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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7일 화요일

대학 구조조정이 더딘 이유

<노컷뉴스> 2010년 9월 2일 구용회 기자의 보도. 대학 구조조정, 교과부는 왜 칼 못빼드나 가운데 일부분이다.

▶먼저 대학 구조조정이 시급한 이유를 설명해달라?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84%에 이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입학정원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많다. 충원율이 30%인 대학이 1개, 40%인 대학이 7개, 50%인 대학이 11개나 된다. 사실 충원율도 믿을 것이 못된다. 어느 대학은 신입생 충원율을 부풀리고 고교 진학교사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신입생을 모집하는 대학도 있다. 또 불법 취업을 목적으로 외국인학생까지 무분별하게 유치한 대학도 십 수개에 이르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이들 대학은 '학위장사'를 하고 있는 셈인데, 이를 방치하는 것은 해당학생들에게 죄를 짓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것이 교육계 인사들의 말이다.

 

▶그러면 왜 이런 대학들이 빨리 퇴출이 되지 않는 건가?  

=가장 큰 문제는 설립자들이 대학이나 학원은 비영리 재단이지만 내 것이라고 '소유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이 퇴출.폐쇄되면 모든 재산은 국고로 환수되거나 다른 학교와 합병되면 넘어가게 돼 있다. 그것이 비영리 재단의 정신이지만 사립재단 설립자들은 퇴출되면 학교와 학교 부지를 모두 빼앗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버티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이상적인 설립자가 아닌 한 비영리재단 소속이지만 자기 소유재산을 다 잃는다면 쉽게 비영리재단 소유권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을 제대로 모집하지 못하고도 부실대학들이 어떻게 학교경영을 유지할 수 있나?

=기업은 원가 개념
이 있다. 그래서 원가에 비해 수익이 적으면 망하든지 구조조정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학교는 그런 시장논리 개념이 없다. 수익금이 10%만 들어오면 그 수익금에 맞춰 비용을 줄인다. 비용을 줄여 학교 투자 안하고 교원 임금도 삭감한다.

교과부 관계자에 따르면, 심지어 이런 대학에서는 교직원들도 나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괜히 나가서 실업자가 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임금을 조금만 받더라도 학교 문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이 이런 대학 실정을 모르고 들어가기 때문에 궁극적인 희생자가 되고 만다. 장학금 준다고 등록금 깍아주고 해서 들어가지만 손해는 학생 당사자들이다.

▶왜 이렇게 부실한 대학들이 남아돌게 된 건가?

  • =우리사회가 대학과잉 사회를 맞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김영삼 정부 때 대학 설립요건을 아주 쉽게 규제를 완화한 '준칙주의'를 도입하면서 부터다. 그러니까 대학 설립 허가는 원하는 사람은 다 해줄 만큼 쉽게 만들어줬는데 그로 인해 마주할 부작용, 즉, 부실대학 퇴출 잣대는 마련하지 않은 것이다. 입구는 성문처럼 활짝 열어놓고 출구는 어디에도 만들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수 년간 우리 사회는 부실대학으로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대학이 버티면 퇴출을 시킬 수 있는 방편이 없기 때문에 '교과부의 칼집은 빈 칼집'이라는 것이다.

    ▶부실대학 설립자들이 '소유의식' 때문에 퇴출을 결사반대 한다면 정부도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정부는 사립학교 법인이 폐쇄되면 남은 재산을 다시 공익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 설립을 위한 재산으로 출연을 허용하는 특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니까 설립자가 퇴출시키고 남은 재산으로 장학재단,박물관을 운영하거나 노인요양 시설 등의 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학교 법인은 개인 소유재산이 아닌데 다시 어떻게 돌려 줄 수 있느냐', 또는 '교비 횡령 등으로 학교경영을 잘못해 퇴출되는 설립자에게까지 그런 특례를 주는 것이 정의와 공정에 맞느냐‘ 이런 논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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