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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일 수요일

엉뚱한 탐색 -사회와 도서관

엉뚱한 탐색
-사회와 도서관
1. 야나부 아키라(柳文章)의 <번역어의 성립(飜譯語成立事情)>이라는 책을 보면, 첫 머리에서 언급하고 있는 단어가 ‘사회(社會)’라는 단어입니다. 야나부 아키라는 society에 해당하는 서구어를 일본어로 번역한 역사를 따져봅니다.


2. 1796년 이나무라 산파쿠(稻村三佰, 1758~1811, 에도시대 후기의 난학자)가 만든 일본 최초의 네덜란드어-일본어 사전 <하루마화해ハルマ和解>에는 네덜란드어 genootschap이 ‘교제하다, 모이다’로 번역되어 있다는 것. 1814년 나가사키의 통역관 모토키 마사히데(本木正榮)가 만든 일본 최초의 영어-일본어 사전 <안게리아어림대성アンゲリア語林大成>에는 society가 ‘여반侶伴, 소반ソウバン’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즉 오늘날 society의 번역어로 쓰고 있는 ‘사회’라는 말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일본에 개인의 집합체가 만들어낸 생활조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society의 번역어로 ‘사社’ ‘회會’가 쓰이게 된 데에는 메더스트(W.H.Medhurst)의 영어-중국어 사전인 <영화자전英華字典>(1847~1848)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영화자전>에서 society의 번역어가 ‘회會, 결사結社’였다는 것. 또한 이런 ‘사’의 유행의 중심에 1873년에 결성된 ‘메이로쿠사明六社’가 있었을 것이라 합니다. 결국 society의 번역어로 예전부터 써오던 ‘교제’나 ‘세상’과 같은 말은 사라지고 ‘사회’만 남게 되는데, 야나부 아키라는 왜 그랬는가를 묻습니다. 여기서 야나부 아키라는 '카세트 효과'를 말하고 있습니다.
3-1. 네덜란드어 bibliotheek가 <하루마화해>에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만, 단어 자체가 표제어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네덜란드어에서 bibliotheek가 아직 성립되지 않았거나(이것은 어디서 확인할 수 있을까요?), 둘째로 <화루마화해>를 만든 이들에게는 이 단어가 전혀 중요한 단어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표제어로 올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4-1. <안게리아어림대성>에서 library를 찾아보았습니다. 여기에는 書房으로 번역되어 있었습니다. (*서방書房,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첫째 남편(男便)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거나 둘째 김서방, 이서방 등 호칭으로 부를 때 쓰는 말입니다.) 아마도 서구어의 단어인 bibliotheek, library의 첫번째 번역어가 아닐까 싶습니다.(그렇습니까?)
5. 밑에 붙인 사진은 <안게리아어림대성>에서 library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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