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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8일 일요일

Chang, Ha-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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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제728호(
2008년 9월 26일자)에 실린 장하준 교수의 인터뷰
인터뷰 내용을 읽어보았다.

(출처: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33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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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경제학)의 자택으로 전화를 건 9월19일 0시께. 미리 전자우편으로 전해받은 번호대로 전화기 버튼을 눌렀지만, 수화기 건너편에서는 엉뚱한 목소리만 흘러나왔다. 세 번의 시도 끝에 장 교수의 목소리를 듣게 됐을 때, “아마 집 전화기에 혼선이 있었나 보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혼선. 장 교수에게 보낸 인터뷰 요청 전자우편에도 동원된 단어였다. 리먼브러더스나 AIG 같은 미 월스트리트 권력의 핵심을 강타한 금융위기가 한가위 연휴를 마친 한반도에 상륙한 이후의 상황을 돌아보자. 언론들은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알린 다음날 시장이 안정을 찾았다고 선언하고, 다시 그 다음날엔 파국의 묵시록을 전하는 ‘혼선’을 거듭해왔다. 시장만능을 외치는 신자유주의를 맹렬히 비판해온 장 교수는 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그는 “기본적으로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파산”이라고 말문을 뗐다.

 

-한 달 전 한 일간지에 쓴 칼럼의 제목이 ‘금융자본주의의 실패를 지켜보며’였다. 월가의 몰락이 드라마처럼 전개되는 지금, 그 금융자본주의의 실패가 통제 가능한 실패라고 보는가, 아니면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파국이라고 보는가.

 

=자본주의가 망할 거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다. 대공황처럼 될 거냐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하나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주의형 금융자본주의가 파탄을 맞을 확률은 높다. 그러나 크게 망하더라도 그 체제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질질 끌고 갈 수 있다. 유럽에서 봉건제도가 망했다고 선언된 뒤에도 몇백 년씩 지속됐고, 19세기식 자본주의는 1차 대전이 끝나면서 실패가 증명됐음에도 대공황 때까지 버티고 버텼다.

-지금의 사태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관련해서는 파생상품·복합상품이 너무 많고 손실 보고가 안 되는 ‘오프 밸런스 시트’ 같은 것도 있어서 금융사 자신도 정확한 피해규모를 모른다. 금융거래의 본질이 또 원래 그렇다. 사과를 사면 그 자리에서 집어오는데 금융은 결과를 몇 달 뒤, 아니 주탁담보대출 같은 경우에는 20여 년 뒤에나 받게 된다. 서브프라임 사태도 처음 얘기가 나온 게 2006년 말인데, 1년 넘게 지나면서 핵심부 강타를 시작했다. 핵심부에서 다시 충격파가 퍼지면서 보험회사도 나가떨어진 것이고. 또 다른 금융 부문에 영향을 미치면 대량 해고가 빚어지고 돈 꾸기가 힘들어지고 일자리 창출이 안 되고 소비가 죽는 등 연쇄 과정이 빚어진다. 또 이게 다시 금융 부문의 충격으로 밀려오게 된다. 대공황 이후에 지금같이 큰 금융위기는 미국에선 없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세계가 곧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큰 역사의 변화는 예측이 힘들다.

-한국은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파생금융 상품을 만들 실력이 없었던 덕분에 서브프라임 사태로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금융위기는 한국 경제에 찻잔 속 태풍인가, 아니면 제2의 외환위기 같은 파국의 도화선인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금융위기가 호재라거나 증시의 외국인 의존도가 줄고 수출 의존도도 낮아진다고 떠드는 걸 보면, 1970년대 초등학교 때 잡지에서 읽은 얘기가 떠오른다. 동네에 불이 나 초가삼간이며 고래등 기와집이며 모두 탔다. 뒷동산에서 거지가 아들한테 ‘집 있으면 뭐하냐. 우리는 집 없으니까 불날 걱정 없다’ 이렇게 자랑한다. 지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정치적 아전인수 해석은 결국 거지 아버지와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이다. 어찌하면 이 난국을 막을까 생각해야 하는데 이게 기회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니, 참.


-연쇄 부도 사태를 막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미국 정부의 대응은 적절하다고 보는가.

 

=지금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하는 방식은 예컨대 한국이 외환위기 때 취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 이런 게 바로 ‘사다리 걷어차기’다. 미국은 문제가 터지면 대부분 정부가 개입해왔으면서, 한국이나 제3세계에 대해선 그걸 못하게 막는다. 1980~9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저축대부조합 파산사태 때 국내총생산(GDP)의 3%에 해당하는 공적자금을 은행과 금융기관에 부어넣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야당과 진보단체들은 일제히 “미국 금융 베끼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미국 금융’의 실체는 무엇인가.

=간단히 얘기하면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는 ‘돈 놓고 돈 먹기’다. 실물경제와 관련 없이 금융이 돌아가는 것이다. 19세기 말 투자은행이 생겼을 때 이들은 일종의 벤처캐피털 회사였다. 100만달러를 투자할 테니 지분 30%를 달라 하고, 그 회사가 상장하면 지분을 팔아서 몇천만달러를 챙기는 게 주업무였다. 그런 기능을 하던 투자은행들이 인수·합병을 중개하는 것, 즉 장기적으로 기업을 키우는 게 아니라 단기적으로 비슷한 것들을 합치고 직원을 해고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그래서 이윤을 올리면 성과를 챙기고, 금융공학으로 투명성 없는 복합상품을 만들어 파는 존재로 바뀌었다. 또 보험은 원래 목적이 인생에서 예기치 못한 일들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건데, AIG는 위험성 노출이 잘 안 되는 복잡한 금융거래를 보험해주다 당한 거다. 실물과 상호보완적인 금융이 아니라, 자기 증식 논리를 갖고 돌아가는 게 지금 미국·영국의 금융이다. 이건 틀렸다. 옛날처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참여정부의 금융허브론, 이명박 정부의 금융중심지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재검토돼야 한다. 금융자본의 중심지에서 그것의 꽃이라고 불리던 투자은행 모델이 붕괴됐는데, 그걸 계속 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국내에서 여전히 그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뭘까. 하나는 상황 파악을 잘 못하는 거고, 또 하나는 나라는 망해도 자기는 이익을 보니까 그러는 거다. 산업은행 총재의 (리먼브러더스) 스톡옵션 보유 사례를 보자. 그게 꼭 의도해서 한 거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그런 식으로 항상 자기 이익이 관련된 사람이 있고 이들은 자기만 잘되는 일을 할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선진국=요즘 미국=신자유주의’라는 공식을 무조건 옳다고 철통같이 믿으니까 문제다. 자본시장통합법 같은 것도 한발 더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에 다가가고 싶다는 얘기 아니냐.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사회가, 또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근본적 대안은 없는가.

=내가 보기에 ‘투자자 보호 방안’ 운운하는 건 자동차 속도제한을 없애고 교통사고 처벌도 약화시키고는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이 걱정되니 정부에서 싼값에 헬맷을 나눠주는 것과 같다.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 규제도 잘 안 되는 파생상품을 만들고, 역외 조세 도피처를 만들어 투명성도 없고 규제도 안 되게 만들지 않는가. 과거 소버린이 SK 경영권을 위협할 때 투명성을 제고하도록 뜯어고쳐야 한다고 떠들었으면서 자기들은 이사회 구성도 밝히지 않았다.

1980년대 이전에는 모든 나라가 금융 분야에 대한 규제를 강하게 했는데 경제는 더 잘됐다. 1945~70년에 개도국에서 발생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가 17건에 불과했는데, 70년대 중반부터 자유화되면서 이후 1997년까지 95건이나 터졌다. 확실히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실행해본 대안으로 가면 된다. 희한하고 새로운 시스템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자본에 고삐를 채우는 일을) 옛날에 다 해봤다. 물론 되돌리려면 굉장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

-이번 사태가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근원적 반성을 불러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어떤 기득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항상 그게 참 예측이 힘들다. 대공황이 났을 때 미국은 이른바 뉴딜 자본주의를 했고, 스웨덴은 조합주의를 했고, 독일·이탈리아는 파시즘을 택하며 다른 식으로 반응했다. 이번 사태가 계기가 돼서 금융을 억제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약한 사람들, 서민들을 더 몰아붙이는 식으로 갈 수도 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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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에는 고성국 씨와 행한 인터뷰 기사가 있다. (출처: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938158)

 

▶ 진행 : 고성국 박사 (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 출연 : 영국 캠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

( 이하 인터뷰 내용 )

- 미국정부가 AIG에 대한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했지만 미국의 금융위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정부의 긴급 구제금융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상황이 이렇게 되면 아무리 시장주의를 좋아하는 정부라도 구제금융을 안 할 수가 없거든요.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던 것도 구제금융을 너무 늦게 하고 제대로 안 해서 그런 거니까 지금 같은 상황이 오면 구제금융을 하는 게 맞죠.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해놓고 부담은 결국 납세자들이 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옳은 방법은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규제를 제대로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건데, 규제완화는 규제완화대로 해서 금융가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들 돈 벌 건 다 벌고, 그 다음에 일 어려워지면 정부가 납세자 돈으로 메워주는 건 장기적으로 보면 옳지 않죠.

- 특히 리먼브라더스는 파산시키고 AIG는 구하는 식으로 원칙이 없다는 비판이 일면서 '정실자본주의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럼요, 정실자본주의죠. 97, 98년에 한국과 아시아 외환위기가 났을 때 아시아만 그런 게 있는 것처럼 얘기했지만 사실 그런 건 다 자기들도 하는 거거든요. 우리는 순진하게 믿으면서 미국은 항상 올바르고 원칙에 맞는 일만 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게 아니죠.

- 미국의 금융위기가 수습단계로 들어섰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앞으로 더 확산될 거라고 보십니까?

아직 한참 남았죠. 지금 미국정부에서 너무 급하니까 악성부채들을 정부가 다 떠안겠다는 안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문제는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형이지만 실물위기는 아직 시작도 안 됐거든요. 이런 식으로 금융이 말려들기 시작하면 돈 빌리기 어려우니까 기업들이 투자를 못해서 일자리도 못 만들고, 금융기관이 망하면 거기서 해고되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 금융기관과 거래해서 먹고살던 사람들도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되고, 그런 식으로 하면서 실물에서 소비가 위축되면 또 그게 다시 파급효과가 오는 거거든요. 그런 게 다 지나가고 해소되려면 2,3년은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헤지펀드 수백 개가 떼도산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하고 있는데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얘기는 '누가 망할지는 모르지만 누구라도 망할 수 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특히 지금 어려운 건 지난 20년 동안 금융자유화가 되면서 굉장히 복잡하고 투명하지 않은 파생상품과 복합상품이 많이 생기고, 조세도피처나 역외자본 같은 게 생겨서 사실 지금 아무도 어떤 회사의 부실이 어떤 규모인지 알 수 없거든요. 아마 본인들도 잘 모를 겁니다. 회사 입장에선 부실규모를 축소해서 발표하는 게 자기 이익에 맞겠지만요. 그러니까 본격적으로 터진 건 2007년 여름이지만 2006년 말에 처음으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가 제기됐을 때 미국 정부는 부실규모가 500~1000억 불이니까 금방 해결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지난 몇 달간 미국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만도 직접적으로 투입한 게 5000억, 간접적으로 시장에 유동성 푼다고 투입한 게 4000억 정도 돼서 총 9000억불 정도를 투입했어요. 처음엔 500~1000억 불을 얘기했는데, 그러니까 아무도 정확히 규모도 모르고 어디에 악성부채들이 숨어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루비니 교수 말이 맞을 수도 있고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누가 망할지는 모르지만 누구라도 망할 수 있다는 거죠.

- 미국정부가 구제금융을 해서 개입하면 이 사태를 수습할 능력은 가지고 있는 겁니까?

그건 모르죠. 문제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예를 들어 덜컥 모든 악성부채를 정부가 떠맡아서 해결해보겠다고 했는데 너무 규모가 커버리면 미국정부도 다른 정부보다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한계가 있는 건데, 문제의 규모가 어떤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

- 이런 위기의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기본적으로 70년대 말부터 시작된 금융규제완화와 자유화에서 문제를 찾아야죠. 과거 50~70년대 중반까지는 금융과 실물이 동반하는 관계였는데, 금융이 고삐가 풀리면서 지금 금융기관이 하는 많은 부분의 일들이 실물경제와는 상관없이 금융자산 가지고 먹고사는 거거든요. 그렇게 되다보니까 점점 실물과 금융이 괴리가 생기면서 자꾸 거품이 생기는 거죠. 이미 80,90년대 개도국을 시작으로 해서 거품이 생겼다가 꺼지면서 문제가 된 것이고, 미국도 90년대 후반에 닷컴 붐부터 시작해서 거품이 엄청나게 끼었는데 그게 처음에 주식시장 나스닥에 끼었다가 빠진다고 하니까 경기 살린다고 이자율 내려서 그게 주택시장으로 옮겨가면서, 말하자면 거품을 계속 돌려막기를 한 거거든요.

- 그린스펀 의장이 있을 때 그런 상황이 벌어진 거죠?

네. 그러나 결국 한계가 온 거죠. 금융이 아무리 괴리가 돼도 어느 점엔가는 실물 부분과 연결이 되어있는 거니까 결국 무리하게 돈을 꿔서 집을 산 사람들이 못 갚고, 가계부채 때문에 파산하고, 기업들이 도산하기 시작하니까 결국 문제가 터진 거죠.

- 이런 상황을 신자유주의라는 정책기조의 실패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죠. 신자유주의가 가장 자랑했던 게 그런 식으로, 특히 금융 부분에서 규제를 완화해서 자본이 제일 수익성이 높은 데 왔다갔다하게 해야 경제가 잘된다고 주장했는데 그 시스템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난 거죠.

-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신자유주의가 파탄을 보인 건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신자유주의가 대세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지 않습니까?

네. 원래 변두리에 있는 나라들은 중심국에서 한물 간 걸 받아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도 그런 게 아닌가 싶어서 걱정됩니다. 한 1년 전까지만 해도 그게 맞는 거라고 생각하는 걸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지난 1년 동안 국제금융시장을 비롯해서 세계경제가 신자유주의의 결과로 망가져가는 걸 보면서도 우리는 이걸 해야 한다고 우기는 분들을 보면 이해가 안 갑니다.

-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우리 정부는 "이번 위기로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수출은 어려워지더라도 내수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요?

불확실성은 계속되는 거죠. 솔직히 저를 포함해서 2주일 전에 백 년 이상 대공황까지 살아남은 리먼브라더스나 메릴린치 같은 기업들이 망하리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그리고 루비니 교수의 말처럼 헤지펀드들도 불확실 상황이 계속되는 거죠. 그리고 수출이 안 돼서 내수가 상대적으로 좋아지면 그게 좋은 거라고 하는 건 완전히 억지소리라고 보는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출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걱정하면 '세계화 시대에 촌스러운 소리 하지 말라'고 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 언제부터 자기들이 내수 걱정했다고, 그것도 절대적으로 내수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 수출이 찌그러지니까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건데 그런 식으로 해서 내수 비중이 올라가는 게 좋은 거라고 말하는 건 상황이 변하는 데 따라서 말을 바꾸는 거죠.

- 산업은행이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추진했던 걸 두고 '그만큼 우리나라 국력이 커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저는 그것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웃음거리가 됐다고 보는데요. 사실 리먼브라더스는 파산선고 하기 전까지 영국의 유수 은행인 바클레이즈나 미국의 뱅크오브어메리카 같은 기업들이 인수하려고 했다가 인수했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니까 미국정부에 채권 최소한 일부라도 보증해달라고 나왔는데 미국정부가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해서 다 발을 뺀 거거든요. 그런 몇백 년 역사를 가진 유수한 선진 금융기관들도 머리 내저으면서 도망간 금융기관을 우리나라 산업은행이 데려다가 무슨 수로 살립니까. 그리고 설사 운이 좋아서 살렸다 하더라도 왜 우리나라 납세자 돈 가지고 운영하는 산업은행이 가서 미국의 망한 은행을 도와줘야 합니까. 그건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 지금 시점에서 우리 정부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해서 금융허브니 금융중심지니 하면서 계속적으로 우리 정부가 금융자유화와 규제완화를 통한 금융산업의 발전이라는 노선을 추구해왔는데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런 걸 계기로 해서 그런 노선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최소한 그걸 지지하는 분들도 한번 재고는 해보셔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왜냐면 그분들이 바라는 모델이 미국식의 금융자본주의이고, 그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것이 최근에 망한 리먼브라더스 같은 투자은행인데, 지금 1등부터 5등 하던 것 중에 3,4,5등은 없어지고 1,2등도 휘청휘청하잖아요. 모건스탠리는 중국에서 돈 받아서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지금 그렇게 엄청난 문제점이 드러난 모델을 왜 우리가 뒷북치면서 쫓아가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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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오마이뉴스>와도 9월 19일 인터뷰를 했다.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81164

 

"하루라도 늦기 전에 (경제정책의) 방향을 바꿔야죠. 그렇게 맹종했던 미국식 경제가 하수도로 저렇게 빨려들어가고 있는데, 우리가 거기에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톤은 이미 올라가 있었다. 그동안 미국식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에 날선 비판을 해왔던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 그와 지난 18일 밤 전화 인터뷰를 했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9월 말까지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장 교수는 연일 터져 나오는 미국발 금융 위기 소식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1시간에 걸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중심의 금융자본주의의 허상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최소한 2~3년간 금융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현 금융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또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 시도, 정부의 각종 금융관련 규제 완화 등에 대해 특유의 어조로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리만을 인수했을 경우 파산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그는 한마디로 "희극"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장 교수는 "산은보다 덩치도 크고 경험도 많은 회사들이 손사래치면서 도망간 회사를 두고, 산은이 무슨 재주로 살리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면서 "왜 미국에서 잘못한 회사를 우리가 가서 구해야 하는지, 그것도 개인 돈이 아닌 납세자(국민)의 돈인데,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부동산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미국처럼 심각하지는 않지만, 거의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일본처럼 시기를 놓치지 말고,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무엇보다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금융규제 완화 등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에 시작될 자본시장통합법을 비롯해, 금융시장 선진화, 산업은행 민영화 등 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금융정책들은 이미 실패로 끝나고 있는 미국식 금융모델"이라며 "국민들이 잘못된 정책의 피해를 받기 전에 심각하게 정책 추진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장하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 최근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져 있다. 예전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하셨던 것 같은데.

"(웃으면서) 정확히 이런 형태로 올줄 알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고,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언젠가 문제가 크게 터질 것이라고는 생각해서인지, 별로 놀라지는 않았다. 지난 20년 동안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가 세계를 장악해 왔는데, 그동안 조금씩 불거지던 문제들이 쌓여서 한번에 드러난 것이다."

 

- 국내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더 충격을 받은 듯 하다.

"여기서 보니까, 한국이 굉장히 놀란 것 같은데, 아마 두가지 이유 때문인 것 같다. 하나는 미국은 절대 안 망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또 하나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미국 금융부실 규모를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었다."

 

- 과소평가했다는 것은.

"(곧바로) 지난 2006년 말에 처음으로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나왔을 때 미국정부는 부실 규모를 500억~1000억 달러로 보고, 다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작년 여름에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무너졌을 때 부실규모가 2000억~3000억 달러로 됐고, 작년 크리스마스 때면 해결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이번에 미국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만 9000억 달러 정도나 된다. 공적자금을 무엇으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더라도, AIG 등에 직접 들어간 것만 4000억~5000억 달러, 유동성 공급한 것까지 하면 9000억 달러 이상 보는 사람도 있다."

 

- 도대체 미국 정부나 세계 금융전문가들도 부실규모가 정확히 파악이 안되는 것 같다.

"미국이 1930년 대공황 이후 각종 규제를 엄격하게 시행했지만, 레이건 시절 이후 규제를 대폭 풀었다. 이후 금융시장에선 각종 파생상품이 발달하면서, 금융업에 일하는 본인들 스스로 부실규모를 몰랐고, 또 장부상 (부실을) 숨기기 좋았다. 정부도 이들 회사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모르니까, 규제도 제대로 안됐던 것이고, 거의 유명무실했던 것이다."

 

- 리먼 파산 이후, 미 정부가 AIG에 대해 공적자금을 투입했는데도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하다. 오히려 다음에 누가 쓰러지느냐에 관심이 더 큰 것 같은데. 누가 쓰러질지 예상할 수 있나.

"(웃으면서) 모른다. 무엇을 어디에, 얼마만큼 숨겨놨는지 모르니까. 자신들은 괜찮다고 하더라도, 남들이 안좋다고 생각하면 망할 수도 있지 않나. 예를 들어 영국에서 가장 큰 주택담보대출 업체 HBOS라는 곳이 있는데, 영국 정부도 괜찮다고 했지만, 계속 주가가 떨어지니까 결국 로이즈뱅크라는 곳에 흡수합병되고 말았다. 이런 걸 보면, 누가 망할 것 같다고 말할 순 없어도, 누구든 망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있다."

 

- 미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을 두고 말들이 많은 것 같다. 부실 금융과 기업은 시장논리에 의해 도태돼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 미국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해 왔던 논리였는데.

"그동안 여러 차례 책에서도 썼지만, 힘있는 나라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을 때는 시장논리를 펴면서 간섭받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어려워지면 곧바로 정부의 개입을 요청하고, 도움 받아 해결하려고 해왔다."

 

- 전형적인 이중잣대 아닌가.

"(목소리를 높이며) 그렇다. 이중잣대도 보통 이중잣대가 아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 나라처럼 당하는 사람들이 너무 순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여전히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정부가 해야될 개입도 안하고 말이지…."

 

- 미국 금융시장의 혼란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 같은가.

"(잠시후) 한참동안 가지 않을까 한다. 워낙 금융쪽이 복잡해서, 진짜 돈이 돌아봐야 부실 규모가 파악되지 않겠나. 또 미국, 영국 주택가격도 떨어지고, 기업들 망하면서 실업도 늘면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잘못된 것들 다 해소하려면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다."

 

- 금융불안의 끝이 보인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곧장) 끝이 보인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되고, 1년 전에 시작해서, 지금 점점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금융 핵심부까지 강타를 당하고 있으니까, 그것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금융이 실물을 끌어내렸으면, 이제는 실물이 금융을 끌어내리는 단계가 올것이고, 하루 아침에 끝날 일이 아니다."

 

- 국내 사정을 돌아보자. 산업은행은 최근까지 리먼을 인수하려고 했었다. 민유성 행장은 오늘(18일)도 국회에 나와 산은이 리먼을 인수했다면, 파산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웃으면서) 한마디로 희극이다. 산은이 인수해서 (리먼을)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쪽 이야기일뿐이다. 산은보다 훨씬 덩치도 크고, 경험도 많은 회사들이 손사래치면서 도망간 회사를 두고 무슨 재주로 산은이 살리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설령 살렸다고 하더라도, 결국 우리나라가 봉 잡히는 것 아닌가? 왜 미국에서 잘못한 회사를 우리나라가 가서 구해야 하는지, 그것도 개인 돈도 아니고, 납세자(국민)의 돈을 가지고 말이지… 완전히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 정부 일부나 일부 언론에선 리먼 인수를 통해 우리나라가 월스트리트로 곧바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우리가 어느 정도 실력이 있을 때 하는 이야기다. 우리는 그쪽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데, (인수하면) 속된 말로, 완전히 바지사장꼴 아닌가. 돈만 대고 옆에 멍하니 앉아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어느 정도 기본 능력은 있어야, 이 사람들이 제대로 하는것인지, 속여먹는 것은 아닌지 알 것 아닌가."

 

- 정부에선 리먼쪽에 투자된 금액도 적고, 이번에 국내 시장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리먼에 들어간 돈만 생각하면 안된다. 미국, 영국 중심부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돈만 얼마인가? 미국이 침체에 들어가면 우리 수출도 곧바로 영향을 받고, 중국 수출쪽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으면서 2차, 3차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 한국에서도 미국같은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나. 물론 정부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고 있다.

"미국처럼 심각하지는 않지만, 거의 유사한 상황이라고 본다. 주택시장 거품이 빠지고 있고, 가계부채 엄청 나게 쌓여있고, (미국보다) 정도가 좀 덜하긴 하겠지만 미국에 비해 시장 개방도가 높고, 특히 자본시장 해외의존도 역시 높다. 오히려 미국보다 구조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많다. 정부가 '우리는 아니다'고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식 일 뿐이다."

 

- 참여정부도 그랬지만, 현 정부에선 금융선진화 방안 등으로 각종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오히려 반대로 규제강화 쪽으로 돌아가는 양상인데. 정책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루라도 늦기 전에 (경제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자본시장통합법 등 금융시장 선진화, 글로벌 투자은행 육성, 산업은행 민영화 등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것들이 미국식 금융자본주의 모델인데, 그 본산지가 지금 무너지고 있지 않은가."

 

- 한미FTA와도 연결되는 부분이 많은데, 이 역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은가.

"당연하다. 미국과 FTA할 때부터 이야기를 해왔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장기적으로 기울어져가는 나라인데, 왜 (우리가) 그렇게 목을 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 이제 미국 경제는 영어식으로 표현하면, 하수도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 나라와 우리나라가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여전히 정부쪽 관료나 일부 언론 등을 보면 미국식을 쉽게 버리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알고 있다. 아직도 무너져가는 모델(미국식 금융자본주의)에 미련이 남아서, 어떻게 하면 비슷해질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측은한 생각이 든다. 문제는 이같은 엘리트들에 의해 위험한 방향의 정책이 추진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되는 점이다. 좀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가 정말 갈길이 미국과 같은 길인지 깊이있게 생각하고, 과감히 바꿔야 한다. 우리에겐 그리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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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는 누구?

 

86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당시 대학 동기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갈 때, 그는 영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가 둥지를 튼 곳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이곳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난 90년 10월 만 27세의 나이로 한국인 최초의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됐다. 장 교수는 "영국 유학 당시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에 한국인 유학생은 한명 밖에 없었고, 케임브리지대 전체에도 한국인 유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80년대 후반 미국식 개발경제학에서 벗어나 영국에서 공부한 것도 남달랐지만, 그는 영국에서도 주류경제학이 아닌 '제도경제학'이라는 독특한 분야를 전공했다. 주로 경제모델과 계량화에 치우친 미국식 방식과 달리, 제도의 변화를 중심으로 경제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설명하려는 새로운 경제학이다. 지난 2002년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들의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꼬집으면서, 그들의 위선적인 세계화를 고발한 '사다리 걷어차기(Kicking away the ladder)'를 출간했다. 이어 2003년엔 신고전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어지는 '뮈르달상'을 한국인 처음으로 받았다. 이어 2005년에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학자에게 수여하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했다. 특히 중남미의 반미 성향 좌파 지도자인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을 때 장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장 교수의 <사다리...> 읽고 감명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 교수는 '개혁의 덫', '쾌도난마 한국경제' , '국가의 역할',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등의 책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모색해왔다. 지난해 출간한 '나쁜 사마리아인' 은 최근 국방부에서 '불온서적'으로 지정하면서, 오히려 인문서적 가운데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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