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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16일 화요일

안차수 교수의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서

김훤주 기자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경남도민일보조차 이런 일을 겪는다는 것은 먼 곳에 떨어져 있는 일개 독자에게도 씁쓸한 일입니다. 안차수(경남대학교 신문방송정치외교학부) 교수님의 지평평가서를 함께 읽고자 합니다.

<미디어오늘>, 갱블, 독자게시판 등을 통해 알려진 최근 벌어지고 있는 도민일보 내부의 문제에 대해 독자의 한 사람 그리고 지평위원으로서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사태해결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특히 지평위 회의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분의 답변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저마다 다른 각도에서 이번 사태에 우려를 하고 있는 줄 압니다.

 

저는 특히 이번 사태가 서형수 사장과 김주완 부장의 개혁성에 대한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인지 아닌지를 알고 싶고, 그러한 개혁성에 대한 판단이 과연 공개적으로 심도 있게 논의되어 합당하게 판단되었는지 조직 내부에서 이제는 독자와 주주에게 공개할 차례라고 생각되며 이를 요청합니다.

 

신문의 경영, 그리고 편집 책임자의 문제는 신문의 지면 그리고 편집 방향을 넘어 신문사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이기에 이번 지평위 회의에 본사의 입장과 자구노력 그리고 독자와 주주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향신문이 최근 삼성비판 도서를 소개하지 못하고 삼성의 눈치보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로 독자에게 사과하고 특집기사를 실어 언론의 양심을 회복할 기회를 삼은 것과 마찬가지로 도민일보는 가급적 빨리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독자와 주주에게 사과문을 통해 사과하고 어떤 일이 무엇 때문에 발생해서 능력과 개혁성을 갖춘 새로운 사장과 편집국장 지명자가 사퇴하게 되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을 책임자가 지평위에서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사업 평가와 지역신문 지면 개선을 위한 사업을 여러 지역 신문을 통해 다년간 분석해왔습니다. 누구보다 지역신문이 처한 어려움과 그 나갈 방향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종이신문의 운명이 어떠할지, 특히 지역신문의 운명이 변화와 개혁 없이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자료와 사례를 통해 객관적으로 학계와 업계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지역신문의 경우 가장 빨리 개혁을 채택하는 몇몇 신문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운명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미 경영의 개혁성이 검증된 서형수 사장이 취임하게 되어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언론학을 전공하는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기뻤습니다.

 

서형수 사장은 한겨레신문의 경영 경험이 말해주듯 지역의 경남도민일보가 택할 수 있는 좋은 옵션 정도가 아니라 천금의 기회이자 선물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겨레가 처했던 경영 압박은 도민일보가 생각하는 것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좋은 신문을 유지하고 잘 되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아는 경영인으로 한겨레 내부에서 인정받은 경영자를 도민일보에 모시게 된 것은 행운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장이 지명한 김주완 부장의 경우 그동안 보여준 기사의 내용적 개혁성과 새로운 미디어 형식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로 도민일보를 어떤 신문보다도 뉴미디어 부분이 뛰어난 신문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문가의 눈으로 보기에 서형수 사장과 김주완 부장을 이름 붙일 때, "개혁성"이라고 평가하기 보다는 "현실 직시"라는 평가가 더욱 합당합니다. 현재 도민일보를 비롯한 지역신문은 개혁을 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객관적으로 없습니다. 이미 많이 늦었다는 것입니다.

 

개혁성에 대한 반발은 개혁하지 않아도 되는데 변화하려고 한다는 것인데, 도민일보를 비롯한 지역신문은 이미 객관적 토대에서 변화의 타이밍을 놓쳐버려서 그대로 두면 분명한 위험이 도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개혁성이 문제가 아니라 현실을 파악하고 그것을 지적하는 "현실 직시"가 이들에게 더욱 맞는 말입니다. 따라서 만일 이들의 개혁성에 반발이 있었다면, 그것은 개혁성에 대한 반발이라기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라고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도민일보라는 신문의 정체성과 경영의 개혁성 그리고 뉴미디어 부분의 혁신이 어우러져 새로운 지역신문 모델이 탄생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이 시점에서 이해하기 힘든 이번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을 도민일보를 사랑하는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또 신문을 냉엄하게 평가해야 할 지평위원으로서 납득하기 힘들며 회사의 앞날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 새로운 사장과 편집국장에 대한 변화의 요구에 대한 조직적 반발이라면 도민일보는 심각한 지경에 처한 것이고 이것은 독자와 주주가 분명히 구성원들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일이라고 보입니다.

 

이번 사태로 우리 앞에 커다란 위기가 눈앞에 놓여 있음을 말하고자 합니다. 도민일보의 독자와 주주는 도민일보가 이 지역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현실을 직시해야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변화가능성을 차단하게 된 이번 사태는 도민일보의 위기이자 도민일보의 존폐를 독자와 주주들이 걱정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창간정신의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지평위에서 사장과 편집국장 지명자의 사퇴를 몰고 온 이번 사태를 한 점 남김없이 공개하고 독자와 주주 앞에 해결을 위한 방안을 책임 있게 제시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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