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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2일 화요일

윤미향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그리고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 기자회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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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피해자
 
수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이면서 수많은 내용, 역사가 담겨진 표현이지요. 그 무게감 앞에서 피해자와 함께 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아무 말도, 최소한 자기 자신이 투신하고 있는 활동의 정당성을 지키기 위한 변호조차도 하지 못한 채 침묵으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습니다. 그저 활동으로 우리의 정당성을 보여드릴 수밖에 없다고 다짐하며 정말 온몸을 던지듯이 그렇게...
 
피해자와 함께 하는 운동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 활동가들에게 무조건 피해자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라’ ‘네가 잘못했다고 해라그러면 나중에 우리 스스로에게 다 보람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할머니들도 알아줄 것이다.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런 참 힘겨운 부탁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제게 대응을 하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저는 이렇게 소극적으로 제 생각과 마음을 담아내는 글로 대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응을 해야 할 상대가 피해자이시기 때문입니다. 1992년에 이용수 할머니께서 신고전화를 했을 때에 제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았고, 모기소리만한 목소리로 떨면서 저는 피해자가 아니고, 제 친구가요...” 하던 그 때의 그 상황을 바로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30여 년을 함께 걸어 왔습니다. 수요시위에서 제가 경과보고를 하고 나면 꼬옥 안아주며 최고라고 하시던 할머니의 말씀에 다 큰 어른인, 아니 할머니가 되어가는 저는 그저 어린 아이처럼 좋아라 했습니다. 피해자의 칭찬은 제가 활동하는 보람을 갖게 해줬고, 피해자의 웃음은 저를, 제 자신은 던져버리고 일에 미치게 만든 에너지가 되어줬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였기에 조심스런 목소리로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비례후보로 신청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할머니의 반응을 긴장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잘했다하시던 할머니의 말씀, 또 다른 제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그래 그래 그러자고 하셨던 할머니의 말씀에 정말 춤이라도 추고 싶었습니다. 할머니의 지지는 제게 그런 의미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우리문제 다 해결하고 가라' 라는 목소리로 바뀌었습니다.
 
오늘 기사들을 보며, 수많은 기자들에게 전화를 받으며... 온 몸에 힘이 빠져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국회 마당 잔디밭에 깜깜해지도록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혈압이 높은 할머니가 생각이 나, 그 상황 중에 할머니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잠은 잘 주무실 수 있을까? 나 같으면 아마 오늘 밤 잠도 못잘 것 같은데... 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그렇게 말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세 차례나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으셔서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들어와 제 사적인 공간 안에 들어오는 순간....
 
30여 년 동안의 활동 속에서도, 수많은 공격 속에서도 제 심장은 딱딱해지기보다 오히려 더 말랑말랑해졌나 봅니다. 심장이 조여 오고, 온 몸에 쥐가 나고... 아프고... 눈물이 나고... 그러나 힘을 내야겠다고 다시 다짐합니다.
 
정의연의 활동과 회계 등은 정의연에서 설명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정말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사받고, 보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모금 목적에 맞게 사업도 집행하고 있고...
 
정의연은 1992년부터 할머니들께 드린 지원금 등의 영수증을 할머니들 지장이 찍힌 채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보관할 당시에는 할머니들의 기억에 확인용으로 보관했지만, 어느새 그 기록들은 사료가 되어 있습니다.
 
2015.12.28한일합의로 박근혜정부가 받은 10억 엔에 대해서..., 오늘 오전에 우리 이용수 할머니와 통화를 하는 중에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져 있음을 알았습니다. 저와 다른 할머니들은 박근혜정부가 10억 엔을 받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 당신만 몰랐다고, 128, 윤병세 장관 편지에 써 있는 것을 보고 알았다고...

그래서 다시 기억을 끄집어내어 설명을 드렸습니다. "20151228, 한일합의 발표 당일, 할머니 일찌감치 사무실로 오셔서 저, 연구자, 변호사님들과 함께 TV 틀어놓고 윤병세 장관 발표 보고 있었고, 발표 끝나자마자 할머니와 같이 기자회견 해서 할머니 말씀하시는 것 그 날 밤에 뉴스에 다 나갔다"... 그런데 우리 할머니.... 아니라고 하셔서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피해자들과 함께 한 그동안의 제 경험에는 그럴 때는 그 상태에서 멈출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수요시위에 대해서는 다른 말 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에 대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세대와 성별, 민족을 초월하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 인권교육의 체험현장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이용수 할머니는 그동안 그 누구에게도 이용당하지 않을, 정말로 그 누구보다도 주체적이고 용기있고, 씩씩한 영웅으로, 인권운동가로 활동을 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수요시위에 나오는 어린 청소년들과 청년들은 이용수 할머니를 존경한다고 고백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요,
이용수 할머니의 30여년, 우리 김복동 할머니의 30여년, 우리 김학순 할머니의 아쉬운 17년의 운동... 우리 강덕경 할머니의 아쉬운 16년의 운동... 수많은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시간들, 그 세월의 몫까지 제 삶에 담아 21대 국회에서 죽은 자들의 몫까지 함께 해내는 운동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그 길 밖에 제가 갈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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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미국 시간으로 510일 경(한국시간으로 511일 월요일), 조선일보 구성민 기자가 딸이 다니는 UCLA 음대생들을 취재하기 시작했답니다. 딸이 차를 타고 다녔냐 씀씀이가 어땠냐 놀면서 다니더냐 혼자 살았냐 같이 살았냐 등등을 묻고 다닌답니다.
 
딸은 차가 없었습니다. 걸어다니거나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UCLA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학비와 기숙사 비용 등은 이미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상세하게 공개되었고, 기사화 되었습니다.
 
UCLA대학원에 진학하기 전 시카고에서 1년 공부를 할 때에는 전액 장학금으로 공부했습니다.
 
모 방송사 기자는 제가 단체시절 차량 리무진에 기사가 있었다던데 사실이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리무진이 있을 리 없지요. 저는 전국 각지에 연대활동과 교육활동을 다녀도 제 승용차를 제가 직접 운전해서 다녔습니다.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겁나지 않습니다. 친일이 청산되지 못한 나라에서 개인의 삶을 뒤로 하고 정의 여성 평화 인권의 가시밭길로 들어선 사람이 겪어야 할 숙명으로 알고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정의연과 저에 대한 공격은 30년간 계속된 세계적인 인귄운동의 역사적 성과를 깔아뭉개고 21대 국회에서 더욱 힘차게 전개될 위안부 진상규명과 사죄와 배상 요구에 평화인권운동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보수언론과 미통당이 만든 모략극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협상을 체결하고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은 미통당에 맞서겠습니다. 일제에 빌붙었던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한 친일언론에 맞서겠습니다.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시각을 조금도 바꾸려 하지 않는 친일학자에 맞서겠습니다.
 
30년 동안 온갖 수모와 난관과 피눈물 속에서도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고,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친일 세력의 부당한 공격의 강도가 더 세질수록 저 윤미향의 평화 인권을 향한 결의도 태산같이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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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을 응원합니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핑계로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보수진영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않고 기부금으로 자녀유학을 보내고, 공금을 유용한 의혹이 있고, 한일 위안부 합의사실을 먼저 알았다며 폭로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다수가 숨죽여 침묵할 때 일본 제국주의의 성노예 범죄를 세계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친 한 사람의 인생과 역사적 성과를 누더기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도 피해자 할머니와 정의연의 오랜 연대와 인간관계를 이간질하는 가장 악랄한 방법으로 말입니다.
 
사실 할머니들과 정의기억연대가 함께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운동을 해왔지만 늘 입장이 같지는 않았습니다. 1995년 아시아여성기금이나 2015년 화해치유기금을 받자는 할머니들도 있었지만, 정의연은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일도 이런 문제의 연장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진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2015년 박근혜 정권이 맺은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파기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기부금의 진실이 아니라 위안부의 소멸을 노리고 있는 것이지요.
 
친일 반인권 반평화 세력이 최후의 공세를 하고 있습니다.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던 미통당, 일제와 군국주의에 빌붙었던 친일언론,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친일학자들이 총동원된 것 같습니다. 보수언론이 기부금 문제를 제기한 바로 어제,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는 일본업자·피해자 부모 합작품"이라 주장했습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제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시민단체가 나서서 고발하고, 검찰이 수사하고 언론은 검찰의 입을 빌려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단독이라며 연일 보도할 것입니다. 그렇게 당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닙니다.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죽일 수 없습니다. 오늘 침묵한다면 보수 망나니의 칼춤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목덜미를 겨누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정의를 기억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이용수 할머니의 심경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수십 년 함께했던 수요시위라는 시간과 공간까지 부정하게 된 할머니의 절망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기나진 투쟁에도 여전히 답이 없는 일본, 그래서 죽을 때까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좌절의 깊이를 이해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인께 따뜻한 연대를 보냅니다. 30년 동안 온갖 수모와 피눈물 속에서도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고,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듯이, 이번 난관도 잘 극복하고 본인의 다짐처럼 죽은 자들의 몫까지 함께 해내는 운동을 꿋꿋하게 해낼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언론의 공정보도와 진실보도를 촉구합니다. 기부금은 합법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자녀 유학자금은 장학금과 남편의 배상금으로 마련했다는 윤 당선인의 입장도 보도해야 합니다. 위안부의 역사적 진실을 찾는 기나긴 여정에 인생을 바친 윤미향 당선인마저 공금횡렴범으로 조작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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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봉
 
1.
적은 금액이나마 매월 20여개 시민사회, 독립언론단체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조금이나마 열악한 단체에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내가 지원하는 단체의 활동을 통해 내가 바라는 사회가 조금이나마 가까워지를 위한 마음으로 내고 있다. 정기 후원을 결정하기 전에 있어 단체 설립의 목적을 가장 먼저 본다. 인도적 지원단체인지, 정치사회적 활동을 위한 단체인지 그 목적에 따라 내가 낸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확인해본다.
 
2.
정의기억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199037개 여성단체의 결의로 발족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2015한일합의무효화와 일본군성노예제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100만 시민들의 참여로 2016년 설립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2018711일 통합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주요활동으로는
-피해자 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연구.조사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교육과 장학사업
-기림사업과 국제연대 사업
-전시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활동
-전시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인도적 지원(구호)단체가 아니라 일본군 '성노예'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이다. 인도적 지원단체라면 모금액 정해서 할머니들에게 지원금만 지급하고 해산하는 게 맞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단체이기 때문에 할머니들의 생활지원, 국제적 연대, 교육사업, 소송 등 법률적 지원 등 여러 가지 방면에 기부금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회계내용을 보면 기부금을 횡령하거나 도덕적으로 문제 삼을 만한 건 한건도 없다.

인건비도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그러했듯이 예전에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고 지금도 그 정도를 갓 넘는 수준으로 알고 있다 오늘 C일보 모 기자가 기자회견장에서 윤미향 전 대표 월급을 공개하라며 계속 질문하다가 결국 타사 기자들이 제지했다고 하는데...
 
결국 기사는 정의연 "이용수 할머니께 사과... 기부금 사용 내역은 공개 못해"로 악의적으로 기사를 썼던데 그렇게 왜곡보도를 하면 안된다(전체인원의 인건비 총액은 공개했음...개인 프라이버시인데 니 월급 까라고 하면 좋겠니?")
 
갠적으로 4.16연대에도 후원을 하고 있는데...나의 후원금이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사업뿐만 아니라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활동을 위한 교육, 연구, 홍보, 인건비 등에 쓰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3.
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과 관련해서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이 혹 서운하게 해드린 것은 없는지, 부족함은 없었는지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피해자에 대한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억울하고 오해받아도 그게 맞다고 본다..진정성에 대해 언젠간 많은 이들이 알아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정의연의 기자회견도 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4.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공격은 목표가 확실하다. 본질적으로 더불어시민당 공천에 탈락해 민주당을 아베총리보다 나쁜 놈이라 욕하며 다니고 있는 A씨와 보수 언론이 윤미향 전 대표의 국회진출을 막으려는 것이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단체들이 더불어시민당에 제출한 항의 서한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는 내용들이 많다. 더불어시민당이 A씨를 공천에서 탈락시킨 건 정말 잘한 선택이다. 윤미향 전 대표의 국회진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거 하나는 분명하다 일본과 보수 세력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30여 년 동안 가장 앞장섰던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5
딸의 UCLA 유학 관련해서 의문들이 많던데 윤미향 전 대표의 소명 자료처럼 2018년 남편의 간첩조작 사건에 대한 배상금지급(남편의 형사배상금 19천만 원, 가족에 대한 민사배상금이 89백만 원)을 받았고, 자녀 유학에 소요된 비용은 약 1억 원 정도이다. 한마디로 정부에서 받은 배·보상금으로 유학비 충당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고, 딸이 공부도 잘해서 장학금(시카고에 있는 대학원에서 1년 장학금 받음) 지급받아 학비를 일부 충당했다 또 피아노 전공의 특성상 미국이나 유럽(독일 등)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한다.
 
어떤 언론에서는 반미주의자가 왜 딸을 미국에 유학 보내느냐고 하는데 내가 아는 윤미향 전 대표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라 미국의 일방주의 정책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비판을 한 진보적인 인권활동가이자 여성운동가이다
 
*평소에 한미 방위비분담금 압박, 사드 배치 등 미국의 일방주의 정책에 대해 비판해오던 내가 미국 시카고에 재즈 음악 들으러 여행 다녀왔다고 위선자라고 욕하는 이상한 사람들 없던데 참 어이가 없다.

6.일반인은 그렇다 치고 시민사회단체 운영과 관련해 기자들이 너무나도 모르는 것 같다. 몇 개 단체만이라도 비교해보면 정의연이 얼마나 투명하게 회계처리를 하는지 알 수 있을 텐데...모르면 제발 공부 좀 하자. 정의연에서 밝혔듯이 국세청 기준에 따라 지출항목별 대표지급처를 기재하며, 2018년 모금사업비 총액의 대표지급처를 디오브루잉으로 기재한 거고, 2018년 모금사업비의 지급처는 총 140여 곳이다. 3300만원(정확한 금액은 3,398,305)140여 곳에 지급된 지출 총액이다. 마치 하룻밤에 3300만원어치 술 먹은 걸로 선정적으로, 악의적으로 보도하다니... 사실관계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국세청 공시마저 [단독]까지 달아가며 왜곡하는 이유가 뭘까? 그리고 디오브루잉에 지출된 비용은 2018년 정의연 후원의 날 행사로 지출된 비용으로 기부가 아닌 모금사업비 지출이다.
 
7.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도 윤미향 전 대표도 남편도 딸도 우리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가 맺어준 가족 같은 사람들이다. 가족이 다치는 데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그래서 그 펜으로 사람이나 단체를 근거 없이 공격하면 죽을 수도 있다. 언제쯤 그 칼춤을 멈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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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용
 
1. 정의연 기사를 보면서 몇 가지 소회를 밝히고 싶다.
2. 1,500명이 넘는 활동가들의 상조단체인 <공익활동가 사회적 협동조합 동행>의 창립 이사장이고 현재 후원회장으로서 어제, 오늘의 일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고 싶다.
3. 일부 기자들의 질문은 태도가 무례 했고 내용은 황당하거나 금도를 넘는 것이었다. 30년 동안의 영수증을 공개하라고? 나는 궁금하다. 그렇게 질문하는 기자의 소속 회사는 30년 동안 영수증 전부를 보관하고 있는가?
4. 정의연이 자선단체인가? 복지단체인가? 피해자의 인권을 대변하고 불의한 상황을 알리고 개선시키려는 단체인가? 기자들은 무엇이 다른지를 알고 질문 했는가?
5. 피해자나 어려운 분들을 물리적으로,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주로하는 자선/복지단체는 가능한 많은 자원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애를 쓰며, 후원을 요청 할 때도 피해자나, 어려운 분들의 사정을, 생활형편을 앞세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경비가 들게 마련이고 대체로 20~40퍼센트는 경비로 지출되게 마련이다. 작은 단체는 오히려 기획, 조직, 관리, 활동, 인건비, 홍보비가 더 나가는 경우도 많다.
6. 상상해보라, 기관을 운영하려면 얼마만큼의 사람이,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어떤 경로를 통해, 누가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정보를 만들어 당신에게 정보를 보내는지, 당신이 보낸 쌀을 누가 이고 지고 가서 전달 할 것인지, 반찬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청소는 누가 하며, 설겆이는 누가 하는지, 어떤 도움이 적시에, 적절하게 필요한지를 누가 판단하고 실행하고 있을지, 사람을 돕고, 살리는 일을 하려면 어떤 수고가, 어떤 활동이 필요한지!
6. 인권, 환경, 젠더, 정책, 연구, 조직 활동을 하는 단체는 당연히 직접적인 형태의 물리적 지원보다 활동비가 더 들어가는 것이 상식 아닌가? 그것이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인가? 당신이 알고 있는, 알게 된 수 많은 정보 중에 '시민단체'를 통해 알게 된 정보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았는가? '정신대, 위안부, 소녀상' 등에 대해, 일본의 만행에 대해, 할머님들의 기가 막힌 삶에 대해 누구를 통해 알게 되었고, 누가 그 이야기를 해주었는가? 환경에 대해, 기후 위기에 대해, 열악한 노동현실에 대해, 인권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해, 권력자들의 부정과 부패에 대해, 당신과 우리 모두의 복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하는 사람들, 그들을 당신은 누구라고 생각했는가?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당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나서서 그 사실을 폭로하고, 피해자를 대신해 발언해주고, 권력과 싸워주는 사람들, 언론에서, 관심에서 사라져도 1365일 그 억울한 사람들 곁에서, 뒤에서, 앞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 그들이 사는 삶을, 그들의 생활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7. 활동가들이 월급을 올려달라고,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우리의 활동을 알아달라고, 우리가 얼마나 큰일을 하는지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들어본 적은 있는가?
8. 15년 차 이상의 활동가들이 평균 200여만 원 받는다는 것을, 이것도 최근에 공공과의 협업, 위탁사업 등을 진행하는 기관, 단체의 활동가들의 임금을 합쳐서 낸 평균이라 그 정도이지 아직도 100만 원대를 받으며 활동하는 활동가들, 그보다 아래의 활동비를 감수면서도 신념을 가지고 일하는 활동가들이 많다는 것을, 평균 부채가 6~7천만 원이고, 융자나 보험이나 연금 등은 딴 나라 이야기라는 것을, 이런 상황에서도 활동가들이 우리 임금 올려주세요! 아니면 우리 임금부터 올릴게요! 라고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9.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을 시작한 것은 활동가들 스스로 '상부상조'하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다치고, 아프고, 심지어는 죽어도 스스로의 신념과 신앙에 따라 활동하는 사람들이라 모든 것을 스스로 감수한다. 이런 아픔을 알리지도 않고 있었다. 후원자들께, 피해자들, 어려운 분들께 부담을 드릴까봐! 5천원~2만원 낸다. 아프고 힘들 때, 자녀 학비가 필요할 때 서로 돕는다. 관심 밖에 머물러 있는 활동가들의 생활인으로서의 삶, 작지만 서로 관심을 가져주고 챙겨준다.
10. 활동가 앞에 '공익'을 붙인 것은 활동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다짐하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활동가들을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법적, 제도적으로 인정해줄 것은 인정해주고 이들의 활동이 우리 모두의 삶과 세상을 개선하려는, 공공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편을 가르고, 모욕해서는 안 된다.
11. 우리가 추운 날 촛불을 들었을 때, 잠도 휴일도 반납하며 그 무대와 광장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정리하던 사람들, 눈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사람들이 활동가들이었다. 정신대, 위안부를 잘 알지도 못 하고, 일본의 만행과 우리나라 친일파들, 부패한 권력자들의 행태에 대해 잘 알지 못 했을 때, 잡혀가고 두들겨 맞으면서도 진실을 외치고 알려준 사람들, 김용균 군이 죽었을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그 가족들과 함께한 사람들, 진실을 알린 사람들, 그 사람들이 활동가들이고 그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 시민사회단체이다.
12. 급박한 상황은 많고, 정치적 압박도 심하고, 인원은 적고, 당장 쓸 돈도 부족하고, 언제나 바른 태도를 유지해야 하고, 사적인 어려움을 토로해서는 안 되고, 지켜보는 사람은 많고, 일은 넘치고... 현실이다.
13. 부탁이다. 거의 대부분의 활동가들, 시민사회단체, 우리사회의 평균치보다 훨씬 더 높은 도덕률을 가지고 있다. 사적인 이익을 위해 활동하지 않는다(어느 사회나 일탈하는 소수는 있다. 시민사회단체 안에도 그런 사람들 일부 있는 것 인정한다).
14. 그러니 모욕하지 마라,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는 갖추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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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관
 
정의연의 활동에 대해서 이런저런 불편한 맘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 맘의 근거도 전혀 비합리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용수 할머니의 서운함도 감히 추정컨대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정의연의 역사 자체를 부정하려는 태도는 지난 시간 동안 있었던 위안부운동 역사를 부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다시 식민주의를, 의도하지 않았건 어쨌건, 편드는 행위가 될 것이다.
 
이번 정의연 문제는 대단히 예민한 싸움인 것 같다. 우리가 식민지와 분단과 전쟁에서 이제 자유롭다고 생각하는가? 이 땅에서 태어났으면 이 땅의 저주를 받아들여라. 그랬을 때 그 저주가 축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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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식
 
오랜만에 친일세력이 총출동했다. 여기에 더해 앞뒤 가리지 않고 비난부터 해대는 전문 비난러들이 그 술수에 넘어가 친일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대들이 지금까지 위안부 문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전국의 소녀상을 어떤 눈으로 쳐다봐 왔는지가 이번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지금 그대들의 행동은 그동안 친일세력들이 해온 것과 동일하게 위안부 할머니들을 욕하는 행위라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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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여성연대
 
진실과 정의를 마주하며, 정의기억연대를 본다.
 
일본군성노예제피해자 이용수할머니의 발언으로 정의연의 과거와 도덕성이 의심을 받고 있다.
조선일보발 정의연 기부금 의혹제기를 시작으로 국내언론과 일본의 언론들이 이를 확대 보도 하고있다.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확대와 재생산이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역사를 뒤흔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037개 여성단체의 힘을 모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발족시켰다. 어느 한사람의 노고로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기에 정대협에 대한 여성단체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발족 초기부터 현재까지, 정대협을 이어 정의기억연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활동은 정의연(정대협)만의 활동, 역사가 아니다. '위안부'피해를 중심으로 역사를 바로알고 세우기 위한 노력은 전국의 여성단체 활동가들 뿐아니라, 학술가, 연구자, 법률가, 종교인, 예술인등 다양한 시민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활동이며 역사이다. 이번 진실공방의 과정에 30년간의 정대협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 진실공방의 시작은 피해할머니의 기자회견에서 부터다. 늘 지지하고, 지원해야 하는 대상이었던 피해자. 그 입을 통한 파장은 잠시 우리를 멈추게 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판단하고, 유추할 시간이 필요했고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입을 열어 이번 문제의 우리사회인식에 대해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동안 싸워온 우리의 실천과정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번 피해할머니의 발언을 해석하는 중심에 '피해자 지원'에 대한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왜 정의연이 피해할머니들에게 돈을 지급해야 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 정의연이 피해자 지원단체이기 때문인가? 여기에 본질적인 시각차이가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정대협(정의연)이 피해자에게 모금을 해 돈을 지원해주는 단체로 보고 있지 않다. 그것은 대한민국정부와 가해국인 일본이 해야 하는 일이다. 금전적 지원, 경제적 지원 외에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의 진실과 사죄를 촉구하기 위한 활동들, 과거에 대한 인정을 위한 활동이 정의기억연대의 활동이다.
 
정의연은 우리사회가 잊고 있던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사회의 양지로 가지고 왔다. 피해자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 전쟁 가해국 일본에 의한 국가 성폭력이며, 이문제의 해결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담론을 형성했고, '위안부'자체를 부정하는 일본에 대항하며 국제사회에 일본의 만행을 알려왔다. 정의연은 할머님들에게 특정액수모금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라 배상과 사죄, 올바른 역사를 홍보하고 정착시키는 데 목적을 둔 단체이다.
정의연 30년의 역사는 어느 누구, 어느 한사람의 역사가 아니며, 정대협(정의연)을 포함한 전국에 흩뿌려진 활동가들의 피와 땀의 역사, 한국을 넘어 일본과 세계의 풀뿌리 활동가와 연구자들의 헌신과 눈물의 역사이다. 그렇기에 일본정권과 친일세력으로 부터 지켜 올 수 있었다. 이번 진실공방에서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역사를 정대협만의 역사, 윤미향 전 대표만의 역사로 몰아가지 말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진실과 정의 추구의 역사는 그 과정에 수십만 수천만의 참여와 실천으로 만들어진 역사이다. 쉽게 흔들릴 역사가 아니며, 우리는 우리 개개인이 그 역사의 주인임을 인식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 운동을 30년 동안 온 몸으로 지켜온 대표적 활동가이다. 그녀는 이미 많은 것을 헌신해 왔고,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남은 문제의 해결은 윤 당선인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몫이다. 우린 그런 절차와 과정을 존중한다. 또한 윤당선인의 향후 활동이 그동안의 활동과 무관하리라 생각지 않는다. 이런 공방의 와중에서, 피해자들이 더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무성찰적 언론이, 수많은 담론의 진지들이 한국사회가 가진 식민주의 가부장제 유산의 구조적 문제들을 마녀사냥 식으로 몰아가지 않길 바란다. 정의연을 활동에 지지하며, 과정상의 문제를 잘 해결해 가리라 믿는다.
2020. 5. 11
전국여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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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규
 
김복동 할머니의 유언은??
[윤미향 "할머니, 유언서 재일조선학교 학생에 써달라 했다"]
시민단체 활동가 자녀로 대상 한정, 최근 2년간 35명에 200만원씩 줘
정의연 "할머니 유지 따른 것" 유언장 등 증빙 자료는 공개 안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돕는 정의기억연대(옛 한국정신대 문제대책협의회)가 고() 김복동 할머니를 기리며 만든 '김복동장학금'의 올해 국내 수혜자 전원이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복동 할머니의 이름을 딴 장학금은 20165월 김 할머니가 직접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에게 써달라"5000만원을 정대협 측에 기부하며 시작됐다. 이 기부금을 바탕으로 '김복동장학기금'이 만들어졌다.
 
이후 조총련계 재일조선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2017년에 2, 20186, 2019년에는 9>>에게 각각 25만엔씩 장학금이 전달됐다. 이 기금은 2018'김복동의 희망'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사진은 전원 정의기억연대 소속이거나 활동 이력이 있어 실질적인 운영은 정의기억연대가 맡고 있다.
 
윤미향 전 대표가 스스로 김복동 할머니가 유언으로 재일조선학교 학생에게 써 달라고 유언했다면서 실제로 집행은 어떠한지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많은 수의 시민단체 등의 활동가의 자녀들에게 지급한 것은 드러났다. 금액의 고하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이 누구인가의 문제이다.
 
5000만원 쾌척하고 장학금을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해 쓰도록 당부했고 그 결과 '김복동 장학기금'을 만들었다면 후일 명칭을 설사 다른 이름으로 바꿨다 해도 고인의 유지를 계속 받들어야 함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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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열
 
윤미향 씨가 국회에 입성하면 토착왜구와 아베 정권에게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므로 친일세력이 공보다 과에 초점을 맞추고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듯.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전달만 피해자 지원사업인 것은 아니다"라는 해명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부분적인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일방적 매도는 가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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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 옆에서 보기에도 너무 참담합니다. 30년간의 수요집회, 위안부 관련 국제적 투쟁, '위안부할머니들만큼이나 윤미향 씨 같은 분들이나 정대협(정의연)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30, 같은 솥 밥 먹는 가족들이라도 불만과 갈등이 없을 수 없고 아무리 대동단결 외친들 어떤 조직도 충돌과 분열이 없기 힘든 시간이죠. 더구나 당사자분들의 생각과 처지 등이 크게 다를 것이기에 그리고 돈을 앞세운 유혹이 반복되었기에 갈등과 불만은 쉽게 증폭되어 불화와 분열로 이어지기 십상일 터인데 위안부 관련 투쟁은 그 어려움을 놀랍게도 잘 뚫고 보통이라면 기대하기 어려운 기적적인 투쟁을 해왔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약간의 틈새가 생긴 걸 붙들고 찢어벌리고 있는 거 없는 거 쑤셔 넣으며 헐뜯고 비난하는 우리가 잘 아는 '레가시 미디어' 조중동이나 선거에서 피박살 나고서도 전혀 정신 차리지 못한 미통당 등이나 비례대표 떨어진 원한으로 우물에 독을 탄 인간 하는 짓이 어차피 한 두 번 본 꼴이 아니라고 해도 정말 인간으로서, 같은 종으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참담합니다.
 
윤미향 씨 딸래미 유학 자금 먼지 털어댄 덕에 드러난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무죄판결 보상금 얘기 듣고는 다시 한 번 여러 가지 의미로 참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미 조중동 싸구려 언론이 얼마나 끔찍한 괴물이 되었는지는 채널A 기자 양반이 앞장서서 스스로 잘 드러내주었지만 그렇게 그런 꼴들을 보고서도 제가 보기엔 누구보다 일관되고 훌륭하게 살아온 분들을 그 뭣 같은 글자들에 홀려 장단 맞춰 탈고 흙탕물을 끼얹고 있는 걸 보면 지옥이 따로 없고, 악귀가 따로 없구나 싶습니다. 윤미향 씨나 정의연 관계자 분들의 처참한 심정을 잘 알겠지만 이 혐오스런 쓰레기들에 흔들림 없이 가시던 길을 의연하게 계속 가시기를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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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제기한 문제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정의연이 수요집회 등을 통해 모은 후원금을 피해자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0일 국세청 홈택스에 정의연이 공시한 최근 4년간의 연간 기부금 모금 내역을 보면, 정의연은 201982500만원을 포함해 4년간 489300만원가량을 기부받았다. ‘피해자지원사업비명목으로 쓰인 금액은 이 중 92천여만원으로 모금액의 18.8% 정도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피해자는 제쳐두고 정의연의 몸집을 키우는 데 후원금을 사용한 게 아니냐고 비판한다. 하지만 정의연의 기부금은 절반 정도가 목적이 정해진 지정기부금이고 이런 내용은 정의연의 누리집 후원금 모집 안내에도 명시돼 있다. 정의연 누리집엔 수요시위 등 국내외 활동, 쉼터 평화의 우리집운영, 그리고 생존자 복지를 위한 정의기억연대 활동 전시 성폭력 피해여성 지원기금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운영, 관련 연구·조사 등의 모금 목적이 적혀 있다. 사업비 역시 이런 목적에 따라 집행됐다. 2018년 집행 내역을 보면 홍보에 2965만원, 기림 사업에 4550만원, 교육에 1323만원, 국외 전시 성폭력 피해자에게 797만원 등이 사용됐다.
 
대구지역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한 관계자는 후원금을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에만 써야 한다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정의연의 후원금은 목적이 정해져 있고, 보수진영의 공격에 대비해 철저히 돈 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도 정의연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던 피해자들의 문제를 전시 성폭력의 문제, 보편적인 여성인권운동의 문제로 확장시키는 데 역할을 해온 단체라고 말했다. 애초에 정의연의 활동은 피해자 지원에 국한돼 있지 않았다는 취지다.
 
또다른 쟁점은 정의연을 이끌어온 윤미향 당선자가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12·28 합의의 구체적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다. 제윤경 더불어시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당시 외교부는 피해자 및 관련 단체와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1227일 오후에 열린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모든 사항을 결정하고, 당일 밤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에게 합의 내용의 일부를 기밀 유지를 전제로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윤 당선자가 사전에 합의 관련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밝혀온 것과 차이가 난다. 윤 당선자는 이후 12·28 합의에 격렬히 반대해왔다. 이 할머니 역시 기자회견에서 대표(윤 당선자)만 알았다. (합의 내용을) 피해자에게 알려야 한다면서도 제가 알았으면 (10억엔을) 돌려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할머니가 12·28 합의에 대한 반대 입장은 같지만, 윤 당선자가 당시 결정의 주도권을 쥔 데 대한 서운함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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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권력: 이용수 vs. 정의연 진실공방에 관하여/ 임명묵
 
그래서 질문이 꼬리를 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할머니께서 나이가 많으시고, 코로나19 이후 심신이 취약해지신 상태 (중략) 기억이 왜곡되는 것도 있었을 것”(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 출처: 중앙일보)이라는 말의 의미도 명확하지 않을까? 고령자의 기억이 부정확할 수 있어 신뢰할 수 없다면, 총력전 국가를 운영함으로써 기억을 독점했던 일본에 얼마 안 남은 고령의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말도 없는 것 아닐까? 그도 아니라면, 이 고령의 생존자들은 정확한 진술을 할 수 없으니 무조건 자신들이 대리해줘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달해야 한다는 의미일까?
 
그런데 당사자의 목소리가 의미가 없다면 그 운동은 대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걸까. 내 생각에 기억이 근대 국가가 독점한 지식에 반격할 수 있던 것은 그들이 스스로의 입을 통해 고백한 자기체험이 체계성과 정확성이 떨어지더라도 부분적 진실성을 분명 지녔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실이 갖는 강력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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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때리기는 굴욕적 한일 위안부 합의되살리기 노림수
 
위안부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7성금·기금 등을 할머니들에게 쓴 적 없다며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 이후 야당과 보수언론이 윤미향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를 향해 무차별 폭격을 퍼붓고 있다. 당사자들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상당수 설명이 되었음에도 마녀사냥은 멈추지 않고 있다. 미래통합당과 일부 보수언론은 위안부인권운동의 도덕성을 부정하고, 박근혜 정권이 추진했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무슨 정당성이라도 있었던 것인 양 여론을 호도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야당과 보수언론의 의혹제기는 여러 갈래로 번져가고 있지만 핵심적인 것은 할머니들에게 돌아가야 할 성금과 기금을 윤미향 당선자가 개인적으로 착복했을 것이라는 예단에 집중되고 있다. 어떻게 부부의 연 수입이 5천만 원 밖에 안 되는데 딸을 4년 동안 미국유학 보낼 수 있었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윤미향 당선자가 11일 소명한 바에 따르면 의혹은 대체로 해소된다. 이른바 남매간첩사건피해자인 남편이 재심에서 2017년 무죄로 확정돼 27천여만 원의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을 받았고 이것이 4년간 딸 유학비 1억여 원의 출처라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에 의해 씌워진 억울한 누명이 23년 만에 벗겨진 것은 위로받고 축하받을 일이지 보상금 받아 어디에 썼냐고 멱살 잡힐 일은 아니다.
 
정의기억연대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과 보수언론이 제기한 기부금 집행 투명성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일반 기부금 가운데 평균 41%를 피해자 지원에 썼고 나머지는 위안부 문제 연구, 추모사업, 역사교육 등에 사용했다며 근거를 밝혔다. “41%의 피해자 지원사업은 건강치료 지원, 인권명예회복 활동 지원, 정기방문, 외출동행, 정서적 안정 지원, 쉼터 운영 등으로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지원이라는 게 당사자에게 돈다발을 건네줘야 한다는 억측이 아니라면 이 같은 내용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또 정의연 이사 출신의 자녀가 김복동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평소 쌍용차 해고 노동자나 재일조선 학생들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과 연대를 희망해온 김복동 할머니 유지를 받들어 25명에게 200만원씩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사도 아니고 전 실행이사, 즉 주요활동가 중 한 사람이었다고 바로잡았다. 정의연의 해명대로라면 의혹이랄 것도 없고 일부 회계 처리에 하자가 있을 뿐 심각한 도덕성 문제를 야기할 정도는 아니다.
 
박근혜 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201512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윤 당선자가 외교부로부터 사전에 합의내용을 듣고도 몰랐던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 제기는 치졸하다 싶을 정도로 정략적 의도가 엿보인다. 의혹의 본질은 윤 당선자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일부러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의연은 외교부가 설날 등에 정례인사를 온 것은 사실이지만 합의발표 전까지 알고 있던 것은 언론보도가 전부였다고 밝혔고, 이런 해명은 당시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국제사회에서 일본 비판 자제를 약속하고, 소녀상 철거까지 이면합의사실이 밝혀져 분노한 건강한 시민들의 판단과 일치한다. 합의 세부내용을 발표 시점까지 철저히 기밀에 부쳤던 외교부가 가장 비판적이던 윤 당선자에게 미리 알려줬다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당시 상황과도 맞지 않는다.
 
윤미향 당선자와 정의연에 대한 마녀사냥식 여론공격이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누구에 의해서 가공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시민당에 공천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가자환경당 최용상 대표가 지난 3월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보낸 투서도 공개됐고 박근혜 정권 당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끌었던 당시 외교부 라인의 조직적 움직임도 포착됐다. 미래통합당의 정략적 의도는 두말할 것도 없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이번 논란은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국회의원직 수행에 하자가 없는지 검증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전시 성폭력에 대한 국제기준을 마련하고 한일 간 과거사 문제를 진실과 정의의 원칙 위에서 해결하도록 한 위안부 인권운동을 폄훼하고 도덕성에 먹칠을 하려는 시도는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 일본의 역사왜곡을 두둔하고 박근혜 정권의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외교 성과로 칭송하려는 의도가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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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1907년 겨울부터 국채보상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가자, 일제는 수납처였던 대한매일신보사 간부들이 의연금을 유용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관련자'들을 체포했습니다. 한국인들의 '애국심'을 꺾어 버리고, 대한매일신보사 문을 닫게 만들려는 양수겸장의 수작이었죠. 시간이 지난 뒤 대한매일신보사 간부들은 무혐의로 풀려났으나, 운동의 열기는 식어버린 다음이었습니다.

1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이런 수법은 늘 효과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검찰과 언론은 시민들의 검찰개혁 여망을 꺾기 위해 조국 일가의 전 생애를 탈탈 털어 온갖 혐의를 들추어내고 그것들을 기정사실인 양 유포했습니다. 이번엔 그 수법이 정의기억연대에 대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조중동 기자들이 정의연 활동가들을 닦달하는 방식은, 일제 경찰이 대한매일신보 간부들을 닦달하던 방식 그대로입니다. 어떻게든 흠을 찾아내 30년 역사 전체를 모욕하겠다는 '의지'만이 그들의 정신을 지배하는 듯합니다. 저들의 목적 역시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반민족 행위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줄이고 정의연을 무력화하는 데에 있을 겁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보통의 생활인보다 더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것도, 개혁주의자의 삶이 보통의 생활인보다 더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것도, 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을 부도덕하다고 욕하고 물어뜯는 자들의 의도와 도덕성을 먼저 따져 봐야 한다는 것도, 역사가 가르쳐 주는 교훈입니다.

욕하고 때리는 자들의 의도와 도덕성에 경각심을 갖지 못하면, 인간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가 사소한 문제로 트집잡아 경비원을 때리고 욕해서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불의한 시대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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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상

15- 35
1. 종종 시민사회 영역에 있는 분들이 후원금 100% 논리에 상처를 입는다.
2. 예전에 J신문 논설위원이 시민단체와 '자선단체들이 모금 자체에 돈을 쓰는 행위에 대해서 어떻게 시정해야 하나요?'라면서 내게 동조를 구해온 적이 있었다. 한참을 설명해서 '제가 잘 못 알았네요'라는 말을 들었다.
3. 유대인들은 이 문제를 가지고 더 치열하게 논쟁했고 변호사, 랍비, 회계사, 비영리전문가 등이 모여서 오랜 기간 연구와 토론을 했다. 15-35%의 가이드라인을 전체 유대인 비영리단체에게 공유했다.
4. 전체 모금액의 몇 %를 모금비용으로 쓸 것이냐는 질문에 최소 15%, 최대 35%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최대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최소 기준은? 단체의 사명과 활동을 사회와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소위 홍보와 마케팅에 자원을 투자하지 않는 조직은 '악하고 게으른 조직'이라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다.
5. 특히 시민사회 단체의 경우 활동가의 존재가체가 프로그램 목적사업인 경우도 있다. 사회를 위해, 명분을 위해 그 곳에 버티고 외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단체의 주요 목적사업의 구성요소이다. 사회와 심지어 기부자와 소통하는 것 즉 그들에게 가치를 공유하는 일 자체가 목적사업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7. 오히려 시민단체에 더 요구해야 할 것은 적극적 순결성이다. 대변하고 있는 가치의 무게에 걸맞게 활동하고 있는가? 온당한 무게로 답을 찾아가고 있는가? 역사적 무게만큼 끈질기게 그 일을 하고 있는가? 지혜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가?
8. 예술가, 시민단체 활동가는 그 사회가 본질을 추구하는 힘을 공급하는 사람들이다. 크게 보면 제대로 된 밥을 먹여주는 이들이다. 그들의 가치를 이해하고 돕는 손길과 눈길이 더 깊고 따뜻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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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형철


2009, 이명박정부의 검찰은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환경운동연합을 탈탈 털어 온갖 거짓 정보들을 날마다 중계했고, 언론들은 그걸로 더러운 소설을 끝도없이 만들어 냈다. 게 중 제일 지저분한 기사는 돈 문제에 대한 것들이었다. 순식간에 사기꾼으로 의심받은 활동가들은 견딜 수가 없었다. 이 사태 속에서 당시 환경연합 중앙 활동가들 절반이 떠났고, 조직은 붕괴되다시피 했다.

2012년엔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거세자, 말기의 이명박정부는 태국에 수출도 하는 사업이라며 쇼를 했다. 그 때 저는 태국 단체들의 초청으로 4대강 사업과 수자원공사에 대해 발표를 했는데, 3개 공중파 방송의 메인 뉴스와 조중동 사설 등에서까지 줄공격을 받았다. 포털에서 수년간 염형철의 연관 검색어가 '매국노'로 뜰 정도였다. 그런데 이 사건 때 내게 인터뷰한 언론은 KBS 한 곳뿐이었고, 그나마 가장 악질적인 왜곡을 하기 위해서였다. 오랜 논란을 했지만 언론중재위를 통해 겨우 반론보도를 하는 정도로 끝냈다. 당할 수가 없었고, 이겨봐야 실익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자에 대한 공격을 보며 소름끼치던 그 때가 자꾸 되살아 난다.
페친들께 부탁드린다. 잠시 한 호흡하면서 기다려 주시라. 시민운동이 그런 곳이 아니다.
운동의 방향에 대해 의견 다를 수 있고, 이용수 할머니가 서운하신 게 있을 수 있으나 절대 돈 가지고 어찌하는 정도는 아니다.

단체들도 함께 싸워야 한다. '느네들도 똑같다'는 프레임은 활동가들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인 동시에, 즈네들의 부정과 탐욕을 마사지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나.

정의연대와 윤미향 당선자도 잘 견디시라. 도망가는게 선의가 아니고, 당신들이 무너지면 이런 사태는 더 자주 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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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석

도산 안창호, 정의연.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하던 분들끼리의 갈등은 옛 운동권의 정파 갈등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살벌했다고 한다.

큰 갈래는 '서북파 vs 기호파'였다고 하는데, 서북 지역은 조선 시대 내내 차별 받던 동네다. 기호 지역은 조선 정치와 학문, 문화의 중심이었고.

서북파 독립운동가 가운데 유명한 분이 도산 안창호안창호는 몹시 실용적인 마인드를 지닌 분이었고, 진보적인 이들에겐 별 인기가 없다.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북한과 김일성 역시 안창호를 싫어한다. 지역으로만 보면, 김일성 역시 서북파 영향권이겠으나, 김일성은 기본적으로 주니어 세대이므로, 시니어인 안창호를 밟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 같다. 김일성이 김구를 밟았던 것도 어쩌면 그래서일 듯싶고. 3.1운동에 대해 냉소적이었던 것 역시 어쩌면 그 맥락일 테고. 여기에 이념까지 겹치면, 말 그대로 굳히기 모드였겠지예전에는 안창호가 쓴 글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기호파와의 대립' 을 머리에 넣고 나니, 단박에 이해가 됐다.

안창호는 이렇게 봤던 것 같다'기호파 녀석들, 목숨 걸고 독립운동한다고 하는데, 그 녀석들 속내는 뻔하지. 독립해서 새 나라를 세우고 싶은 게 아냐. 자기네가 양반 노릇하던 나라에서, 일본 애들이 양반 노릇하는 게 고까운 거지. 일본 애들을 그들이 원래 살던 곳으로 보내고, 자기네 역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심보일 뿐이야. 그들은 그저 일본 애들이 자기 자리 빼앗은 게 싫었을 뿐, '새 나라'를 세울 마음은 없어. 어쩌면 어설프게 독립해서 저런 녀석들이 양반 노릇하게 하느니, 제대로 실력을 쌓고, 좋은 교육으로 봉건 잔재를 머리에서 싹 씻어낸 뒤에 독립하는 게 나을 수 있어.'

..다들 알다시피 역사가 요상하게 전개되면서, 한반도는 분단이 돼 버렸다. 상대적으로 시장 및 기독교 친화적이었던 서북 땅에 소련이 진주했다. 양반입네 하며 목에 힘주던 부류가 살던 땅에는 신분과 종교의 차별을 혐오하던 이민자와 개척자의 나라 미국이 진주했다.
그러니까 서북파의 정서가 짙었던 이들이 적극적으로 남하했고, 그들은 남한에서 극우가 됐다.

서북파 전통의 극우 귀결한반도 분단이 낳은 비극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실용, 시장, 기독교 친화적인 서북 세력이 극우가 되니까, 그들에게 맞섰던 민주-리버럴-진보 세력은 그들 내부에 있던 기호파 스런 분위기를 깨끗이 씻어내지 못하게 됐다민주화 운동이 유사 선비의 활동을 닮아간 면이 있는데, 그 역사적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잘 알지도 못하는 역사 이야기를 한 건, 정의연 파문 때문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정의연 측이 회계 처리를 허술하게 했다.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어제 회견은 최악이었다. 객관적인 근거를 통한 설명이 아니라, 그냥 읍소. 도산 안창호가 봤다면, 기호파 양반 녀석들의 잔재가 이토록 끈질기구나 하고 탄식했을 것 같다.

그런데 정의연 측이 크게 해먹거나 한 것 같지는 않다. 아래 링크한 기사(22억 증발 운운)가 떴는데, 막상 내용을 보면 제목이 주는 느낌과 다르다. 22억 원이 증발하지 않았다. 이월됐을 뿐이다. 돈 자체는 그대로다. 회계처리 미숙 혹은 무능 차원에서 비판할 수는 있는데, 횡령으로 몰아가는 건 잘못이다. 요컨대 윤미향 씨는 저렇게도 돈 관리를 못하면서 어떻게 수백조 예산을 심사하는 국회의원 노릇 하겠다고 나섰는가, 차라리 이런 비판이라면 의미가 있겠다.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469&aid=0000495336&fbclid=IwAR0RDLs1WsBnNHDgIejVDQ32YnHHEZ5mYgT2vi8fdwC_SOT72LMgImG0LzU)

윤미향 딸 유학 건도 마찬가지다. 강용주 선생님이 페북에 적었던데, 윤미향 남편의 형사 보상금을 미리 당겨 받았다면, 딸의 유학 자금은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주변인들의 자발적 후원까지 곁들여지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물론, 자식에게 음악 가르치기란, 보통 사람들에겐 아주 힘든 일이다. 시민운동가의 딸이 음악을 전공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상당한 위화감이 생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기호파 양반 분위기를 떠올리면, 이해못할 일도 아니다. 이런 부류 가운데서 정말 저런 사람들 있다. 맨날 라면 먹고, 여기저기 손 벌리고 다니는데, 지식과 문화 향유 면에선 거의 귀족 급이다. 좋게 볼 수도 나쁘게 볼 수도 있겠다. 내 입장은 그냥 중립이다. 물론 사실관계가 더 드러나면, 내 입장도 바뀔수 있겠다.

내가 정말 답답한 것은 이 대목이다. 어제 회견 참가자들은 이런 구체적인 문제를 제대로 파악해서 논리적으로 해명할 의지도, 능력도 없었던 것 같다는 점이다.

나이만 많았지, 정말 어린애 같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철 들기를 거부한 채로 나이 먹고 교수도 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끔찍하다.

철이 든다는 것은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걸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들은 머리가 채 여물기도 전에, 정규 교육을 다 끝내기도 전에 철이 들어버린다. 그건 슬프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가방끈을 끝까지 늘이고, 중년 나이가 되도록 철이 들 필요가 없다. 철이 들 필요가 없다는 점 역시 특권이다. 그건 화가 난다. 양극화 어쩌고 그러는데 양극화가 별 게 아니다. 누군가는 너무 일찍 철이 들어야 했다. 다른 누군가는 실컷 영리해 진 뒤에 아주 천천히 철이 드는 특권을 누렸다. 그게 바로 양극화다.

거듭 이야기하는데, 회계처리가 엉망이면, 대개는 문제가 생긴다. 이미 생겼을 수 있다. 고의로, 조직적으로 횡령을 한 정황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저렇게 돈 관리가 엉망이었다면, 누군가가 조금씩 해먹었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22억 증발' 운운하는 수준은 아닐 듯 하다. 철이 들 필요가 없었던 이들은 대개는 간도 작다.

역시 거듭 이야기하는데, 진짜 문제는 회계 처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순위를 꼽자면, 노선과 방법이 1, 돈을 쓰는 방식이 2, 회계처리는 3번이라고 생각한다.
소녀상 세우기 운동은 끔찍했다. 우리가 할머니들의 고통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그들이 순결한 소녀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먼저 근대화한 나라가 다른 나라 사람들을 짓밟았다. 남성이 여성을 짓밟았다. 역사의 폭력이 덮친 가정 안에서는 어린 여성에게 그 폭력을 몽땅 뒤집어 씌웠다. 이런 문제가 중첩된 자리에 할머니들이 계셨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대부분 지금도 이어진다.

남매가 있던 가정에서 남자 형제에게 고등 교육 기회를 몰아주고, 여자 형제는 백화점 점원 같은 걸 하면서 가계를 책임지던 문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흔한 풍경이었다. 가문의 대를 이을 남자 형제는 곱게 숨겨두고, 여자 형제는 위안부로 보냈던 일제 강점기 어느 가정 풍경과 얼마나 다른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할머니들의 삶을 기억하며, 오늘을 돌아보고 미래를 바꾸려 한다. 정의연 운동이 의미가 있으려면, 불편하더라도 이 부분을 짚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택한 길은 흔한 여러 감정들을 성찰 없이 물신화 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은 철들지 않은 채 나이 먹어 버렸다.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목소리 역시 시대에 따라 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윤미향이 활동을 시작했던 1990년대에는 이런 목소리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대중 정부 들어서 일본 문화 개방을 밀어붙일 때는 대체로 민주-진보-리버럴 쪽에서 환영목소리가 나왔다. 당시는 영화의 시대였던 탓에, 일본 영화 개방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었다. 오히려 왜색 운운 하며 감성적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반응은 <조선일보>부류에서 먼저 나왔다. 그런 시기에는 윤미향 같은 분들은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것 같다. 그런데 역사의 바퀴가 돌고돌아, 윤미향의 단체에 거금이 몰리는 때가 됐다. 그들은 더 이상 고립된 소수가 아니다. 그렇다면, 굴리는 돈과 영향력에 어울리는 태도를 익혔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고립된 소수였던 시절에 익힌 습속을 버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게 편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글 머리에서 언급한 '기호파 양반 출신 독립운동가' 문화라는 봉건 잔재를 씻지 못한 탓일 수도 있겠다. '선비는 역사와 정치를 논해야지 돈 세는 것 아니다.' 뭐 그런 문화. 윤미향 부류 말고도, 50대 이상 중산층 상당수가 그런 태도다. 그들은 이제 약자가 아니며, 오히려 기득권층인데,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

정말이지 그러면 안 된다. 내 생각에 도산 안창호가 되살아난다면, 아주 진작에 호통을 쳤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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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 성명서


최초의 미투운동이었던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우리의 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과 전시성폭력 근절을 위하여 1990년 수많은 여성단체가 모여 결성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는 1991년 김학순님의 용기 있는 증언 이후 일본군‘위안부’ 운동이 전 세계적인 여성인권운동이자 여성평화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활동해왔다.
그동안 피해생존자들은 여성인권과 평화를 외치는 운동가로서 전 세계를 누비며 일본군 성노예제의 참담함을 고발했고, 그로 인해 일본군 ‘위안부’ 운동은 여성에 대한 전쟁 범죄에 대항하는 대표적인 운동이자 여성평화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이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여성들과 민주적 시민들이 함께 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본군 성노예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제도화되고 악랄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이러한 범죄의 책임을 피해생존자에게 지움으로, 피해생존자의 증언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운동은 해방된 지 반세기가 지나서야 시작될 수 있었다. 피해생존자들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지나 온 30여년의 세월 동안 전 세계에 평화비가 세워졌고, 한국 정부는 8월 14일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하는 등 많은 변화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여전히 일본군 성노예제를 부정하며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는 조직화된 제도였고 수 십 만 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존재한다. 역사의 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일본군‘위안부’ 운동은 정의기억연대와 몇몇 특정인이 만들어 온 운동이 아니다. 그들의 헌신과 노고를 기억해야겠지만 한국의 여성운동과 평화운동, 학계 그리고 양심적인 일본의 학계와 활동가들이 함께 만들어 왔으며 전 세계가 이 ‘정의’와 ‘진실’에 조응했기에 가능했다.
우리들은 국내 최초의 미투운동이었던 일본군‘위안부’ 운동을 분열시키고 훼손하려는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정부와 시민사회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우리의 문제는 연결되어 있으며 일본군 성노예제를 가능하게 했던 부정의가 지금도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이다. 우리 여성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더욱 단단하게 연대해 갈 것이다.
2020년 5월 12일
한국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단체연합 전북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기독여민회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부산성폭력상담소 새움터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수원여성회 여성사회교육원 울산여성회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천안여성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한부모연합 함께하는주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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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세번째 글
(부제: Hot-button issue)

1.
위안부 동상(소녀상) 철거하고, 수요집회 중단하라위안부 수요집회는 전교조 선생들이 어린 학생들을 세뇌시켜 나오게 한 뒤에 반일교육을 시키는 곳이다위안부는 우리나라가 부끄러워해야 할 역사인데 뭐 잘났다고 떠느냐? 입 다물어라일본은 이미 충분히 사과하고 배상했다. 왜 좌파들이 반일 선동을 하느냐?” 이런 주장을 하는 단체 혹은 사람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바보아니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바보나 나쁜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아 보인다.

2.
지금 이용수 할머니 옆에 붙어 있는 사람들은 반일동상 진실규명 공대위라는 단체인데 그들은 놀랍게도 상기 내용의 주장을 했던 단체이다. 나는 이용수 할머니가 이들과 함께 하게 된 사연은 궁금하지 않다. 그리고 이용수 할머니를 비난할 생각도 없다.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이 수상하고 과격한 단체는 그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난하고 일본을 옹호하는 것이 분명한 단체였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은 어떤 것이 되건 조금도 동의할 수 없다. 이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성범죄 전과자가 피해자들의 치유를 돕겠다고 나서는 격이다.

3.
여전히 정의연의 회계부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제 말한 내용이지만 한번 더 반복한다. 정의연은 법적절차에 따라 정기감사를 받고 국세청에 세금을 낸다. 이해 못하는 혹은 이해 못하는 척 하는 사람들을 위해 언급하자면 재무제표가 공개되었고 마음만 먹으면 확인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조선일보야 애초에 왜곡을 목표로 쓴 기사이니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회계부정을 의심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공개된 자료들을 찾아보고 검토나 했는지 의심스럽다. 적어도 어떤 주장을 하려면 근거가 분명해야 하지 않겠는가?

4.
나는 조선일보가 어떤 왜곡을 하는지 관심도 없지만 일단 사실이라고 믿을 것이다. 설령 그들이 태생부터 현재까지 뼛속 깊은 친일 DNA가 흐르고 있어도 말이다라면 모를까 아주 간단한 팩트체크 정도는 하는 것이 맞지 않나. 내 생각은 30년 된 시민단체가 이 정도로 운영했으면 꽤 투명하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조선일보 기사 말고 횡령과 유용의 증거를 가져오기를 바란다.

5.
회계부정이라는 주장이 통하지 않으니 이제는 세부비용항목을 모두 다 공개하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나왔다. 이 주장은 떳떳하다면 왜 공개를 못하겠냐는 프레임이다. 그 프레임에 대한 내 답변은 이렇다. 아니, ? 도대체 무슨 이유로?” 조선일보의 세부비용 이를테면 방씨들이 얼마를 가져가는지 법인카드 내역을 포함해서 회사의 각종 비용 특히 '접대비' 등이 무슨 명목으로 쓰이는지 다 공개하면 정의연의 세부비용을 다 공개하라는 주장에 수긍하겠다.

6.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상당수 대중들이 현재 그 프레임에 동조하고 있다. 동조의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민주당이 싫어서 혹은 페미니즘이 싫어서이다. 이 프레임을 설계한 꼭대기에 있는 이들은 아베 및 극우일본과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보수언론과 미래통합당이지만 그 프레임에 부화뇌동하는 이들은 사실관계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민주당이 싫거나 페미니즘이 싫기 때문에 정의연을 공격하는 것이 합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7.
이는 일종의 정치현상이기 때문에 내 주장의 근거를 위해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이겠다. 미국의 선거구는 한국과 달리 인구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주단위로 나눈다. 가령 상원의원은 주당 2명씩 뽑고, 대통령은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이기 때문에 전체 유권자의 지지율보다 각 지역별 이슈가 대단히 민감하다. 때문에 대도시보다 여러가지 발전이 더디고 소외 당하고 있는 시골지역의 공략이 선거 승패에 꽤 중요한데 이때 선거승리를 위해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 바로 ‘Hot-button issue’이다. 핫버튼이슈란 사람들의 강한 분노를 이끌어 내는 문제들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분노를 유발하는 투표'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 핫버튼이슈를 교묘하게 활용해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 바로 트럼프이다.

8.
디트로이트,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등 미국을 대표하던 제조업 지역이 몰락하게 된 것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로 인한 경제환경의 변화와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이 지역의 공장들은 인건비가 싼 남부로 혹은 해외로 이전했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 문제를 이민자들의 탓 그리고 해외 제조업체들의 문제로 돌렸고 분노를 촉발시켰으며 표를 쓸어 왔다. 미국에서 가장 평균 소득이 낮은 지역인 캔사스주에서는 자신들의 정책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당 혹은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치인과 전혀 무관한 동성애, 낙태, 페미니즘 등의 윤리적 이슈로 늘 공화당을 찍는다. 이는 이른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는 현상인데 이는 공화당의 정치인들이 미디어를 통한 핫버튼이슈의 활용을 효과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9.
이건 미국문제만은 아니다. 우리에게도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다. 지난 코로나19 발생 초기로 돌아가보자. 이때 미래통합당과 모든 언론이 똘똘 뭉쳐 주장했던 내용은 중국을 봉쇄하지 않아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다는 것이었다. 나아가 코로나 방역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고 정말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는 한국인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중국(혹은 중국인)에 대한 혐오, 조선족에 대한 혐오를 이용한 공격이었다. 한중 통상 규모를 볼 때 문재인 정부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이슈로 공격한 것이기도 하다. 불과 3개월 전 이야기지만 우리는 이게 얼마나 가당치 않은 주장인지 현재 확인했지만 당시 이 이슈가 얼마나 우리를 뜨겁게 달궜는지를 돌이켜 본다면 매우 효과적인 공격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10.
이태원 클럽의 방종으로 인해 지금까지 잘 해오던 코로나19 방역에 문제가 생겼다. 그리고 모처럼 방역당국에 위기감이 찾아왔다. 여기서 본질은 방역당국의 권고를 충실하게 따르지 않은 형태의 영업을 한 업주들과 마스크를 하지 않고, 좁은 공간에서 놀고, 그래서 코로나에 감염 되었고 또 타인에게 감염을 시킬 위험이 있음에도 잠수를 타고 있는 감염자들 혹은 감염의심 환자들이다. 이게 게이라는 핫버튼 한방으로 논쟁의 이슈가 완전 바뀌어 버렸다. 방역과 감염에 대한 위험성이 아닌 성소수자에 대한 증오로 말이다. 나는 최초 이 보도를 한 국민일보가 기독교 계열 신문이라 방역에 대한 문제보다 성적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는 것에 '더 적극적 이었다'고 의심하는 편이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현재까지 이 문제의 관심과 논쟁의 방향은 엉망이 되어 버렸다.

11.
다시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윤미향은 30년 동안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일본의 책임있는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활동을 해 왔으며 1,400여 회의 관련 집회를 주도했다. 이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윤미향과 정의연의 지난 30년 동안의 활동의 결과는 위안부 문제가 전 세계 여성인권의 문제로 크게 확대가 되도록 만들 정도로 큰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여기에 2차세계대전 패전 후에 만들어진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헌해서 주변국에 긴장을 주려는 아베정부의 극우적 국가전략에도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활동의 동기와 결과가 모두 만족스러운 보기 드문 일이다. 이 대목에서 누가 윤미향과 정의연 활동에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얽혀있어 미워 할지는 이제 설명을 생략해도 될 정도로 대상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또 언급하겠다. 아베정부, 미래통합당, 조선일보, 중앙일보, 친일파의 후손 등등

12.
그들은 진실이 어떤 것인지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단지 윤미향과 정의연 활동에 흠집이 생기길 바랄 뿐이다. 아예 활동이 멈춰지면 베스트이고 큰 흠집이 나서 활동의 동력이 상실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목표는 충분하게 달성되는 것이다. 그 방법론으로 분노와 증오를 유발하는 ‘Hot-button issue’을 누른 것이다. 트럼프가 이민자와 여성, 유색인종의 혐오를 통해 표를 얻으려고 하듯 미래통합당이 '중국 봉쇄령'을 외치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을 낮추려고 하듯 '감염자'가 아닌 '게이'를 강조해서 '방역'보다는 '동성애에 대한 비난'을 강조하려는 언론처럼 말이다.

13.
설령 그들의 요구처럼 정의연이 30년 동안의 영수증을 공개한다고 한들 그들이 믿을 수 있을까? 절대 그럴 리 없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영수증 하나하나의 용처에 대해 검증을 하자고 할 것이다. 똑같은 사례를 우리는 최근에 실시간 재판을 통해 본 적이 있다. 바로 동양대 표창장이다. 때문에 나는 그들을 공격하는 언론에게 정의연이 해명을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뉴스공장에 출연하고 알릴레오에 출연을 하는 것이 100배는 사실전달에 효과적이다.
정의연에게 회계부정이나 유용, 횡령 등의 이슈가 있다면 이미 관련한 증거를 가지고 고발과 고소가 들어왔을 것이다. 없다. 없으니까 변죽만 울리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공격들은 무시해도 된다.

14.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윤미향과 정의연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은 있다. 내 관점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에게서 돌아선 이유는 피해자의 관점과 사회활동가의 관점은 분명히 다른데 그 간극이 벌어지는 것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한 것은 윤미향과 정의연의 실수라고 보는 편이다. 내가 정의연에게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은 단지 이거 하나 뿐이다. 평생을 안고 온 상처를 입은 이용수 할머니의 마음은 설령 30년 동안의 혼신의 노력을 다한 활동가대의라는 마음이라도 완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웠을 것 같다. (이건 내가 주제넘은 표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언급을 하는 것이니)

15.
지금 이 사단이 터진 후 윤미향은 이용수 할머니와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유지가 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끊어졌다면 최선을 다해 채널 복원을 하고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 섭섭함을 달래주기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내가 듣기로는 이용수 할머니가 처음 정의연을 찾을 때 전화를 받은 사람이 다름아닌 윤미향이라고 들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작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이용수 할머니와 회복했으면 좋겠다. 어렵겠지만 마지막까지 그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16.
다른 한 가지는 지금 정의연의 활동방향은 충분히 정당성이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았고, 세계여성인권의 문제로 확대가 된 만큼 할머니들과의 연대의 방향성도 고려할 필요가 보인다. 평생 피해자로 사신 고령의 할머니들께서 활동가들의 대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현 단계에서 이미 충분히 지쳐 있어 힘들거나 혹은 은퇴를 바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17.
몇 안 남으신 할머니들이 모두 김복동 할머니처럼 왕성한 활동가처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정작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의 사과도 못 받고 눈을 감으셨는데 다른 할머니들에게 그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는 정의연에서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활동가가 판단하는 대의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는지 좀 더 세심하게 봐 달라는 부탁이다. 아니면 정의연이 아닌 다른 단체가 할머니들의 케어를 주력으로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분리가 된다고 윤미향의 30년 동안의 노력과 정의연의 업적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18.
이제 결론이다. 내가 예상하는 이 문제의 방향은 이렇다. 고생하는 사무국 직원들에게 제대로 급여 열려 주세요:정의연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제대로 알려 지면서 후원자 급증 , 맞다. 우리는 일본불매 중이었지!”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일본불매운동은 계속 이어짐 조선일보는 항상 거짓과 왜곡을 일삼으니 언론개혁법안을 21대 국회에서 통과 시켜야 해: ‘180석을 만들어 줬으니 제대로 일해라 민주당!’을 외친다. 너희들이 Hot-button을 누르면 우리도 누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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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미


이용수할머니의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언론들이 정의연을 난도질하고 있다. 나는 진실에 대해 알 수 없는 위치다. 그러나 지금 언론에 마지 엄청난 비리를 발견해낸 것처럼 요란을 떠는 모습이 역겹다.
 
정의연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단체만이 아니다. 평화운동단체, 인권운동단체, 장애인인권단체 등등 시민운동 단체들 역시 누군가를 돕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오래전 "괭이부리 말 아이들"이 느낌표라는 방송에 나오자마자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방송에서 그 수익이 괭이부리 말의 주민들을 위해 쓰일 거라는 문구를 내보냈다. 나는 곧장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문구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방송국과 나 사이에 어떤 합의도 없었을 뿐 아니라 쓸 데 없는 오해가 생길 수 있었다. 기찻길 옆 공부방은 지역주민이나 도시빈민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하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책의 수익금의 절반은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나머지 반도 곳곳에 기부했다. 공부방 아이들에게 좀 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고, 한 달에 백 만원도 안 되는 활동비를 받던 후배들의 생활도 도왔다. 귀농을 하느라 졌던 빚도 갚고, 농사를 짓는 데도 쓰였다. 물론 공부방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후원하는 데도 썼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하는 일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 주민에게 쓰지 않았다. 그것은 지자체와 정부가 할 일이었다.
 
도시빈민운동을 하기 위해 살기 시작했던 곳이기에, 가난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기 때문에, 공부방을 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의 후원을 받았기 때문에 나는, 그리고 우리 공동체 식구들은 스스로 끊임없이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공동체 식구들 각자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먹는 것, 입는 것뿐 아니라 자녀를 키우는 데도 엄격한 잣대를 가졌다. 우리는 자녀들에게 옷 한 벌, 장난감 하나 사는 것에도 인색했고, 그래서 더 나누고 공유했다.
 
공부방 일만 하는 전업 활동가가 늘면서 공부방을 운영하기 위해 후원과 여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해야 했다. 그런데 활동가인 우리는 늘 가난하게 살아야 하고, 철저하게 투명하게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우리 첫째는 나의 도덕적 결벽으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고, 자신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압박으로 힘들었다. 사교육은 물론이고 대학 가서도 어학연수조차 가지 못했다.
 
첫째뿐 아니라 다른 공동체 자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가는 배낭여행에도 검열과 통제를 받아야 했다.
 
작년 연말, 공동체 자녀들이 폭발했다. 그동안 공동체에서 자라면서 받아왔던 검열과 억압에 항의했다. 심지어 공부방 아이들보다 자신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했던 삶이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공동체의 자녀들이 그럴 정도로 나는 내 자신, 가족,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들에게도 도덕적 완벽과 순결을 강요했다.
 
그래서 2015년 인천 동구청장이 내게 만석동 주민들 사이에서 봉건 영주처럼 군림한다는 말을 했을 때도 당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삶이 어떤 삶인지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정의연의 활동가들이 정치에 진출하는 문제를 가지고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정의연이 도덕적으로 결백하다고 주장할 위치에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사회 어느 단체보다 권력과 자본과 밀착해 온갖 검은 짓에 앞장서며 언론에 대한 불신을 자초해 온 언론이 쏟아내는 의혹들이 얼마나 비열한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을 자신들이 가진 잣대로 함부로 판단하지 말기를, 그들이 해 온 일들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 활동가들도 욕망할 수 있는 존재다. 그들의 개인적 삶에 검은 칼을 들이대서는 안 된다. 사회는 그 활동가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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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과 정의기억연대 향한 마녀사냥 안 된다-새로운 먹잇감을 찾아다니는 보수언론들
전지윤 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나에게 지난 57일은 한국 보수언론과 많은 기성언론들의 문제를 드러내는 세 가지 보도가 있었던 날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첫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과에 대한 보도다. 알맹이 없고 정작 피해자는 배제된 이 기만적 쇼는 언론보도를 통해서 그럴듯한 의미있는 사과로 탈바꿈했고 심지어 노조 혐오로도 이어졌는데, 그것은 삼성홍보실의 승리였고 광고의 힘이었다.
 
둘째,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과 성적지향을 연결시켜서 공포와 혐오를 부추기는 국민일보 등의 보도가 있었다. 중국인, 신천지 때와 마찬가지로 희생양을 삼기 위해서 방역과 아무 관련 없는 감염 피해자의 소수자성을 매개로 삼아 이미 존재하던 혐오와 편견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아주 노골적이었다.
 
셋째, 윤미향 당선자에 대한 보도였고 이것이 이 글에서 주로 다루고자 하는 것이다. 보수언론 등은 늘 그랬듯이 검증되지 않았고 당사자의 반론도 없는 보도를 통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수 십 년간 일본 제국주의의 전시 성노예 범죄에 맞서 피해자와 헌신적으로 연대해 온 사람들은 순식간에 기금횡령범이자 거짓말쟁이로 둔갑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쌓인 역사와 성과는 한순간에 누더기가 됐다. 그것도 피해자와 연대자의 오랜 인간적 관계를 파괴하고 이간질하는 가장 악랄한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그럴 줄 알았다’, ‘그 돈들은 조총련으로 갔을 것’, ‘파렴치한 위선자’, ‘기생충’, ‘간첩’, ‘빨갱이등 온갖 막말 댓글들이 달렸다. 공격받는 당사자에게는 피눈물이 날 일일 것이다.
 
아마 다음 수순은 뭔가 수상쩍은 시민단체가 등장해서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자를 고발하고 그러면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수사에 나서고, 그러면 사람들은 더욱 기정사실로 생각하고진실은 아주 나중에 이미 모든 게 무너지고 만신창이가 되고 나서 밝혀질 것이고, 공격과 의혹을 쏟아내던 언론은 그것을 귀퉁이에 작게 싣거나 무시할 것이다.
 
왜 그런 식으로만 보냐고? 이런 식으로 당하는 사람을 한 두 번 본 게 아닌지 않은가. 바로 얼마 전에도 유시민 씨를 상대로 이런 장난을 치려다가 들통난 사람들을 보지 않았는가. 그때 채널A 기자의 이야기는 유시민이라는 사람은 적도 많아서, 거봐라 위선적인 인간이 많이 설쳤네 라며 온갖 욕을 먹을 거고 인생 종치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개혁과 정의를 말하던 사람의 이중적 행태가 아주 잘 먹히는 기사거리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나라의 보수언론과 기성언론들을 보면 마치 먹이감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같을 때가 많다. 누가 또 표적이 돼서 속보, 단독, 특종 경쟁 속에 실검에 오르고 영혼까지 탈탈 털리게 될지 걱정하게 된다. 물론 이런 일이 반복되고 이런 수법이 통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이런 자극적인 기사들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혹하게 해서 단기간에 클릭수를 높이고 그것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더불어서 이 구조는 입장과 생각과 진영이 다른 사람에 대한 무의식적인 부정적 감정도 이용해서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사고 과정과 판단에는 이성만이 아니라 무의식과 감정도 작용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와 입장, 생각, 진영이 다른 사람의 숨겨진 약점과 흠결이 드러나거나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면 방어하고 싶은 생각이 커지기가 어렵다.
 
당장 나부터도 비판적으로 보던 어떤 사람이나 단체가 만약 이런 식의 공격의 표적이 되기 시작한다면 선뜻 방어에 나서기보다 소극적이 되고 복잡한 심정이 들 것 같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설사 아무리 정의기억연대의 운동 방식과 정치적 입장에 대해서 차이와 이견이 있었고, 유시민 씨에게 비판적이었고, 윤미향 씨의 출마를 지지하지 않았더라도, 또 민주당이나 시민당이 아니라 진보정당들이 정치적 대안세력이 돼야 한다고 보더라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자가 반일 감정을 조장하고 사사로운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지난 30년 동안 피해자들을 이용하고 앵벌이시켜 왔다고? 정기적 회계감사와 국세청 신고까지 해왔는데도 돈이 어디로 빼돌려진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소송 지원과 국제 연대와 역사에 대한 조사와 기록 등에 많은 돈이 쓰여질 수밖에 없는지 알면서도 피해자 지원으로 돈이 다 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거의 대부분 신뢰하거나 동의할 수 없다.
 
반미를 말하더니 딸을 미국으로 유학 보냈다는 유치한 비난에는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이처럼 보수적 기성언론들이 검증되지 않고 당사자의 반론도 반영하지 않은 일방의 주장을 통해서 어떤 사람들의 인생과 노력을 하루아침에 쓰레기로 만드는 것을 지지할 수는 없다. 내가 그런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길 바란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물론 보수언론들은 처음과 달리 이튿날부터는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자의 반론도 마지못해 일부 반영하기 시작했다. 너무 모순이 분명하고 근거가 취약한 일방적 주장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미 반박 증거가 제시되기 시작한 재정문제보다는 원래부터 문제 삼아 온 정의기억연대의 운동 방향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비판을 더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이용수 선생님의 이번 주장이 핵심 근거가 되고 있다. 친일적 보수언론들이 전시 성노예 피해자의 존재와 목소리를 이처럼 관심 갖고 신뢰하며 대대적으로 실어주는 일은 참 낯선 일이다. 이들이 언제부터 피해자의 주장은 무조건 진실이고 검증도 필요 없이 무조건 믿고 따라야 한다는 기계적 피해자 중심주의의 신봉자가 된 것인가.
 
이 지점에서 나는 피해자 앞에서는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윤미향 당선자와는 좀 생각이 다르다. 피해자와 연대하고 존중하다는 것은 토론과 이견 제시도 포함하는 것이다. 이용수 선생님의 그동안의 용기와 투쟁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하기에, 그것과 모순되는 지금의 말씀들에 대한 이견도 숨길 수 없다.
 
나는 피해당사자들의 증언이 담긴 책들은 내용 검증이 제대로 안된것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료들이고, 30년 동안 1400번 넘게 지속된 수요집회는 없애야 하는게 아니라 일본정부의 진정한 반성을 촉구하는 강력한 무기였으며,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증오와 상처만 남기는 일이 아니라 정당한 투쟁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화해와 대화를 가로막는 것은 잘못을 인정하지도 책임지지도 않는 아베 정부의 탓이며, 이미 수요집회와 피해자들에게 연대해 온 평범한 수많은 일본인들은 진정한 화해와 대화가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 줘 왔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 때문에 이용수 선생님과 많은 선생님들의 그동안의 투쟁은 커다란 의미와 성과를 남겨 온 것이다.
 
물론 이용수 선생님의 심경의 변화에는 나름의 이유와 맥락이 있을 것이고 그것은 살펴보고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토록 오랜 기간의 지난한 투쟁에도 여전히 답이 없는 일본정부, 피해자들을 한일관계의 걸림돌 취급해 온 한국정부, 벌써 많은 분이 세상을 등지게 된 상황 속에서 절박함과 갑갑함은 쌓여갔을 것이다.
 
일본군 전시 성노예 범죄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홍윤신 연구자는 이렇게 지적한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일본 정부와 국제사회한국정부정대협 비판에서결국에서 스스로가 서 있던 수요시위라는 공간 자체까지 부정하게 된 할머니의 좌절감과 아픔에 초점을 맞추어야 되지 않을까? 이 모든 구조 속에서 슬며시 숨어 <운동가><피해자>의 대립구도만 부상하게 하는 언론 구조 속에서 우리가 과연 얼마나 많은 면죄부를 일본정부에게, 한국정부에게, 그리고 우리 자신들에게 주어 왔는지 물어야 할 것이다.”
 
정의기억연대의 운동에도 당연히 성과뿐 아니라 수많은 오류와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자본과 권력에 맞선 오랜 지난한 투쟁들을 가까이 안에서 살펴보면, 거기에는 바깥의 멀리서 보듯이 순결하고 정의로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연대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온갖 인간적 결함과 갈등, 서로에게 준 상처와 문제점들도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떤 운동이든 결국 불완전한 인간들이 좌충우돌하며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운동은 그런 문제들도 아프게 돌아보고 같이 바로잡으며 힘겹게 풀어나가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도,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였던 윤미향 당선자의 남편까지 끌어들여서 다시 색깔론까지 꺼내들기 시작한 보수언론들의 야비한 마녀사냥식 몰아가기부터 분명히 막아서고 중단시켜야 한다. 그때 진정으로 생산적인 돌아보기와 토론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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