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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8일 월요일

지역서점, 생존 방안은? <지역서점 현황조사 및 진흥 정책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박찬수 책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

지역서점, 생존 방안은?
<지역서점 현황조사 및 진흥 정책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박찬수(책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세명대 겸임교수)
2020. 06.
 
* 본 자료는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지역서점 현황조사 및 진흥정책 연구>(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9) 일환으로 작성된 보고서를 요약함.
 
 
서론
 
지역서점 현황조사 및 진흥 정책 연구는 출판산업의 한 축에 서 있는 지역서점의 지속성장 유지 필요성에 대한 당위성을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서점의 생존력 확보를 위한 혁신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 혁신방안으로써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실현가능한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첫째, 독립서점, 동네서점, 지역서점 등 서점 용어에 대한 재개념화를 제시하였으며, 둘째, 전국 지역서점 실태조사를 통한 지역서점 현황 파악 및 지역서점 소멸(예상) 지역 파악을 통해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셋째, 지역서점 진흥정책과 관련된 사업 점검을 통해 체계적, 효율적 사업 추진 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현재 출판계는 지속적인 도서 수요 감소로 인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출판계 내부에서 비롯한 출판콘텐츠의 과잉생산과 독자발견을 위한 제도적 노력의 부재 등의 요인도 있지만, 외부적으로 경기침체, 매체환경의 변화 및 디지털 기기의 보급 확대로 인한 독서인구 감소, 다양한 콘텐츠 공급채널의 등장으로 인한 출판콘텐츠의 수요 잠식 등이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역서점 현황조사 및 진흥 정책 연구의 대상인 지역서점은 출판시장의 기반이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면, 영세 소상공인이 생계를 꾸려나가는 데 적합한 제1생계형 적합업종에 서점이 지정되었다. 2018년에 제정된 이 법률에 근거하여 5년간, 영세 소상공인 서점의 안정적인 생업 보호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때 출판산업의 한 축에 서 있는 지역서점의 생존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활성화 방안 모색은 출판계의 위기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는 독서 및 문화향유의 삶의 질, 더 나아가 국가측면에서는 국제사회 내 국가경쟁력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에 <지역서점 현황조사 및 진흥 정책 연구>에서 제시한 내용을 중심으로 본고를 정리하고자 한다.
 
서점의 정의
 
서점분류의 기준에 따라 서점의 명칭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서점의 형태를 매장 유무, 체인 유무, 취급 도서 분야별, 취급 상품 비중별, 제도 적용별로 구분하고자 했다.
 
매장 유무에 따라서 온라인서점과 오프라인서점으로 나눌 수 있으며, 체인 유무에 따라서 체인서점과 독립서점(유통채널상 Independent Store)으로 구분하며, 대형체인서점은 대형 규모의 매장을 기반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도서와 경제력을 활용하여 운영하는 형태이며, 독립서점은 대형체인서점을 제외한 것으로 중소규모의 매장을 갖추고 지역 곳곳에서 소매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서점을 의미한다. , 독립서점은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개별적 소유나 경영에 의하여 관리운영되는 소매점으로 독립서점을 곧 지역서점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서점에 대한 정의를 재개념화하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영업하며 책을 판매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서점을 말하며, 지역서점지역에 주소와 방문매장을 두고,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공간으로써 매장 내 도서 비치와 도서로 매출이 발생하는 서점을 말한다.
 
지역서점 현황
 
2019년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역서점은 1,968, 기타 서점은 344개로 총 2,312개의 서점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동안 큰 폭으로 감소하였던 지역서점 수(각각 2년 전에 비해 2009-12.3%, 20119.5%, 2013-9.5%, 2015-9.2%), 2017(2,050)에는 2015년보다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그 감소폭이 크게 둔화됐고, 2019(1,968)에는 2017년보다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서점은 344곳으로 2017301개보다 43개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주 증가지역 및 증가 수는 서울 134, 제주 59, 경기 34, 대전 22곳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점이 1개도 존재하지 않는 지역, 즉 지역서점 소멸지역은 인천광역시 웅진군, 전라남도 신안군, 경상북도 영양군울릉군, 경상남도 의령군 모두 5개 지역으로 나타났고, 지역서점이 1개만 운영되고 있는 지역, 즉 지역서점 소멸 위험지역은 모두 44개 지역으로 집계되었다(성남시 중원구는 제외).
 
이에 본 연구는 지역서점 소멸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20197개 도 지역의 인구수 대비 서점 현황, 학교 수 대비 서점 현황, 도서관 수 대비 서점 현황을 각각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지역서점 소멸 위험지역의 학교 수와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해당 지역의 학교 수 대비 서점 비율과 학생 수 대비 서점 비율은 높아지는 것으로 보였다. 반면 도서관 수는 전국적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어 도서관 수 대비 서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또한 지역서점과 기타 서점을 합한 전체 서점의 비교가 가능한 2017년과 2019년 자료를 기준으로 전국 평균 대비 시도별 서점 및 도서관 수의 위치 분포와 서점 및 학교 수의 위치 분포를 비교 분석했다. 전국 17개 시도별 전체 서점 수의 평균은 2017138, 2019136개였으며, 전국 17개 시도별 도서관 수의 평균은 2017767, 2019772개였다. 전국 17개 시도별 학교 수의 평균은 20171,369개교, 20191,220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결과 2019년 기준 전국 서점 및 도서관 수가 평균선 아래에 있는 지역(경남, 경북, 전남, 전북, 인천, 충남, 충북, 강원, 광주, 제주, 울산, 세종) 5개 서점 소멸지역에 속하는 경북, 경남, 인천, 전남지역의 경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더불어 서점 및 학교 수 위치 분포도에서 평균 대비 학교 수는 많은데 서점 수가 평균 이하인 곳, 즉 경북, 경남, 전북, 전남지역의 경우 서점 운영이 좀 더 늘어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결과적으로 자연 인구감소, 고령화 및 인구 변동, 대도시 인구집중 등 지역 환경변화에 따라 지역서점의 경영난 심화 및 폐업 가속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의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역서점의 쇠퇴로 국민의 문화 기반이 심각하게 악화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지역 내 서점과 도서관 운영의 활성화가 출판 및 문화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서점의 비율 증대 등 활성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지역서점 진흥 정책
 
본 연구에서는 외국사례를 기반으로 국내 도입 가능한, 또는 적극적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국내 지역서점 진흥정책으로 4가지 정책을 제안하였다.
 
첫째, 프랑스의 독립서점, 그리고 우수 독립서점(Librairie indépendante de référence) 지원정책을 참고해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국내에서 또한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생겨나거나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지역서점 인증에 관한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형 우수지역서점 인증제제도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랑스 독립서점은 국가기관의 무조건적인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간, 서점들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자립적인 경쟁력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될 중요한 점이다.
 
둘째, 프랑스의 서점창업개발협회(ADELC)는 프랑스의 몇몇 대표 출판사가 도서 유통에서 약자가 되는 서점을 지원하기 위하여 1988년에 설립한 조직으로 주로 서점이 필요한 자본을 무이자로 대출하는 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서점창업개발협회(ADELC)지원사업의 핵심은 자본금 대출로, 창업, 인수, 이전, 재개업, 수리, 도서 매입 등을 위한 총 자본금의 5% 이내 재정을 무이자로 지원해주고 5~8년 안에 상환받고 있다. 그 외에 서점인에게 현장 실습 교육을 실시하여 전문성을 전수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역서점이 1개 운영되고 있는 42개 지역은 고령화,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문화, 관광, 역사 등 로컬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서점이 생겨나고 있다. 이 경우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서점을 승계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프랑스의 서점창업개발협회(ADELC) 지원사업의 내용과 같은 적극적 지원정책이 마련될 경우 지역 내 청년창업, 지역경제 활성화, 도시재생 등과 연계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지역문화 유지 및 활성화 방안이 제시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지역민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할 것이다.
 
셋째, 독일의 경우 서점을 개업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서점학교 운영으로 도서판매자(Book Seller)는 정식 교육을 받아야 하는 직업으로 인정된다. 정식 교육은 소위 이중 교육 시스템 코스로 현장 실습과 직업학교의 수업을 결합해 수습 기간에서 진행되는데, 수습생들은 독립서점, 프랜차이즈 서점, 도서 도매업자 또는 출판사의 고용주와 계약을 맺고 있다. 교육 기간은 보통 3년에 이르지만 경우에 따라 기간은 줄어들 수 있다. 3년의 기간 동안 수습생들은 회사에서 교육받고 일하는 동안 일주일에 한 번 학교에 참석1)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수습 기간 동안 수습생들은 지역과 교육의 단계에 따라 차등화된 수습 급여를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출판관련 다양한 직종의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독일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넷째, 법적 지원 측면에서 국내 지역서점 진흥을 위하여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서점서점업의 정의가 없고 존재감이 미약하므로,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서점’, ‘오프라인서점’, ‘온라인서점’, ‘중고서점’, ‘지역서점’, ‘서점업의 정의를 신설하고, ‘지역서점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은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판문화산업을 지원육성하는 것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하며,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에 지역출판과 지역서점의 육성·지원을 포함하는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직무(출판법 제16조의4)에도 지역출판과 지역서점의 육성지원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고시만으로는 소규모 지역서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소상공인 지원 기본계획과 소상공인 지원 시행계획에 대표적인 소상공인 중 하나인 지역서점인들의 보호육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 나아가 지역서점발전지원 특별법’, ‘지역출판발전지원 특별법의 제정을 적극적으로 연구, 검토할 필요도 있다.
 
마치며
 
종합해보면, 지역서점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 종합적인 대책을 위해서는 위에서 제안한 지역서점 현황조사 및 진흥 정책 연구결과와 그동안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하여 연구되고 제안되었던 사항들을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추진할 필요성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서점 POS 연계 공동 온라인서점 구축과 협업시스템 고도화에 대한 부분이다. 내용으로는오프라인 지역서점 연계 공동 온라인서점 구축, 출판유통진흥원 서지정보 DB의 공동 활용, POS의 재고 정보와 온라인서점의 전산 재고 연동 등을 제안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할 경우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한 서점의 경우에는, 제공되는 프로그램과 서지정보 활용만으로 독자적인 온라인서점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공동 운영의 경우 온라인서점과 지역서점이 제휴하여 서비스별, 지역별 또는 협동조합별로 공동마일리지, 공동배송, 오프라인 연계 픽업, 공동이벤트 등을 개최함으로써 협업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한 지역서점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
 
둘째, 출판유통통합시스템 활용 제도화 관련 부분이다. 출판사, 유통사, 서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출판유통통합시스템의 정보서비스로 출판예정도서의 수요 예측 서비스, 신간도서의 수익 정산 서비스, 유통사(온라인서점)의 도서주문 서비스, 출판사의 신간도서 바이럴 마케팅, 도서를 기획하고 발행량을 결정하는 출판사 경영지원 서비스 등을 제시할 수 있다.
 
셋째, 출판물 유통물류 구조 개선이다. 지역서점의 출판물 주문관리 효율 개선을 위한 10가지 개선 방안으로 표준운송용기 사용, 광역 및 거점 배송 체계, 지역거점 통합 창고 운영, 지역총판 셔틀 수거(Milk Run), 지역서점 셔틀 배송, 서점용 모바일 배송정보 추적시스템 구축, 서점ON 서점재고 정보 공유 활용, 출판 공급망 추적관리 시스템(Book TMS) 구축, 출판유통통합시스템(북넷코리아) 데이터 연계, 출판물 반품 중앙처리 센터 운영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넷째, 출판유통 표준거래계약서 법제화이다. 현재 출판사와 도매상, 출판사와 서점, 도매상과 서점 간의 출판물 공급 및 판매에 대한 계약은 참조할 만한 표준계약서가 없다. 그로 인해서 거래당사자 간의 계약 시 교섭력의 차이에 따른 불공정 거래 조항이 있을 수 있다. 공정한 출판물 유통 계약과 거래당사자 간의 권리 보호와 함께 어음거래 등에 따른 불합리한 관행 개선을 위해서 가칭 출판유통표준거래계약서의 연구를 통한 권고안 마련이 필요하다.
 
1) 구체적인 조건은 학교 간에 차이가 있다. 수습 기간은 주간 일정을 가지는 학교와 반면 더 오랜 기간 학교와 회사 일을 하는 곳으로 나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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