳과 인터뷰 했는데 기사 나온 곳 한군데도 없었다”면서 방대한 일련의 사건들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그는 “악한의 존재를 가까이에서 보게 된다는 것은 작가로서는 행운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입양 아동을 돌보며 전주지역에서 ‘한국의 마더 테레사’로 불리며 존경받던 이 목사의 민낯이 드러난 건 전직 신부 김모씨와 공 작가의 악연에서 비롯됐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공 작가는 2015년 7월 수녀와의 성추문으로 면직된 김씨가 신부로 있을 때 각종 기부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SNS에 제기했다가 고소당했다. 사건은 2년여 만에 무혐의 처분됐고 그 과정에서 이 목사와 김 전 신부의 사기 행각 꼬리가 잡혔다.

“이렇게 작은 곳에서 캐고 캤는데? 무슨 저 깊이 배를 타고 들어가는 구석기 동굴 하나를 발견한 거 같아요.”

이 목사는 허위경력증명서를 바탕으로 장애인단체를 설립해 수억원의 기부금을 가로챈 혐의, 의료인 면허 없이 봉침(벌침)을 시술한 혐의, 아동학대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성기에 봉침을 놓고 이를 빌미로 이 목사가 남성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냈는데 여기에는 전주가 기반인 거물 정치인들도 연루됐다는 것.

공지영 작가는 유독 ‘봉침’ 부분만 검찰의 수사가 대폭 축소됐다면서 수사 축소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이 목사와 김 전 신부에 대한 1심 재판(24일 4차 공판)이 진행 중이다.


공 작가는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50년 호남 권력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을 들었다고 밝히면서도 “이 여자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 적폐를 발견해 내야 한다. 현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이 같은 일은 지금 정권에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또한 이 목사가 입양한 아이들의 신변을 우려하며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완전히 무죄로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아이들이 원하는 부모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재판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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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공지영 작가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봉침 女목사 사건’ 직접 폭로하게 된 계기는.

“사실은 ‘봉침게이트’다. 정치인들이 분명히 연루됐다는 합리적 추론이 있기 때문이다. 작은 곳에서 캤는데 무슨 저 깊이 배를 타고 들어가는 구석기 동굴 하나를 발견한 것 같다. 두 사람(‘봉침 女목사’-김 전 신부)의 죄상을 거의 다 알고 있다. 검찰에서도 그 내용을 정확히 밝혀냈다.

그런데 촛불이 끝나고 대통령 탄핵 직후여서 ‘잘 되겠다’ 하고 편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이상한 소식이 들려왔다. 갑자기 검찰 기소 내용이 대폭 축소 된 거다. 이 두 사람이 불구속 기소되고 죄목이 5가지 위중한 죄에서 3가지 정도로 축소됐다. 두 사람은 구속수사가 마땅하고 엄벌에 처해져야 하는데 누군가의 압력에 의해서 수사가 난항을 겪어 이를 보다 못한 수사관들이 이를 토로했다는 ‘첩보’가 있었다. 그래서 이미 검찰 수사를 받았고 불구속 상태지만 재판 단계에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취재한 내용들을 밝혀도 되겠다고 판단했다.”

- 검찰의 수사 축소 의혹을 제기했는데, 정치인이 개입했다는 건가.

“‘봉침’에 대해서는 이미 매스컴으로 알려졌는데 이씨(女목사)가 노린 것은 남자들이다. 대상은 성적 소외자들 다시 말하면 일부 성직자, 여기서 성직자는 3개 교단 모두를 말하는 거다. 증거도 있다. 그리고 가장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정치인들이다. 검찰이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씨가 ‘벌침을 침으로’ 치료 할 때 동영상 등이 돌아갔고 항상 컴퓨터에 저장한 걸로 알고 있다. 검찰이 돈을 뜯어내거나 봉침 맞으러 오라는 문자메시지 등을 압수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가적으로 상황을 재구성해보면 ‘분명히 검찰이 압수한 컴퓨터 속에 밝혀져서는 안 되는 유력한 사람의 동영상이나 문자메모가 들어 있을 것이고 이 사람이 (검찰 수사 축소 외압을 행사한)범인일 것’이라는 추론을 했다. 한번은 전주에 내려갔더니 어떤 분이 ‘공작가 본인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계세요?’라고 해서 ‘저는 그냥 그 두 사람이 너무 못됐기 때문에 약한 사람 괴롭히는 그 두 사람을 정당하게 벌주자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을 구출해 와야 한다’고 했더니, 그 분이 ‘당신은 지금 50년 호남 권력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 밤길 조심하라’더라.”

-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아이들이다. 어느 날 북콘서트장으로 한 여성분이 찾아왔다. 자신은 ‘봉침 여목사’가 입양했다고 주장하는 아이 둘을 배꼽도 떨어지지 않았을 때부터 5년 동안 키운 엄마, 아빠 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도와달라고 하더라. 힘없는 분들이 나를 붙들고 하는 말이 다 똑같다. ‘공 작가님 전주에서는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어요’ ‘공 작가님 밖에 없어요’ 그러면서 경찰도 한통속 검찰도 한통속이라는 거다.”

- 아동학대 혐의는 기소조차 안됐다.

“이씨가 입양한 아이가 어느 날 집에 갔다 왔는데 얼굴 전체에 화상을 입고 왔다. 커피포트 끓는 물을 아이가 달라고 하니 그걸 바로 따라 준거다. 세 살짜리가 그 컵을 들고 마시는 시늉을 했을 것 아닌가. 뜨거운 물이 얼굴에 쏟아져 얼굴이 다 까졌다. 이것만해도 학대인데 그걸 치료한다고 그 위에다 봉침을 놓은거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보도가 되니까 지금은 6세, 8세 애들을 이젠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있다. 집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데 검찰에서는 이걸로는 아동학대가 안 된다고 한다. 도대체 아이를 얼마나 괴롭혀야 학대인건지 전주지검에 공개질문 드리고 싶다. 판사님께도 탄원서를 냈다. 그럼 재판이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완전히 무죄라고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아이들이 원하는 부모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조치 해달라고.”


- ‘봉침게이트’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큰 적폐가 해결되면 작은 적폐는 덩달아 해결 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심장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손톱에 가시가 엄청 크게 박혀있는 상황인거다. 큰 수술을 함께 하면서 건강해지면 이 적폐도 도려내질 거라고 본다.

나쁜 놈은 어디에든 있다. 나쁜 사람이 있는 건 절대로 부끄러운 게 아니다. 하지만 나쁜사람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하지 못하는 건 부끄러운 거다. 이 여자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 적폐를 발견해 내야 한다. 현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이 같은 일은 지금 정권에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특히 시민사회 여론이 이 정도로 형성됐는데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치인들 다 그만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신변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데 두렵지 않는가.

“정권도 바뀌었는데 그런 건 두렵지 않다. 정권이 바뀌지 않았으면 자살 당할지도 모르는데 절대 자살 안 한다. 만약 자살하거든 바로 부검하고, 주변 CCTV 다 뒤져서라도 수사 의뢰하도록 이 자리를 통해 공식 유언한다.”(웃음)

- 작가 공지영을 움직이는 힘은.

“상류층의 적폐가 득실거리는 국가에서 평균 이하의 사람들 즉, 장애인과 소시민들은 다 죽어나간다. 이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고발을 끝도 없이 하게 한다.”

- 탄원서를 낸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다. 앞으로 남은 작가인생의 이정표가 될 것 같다고 했는데.

“고문기술자, 조폭, 부패한 정치인, 적폐 세력들만 악한이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우리 이웃에서 선한 얼굴을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못된 사람은 처음 본 것 같다. 상상 이상이다. ‘도가니’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작가로서 악한의 존재를 가까이서 보게 됐다는 건 행운이었던 것 같다. 언젠가 이 사람들을 모델로 소설을 쓰면 우리가 상상도 못하는 촘촘한 악인의 캐릭터가 나올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은.

“계획 잘 안한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어려운 시간을 겪고 나서 지금은 매일매일 감사함으로 지내고 있다. 언제 죽어도 기쁘게 이 세상 떠날 수 있게 늘 행복하게 살자는 게 모토다. 그래서 늘 기쁘게 그날 먹을 술은 내일로 미루지 않고 잘 살고 있다.”

[출처: 고발뉴스닷컴]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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