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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9일 월요일

Okin Collective/ 옥인 콜렉티브 지음

Okin Collective

옥인 콜렉티브 지음
이 책은 서울 종로구 옥인아파트 철거를 계기로 결성된 작가 그룹 옥인 콜렉티브의 지난 3년간의 작업을 기록한 책이다. 2009년 7월, 강제 철거를 앞둔 옥인아파트에 거주하던 동료의 집을 방문한 작가들은 급작스런 철거 현장에 남겨진 세입자들이 처한 난감한 상황과 이미 떠나버린 거주민들의 흔적이 뒤얽힌 공간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근대라는 서울의 역사성과 속도와 자본 중심의 도시 기획이 삶에 침투하는 방식을 살펴보는 일이기도 했다.
언제나 개발 중인 도시에서 급작스레 사망 선고를 받게 되는 공간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정황에 그들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개발에 대한 이원론적 찬반이나 커뮤니티의 이해관계를 넘어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의 폭을 넓히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옥인 콜렉티브는 옥인아파트가 사라진 지금까지도 주변에서 쉽사리 발견되는 무수한 ‘옥인’을 기억하며 척박한 도시 공간 속의 탐험, 연구와 놀이, 환대(hospitality), 예술과 일상의 말랑한 침투와 개입을 고민하고 있다.

발췌

이제 옥인 콜렉티브의 출발점이 되었던 옥인아파트는 생태공원이라는 이름 아래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우리는 2009년 7월의 이상한 오후를 기억한다. 강제 철거라는 황당한 상황에 처한 동료와 급하게 떠난 사람들이 남겨둔 파편들로 가득한 초현실적인 아파트의 안팎은 우선 말을 잃게 하는 스펙터클로 다가왔다. 철거 업체의 인부들이 내던지는 유리창의 괴괴한 소리와 초여름 인왕산의 현란한 풍광은 욕망과 현혹, 그리고 공포가 혼재하는 아수라계(阿修羅界)의 압축태쯤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이정민, 9쪽)
옥인 콜렉티브가 데리고 놀며 한편으로 연구하고 만들어낸 사물들은 무기와 장난감 사이에 있다. 사물은 옥인 콜렉티브가 움직이고 대화를 걸어오는 데 필요한 ‘교각(bridge)’이 된다. 옥인 콜렉티브는 사물의 순간적인 역전을 꿈꾸고 어떤 특별한 날의 모임에 사람들을 초대한다. 다리는 그냥 무너지지 않는다.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들의 오늘밤 만남은 가능하다. (현시원, 276쪽)
옥인 콜렉티브를 이러한 넓은 현실 속에 놓고 보면 역사와 도시를 가로지르는 연대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각 그룹들은 그들이 처한 특정 상황에 다양한 전략으로 반응한 것이지만, 이들이 지닌 애초의 원동력 속에는 임시적 공동, 즉 짧은 기간 동안 존속할지라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립하기 위한 ‘장소 내의 장소’를 창조하려는 생각이 있다. 도시성의 특성들이 아직 온전히 드러나지 않은 반면, 그에 대한 반응들은 유사한 본질을 지닌 등고선이 되어 지도를 형성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옥인 콜렉티브가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러한 상호 제작 지도들은 대안적인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새로운 지형을 탐색한다.” (제이슨 웨이트, 356쪽)

차례

서문: 선언은 연기되었습니다
옥인아파트 프로젝트
옥인동 바캉스
워키토키
언플러그드 랩 투어
옥인동의 불꽃
인왕산 사생대회
옥인 오픈 사이트
옥인 선언문: 5분간의 혁명
콘트리트 아일랜드
옥인 인터넷 라디오 스테이션 [스튜디오+82]
패닉룸: 당신이 원하신다면
가방이 선언이 될 때
작전명–하얗고 차가운 것을 위하여
리버사이드 잔혹극
작전명–까맣고 뜨거운 것을 위하여
옥인 인터넷 라디오 아카이브 쇼
바닥의 노래를 들어라
옥인아파트 철거 일지
협업 및 참여자 목록
아티스트 CV
에세이
고개 돌려 바라봄 / 하어영
시행되지 않은 퍼포먼스에 참여한 기록 / 이우성
세계의 패망에 맞서 / 현시원
이정표: 집단적 미래를 향한 공동의 과거 / 제이슨 웨이트
인터뷰 & 토크
《워킹매거진》 7호 77
《데이즈드 & 컨퓨즈드》 33호
[스튜디오+82] 5, 6회 녹취록
《아티클》 2012년 1월호
포도포럼: 라운드테이블

지은이

김화용, 이정민, 진시우로 구성된 옥인 콜렉티브는 종로구 옥인동에 있던 옥인아파트의 지명을 딴 작가 그룹이다. 단독 전시 ‘옥인 오픈 사이트’(옥인아파트, 2010), ‘콘크리트 아일랜드’(테이크아웃드로잉, 2010) 외에 ‘랜덤 액세스’(백남준아트센터, 2010), ‘여론의 공론장’(대안공간 루프, 2010), ‘19금 퍼포먼스 릴레이’(대안공간 루프, 2011), ‘안녕 없는 생활들, 모험들’(부산시립미술관, 2011), ‘파동’(두산갤러리, 2012)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2010년 9월부터 현재까지 옥인 콜렉티브 인터넷 라디오 스테이션 STUDIO+82를 운영 중이며, 현재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로 입주해 있다.

편집

박활성

디자인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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