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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13일 수요일

"한 마디로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우석훈 씨의 지적, 부동산 취득세 면제, 결국 보조금 아닌가?

정권이 하다하다 안되니, 부동산 취득세를 면제해준단다. 뭐라도 손에 걸리는 건 다 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진짜 이 정도면 막장이다. 그래봐야 별 효과는 없을 것 같은데, 부동산이 워낙 고가라서 취득세 면제가 실제 구매와 매매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가 영향을 미치기에는 일단 거래 규모가 너무 크다. 취득세는... 요건 지자체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특히 현재 같이 디폴트 위기에서 간당간당 넘기는 국면에서는 거의 절대적이다. 작지 않은 지자체가 취득세 들어올 걸 담보로 그때 그때 지급 위기를 겨우 넘기는 걸로 알고 있다. 단순히 세원의 규모만이 아니라 세원의 안정성에서도 큰 기여를 하는 중이다. 이러니 지자체에서 곡소리 날 수밖에 없는데, 결국 정부는...그만큼을 다시 교부금으로 지원하기로 하는 중이다. 근데, 이러면 말이 다르다. 중앙정부의 지출은, 우리 모두의 돈이다. 결국 한 바퀴 돌고 돌아. 중앙정부의 돈으로 지자체의 취득세 감소분만큼을 메워 주면, 결국 집 사는 사람에게 보조금을 주는 셈이다. 그들이 내야 할 세금만큼을 감면해주고, 일반 세원에서 돈이 나가게 되니까. 처음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그 자체로 보조금이라고 할 수는 없었는데, 지자체와 한바탕 치루고 중앙정부가 돈을 다시 교부금으로 돌려준다고 하면, 그건 보조금 신설에 대한 논의로, 성격이 전혀 다르게 된다. 집 사는 데 보조금 준다는 걸 찬성하면, 민주당 완전 쪼다다. 눈 뜨고 당하는 셈이다. 서울시, 경기도야 한 통속이라 그렇다 치고, 인천까지 동의하면, 결국 남는 건 국회 밖에 없다. 집 사는 데 보조금 준다는 이 방식이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진짜 제 정신인가 싶다. 이건 정책 성격이 전혀 다른 거라서, 처음부터 사회적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선대인(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의 글, 취득세, 서민가계 쥐어짜 부동산 세금만 감면해주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과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택 매매자들에게 깎아줄 것으로 예상되는 취득세 약 21000억원을 국민 세금으로 메워주기로 했다고 한다. 지자체가 취득세 감면으로 못 받는 세금만큼 채권을 발행하면 이를 중앙 정부가 갚아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지난 ‘3.22 부동산 대책에서 정부가 올 연말까지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1%, 9억원 초과 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4%에서 2%로 감면해주는 방안에 대해 지자체들이 반발하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지자체들로서는 지금도 지자체 재정난이 심각한 판에 지방세수의 약 30% 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세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하니 반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취득세 감면과 이에 대한 국고 지원 조치는 결국 서민들 호주머니를 털어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계를 도와주겠다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는 조치다. 더구나 이미 87조원 규모의 ‘부자감세’와 4대강사업 등 무리한 토건부양책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의 공적 채무가 2009년 이후 410조원 이상 늘어난 상태다. 더구나 기획재정부 주장대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거래세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낮추는 게 기본원칙이라면 그 동안 정부가 주장해왔고, 대다수 선진국이 취하고 있듯이 상응해서 부동산 보유세를 올리는 것도 기본원칙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종합부동산세는 거의 무용지물이 됐고, 국내 부동산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미국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다. 집 없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다주택 투기자와 건설업계를 지원해주는 대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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