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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일 화요일

진주혁신도시 공공도서관 어떻게 지을 것인가/ 경남일보 강진성 박성민 기자/ 시리즈 기사 1-6

진주혁신도시 공공도서관 어떻게 지을것인가(1)경남도민 문화복지 컨트롤타워…‘경남대표도서관’
진주혁신도시에 ‘복합문화도서관’이 추진되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역발전을 위해 진주시, 진주교육지원청과 협의해 내년 말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중이다. 오는 11월까지 구상 용역을 계획으로 도서관 건립 방향에 대해 각계각층 의견을 모으고 있다. 올 하반기 설계공모를 앞두고 도서관 운영주체와 건립비용 부담 등 남은 과제도 산적하다. 경남일보는 진주혁신도시 복합문화도서관이 성공적인 도서관으로 건립되고 운영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국내외 공공도서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① 경남대표도서관
② 국립세종도서관
③ 일본 기후 미디어 코스모스(Gifu Media Cosmos)
④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도서관(Openbare Bibliotheek Amsterdam)
⑤ 네덜란드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De Boekenberg)
⑥ 혁신도시 도서관 추진 현황

  
 

◇경남을 대표하는 대표도서관

현재 도내에는 공공도서관 69개, 작은 도서관 414개 등 총 483개의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도서관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월 ‘경남대표도서관’이 개관했다. 경남대표도서관은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옛 경남도 인재개발원 부지에 리모델링을 거쳐 완공됐다. 194억 원을 투입해 인재개발원 건물 본관과 식당, 숙소동을 개조해 지하 1층, 지상 4층, 대지면적 1만4226㎡, 건축면적 7869㎡ 규모로 본관·어린이관·청소년관 등 3곳으로 구성된다. 기존 공공도서관과 차별화된 분위기를 위해 기업이나 대학도서관의 최신 인테리어를 반영했다. 북카페를 중심으로 아늑한 도서관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고 대표도서관에 걸맞게 21만여 권을 보관할 수 있는 서고를 갖춰 지난해 개관을 위해 5만여 권을 구입했다. 앞으로 4년간 해마다 5만여 권씩 책을 살 계획이다. 도내 종합적인 도서관 자료의 수집과 보전, 지역 내 각종 도서관 지원 및 협력사업 수행, 도서관 업무에 관한 조사 연구 등의 역할을 맡으며 도내 도서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경남대표도서관의 대표사업은 ‘책이음서비스’이다. 하나의 회원증으로 전국 책이음 참여도서관에서 도서를 대출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참여도서관을 44개에서 83개로 확대했다. 시·군 소속 공공도서관이 없는 하동·산청·합천 소재 7개 공립 작은 도서관과 도서관리시스템 연계를 위한 상호협력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도내 공공도서관의 수장공간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보존서고’를 시범 운영한다. 또 올해 대표 사업으로 도내 공공도서관 대상 ‘행복한 도서관 문화프로그램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 배려…누구나 즐기는 도서관

경남대표도서관은 개관 후 총 이용 19만1444명, 일일 평균 1400여 명의 이용객이 다녀갔다.

폭염이 덮쳤던 지난 방학기간에는 주말 이용객이 2000여 명을 넘어섰다.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다양한 계층이 이용하고 있고 카페 인테리어와 아직 손 때가 덜 묻은 새 책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 이용객이 만족감을 나타냈다. 기존에 있었던 경남도인재개발원이 경남도서부청사로 이전하면서 지역에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지만 도서관 개관 후 사람들이 모이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경남대표도서관은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 계층이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장애인 자료실과 다문화자료실을 마련했다. 장애인자료실에는 점자도서 550여 권이 비치되어 있고 높낮이가 조절되는 책상과 독서확대기 등 독서보조기구가 구비되어 있다. 다문화자료실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 10개 국가의 언어로된 도서 1200여 권이 준비됐다. 취업과 창업을 중인 도민들을 위해 취업·창업정보센터를 마련, 관련 도서 1000여 권을 비치했고 창원대 창업지원단 등 4개 기관에서 파견된 전문 상담관들이 상담을 진행한다.

또 서민자녀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청소년 학습실을 마련해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관은 어린이자료실과 체험형 동화구연실, 수유실 등을 갖췄다. 어린이자료실은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끼도록 미로·비밀·어린왕자 등 주제로 구성했다. 청소년관은 청소년자료실과 독서토론실, 24시간 학습실로 구성했다. 인문학 강좌, 직업인과 만남 등 청소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물론 개관 6개월 지났지만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개관 당시 5만권을 확보했지만 더 많은 장서를 확보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또 도서관 위치가 버스정류장까지 도보로 4~5분 걸려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 주차장이 63석으로 법정대수의 2배지만 도서관 이용객이 많을 경우 인근 국제사격장 주차장을 이용해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강진성·박성민기자
  
▲ 옛 식당건물을 리모델링
  
▲ 15만권 보관할수있는 보존서고
조종호 경남대표도서관장  “혁신도시 특성 반영된 도서관 필요

조종호 경남대표도서관장 혁신도시 복합문화도서관의 성공을 위해서는 혁신도시만의 특성이 반영된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관장은 “특색 있는 도서관을 위해서는 사전에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며 “최근 공간배치의 중요성이 두드러지는 만큼 시민들이 이용하고 싶은 도서관 공간과 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의견에 맞춰 경남대표도서관은 청소년들만의 공간이 부족하다는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청소년관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맞춤형 진로프로그램과 독서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어 도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경남대표도서관은 지역대표도서관으로서 시·군 소속 및 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의 지원·협력을 강화해 도내 공공도서관 서비스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 외에도 각종 전시회와 강연회, 문화강좌를 개최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의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역대표도서관으로서는 도내 공공도서관이 참여하는 공모사업을 확대해 도서관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경남도인재개발원에서 사서 직무교육 과정을 개설해 각종 세미나도 개최한다. 조 관장은 “혁신도시의 복합문화도서관이 지역의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근거지가 되어야 한다”며 “지역민 외에도 어느 지역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도서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진성·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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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혁신도시 공공도서관 어떻게 지을것인가(2)국립세종도서관, 문화 불모지 '책 읽는 도시로'열린 토론이 이뤄지고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어울려 커뮤니티를 만든다. 문화복합공간으로 거듭나 자료열람과 정보습득의 공간에 더해 공연과 전시, 문화 프로그램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성장한다. 이처럼 도서관은 점점 조용하고 딱딱한 공간, 수험생과 취준생만이 자리잡는 공간에서 자료실과 열람실의 경계가 무너지고 조금 더 시끄러운 곳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 국립세종도서관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국립세종도서관은 행정 및 국책연구 기관의 정책 수립 및 연구 등에 참고할 수 있는 정책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서비스하는 정책정보 특화도서관으로 세종시와 인근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사진은 국립세종도서관 전경./사진=국립세종도서관
  
 

◇세종시 랜드마크 ‘국립세종도서관’

평일 오전에도 수많은 20~30대 젊은이들의 자기계발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용객도 유아, 어린이에서부터 노년층까지 골고루다. 노년층 이용자가 주를 이루는 서울 국립중앙도서관과는 사뭇 다르다. 가족단위로 커피숍을 이용하고 ,야간에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찾아 정책연구에 몰두한다. 세종시 7대 경관 중 하나인 국립세종도서관의 평소 모습이다. 하늘과 정면, 측면에서 보면 책을 펼쳐놓은 것처럼 보이고 유리창가를 가까이 보면 책을 세워 놓은 모습도 연상된다.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한 건축미를 갖춘 국립세종도서관은 개관 초기부터 화제의 연속이었다. 세종시 한 가운데 자리잡은 호수공원 전망에 정부중앙청사 및 주민들의 접근성이 뛰어나 시민들의 이용률도 높다.

국립중앙도서관의 분원 인 국립세종도서관은 행정 및 국책연구 기관의 정책 수립 및 연구 등에 참고할 수 있는 정책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서비스하는 정책정보 특화도서관이다. 이는 정부세종청사가 완성되면서 정책수립과 평가, 집행을 하는 전문도서관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의 국회도서관, 법원의 법원도서관과 같은 중앙부처를 뒷받침하는 정책정보특화도서관이 탄생했다.

세종도서관은 정책정보특화도서관으로 출발했지만 행복도시 건설초기 문화 불모지에 다름없었던 세종시의 문화허브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개관 후 이용자 355만명, 홈페이지 방문자 265만명, 대출회원수 11만명, 장서 수는 50만책, 총 대출책수 384만책 등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2018. 6월말 기준 )또한 하루평균 2400명이 방문(이용증 발급 없이도 자료롭게 열람 가능)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여름방학시기인 7~8월에 방문이용자 수가 급증해 평균 이용객은 5000명, 주말은 1만여 명이 넘어선다. 세종시의 대표 문화거점으로 열린강좌, 북콘서트, 아동극, 전시회, 영화감상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진행하는 모든 독서프로그램은 신청접수 시작 몇분만에 마감되는 등 이용고객의 호응이 높다.

박희봉 국립세종도서관 기획관리과 주무관은 “로비와 연결되어 있는 1층 일반자료실은 사운드 마스킹이라고 하는 백색소음을 틀고 서가에 LED를 설치해 조도를 낮춰 이용자들의 집중도를 높였다”며 “이외에도 어린이와 장애인 전용 공간을 마련해 정책정보특화 도서관의 면모 뿐아니라 시민들의 위한 공공도서관을 역할도 충실히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에서 복합문화공간 역할까지

세종시는 전국에서 최초로 ‘복합커뮤니티센터 ’를 운영 중이다.

복합커뮤니티센터는 기초 생활권별로 행정을 비롯한 문화, 체육, 교육 기능을 서비스하는 세종시만의 특화 시설이다. 세종시는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신도시를 비롯해 읍면지역까지 지속적으로 확대 건립하고 있다. 현재 각구에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설치되고 있는데 운동시설은 물론 도서관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세종 고운동에는 세종시립도서관이 개관을 준비 중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보존서고, 유아열람실, 문화교실, 북카페, 어린이자료실, 동아리실, 일반자료실 등을 갖추고 2020년 9월 개관 예정이다.

이처럼 다양한 시민대상 시설이 속속 개관을 앞두고 있지만 세종도서관의 이용객은 줄어들기는 커녕 늘어나는 추세다. 세종도서관측도 세종시민도서관 건립 전까지는 시민들을 위한 복합커뮤니티센터 기능까지 계속해야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 큰 틀에서는 국가 대표도서관의 대표 역할을 하고 지리적, 주민의 특성을 반영한 시민서비스는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어린이 이용자을 위한 공간도 지하 1층에 따로 위치해 있다. 국내에서 발간되는 어린이 서적은 물론 세계에서도 구하기 힘든 어린이 영문 서적 및 원서 역시 이곳에 구비되어 있다. 이 모든 자료는 곧 지역민들에 혜택으로 돌아간다. 이외에도 어린이 이용자을 위해 ‘독서통장’제도를 만들었다. 저축하듯이 도서대출 기록을 남겨 스스로 체험하게 한다. 한다. 또 동화속 주인공이 되는 체험형독서구연동화도 실시한다. 이신호 국립세종도서관장은 “외국 소도시에서는 공공도서관의 획기적인 운영으로 유명해진 곳이 많다. 지역민을 위한 콘텐츠 수집, 재방문 정책이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도서관도 수요자 중심·맞춤형 서비스가 대세다.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수요자를 충족시키는 콘텐츠가 있어야 지역민을 만족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도 IOT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도서관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미래도 이용자들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있는 전략적 도서관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성·박성민기자

이신호 국립세종도서관장 “지역민이 원하는 도서관으로 거듭나야”
이신호 국립세종도서관장은 혁신도시에 세워질 복합문화도서관은 ‘주민참여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도서관 건립시 부터 주민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나 협의체를 함께 구성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도서관 설립 후 지역민에 대한 서비스 질에 관해 조직·예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비용 때문에 도서관 운영을 시설관리공단의 위탁·용역형으로 운영하는 것도 있는데 결국 서비스의 질을 떨어지고 지역민 이용률이 낮아진다”며 “도서관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조직과 인력, 예산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도서관 건립을 하면 예산 투자가 적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건축미와 지역민의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역 학생들이 배우지 못한 인성교육과 그룹 수업도 도서관에서 할 수 있을 만큼 지역민이 원하는 도서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각 지역에 맞는 향토자료실을 비롯 기업들을 위한 특화된 자료실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결국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은 결국 지역민이다. 지자체와 경남도, 교육청, LH까지 혁신도시다운 도서관 함께 만들고 역사와 전통, 혁신을 포함한 도서관이 건립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진성·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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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혁신도시 공공도서관 어떻게 지을것인가(3)머물고 싶고 즐기고 싶은 곳, 바로 도서관입니다
  
기후 미디어코스모스 2층은 중앙도서관 공간이다. 천장 구조물은 기후현에서 자란 편백나무로 만들어 졌다. 따뜻한 분위기와 편백나무 향이 찾는 이를 기분좋게 만든다. 둥근 모형의 글로브는 빛을 통과시키고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크기가 다른 11개의 글로브가 있으며 각자 테마를 가지고 있다.

◇말해도 되는 도서관 탄생
도서관 개관 3일전, 이를 닦던 요시나리 노부오(吉成 信夫)도서관장의 머리가 번뜩였다.

‘아이들의 소리는 미래의 소리다.’ 몇날 며칠을 고민해 온 문제가 그제서야 풀렸다.

일본 기후현(岐阜縣) 현청 소재지 기후시(岐阜市)의 핫플레이스로 통하는 ‘민나노모리(みんなの森, 모두의 숲) 기후 미디어 코스모스’ 2층에는 기후시립 중앙도서관이 위치해 있다.

2015년 7월 문을 연 중앙도서관은 ‘체류형 도서관’이라는 운영방침이 도입됐다. 요시나리 관장은 새 도서관이 ‘머물고 싶고 즐기고 싶은 곳’이 되길 원했다. 이를 위해서 ‘도서관에 오지 않는 사람을 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을 하던 차였다.

어린이와 젊은층을 많이 오게 하려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말해도 되는 도서관’은 그렇게 탄생했다. 일본에서 첫 시도다. 걱정도 많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도서관 역시 ‘조용한 장소’라는 의식이 강하다. 특히 남에게 피해을 끼치지 않으려는 메이와쿠(迷惑)의식이 강한 일본에서 쉽지 않은 시도였다.

 
억제된 공간이 편안한 공간으로 바뀌자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어린 자녀와 부모, 청소년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을 위한 코너도 마련돼 있다.
도서관은 이용자를 설득하기 위해 ‘아이들의 소리는 미래의 소리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요시나리 관장은 “처음에는 이 방식에 부정적인 이용자도 있었다. 우리 콘셉트를 설명하자 이해하기 시작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음대로 떠들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아이들이 큰 소리를 내거나 남에게 크게 방해되는 행동은 주의시켜 줄 것을 부모에게 안내하고 있다.

◇머물고 싶고 즐기고 싶은 공간으로

기후시립 중앙도서관은 벽이 없다. 버섯머리 모양의 11개 글로브(Globe)가 각자 테마를 갖추고 있다. 유아 코너는 낮은 책장이 곡선으로 배치돼 있다. 책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다. 아이들 말소리가 살짝 울려 퍼지지만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책을 운반할 수 있는 강아지 카트(인기가 있자 고양이 카트도 만들었다)는 인기 아이템이다.
  
책을 운반할 수 있는 고양이 카트.
  
 

옆에 위치한 초등학생 코너는 2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집모양이 인기다. 이곳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가 많아 최대 30분 시간제한을 둘 정도다. 도서관 편지함에는 어린이들의 다양한 의견이 접수된다. 게시판에는 요시나리 관장이 직접 쓴 답장이 붙어 있다. 책장 사이마다 사서들이 직접 만든 테마코너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관광안내소, 우체국, 극장 등 모형이 놓여 있다.

그 너머 글로브는 중고교생을 위한 청소년 공간이다. 문학소설이 있을 법한 자리에 라이트노벨(Light Novel;연애, 환타지 등의 내용으로 애니메이션 그림이 삽입된 읽기 쉬운 소설)이 자리잡고 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학생들에게 라이트노벨을 통해서라도 책에 관심을 갖게 만들자는 취지다.

 
 
  
 
 
  
 

한쪽 벽에 있는 청소년 고민상담 게시판에는 고민 편지와 도서관 사서들이 일일이 적은 답장이 걸려 있다. 연애, 진로, 외모 등 다양한 고민이 쏟아진다. 개관 이후 3년간 상담편지는 1000통에 달한다. 게시판이 재미있어 찾는 이가 있을 정도다.

요시나리 관장은 “편지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이것 또한 이용자들과 소통 방식이다”며 “도서관은 책만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용자들의 생각을 듣고 반영해야 한다” 전했다.

◇도서관, 소통 공간이 되다
기후 중앙도서관의 체류형 컨셉은 적중했다. 연간 이용자는 120만명에 이른다. 기후시 인구(40만명)의 3배다. 예전 도서관은 연간 15만명에 그쳤다. 이용자 연령 변화도 찾아왔다. 기존 도서관은 40~50대가 주 이용자였다면, 지금은 어린이, 청소년, 20~30대가 주 이용자다. 도서관은 활력이 생겼고 소통이 오가는 공간이 됐다.

기존 도서관은 외곽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시설은 노후됐다. 높은 계단은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들을 반기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찾는 사람만 찾는 도서관이었다.

중앙도서관은 ‘도서관=따분한 곳’이라는 공식을 깨뜨렸다. 벽이 없는 공간을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공유한다. 곳곳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읽는 장치가 배치돼 있다. 추천 도서코너는 시민이 직접 만드는 공간이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미디어룸 조차 벽 없이 독서공간과 연결돼 있다. 이 모든 공간은 지붕있는 공원을 연상시킨다.
  
 
  
미디어룸.

기후중앙도서관은 시민과 커뮤니케이션을 주요 가치로 생각한다. 특히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릴때부터 도서관을 재미있는 공간으로 인식시키려 한다. 성인이 되면 아이를 데리고 다시 이곳을 찾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요시나리 관장은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책만 보는 곳이 아니라 미디어(Media; 정보가 담긴 매체)다”고 가르친다. 함께 라디오방송도 하고 책읽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도서관은 시민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시민과 공유한다. 게시판 운영도 이 때문이다. 심지어 도서관 사서 워크숍에서 나온 도서관 운영방안 아이디어 조차 도서관에 공개하고 있다. ‘도서관은 모든 시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요시나리 관장의 철학이 묻어 있다.

이용자를 위해 운영시간도 늘렸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일과 후 학생과 직장인을 배려했다. 휴관은 월 1회(매월 마지막 화요일)다.

중앙도서관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서는 45만권이다. 최대 90만권을 보관하도록 설계됐다. 좌석 수는 900석이다.

◇재미가 일어나는 공간
미디어코스모스는 부지면적 1만 4725㎡에 지어진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1만5444㎡ 규모 건물이다.

건물 1층에 들어서면 시원한 로비가 펼쳐진다. 기후시 시민활동교류센터와 다문화교류플라자, 도서관사무실이 들어서 있어 시민 복지활동을 지원한다.

2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강당인 ‘모두의 홀’, 각종 전시가 가능한 ‘모두의 갤러리’, 실내와 실외 연결이 가능한 ‘두근두근 테라스’, 시민 강좌와 동호회 활동이 가능한 4개의 스튜디오도 갖추고 있다. 누구나 저렴하게 인쇄물 제작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갖춘 ‘만드는 스튜디오’ 등 특색있는 공간도 있다.

 
  
 
  
 
커피숍(스타벅스 입점)과 편의점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다다미(일본식 돗자리)로 된 평상 구조 휴식공간인 ‘와이와이 다다미’는 시민들이 사랑하는 공간이다. 공부를 하거나 책을 보거나 잡담도 가능하다. 낮잠을 자거나 도시락을 가져와 식사를 하는 것도 허용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2층 중앙도서관과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된다. 한 공간에서 복합문화활동이 펼쳐진다.

◇도서관 이상 도서관
미디어코스모스는 새지평을 열고 있다. 차세대형 도서관을 목표로 6대 계획과 시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복합문화도서관에 머물지 않고 도시와 상호작용하는 기능을 지향하고 있다.

미디어코스모스는 2013년 기후대학교병원이 떠난 자리에 공사를 시작했다. 구도심 상권과 가까운 위치다. 기후시 중심가는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상권이 쇠락한 곳이다. 대형 유통매장이 시외곽에 생기면서 더 위축됐다.

도서관은 도심 상권 활성화라는 또다른 역할도 하고 있다. 인근 상점에 있는 마이크로도서관(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을 소개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도심상권을 거쳐 가도록 만든다. 시민이 선정한 지역 맛집을 지도로 제작하고 배포하기도 한다.

하루에 많게는 5000명 가량 도서관을 찾는 시민을 도심 상가로 유도하려는 고민의 흔적이다. 시민축제와 같은 이벤트도 열고 있다.

 
  
 
지역 학교와 교류하고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필요한 책이 있으면 대여가 가능하다. 강좌를 개최해 어린이사서 양성, 중고생 발표회 등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다.

요시나리 관장은 “도서관은 시민과 마을을 연결해야 한다. 도시와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고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도서관을 뛰어넘는 미디어코스모스는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연간 일본 국내, 해외에서 200개 이상 단체가 견학을 하고 있다. 도서관을 잘 갖춘 유럽에서도 찾을 정도로 알려졌다.

도서관의 3가지 모토(Motto)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곳에 있으면 기분이 좋다’, ‘계속 이곳에 있고 싶다’, ‘몇 번이고 와보고 싶다’

일본 3대 건축가가 설계한 미디어코스모스

기후 미디어코스모스는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건축계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 상(Pritzker Prize) 수상자이자 일본 3대 건축가로 불리는 이토 도요(伊東豊雄)가 설계했다. 천장에 거미줄처럼 엮인 목조 구조가 인상적이다. 모두 기후현에서 자란 편백나무를 사용했다.

2층 6845㎡ 크기에 자리잡은 기후 중앙도서관은 벽이 없다. 마치 광장 같다. 크기가 다른 11개 글로브는 외부 빛을 유입하고 공기를 순환시키는 장소다. 구역을 나누고 집중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이용자를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한 장치다.

친환경 설계도 적용됐다. 건물 지붕은 태양광발전 설비로 뒤덮여 있다. 건물 바닥에 설치된 배관에는 인근 나가라 강(長良川)에서 끌어 온 강물이 흐른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실내온도를 조절하는데 한 몫 한다. 에너지 사용은 과거 90년대 건물의 절반 수준이다.

 
  
  
 

요시나리 노부오 관장은

공모를 통해 기후시립 중앙도서관 초대 관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앙도서관 뿐만아니라 총 7개 시립도서관장 역할도 하고 있다.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공공 시설물 운영과 마을만들기 사업에도 관여했다. ‘도서관은 모든 시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시민 소통을 중시한다. 사서들과 함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실천을 하고 있다. 체류형 도서관 운영을 위해 직원들 생각을 바꾸는 일부터 시작했다.

도서관을 통해 시민과 도시가 연결

그는 “도서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건축물)과 소프트웨어(운영방식)가 일치해야 한다”며 건축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모설계에서 이토 토요의 작품이 선정된 것은 운영 콘셉트와 꼭 맞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건축과 운영을 별개로 보고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는 운영이 잘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약력
1956년 도쿄 출생.
비즈니스 컨설턴트
1996년 이와테현 이주
2001년 폐교를 이용한 ‘숲과 바람의 학교’ 개교
2003년 이와테 현립 아동관 초대 관장
2015년 7월~현재 기후시립도서관 관장

일본 기후시는?

일본 기후시는 기후현 현청 소재지다. 시내 중심부에는 나가라 강(長良川)이 흐른다. 나즈막한 긴카산(金華山)은 도심을 감싸고 있다. 인구는 40만명으로 여러모로 진주시와 닮은 곳이다.

1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나가라 강의 우카이(가마우지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법)가 유명하다. 일본 센고쿠시대(戰國時代) 무장인 오다 노부나가(織田 信長)의 본거지였던 기후성이 있어 역사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방직업 등 패션산업이 발달했지만 10년 전부터 쇠퇴하고 있다. 전통 공예품으로 기후 전통 우산, 기후 초롱, 기후 부채가 유명하다.
  
 
강진성·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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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혁신도시 공공도서관 어떻게 지을것인가(4)지역사회 교류를 주도하는 암스테르담의 중심
건물 콘셉트는 마케팅 그 자체다.

눈길을 사로잡고 계속 머무르고 싶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암스테르담 중앙도서관(Openbare Bibliotheek Amsterdam, 이하 OBA)은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완성됐다. 아름다운 운하 경관을 도서관에서 바라보며 책을 즐길 수 있으며 붉은색이 더해진 건물경관도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OBA는 수도인 암스테르담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데 중앙역에 위치한 OBA 본부 OBA Oosterdok(구 Central OBA)와 26개의 작은 도서관(OBA branches)들로 구성된다. OBA는 우리의 공공도서관과 달리 민간기업 형태의 사설도서관이지만 암스테르담과 다이에멘, 오우더 암스텔 3개 지역을 담당하며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또 1919년 설립된 이래 도서관 자체활동 뿐만 아니라 전시공간, 방송 스튜디오, 실험실, 작업공간, 수업공간, 열람실 등에서 지금도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은 수도인 암스테르담에 위치해 있으며, 26개의 작은 도서관들로 구성된다. OBA는 공공기관이 아닌 사설 기관이지만, 암스테르담과 다이에멘, 오우더 암스텔 3개의 지역을 담당하며 그곳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1919년 도서관이 설립된 이래로 도서관 자체활동 뿐만 아니라, 전시공간, 방송 스튜디오, 실험실, 작업공간, 수업공간, 열람실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린공간 ‘OBA’

OBA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더 이상 도서관이라고 해서 책 소장하고 장서를 보유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OBA는 지역사회와 관련된 활동, 모임, 공부장소, 라디오 방송 스튜디오, 소규모 강당 등 다양한 활동을 할수 있는 시설로 지역민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수익을 위해 파트너 업체와의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암스테르담 중앙도서관 경우 카페와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다. 도서관 관계자들은 카페를 왔다가 도서관에 이용할 수 있고, 도서관에 있던 와중에 카페에 가서 커피와 식사를 즐길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이 민간기업이다 보니 다른 파트너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벌어들이는 임대 수익 또한 도서관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네덜란드 모든 도서관이 파트너 업체들과 협업을 늘려가는 추세다.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은 수도인 암스테르담에 위치해 있으며, 26개의 작은 도서관들로 구성된다. OBA는 공공기관이 아닌 사설 기관이지만, 암스테르담과 다이에멘, 오우더 암스텔 3개의 지역을 담당하며 그곳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1919년 도서관이 설립된 이래로 도서관 자체활동 뿐만 아니라, 전시공간, 방송 스튜디오, 실험실, 작업공간, 수업공간, 열람실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도서공간에서 아이들과 가족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OBA는 무엇보다 미래세대인 어린이 참여를 늘리기 위해 ‘어린이 도서관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 도서관장은 ‘데릴 아만크바’ 학생으로 임원진은 1년에 한번 공개적으로 선정된다. 특히 도서관장 선출 기간은 단순히 선출 기간이 아닌 하나의 교육과정으로 개발했다. 도서관장과 임원진에 지원한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글쓰기 연습, 프리젠테이션 연습 등을 익힌다. 그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도서관장 지원에 활용한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실제로 사람들 앞에서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과정에 시민·어린이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어린이 도서관장제는 상징적 의미외에도 OBA도서관 행사에 유니폼을 입고 나와 도서관을 홍보하며 참여도를 높일수 있어 진정한 눈높이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OBA는 연간 방문객 360만명, 일평균 4000명, 작은 도서관까지 합치면 일평균 1만명에 이른다. 또 매년 5500건의 문화, 교육 활동을 실시하고 암스테르담 초등학교 중 80%와 함께 협업을 진행 중으로 17만4000만명의 성인회원과 10만명이 넘는 수가 19세 이하 회원들이 든든히 OBA를 뒷받침 하고 있다.

◇문화·경제블럭의 한 축을 이룬다

도서관이 위치한 암스테르담 중앙역 근처는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운하만 흐르던 개발 예정지에 불과했다.

암스테르담시는 도서관 신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새로운 개발지의 홍보과 인구 유입을 목적으로 현재 부지에 도서관을 착공했다. 착공 당시에는 도서관 주변 개발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도서관만 홀로 있게 된다는 의견 속에 부지 선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중앙역 동쪽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음악대학), 암스테르담 중앙도서관, 고급 호텔과 비즈니스 타운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문화·경제블럭을 이루고 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주변으로 한 개발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이다.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은 수도인 암스테르담에 위치해 있으며, 26개의 작은 도서관들로 구성된다. OBA는 공공기관이 아닌 사설 기관이지만, 암스테르담과 다이에멘, 오우더 암스텔 3개의 지역을 담당하며 그곳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1919년 도서관이 설립된 이래로 도서관 자체활동 뿐만 아니라, 전시공간, 방송 스튜디오, 실험실, 작업공간, 수업공간, 열람실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에서 다양한 나라 국적의 사람들이 열람실을 이용하고 있다.

OBA는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와 가까운 거리임을 무기로 음악대학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연주회를 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어 근처에는 전세계 호텔 체인 부킹닷컴의 본사가 건축중에 있어 종합비즈니스 지역으로 한번 더 발돋움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인 외에도 세계인이 자주 찾는 암스테르담에 OBA가 하나의 명소로 이름을 알릴 기회도 생긴 것이다.

리안느(Lianne kraak)OBA 커뮤니케이션·외부협력업체관리 담당자는 “OBA는 앞으로 암스테르담 사람들의 평생교육과 사람들간의 관계 및 지역사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연간 5500건이 넘은 문화, 교육활동으로 노년층부터 어린이 층까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 사회의 교류를 늘리는 것이 최대 목표이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3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은 수도인 암스테르담에 위치해 있으며, 26개의 작은 도서관들로 구성된다. OBA는 공공기관이 아닌 사설 기관이지만, 암스테르담과 다이에멘, 오우더 암스텔 3개의 지역을 담당하며 그곳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1919년 도서관이 설립된 이래로 도서관 자체활동 뿐만 아니라, 전시공간, 방송 스튜디오, 실험실, 작업공간, 수업공간, 열람실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암스테르담 중앙도서관 6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은 수도인 암스테르담에 위치해 있으며, 26개의 작은 도서관들로 구성된다. OBA는 공공기관이 아닌 사설 기관이지만, 암스테르담과 다이에멘, 오우더 암스텔 3개의 지역을 담당하며 그곳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1919년 도서관이 설립된 이래로 도서관 자체활동 뿐만 아니라, 전시공간, 방송 스튜디오, 실험실, 작업공간, 수업공간, 열람실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에서 다양한 나라 국적의 사람들이 열람실을 이용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중앙 도서관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은 수도인 암스테르담에 위치해 있으며, 26개의 작은 도서관들로 구성된다. OBA는 공공기관이 아닌 사설 기관이지만, 암스테르담과 다이에멘, 오우더 암스텔 3개의 지역을 담당하며 그곳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1919년 도서관이 설립된 이래로 도서관 자체활동 뿐만 아니라, 전시공간, 방송 스튜디오, 실험실, 작업공간, 수업공간, 열람실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에서 도서관 이용자들이 열람실을 이용하고 있다.
“지역사회 유대감 위해 프로그램 개발”
아스트리드(Astrid Vlug)OBA전략·홍보부서 팀장

아스트리드(Astrid Vlug)OBA전략·홍보부서 팀장은 도서관을 신축시 도서 확보에만 집중하면 안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도서관의 다양한 쓰임새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도서관을 책을 빌려 읽는 곳으로 한정하지 말고 이용률, 사회 기여도,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BA는 노인 프로그램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OBA 26개 지역 도서관은 노인들의 사랑방 같은 역할해 도서관에서 만나서 차를 마시고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기도 하고,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서 도서관 직원이 책을 들고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증진 시킬수 있는 활동을 제공한다.

주변 학교에서는 OBA로 이동해 만들기 수업을 하거나, OBA직원들이 학교를 찾아 도서관에 대해서 알려주는 등 상호간에 유대감을 증진 시키기 위한 활동도 진행한다. 또 컴퓨터 프로그래밍, 앱 개발과 3D프린터기를 사용법 등을 배운다. 이어 컴퓨터 관련 교육에서는 노년층 교육에 아이들이 참여하여 자신들이 배운 것을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알려주며 계층간의 조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프리랜서을 위한 업무공간을 마련해 일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도서관에 머물며 정보 교류와 회의를 할 수 있게 장소를 공개하고 있다.

그는 “암스테르담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많아 도서관 한쪽에 네덜란드어 만을 위한 코너와 직원이 배치돼 네덜란드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에 도움이 된다”며 “일주일에 한번 네덜란드어 코스가 열리는데, 1대1로 학습 진단과 교재 추천등 활동이 이루어져 이주민들의 네덜란드 현지 정착이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또한 지역사회의 유대감 형성에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리드(Astrid Vlug) 전략·홍보부서 팀장은 도서관을 신축 할 때, 도서 소장에 너무 집중하면 안된다고 밝혔다.도서관의 이용률과 도서관의 다양한 쓰임에 대해 생각해 도서관을 책을 빌려 읽는 곳으로 한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을 나타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암스테르담은 네덜란드의 수도이자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인구는 약 82만명(2015년 기준)으로 면적은 219㎢로 서울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프랑스 파리와 비슷한 크기다. 12세기 암스텔 강에 둑을 쌓아 건설되어 ‘암스테르담’이라는 지명이 유래해 16세기에는 무역항으로 유럽 굴지의 도시로 발전해 네덜란드 최대 도시이자 서유럽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세계 500대 기업 중 7개 기업들을 포함한 많은 대형 네덜란드 기관들이 본사를 두고 있을 정도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과 ‘I amsterdam’ 조형물, 반 고흐 박물관 등이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고 북쪽의 베니스라는 별명에 맞게 아름다운 운하도 자랑하고 있다.
  
 
강진성·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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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혁신도시 공공도서관 어떻게 지을것인가(5)도시 이미지를 바꾼 디자인도서관
네덜란드 제2의 도시 로테르담에서 서남쪽으로 지하철을 타고 20분을 달리면 고즈넉한 스페이케니서시 네덜란드어로 ‘스파이크니세’(Spijkenisse)에 도착한다. 이 조용한 네덜란드의 외곽도시를 변화시킨 ‘드 부큰브레흐(De Boekenberg)’ 도서관. 드 부큰브레흐는 우리말로는 ‘책으로 만든 산’이라는 뜻으로 ‘berg’는 산을 의미하는는데 도서관에 들어가 실내를 살펴보면 한번에 이해가 된다. 2012년 건립된 이 아름다운 도서관은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불리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1만3112명의 성인회원을 중심으로 8421명의 17세 이하 회원을 보유하고 하고 있다.
 
드 부크흐레흐 도서관2
드 부크브레흐 도서관은 건물 또한 도서관의 기능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스파이크니세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을 생각했다. 전략적으로 만든 것은 도서관 뿐만 아니라 스파이크니세에 위치한 극장인데, 이러한 멋진 디자인의 건물들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사진에서 북 마운틴으로 불리는 도서관 전경이 보이고 있다.

◇소도시에 만든 세계적 디자인 도서관

스파이크니세(Spijkenisse)지역은 1960년대만 해도 인구 4만5000명에 지나지 않았다.

로테르담 항구 발달로 인구 유입이 늘어나긴 했지만 시는 소도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도시 홍보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네덜란드의 소도시의 경우, 인구 유입을 위한 홍보, 이른바 시티마케팅(city marketing)이 중요하다. 인구밀도 낮은 스파이크니세시는 도서관의 기능 뿐 아니라 시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줄 도서관 건립을 생각했다. 도서관 외에도 극장 등 독특한 디자인 건물이 이곳에 있는 이유다.

특히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은 로테르담의 상징이 된 전통시장 마크탈(마켓홀)을 만든 건축가 그룹 MVRDV의 설계작이다. 지붕에는 스파이크니세지역 전통 가옥모양을 따라 지금은 필요없는 굴뚝이 도서관 오른쪽에 우뚝 솟아있다. 외벽과 내벽은 붉은벽돌을 주로 이용했는데 이 역시 지역에서 생산되던 흙을 사용했다.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1
드 부크브레흐 도서관은 건물 또한 도서관의 기능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스파이크니세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을 생각했다. 전략적으로 만든 것은 도서관 뿐만 아니라 스파이크니세에 위치한 극장인데, 이러한 멋진 디자인의 건물들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6
드 부큰브레흐는 우리말로는 ‘책으로 만든 산’이라는 뜻으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상을 수상한 이 아름다운 도서관이다. 지난해 기준 1만3112명의 성인회원을 중심으로 8421명의 17세 이하 회원들을 보유하고 하고 있다. 도서관 곳곳에 사진과 같은 도서관을 알리는 안내물을 내보이고 있다.
실내에는 5층 높이의 커다란 책장이 있는데 이곳 도서관의 상징과 같은 ‘책으로 만든 산’, 북 마운틴이다. 그 책장을 25미터 높이의 피라미드 같은 유리 덮개가 덮고 있다.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은 이처럼 독창적인 디자인 뿐 아니라 친환경적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중앙 난방과 에어컨을 쓰지 않고 큰 수조가 담긴 물로 공기와 온도를 조절한다. 빗물을 받아서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는데 사용하고, 태양의 각도와 조도에 따라서 자동으로 가림막이 내리고 걷어진다.

그러나 디자인에 집중하다 보니 미흡한 점도 눈에 띈다. 도서관 실내 동선이 직관적이지 않고 다양한 커뮤니티가 모이는 장소를 찾기가 힘들다. 비상구 또한 디자인으로 덮어져 있고 도서관의 상징과 같은 거대한 유리창은 많은 청소 비용과 시간도 동반한다.

 
◇ 도서관 순기능을 지역사회에 베푼다

네덜란드에 있는 대부분의 도서관은 유료로 운영된다. 서비스가 있는 곳에 돈을 지불한다는 네덜란드의 철학이 도서관에도 스며들어 있다. 이 때문에 이익을 낼수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도서관의 파트너로 입점할 계획으로 있다.

다만, 18세까지는 비용을 받지 않고 성인이 되면 회원비를 받는다. 그렇다 보니 성인이 되면 도서관 이용률이 저조해졌다가 아이들을 낳으면 아이들과 다시 오기 시작한다.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은 연령별 이용자의 공백을 줄이기 위해서 18세가 넘어도 30세까지 한정, 회원비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국내 대부분 공공도서관과 달리 민간기업 형태로 운영되지만 재정적 지원을 지역사회를 통해서 얻기 때문에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을 지역에 다시 베풀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5
드 부크브레흐 도서관은 건물 또한 도서관의 기능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스파이크니세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을 생각했다. 전략적으로 만든 것은 도서관 뿐만 아니라 스파이크니세에 위치한 극장인데, 이러한 멋진 디자인의 건물들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사진에서 도서관과 지역 역사에 관한 자료룰 수집한 지역인사가 스파이크니세 지역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5
드 부큰브레흐는 우리말로는 ‘책으로 만든 산’이라는 뜻으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상을 수상한 이 아름다운 도서관이다. 지난해 기준 1만3112명의 성인회원을 중심으로 8421명의 17세 이하 회원들을 보유하고 하고 있다. 사진은 어린이 등 이용자들이 위한 전시공간.
이를 위해 도서관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체스 단체 주도로 체스 경기와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전시실에서는 자연, 지속가능한 발전, 야생동물 등 테마를 가진 전시로 학교에서 접하지 못하는 전시를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다. 도서관이 지역사회 학생들에게 전시를 통해 또 하나의 박물관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처럼 작은 도시였던 스파이크니세지역에 도서관이 미친 영향력은 상당하다. 네덜란드 남부지역의 중심지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 인근 쇼핑몰 고객들이 쇼핑을 하다가도 방문하는 비율이 높다. 도서관 관계자는 “스마트 빌딩을 목표로 건설된 도서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 쌓아나가며 어떻게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지 자체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5년치의 데이터만이 쌓여있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가며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7
드 부큰브레흐는 우리말로는 ‘책으로 만든 산’이라는 뜻으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상을 수상한 이 아름다운 도서관이다. 지난해 기준 1만3112명의 성인회원을 중심으로 8421명의 17세 이하 회원들을 보유하고 하고 있다. 사진은 스파이크니세시 미니어처로 만든 모습.
“수치화 되지 않는 도서관 영향력 중요”
데비(Debbie Teitsma) 드 부큰브레흐 홍보·커뮤니케이션 담당자

데비 드 부큰브레흐도서관 홍보·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수치·계량화 되지 않은 도서관의 지역사회 영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도서관이 9만7628종의 책, 전자책, 영상물이 있고 성인의 경우 10만6339건의 대출이 있다. 지난해는 400여 건의 지역사회와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진행했다”며 “지금까지는 방문자, 맴버 이런 눈에 보이는 숫자로 하나가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컴퓨터를 배우게 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네덜란드어 실력이 늘었고, 노년층이 느끼는 외로움을 어떻게 경감 시켰는지 이렇게 수치화 하기 힘든 사회적 영향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주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도서관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스파이크니세 같은 경우 쇼핑거리와 붙어있어서 사람들이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며 “도서관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 도서관의 역할만 하는 것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체스 단체에서 와서 체스 경기와 수업, 드럼 수업, 회의실을 이용하여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게 하고, 아이들이 와서 컴퓨터로 손으로 만들기 할 수 있는 것. 네덜란드어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을 열어서 언제나 와서 대화하고 교류할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 데비(Debbie Teitsma) 드 부큰브레흐 도서관 홍보·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도서관의 위치는 장소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양한 활동이 필요해. 도서관의 역할만 하는 것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게 하고, 언제나 와서 대화하고 교류할수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스파이크니세는?

스파이크니세시는 자위트홀란트주의 도시로 면적은 30.27㎢ 인구는 7만2545명(2014년 기준)으로 네덜란드 제2도시인 로테르담에서 대중교통으로 20분가량 떨어진 작은 소도시다.

예전부터 주민들은 낚시와 해운이 주요 수입원으로 1903년 다리와 트램 라인이 건설됨에 따라 성장하기 시장했다. 1969년까지 자체 공공도서관이 없을 정도로 발전이 어려웠지만 1980년대 이후 로테르담과 지하철이 연결되면서 주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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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혁신도시 공공도서관 어떻게 지을것인가(6)‘혁신’ 더해진 도서관 위해 힘 모아야
책만 조용히 보던 도서관 시대가 점점 저물고 있다.
세계의 도서관들은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을 끌어들이기 위한 청소년 전용관을 만들고 독서캠핑, 요리체험, 성소수자들의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블럭을 조성하고 주민들이 연결되는 커뮤니티에 도서관이 중심에 서 있다. 진주혁신도시에 추진되는 복합문화도서관 역시 기존 도서관 역할에 다양한 문화적 기능을 더한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
혁신도시에 추진 중인 복합문화도서관은 지난해 이전공공기관장 모임과 국토교통부 설문조사에서 진주혁신도시에 교통, 문화 ,교육 등 정주여건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아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강진성·박성민기자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제안으로 진양도서관 이전을 고민하던 경남도교육청과 부지 제공자인 진주시가 함께 건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H는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을 이전공공기관이 선도한다는 슬로건 속에 단순한 진양도서관 이전이 아닌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을 구상했다. 혁신도시 특성을 반영한 도서관에 더해 300석 이상 대규모 공연장과 전시장, 문화 행사가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어 혁신도시 변화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최근에는 진주시와 협의 과정에서 수영장 등 체육시설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계획대로 복합문화도서관이 추진된다면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모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은 LH와 진주시 경남도교육청 3개 기관의 업무협약 후 지난 3월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
30~40대 젊은층이 많은 혁신도시 특성상 주민 관심이 뜨겁다. 최근엔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부지 선정과 수영장 건설, 공연장 규모 등 많은 의견이 접수됐다.
도서관 운영은 진주교육지원청이 맡고 문화체육시설은 진주시와 LH가 운영에 참여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LH 관계자는 “과거 방식대로 건물을 단순히 지어주고 끝나는 것은 아닌 진주시와 함께 운영에 참여하고 진주혁신도시 완성에 대해 생각해 보자라는 의견 속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합문화도서관은 혁신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 속에 LH가 도시·건축 전문공기업으로 역량을 펼칠 좋은 기회다”며 “건물관리권은 진주시, 충분한 사서 운영이 가능한 도서관은 교육청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 추진 주체가 3곳이다보니 추진 속도는 더디다. 지난 7월 열린 복합문화도서관 기본계획 간담회에서는 운영주체와 건립비용 분담을 놓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몇차례 모임을 가졌지만 기관별 사업영역과 예산문제가 걸리다보니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서관 부지는 진주시 소유 공용주차장 부지로 잠정 확정됐다. 연내 설계공모에 들어가려면 늦어도 오는 11월에 실시협약을 체결해야 하지만 추가 의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시협약이 늦어질 경우 2022년 개관 목표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도서관 관계자는 “주체가 많다보면 각자 이해관계에 얽매여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시민이 중심이 된 도서관이 아니라 운영주체가 중심이 된 반쪽짜리 도서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존 도서관 개념을 탈피하고 혁신적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 이전 대표기관인 LH와 지자체, 교육기관이 함께 하는 첫 사업인만큼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는 모범사례로 만들어야 한다”며 “도서관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는데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 진주혁신도시 복합문화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인 공용주차장 부지 모습. LH와 진주시, 경남도교육청은 주차장 일부를 활용해 복합문화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강진성기자

“정주여건 바꿀 신호탄 될 것”
최준엽 LH국책사업기획처 국책사업지원부 차장
“시민들은 자신들이 사는 도시가 합리적인 집값과 우수한 교통여건에 더해 가장 정주여건이 좋은 곳이길 원한다.”
수도권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신도시 사업을 경험한 최준엽 국책사업기획처 국책사업지원부 차장은 혁신도시에 세워질 복합문화도서관이 혁신도시 정주여건을 개선할 신호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차장은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에서 신도시 사업을 실시한 결과 주민들은 기본적인 교통과 교육여건, 합리적 집값 외에도 다양한 문화적 혜택이 있는 정주여건 개선을 원하고 있었다”며 “진주혁신도시도 수도권 주민들의 욕구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에 혁신도시의 복합문화도서관을 문화시설 외에도 항공산업과 도시, 건축 관련 서적에 특화된 도서관으로 꾸밀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진주혁신도시는 이전공공기관 직원들은 물론 가족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직원들도 이곳에서 복합문화도서관을 기점으로 자신들의 역량을 펼쳐보이고 싶어한다”며 “도서관 블록방에서 도시모형을  만들고 항공기도 조립하면서 꿈을 키워나가는 도시, 건축의 메카도시, 항공산업도시의 비전을 우리 지역의 아이들에게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준엽(LH국책사업기획처 국책사업지원부 차장)
박성민기자

“사회 변화시킬 저력 갖춘 도서관 돼야”조금주 서울 도곡정보문화도서관장
조금주(50) 서울 도곡정보문화도서관장은 일명 ‘도서관 오타쿠(한 분야에 깊게 심취한 사람이라는 일본어)’로 불린다.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앙도서관을 시작으로 사비를 털어 틈만나면 세계 도서관을 순례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다녀온 세계 도서관을 소개하면서 업계에서는 유명인으로 통한다. 지난해에는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총 14개국 48개 도서관 이야기를 담은  ‘우리가 몰랐던 세상의 도서관들(나무연필)’을 출간하기도 했다.
조 관장으로부터 진주혁신도시 복합도서관이 갖춰야 할 조건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서면으로 진행된 일문일답.

-도서관 건립을 앞두고 운영에 대한 의견이 나뉜다. 운영방안에 대한 해법은.
▲한국의 공공도서관 운영에는 시, 교육청, 민간위탁 등 여러 사례들이 있다.
각각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올바른 운영이라고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또한 누가 운영하는가 만큼 어떻게 운영하는가의 문제 또한 중요하다. 운영주체에 따라 평생교육중심의 도서관, 시 대표도서관으로서 기록관과 박물관을 겸한 도서관, 강연장과 전시 갤러리를 갖춘 문화센터로서의 성격이 강한 도서관으로 운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운영주체가 어느 곳이든 적절한 예산과 제대로 된 인력지원이 없는 한 바람직한 도서관 운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계 도서관들은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보는 기능이 아닌 주민들이 모이고 이야기를 나누는 도서관이 되기 위한 방안은.
▲ 최근 개관했거나 건립을 기획중인 세계의 공공도서관들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2018년 12월 개관 예정인 핀란드의 헬싱키중앙도서관은 지역사회의 소셜 허브를 지향한다. 도서관 전체 공간 2만6200㎡의 약 45%(1만2000㎡)는 도서관의 본래 기능을 하고, 약 31%(8000㎡)는 지역주민들의 모임의 공간, 약 19%(5000㎡)는 상업부지로 계획되어 있다. 2015년 개관한 일본 기후 시의 민나노모리 미디어 코스모스는 전체 1만5300㎡ 규모 중 ‘지식의 거점’인 도서관 규모가 61.4%(9400㎡)이고, 갤러리와 전시실, 200석 규모의 다목적 홀로 구성된 ‘문화의 거점’이 27.5%(4200㎡), 시민활동 교류 센터인 ‘만남의 거점’이 11.1%(1700㎡)를 차지하고 있다. 역시 2015년 5월 개관한 덴마크 오르후스 시 중앙도서관인 Dokk1은 주민 센터와 상업시설을 포함한 복합건물로 총 면적은 6만㎡ 규모인데, 그중에서 도서관으로 사용되는 면적은 1만7500㎡이다.
위의 사례들처럼 최근 공공도서관들의 복합문화공간화는 세계적 트랜드다. 그런데 한국의 공공도서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서로서 최근 한국의 공공도서관들이 복합문화 기능을 소리높이 외치면서 오히려 도서관의 기본 기능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짚고 싶다. 위 복합문화공간 사례로 든 인구 약 41만명인 일본 기후시의 대표도서관인 미디어 코스모스는 90만권 소장을 목표로 하고 30만권에서 시작했다. 인구 26만5000명의 덴마크 오르후스 시의 대표도서관인 Dokk1은 소장 자료 35만점으로 개관했다. 중국의 상하이시에서는 상하이 동분관 건립을 예정중인데, 1만1612㎡ 규모로 장서중심의 개방형 서가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올해 지역 대표도서관으로 문을 연 충남도립도서관은 1만2172㎡ 규모에 8만권, 경남대표도서관은 7869㎡ 규모로 5만권, 울산도서관은 1만5176㎡규모에 14만6000권 장서로 시작했다. 복합문화 기능에 앞서 도서관은 기본 장서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소장 장서수는 많지 않은데 한국의 공공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행사의 가짓수는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부분의 공공도서관마다 책이음, 책나래, 책바다, 스마트도서관, 야간연장, 상호대차서비스를 제공한다. 덴마크에서 시작된 휴먼라이브러리, 영국의 북스타트, 미국의 한도서관한책읽기, 한국의 독창적 프로그램인 길위의인문학, 그리고 도서관 상주작가도 있다. 여기에 메이커스페이스가 새로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상시적으로 작가강연과 전시회 등 많은 문화 활동들이 펼쳐지고, 북클럽 활동지원과 자원봉사자 교육도 있고,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프로그램을 제공한다. 9월과 10월에는 독서의 달 행사와 북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다. 도서관 주관으로 주말 야외에서 벌어지는 지역의 북페스티벌 행사를 위해 직원들이 동원돼야하기 때문에 도서관을 지킬 직원이 없어 도서관 문을 닫는 곳도 있다. 모두 시민들을 위한 훌륭한 서비스고 독서권장 활동이다. 문제는 외국 공공도서관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이 모든 사업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으로 국내 공공도서관 1관당 정규 사서 직원 수는 평균 4.3명에 불과하다. 사서는 하루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이용자를 상대하는 감정노동자다. 외국에서는 운영인력이 많은 지역의 대표도서관급 정도나 돼야 오전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운영한다. 한국은 인력상황이 열악한 중급규모, 작은도서관들도 긴 운영시간을 갖는다. 주말과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가혹하게 적은 인력으로 지나치게 많은 서비스와 행사들을 제공한다. 사서들의 노력과 희생을 갈아서 공공도서관은 근근이 운영되고 있는 형편이다.

복합문화 기능 중시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도서관 평가에서는 문화프로그램 가짓수와 독서동아리 확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의 하나이다. 또한 재정적인 지원도 이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도서관의 지식 정보 제공 기능을 위해 고급정보를 제공하는 유료 데이터베이스 구독에 해마다 얼마나 예산을 투입하는지,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정기간행물의 구독 종류는 얼마나 되는 지에는 그다지 관심 없다. 실제로 공공도서관의 데이터베이스와 정기간행물 구독 실태를 조사해보면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한국의 공공도서관은 다양한 문화 활동보다 기본적인 서비스에 충실해야 한다. 바람직한 도서관 운영을 위해서 문화사업이 아니라 장서보충과 인력지원이 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도서관 건립시 중요한 요소는.
▲ 도서관 건립에서 많은 분들이 독창적이고 세련된 건물의 외관 디자인을 중요시 여긴다. 그러나 도서관 안에서 생활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서의 의견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실제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중국의 심천도서관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전면 통유리의 독특한 외관을 갖고 있다. 건물 밖에서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하지만 아열대성 몬순기후로 낮기온이 30도를 웃도는 5월부터 10월까지는 도서관 열람실 안에서 강렬한 햇빛을 피하기 위해 파라솔 설치로도 모자라서 이용자들이 양산을 쓰고 공부하는 웃지 못 할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천도서관처럼 한국에도 통유리 도서관 건물이 제법된다. 최소한 30~40년은 사용할 건물의 냉난방을 위해 소요되는 전력량과 그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건축가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보다 실제 그 도서관을 사용하고 그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사람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보존서고에서 자료실로, 혹은 사무실에서 자료실로 도서의 이동을 신속하게 하고, 사서의 작업 동선을 최소화하고, 자료가 이용자에게 전달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또한 이용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린이실의 사서데스크는 열람실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 이용자들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위치해야 하고, 엘리베이터 공간이 크거나 수가 많지 않다면 장애인 열람실은 1층에 위치해야 한다. 건축가나 실내 디자이너의 시각이 아니라 일주일에 40시간 이상을 보내야 하는 사서의 편리성과 그 공간을 이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로 그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디자인해야 한다.

한국은 2017년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반면 출산율은 1.0명 아래로 떨어져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한국에는 이미 수많은 어린이전용도서관이 있고, 모든 공공도서관에는 대개 어린이실을 갖추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로 변화한 한국의 현실에 맞추어 어르신전용도서관은 어렵더라도 어르신을 고려한 공간과 가구들, 서비스에 보다 관심을 두어야 한다. 최근 건립되는 도서관들 중에 바닥부터 천정까지 서가를 세우고 책으로 채우는 곳들이 있다. 올려다보는 순간 서가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20만권의 장서를 갖춰놓고 실제로 6만권밖에 이용자들이 접근할 수 없다면, 이런 곳은 소셜미디어에 올릴 일회성 셀피 촬영 세트장으로 기능할 뿐 이용자에게 장시간 머물게 하면서 독서를 권장하는 일상 생활공간은 아니다. 공공도서관의 장서는 보관이나 장식이 아니라 이용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진주혁신도시 복합도서관은 2022년 개관이 목표라고 들었다. 현재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의 과학 기술발달로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도서관 환경도 바뀌어 간다. 2018년 현재, 온라인에서 가상현실로 도서관 공간을 체험하고, 서가에는 증강현실 체험 도서들이 어린이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외국의 공공도서관에는 이미 도서분류자동기기(Booksorting Machine)가 RFID를 스캔하고 주제나 실별로 자료를 구분한다. 자율 주행이 가능한 장서점검 로봇(Book Inventory Robot)과 장서반납 로봇(Bookdrop Robot)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백만 권 소장 가능한 자동화시스템(Automated Storage and Retrieval System)은 이용자가 신청한 도서를 수 분 내에 이용자 손에 들려준다. 사람의 노동력이 아니라 로봇과 기기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기술발달의 속도를 감안하면 2022년의 도서관의 환경은 현재와는 또 많이 달라진다. 현재의 유행과 서비스 기준으로 도서관의 구조와 공간, 가구와 인테리어를 제한하시면 안된다.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

-공공 도서관이 가지는 지역사회에서 역할은.
▲도서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것은 조국도 아니고 어머니도 아니고 동네 작은 도서관”이라고 했다는 빌 게이츠의 말이다. 이 말의 영어 원문을 찾으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찾지 못했다. 하지만 빌게이츠가 알려진 문구 그대로 말했더라도, 여기에서 작은 도서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작은도서관은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작은도서관이라고 하면 건물 규모가 작고 장서수도 작은 도서관을 생각한다. 도서관법 시행령에서는 작은도서관의 시설과 자료기준에 대해 ‘건물면적 33㎡(약 10평 이상), 열람석 6석 이상, 도서관 자료 1000권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작은 도서관(Small Library)이라 함은 봉사인구수 기준으로, 즉 지역의 거주민 수가 2만5000명 이하를 말한다. 일례로, 콜로라도주의 파인리버라이브러리(Pine River Library)는 봉사인구수(지역주민수)는 약 9000명인데, 장서는 4만권이고 도서관 직원은 16명이다. 이 도서관의 2017년 예산이 약 96만6000 달러로 우리 돈으로 10억 원을 상회하고, 건물면적 1115㎡의 규모에 더해 1579㎡의 야외정원을 갖고 있다.

미국의 대다수의 마을 공공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로 수많은 외국어 강좌의 무료수강이 가능하다. 또한 린다닷컴을 통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배울 수 있다. 어도비포토샵, 영상물편집하는 파이널 컷프로, 음악 제작하는 로직프로, 3D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 Maya,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일러스트레이터,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와콤(Wacom) 등의 소프트웨어를 모두 온라인에서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의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뛰어난 영재를 키우기가 어렵다. 왕따 문제 등으로 학교생활부적응자도 있다. 지역의 공공도서관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학교생활부적응자나 영재를 위한 홈스쿨링 교제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연령을 초월하고 재정적인 문제, 지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지역의 공공도서관에서 다양한 자료와 각 분야의 전문가를 연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 서울 강남에 사는 아이와 경상도 아이에게도 똑같은 지식과 정보의 접근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아이들에게도 1만권 내외의 작은도서관이 아니라 100만권의 장서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균등한 기회와 모든 정보와 지식에 대한 접근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고액의 학원이나 개인과외를 통해서가 아니라 공공도서관의 외국어 강좌를 통해 교육받고,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로 최신의 정보들을 접하게 하고, 공공도서관에서 고가의 기기들과 소프트웨어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공공도서관은 모두에게 열려있고,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민주적이며 평등한 기관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봉사하는 복지기관이기도 하다. 이제 지역사회의 공공도서관에서 새로운 최신기술을 익히고, 어학을 배우고, 사람들을 만나며, 같은 관심과 취미를 갖는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이 되어야한다. 저는 ‘미국 사회를 움직이는 힘, 도서관’이라는 책을 써서 출간한 바 있다., 한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저력 역시 공공도서관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에 맞는 특화도서관이 되기 위한 노력이 있다면.
▲진주시의 지역적 특성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지역에 맞는 특화된 도서관에 대한 조언을 드리기 어렵지만 공공도서관에서 가능한 특화 서비스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청소년들은 학교 공부와 학원시간에 쫓겨 도서관을 오기도 힘들고 순수하게 책을 읽는 목적보다 시험공부를 위해 찾아온다.

유럽과 미국의 공공도서관에도 청소년들의 이용률은 낮은 편이다. 때문에 요즈음 유럽과 미국의 공공도서관에서는 청소년 전용공간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은 싱크대가 딸린 부엌공간에서 친구들과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무대 공간에서 자신이 창작한 시를 발표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한다. 컴퓨터로 게임을 하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찍은 동영상을 편집하여 유튜브에 올리고, 자신의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친구들과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녹음한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목공예 작품을 다듬고, 3D 디자인과 프린팅을 한다. 도서관에서 청소년 전용 공간을 제공하면서 작가, 배우, 댄서, 뮤지션, 영화제작자, 유투버, 화가, 게이머, 예술가, 창작자의 꿈을 꾸게 합니다. 이러한 시도들도 인해 청소년들의 도서관 이용이 많이 증가했다.

앞서 홈스쿨링 자료에 대해 언급했는데, 도서관 자료라고 하면 인쇄자료만 생각한다. 이제 공공도서관에도 오디오북과 같은 듣는 책도 구비를 하고, 영화 DVD도 음악 CD도 갖추고,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데이터베이스도 구독해야 한다. 뉴욕시에 시블도서관(SIBL, Science, Industry and Business Library)이라고 있다. 과학, 산업, 그리고 경제 주제 전문도서관으로, 과학과 경제 분야의 150만 권의 장서를 갖추고 고급정보를 제공하는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블도서관 방문에서  깜짝 놀랐던 점은, ‘금융시장의 지배자’로 불리는 블룸버그 단말기를 그것도 세 대나 발견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단말기는 주로 증권거래소나 트레이딩펌의 중개인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채권 및 원자재 등의 시세와 가격 등 각종 거래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 단말기의 사용료는 1대당 월간 2000달러, 1년 기준으로 2만4000달러(약 2700만원)다. 파생상품 정보 등 옵셥에 따라 다른데 한국 금융권에선 평균 3500만원 내외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트레이더와 투자자 등 소수의 사람들만 접근 가능한 고가의 기기에 미국의 공공도서관에서는 노숙자도 접근이 가능한 것이다.

공공도서관에서 다양한 주제의 전문가들이 최신정보와 깊이 있는 전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미국의 공공도서관에 사서 예약 서비스라고 있다. 이용자가 사전에 이메일로 사서에게 문의를 하고 약속 날짜를 잡는다. 질문을 하고 약속을 잡고 면대면 상담한다. 적어도 수일이나 일주일 정도의 시간동안 사서는 그 주제에 대해 조사를 하고, 전문가를 찾고,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소장처를 확인하고 상호대차 주문을 하고, 마침내 이용자와 면대면 상담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논문을 쓰는 법, 필요한 자료를 찾는 법, 사업을 위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 매력적인 이력서 작성법 등이 사서가 제공하는 전문서비스다.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공간, 최신의 지식과 정보제공, 경험 많고 노련한 전문가의 어드바이스 제공 등으로 지역의 시민들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도서관을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해외 공공도서관 가운데 국내에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가 있다면.
▲한 곳을 추천한다면, 싱가포르의 공공도서관 사례다. 템피니스 공공도서관(Tampines Regional Library)은 2017년 8월에 템피니스 허브로 불리는 복합건물 내에 총 5개 층 건물의 1만6722㎡규모로 개관했다. 40만권의 장서와 347종의 잡지, 1만6800점의 시청각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도서관은 마치 축구경기장을 품에 안은 모양새다.

복합건물 내에는 도서관과 축구장 외에도 극장, 수영장, 커뮤니티 센터, 푸드코트, 대형슈퍼마켓 등이 들어서 있다. 싱가포르의 또 다른 공공도서관인 부킷 메라 공공도서관(Bukit Merah Public Library)은 종합위락시설인 비보 시티(Vivo City)로 내년에 이전하여 재개관을 준비 중이고, 이슌 공공도서관(Yishun Public Library) 역시 북부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노쓰포인트 시티(Northpoint City) 내로 이전할 계획이다. 대형으로 도서관 규모를 확장하면서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규모 상업시설로 이주를 추진하는 싱카포르의 도서관 정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야말로 도서관이 사람들의 삶 속으로, 개인의 일상생활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스포츠를 좋아하는 청년,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고 싶은 직장인, 최신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창작하고 싶은 청소년, 요리를 배우고 싶은 여성과 같이 책에 관심이 없고 책을 읽지 않는 비독자들 모두에게 지속적인 독서를 장려하고 만족할만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지역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이익을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사회변화에 대응 가능하게 하려는 슈퍼 라이브러리로의 변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박성민기자

출처 http://www.g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8946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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