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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4일 수요일

6. 무덤 위로 내리는 눈

거룩하다
영결식이 있던 날
무덤 위로
내리는 눈

거룩하다, 거룩하다
오늘 우리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
살아 있는 사람들이 목소리 모아
노래 부른다, 노래는 슬픈 노래
노랫말 속의 그 사랑
슬픔이 죽음을 넘어
생명과 평화로 이어지도다
누군가 흐느낌 속에서
그리운 이름을 불렀다

썩어질 육신이
얼어붙은 땅에 묻힌 뒤에도
썩지 않는
정신의 강물, 심장의 노래

거룩, 거룩
(거룩이라는 말을 거듭하다 보면
마치 누룩이 익듯, 거룩함이 익어가는 듯했다)
가슴에 새겨져 있는
노래를 부르는 순간들이
돌에 맺혔다

흙, 화강암, 눈발
칠성판, 하관식
술 한 잔
무덤 위로 내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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