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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일 월요일

김재엽 연극연출가, 세종대 교수의 페이스북 코멘트(2018년 9월 20일)

“저는 블랙리스트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의 이름을 요구합니다.”
-모멸감에 대하여
이틀 전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행정관으로부터 검열백서에 들어간 나의 원고에 대하여 인쇄가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 교정을 부탁하는 문자를 받았다. 

“징계0”의 셀프면책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도종환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이 이제 마지막 백서발간을 진행 중인 것이다. 함께 백서를 준비한 진상조사위원회와 제도개선위원회 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전면 재이행”을 요구했지만, 대답없는 문체부 공무원들은 백서발간을 강행할 듯하다.

그렇다면, 검열백서에 “징계0” 셀프면책을 선언한 공무원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을까. 현재 “징계0” 셀프면책을 선언한 공무원들은 발간이 예정된 검열백서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A,B,C로 나열할 것을 요구한다. 이전에 블랙리스트 예술가들에게 전해온 진상조사결과보고서 어디에도 내 이름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준 공무원의 이름을 발견할 수 없었다. 나중에 검열백서가 나오더라도 명예훼손의 법적근거를 들어서 우리는 그때 그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들이 누구인지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카프카의 소설에 나오는 공무원 K 정도로 기억될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지켜야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 권위있는 사람들의 명예만 보호한다. 문체부 공무원들이 불법적으로 우리들을 사찰하고, 우리들의 이름으로 리스트를 만들고, 우리들의 이름을 돌려보고, 우리들의 이름을 세상에 공개해도 우리들의 이름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한다.

예술가는 자기 이름을 걸고 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국가가 앞장 서서 명예를 존중해주는 무수한 공무원 A,B,C들 앞에서 한없이 가벼운 내 이름이 감내해야 하는 모멸감에 몸서리친다.

나는 블랙리스트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의 이름을 요구한다. 국민으로부터 월급을 받는 공적인(public) 인간들은 공개(public) 되어야 한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momoplayer?fref=n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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