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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7일 금요일

불광초등학교 참새들의방앗간에서

2009년 4월 13일 오전 9시30분. 서울 은평구에 있는 불광초등학교 학교도서관인 '참새들의방앗간'에 갔습니다. 지난해까지 2년 동안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의 상임이사를 맡아 일하던, 은평구 대조동의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이미경 관장이 중심이 되어 펼치는 "어린이, 책, 도서관이 함께하는 학교와 마을 만들기" 사업이 있는데, 그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학교도서관 자원활동가 연수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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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침막의 오자, 4월 7일 서정오 작가가 아니라 서정홍 씨가라고 합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어떤 곳인가. 2008년 12월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작은도서관 활동가 집단회'가 열렸을 때 이미경 관장이 발표한 자료 '지역주민들의 도서관만들기--대조동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을 보면 도서관이 개관하기까지의 과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조금 길지만 여기에 옮겨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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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꿈나무어린이도서관 관장

 

2005년 6월, 40평의 공간을 새롭게 마련한 꿈나무 어린이도서관은 대조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의 자원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는 도서관이다.

 

2000년 은평구에는 구립 도서관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도 없을 때였다.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할 때 동사무소가 지역주민들의 문화복지공간으로 전환된다라는 소식을 접한 대조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역에 작은 도서관 필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치센터 내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어달라는 제안서를 만들어 동사무소 동장을 찾아갔다. 당시 동장이 선뜻 주민의 제안이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다용도로 사용예정이었던 6평의 공간을 도서실로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대조동 자치센터는 2001년 새롭게 신축하였고 그 과정에서 6평의 공간 예정이었던 도서실이 10평의 공간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책을 읽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이라면 기존의 수없이 사라졌던 문고들과 별 차이가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지역의 시민단체인 “열린사회은평시민회”의 지원을 받아 적극적인 엄마들과 “열린어머니회”를 구성하고 신축기간 1년 동안 준비활동을 하였다.

파랑새어린이도서관, 은평사랑어린이도서관 등 기존의 어린이도서관을 방문하고 각동의 지역정보센터마다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창원지역의 정보센터를 답사하는 등 월1회모여 구입도서 목록을 정하고 이후 운영에 대한 연구 활동과 외부인사 초청 지역주민 강연회 등을 전개하였다. 개관 후 운영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자원봉사를 중심으로 운영하되 사서지원을 요구하기로 하고 현재 자원봉사 책임자가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조건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

 

2001년 12월에 완공된 자치센터 3층에 10평 공간으로 자리잡게 된 어린이도서관은 공간이 협소하였고 3층이라 어린이 출입이 불편하여 대안을 모색하던 중 MBC기적의도서관 프로그램이 TV에 방영되었다. 기적의 도서관 유치를 위해 책읽는 사회만들기 운동본부 관계자를 만나고 그 내용을 근거로 구청 공무원들을 설득해 나갔다.

 

자치센터 옆에 관리되지 않고 있는 (구) 파출소 건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출소가 동별로 축소되면서 유휴 건물로 남아있었기에 그 공간을 어린이도서실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40여평의 작은 공간이었지만 동사무소 옆이었고 초등학교 후문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이 이용하기엔 안성마춤이었다. 그 공간을 어린이도서실로 만들기 위해 대조, 대은 초등학교의 협조를 받아 “어린이도서실 유치를 위한 종이학 접기와 가장 긴 엽서 만들기”등의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구)파출소 건물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하였으나 건축비 문제로 기적의 도서관 유치는 무산되었다.

 

그러나 (구)파출소 건물을 어린이도서실로 사용하기로 결정된 상황이었기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도서실 리모델링을 위한 프로젝트’를 제출하였고 5천만원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구청과 서울시의 예산지원을 이루어지면서 꿈나무 어린이도서실이 탄생하게 되었다. 2005년 6월 작지만 깔끔하고 예쁜 도서실로 어린이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공간을 확보하고 리모델링 허가, 예산확보 그리고 신축 이 모든 과정이 4년 걸렸다. 어린이도서실이 내 사는 지역, 가까운 거리에 있었으면 하는 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린이, 책, 도서관이 함께하는 학교와 마을 만들기" 사업이나 그 사업의 일환으로 학교도서관 자원활동가 연수를 펼치게 된 것도 이런 꿈과 열정과 노력 때문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올해 불광초, 구산초, 갈현초, 역촌초, 응암초, 연은초 등 모두 6개 학교의 학교도서관과 연계하여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이 주최가 되어 사서 선생님들의 연수--사서 선생님들(비정규직)은 사서교사와 달리 연수를 받을 기회가 없습니다--와 함께 학부모 자원활동가들의 교육, 중학교 학생들까지 함께하는 독서캠프, 그리고 학교의 안마당에 펼쳐질 책잔치 등 4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저의 관심을 크게 끌었던 부분은 6개 학교에는 사서교사 2곳, 사서가 4곳에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는데,  이분들의 급여는 은평구청의 교육비 예산의 일부로 감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서부교육청, 은평구청, 그리고 지역에 뿌리내린 작은도서관이 함께 힘을 모아 각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보조사서, 학부모 교육, 독서캠프, 책잔치를 펼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어린이, 책, 도서관이 함께하는 학교와 마을 만들기"의 가능성을 열어나가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교육청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의 풀뿌리 활동가가 마을도서관, 어린이도서관,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펼쳐나가는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사례는 다른 지역에도 좀 더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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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놓은 뒤, 서둘러 집안 일을 정리하고 학교도서관의 자원활동가로 참여하는 학부모님들. 문진희, 박순자, 이수정, 김미숙, 정혜원, 이진숙, 양선순, 오방진 등등의 학부모님들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저의 어눌한 말을 경청해주신 학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점심 급식을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불광초등학교의 학교도서관 '참새들의방앗간'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는 사진 몇 장 붙여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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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사서로 일하고 계신 배희경 선생님께서 도서관 이용 방법을 교육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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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블로그에 글을 올린 뒤, 이미경 관장께서 사서교사와 사서의 배치와 관련하여 수치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해주셨습니다.  

  이를 2009년 4월 22일 오전에 수정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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