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09년 8월 14일 금요일

시민참여교육

최근 내 관심사인 시민교육 혹은 시민참여교육에 대한 기사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벌인 '시민참여교육(프로젝트 시티즌)'에 대한 내용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에서 직접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렸다. 여기 옮겨놓는다.

 

------------------------------------------------------------------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이 나라에서 교육은 '시민'을 길러내고 있는가? '시민학'(Civics)을 기초과목으로 가르치는 대학이 있는가? 창조적 교육을 되뇌면서도 창조정신의 핵심이 비판적 사고라는 것을 지금의 우리 사회는 알고 있는가? 우리의 젊은 세대들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그들의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도정일, 한겨레신문, 2009년 6월 4일)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 참 어렵다. 한국의 교육 현실을 보면 더욱 더 꺼내기 어려운 말이다. 그래도 그 필요성과 절박함에 대한 공감은 있는 듯 싶다.

 

미국의 시민 참여 교육(프로젝트 시티즌)을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8월 10일부터 4박 5일간 프로젝트 시티즌 교사연수를 실시했다. '프로젝트 시티즌'이란 제목만 듣고는 어떤 내용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시민교육', '시민 참여 교육'이란 말들이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프로젝트 시티즌' 교육을 위해 미국의 시민교육센터(Center for Civic Education, 이하CCE)는 필리스 보이, 글렌 맨스 2명의 교사를 파견했고 지난 8월 10일(월)부터 14일(금)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와 시민교육 활동가 30명이 서울 수유리의 호텔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숙식을 같이 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젝트 시티즌은 미국 CCE에서 만든 시민의 사회참여 프로그램으로 현재 미국 30개 주와 전세계 80개 국가에서 실행하고 있는 시민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CCE 측은 "학생들로 하여금 책임감을 갖고 사회참여를 할 수 있는 시민으로 길러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로 학생들이 정부의 의무와 시민의 권리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정부나 지역사회의 갈등 문제를 어떤 과정을 통해 해결해 가는지를 배우고 체험하도록 돕는 실천형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포트폴리오 발표 시간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시민교육

이번 연수는 이 프로그램을 교사들이 직접 체험해 보는 과정이다. 

 

30명의 참가자들은 두개 팀으로 나뉘어 각각 지역의 문제점을 찾아 나섰다. 팀은 또 '문제점 찾기', '대안정책 조사', '공공정책 제안', '실행계획' 4개의 조로 나뉘어져 지역의 문제점을 찾고 문제점을 해결할 실행계획까지 세우는 작업을 수행했다.

 

참가자들은 연 이틀 동안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숙소인 수유리에서 가까운 지역을 돌며 현장조사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지역의 문제점을 찾아냈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주제는 "강북구내 공공기관의 분리수거 실시 현황"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골목상권 침공"이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 정책 조사도 이루어졌다. 조례를 살피고, 담당공무원을 인터뷰하기도 하고, 유사한 사례를 살피고 인터넷을 뒤지며 직접 공공정책을 마련했다. 그리고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에 필요한 방법들을 제안했다.

 

8월 13일 목요일 오후3시, 그동안의 팀별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자의 열의와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만 봐도 그동안의 수업과 활동이 얼마나 활발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문제점 찾기', '대안정책', '공공정책', '실행계획' 등 참가자들이 함께 준비한 포트폴리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시민교육

참가자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단순히 사회문제에 아이들이 관심을 갖고 해결하는 차원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집단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작은 문제들에서도 해결의 단계를 못 찾아서 문제를 심화시키거나 문제를 간과하는 아이들에게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문제해결과정을 알려줄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김유정, 초등학교 교사)

 

"즐거운 경험이었지만 마음도 무겁다. 공립학교의 특성상 잘 적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한수현, 중학교 교사)

 

"적용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재량활동시간에 이 프로그램을 권장사항으로 넣어줬으면 좋겠다. 인문계 고교교사로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미국의 경우는 이 프로그램에 쏟은 시간을 봉사활동으로 기록한다는데 우리 사회에서도 봉사활동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다. 대학입학과정에서 입학사정에도 활용될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신용균, 고등학교 교사)

 

4박5일동안 프로젝트 시티즌을 강의한 두 명의 강사도 "능력있고 활기차고 밝은 모습으로 함께 시간을 보낸 선생님들께 감사하다. 시민정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공동의 합의를 이루어 나가는 것인데 여러분들이 자연스럽게 협의에 이르는 모습을 보고 학교에서도 충분히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굴렌 맨스), "여러분들이 배운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사회, 학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역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면서 한국에 온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필리스 보이)고 소감을 밝혔다.

 

  
CCE에서 파견된 프로젝트 시티즌 강사, 글렌 맨스, 필리스 보이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시민교육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번 연수 이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11월14일에는 '프로젝트 시티즌' 프로그램에 입각한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 대회'를 고려대학교와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발표된 사례 중 우수 작품을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열리는 CCE 주최 '프로젝트 시티즌' 미국 대회에 출품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문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사업팀 은영준, 02-3709-7622).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