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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9일 화요일

미디어 다양성은 민주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다 / 이효성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우리는 신문이나 텔레비전(TV) 혹은 라디오, 또는 스마트폰으로 아침을 열고 하루를 닫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미디어로 세상을 보고, 해석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쯤 되면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인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이 명저 <미디어의 이해>에서 말한 “미디어는 메시지다”를 “미디어는 세상이다”라고 바꿔야 하지 않을까?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현실을 재현하는 기능이 있어,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그 메시지를 통해 시청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미디어에서 재현되지 못하는 목소리는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분명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인식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목소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미디어 다양성이 왜 필요한가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흔히 미디어 다양성을 증진하면 세 가지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첫째, 시민들이 다양한 입장에 노출되기 때문에 그들의 결정이 정보에 근거한 결정(informed decision)이 될 수 있다. 둘째, 다양성이 높아지면 그만큼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등장하게 되고 이들의 등장은 기존의 가치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한다. 셋째, 미디어가 다양해지면 사회 내에서 다양한 문화공동체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할 기회가 높아진다.

미디어 다양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이러한 생각의 바탕에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합리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즉 사람들은 충분히 현명하기 때문에, 서로 대립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하면 된다는 것이다. 1919년 반미 소책자를 유포한 러시아 이민자들의 유죄 판결에 대해 반대했던 올리버 웬들 홈스 미국 연방대법관의 판결에 등장해서 더욱 유명해진 “사상의 시장”(marketplace of ideas) 개념이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는 한 모든 사상은 표현될 수 있다는 이 판결은 지금까지도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가장 중요한 판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미디어 다양성은 흔히 헌법적 가치로까지 추앙받기도 하며, 나아가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많은 나라들이 미디어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소유 규제, 시청점유율 규제, 채널구성 규제, 편성 규제 등을 실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디어가 목소리 전달을 통해 시청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미디어가 현실의 다양한 모습을 사실감 있게 재현해 줄 때 시청자의 인식이 올바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인터넷, 모바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으로 미디어 다양성 조사를 확대해 민주주의가 올바로 기능하고 여론이 더욱 다양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824027.html?_fr=mt5#csidxfbba7b4ed8d434c9048a7aef1339fc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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