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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30일 수요일

다문화 도서관을 향하여 – 폴커 피르지히와의 대화

다문화 도서관을 향하여 – 폴커 피르지히와의 대화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민자; © Stadtbücherei Hamm2009년 말 유네스코는 다문화 도서관에 관한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의 선언문을 매니페스토로 인정했다. Goethe.de가 IFLA 위원회 위원이며 함(Hamm) 시 시립도서관 총책임자인 폴커 피르지히를 만나 독일에 살고 있는 다문화 이민자들을 위한 도서관의 역할과 이 분야에 있어 독일의 부족한 점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Volker Pirsich; © privat1986년부터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은 세계 모든 문화권의 사람들이 각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미디어를 그들 자신의 언어로 접할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와 관련하여 IFLA는 특히 다문화 도서관에 관한 정치적 선언문을 발표했고, 이 선언문은 2009년 유네스코로부터 매니페스토로 인정받았다. 같은 해에 다문화 도서관 사업에 관한 IFLA지침의 3차 개정본도 발표되었다. 이 지침은 국내 도서관협회들과 각 주의 문화교육정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다문화 국민을 위한 도서관업무 분과의 상임 IFLA 위원회 위원인 폴커 피르지히 박사는 그 두 문서를 발표하는 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피르지히 박사님, IFLA지침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상위 목표는 다문화 도서관 서비스가 지극히 당연한 도서관 서비스로 인정받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서의 선정, 개발, 대출뿐 아니라 대상 그룹별 업무, 도서관 특별행사에 이르기까지, 외국어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 모국어를 쓰는 이용자들을 위해 마련된 것과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필요하지요. 기초자치단체나 지역 내의 그룹별 인구 비율을 고려해서 말입니다. 그 점에 있어서 독일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캐나다와 스칸디나비아를 모델로


다른 나라들은 상황이 다른가요?
Logo der IFLA; © IFLA네, 적어도 이민국가라는 정체성을 보다 분명하게 가지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는 다릅니다. 가령 캐나다에서는 새로 이주해온 이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자료나 강좌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도서관입니다. 또 우리가 천명한 목표, 즉 이민배경을 가진 이들로 하여금 두 가지 언어를 매체로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목표에 있어서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훨씬 더 앞서 있습니다.



이번 IFLA지침 개정본에는 무엇이 새롭게 추가되었는지요?
새로운 사항이 아주 많습니다. 예컨대 신기술과 관련해서 새로운 것이라고 한다면, 장서목록을 작성할 때 이제는 유니코드를 기반으로 한 도서관정보시스템을 사용해 음성기호가 아니라 원문의 글자 그대로를 기입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상 그룹이 읽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또 지역 차원에서 여러 언어로 된 웹사이트를 마련해 출신국가가 다양한 이용자들의 정보수요를 충족해주고 있습니다.

서서히 커져가는 중요성


독일의 도서관들이 이 지침을 어떻게 실행하고 있습니까?
Mutter und Tochter lesen; © Stadtbibliothek Nürnberg더디지만 서서히 가속을 붙여가며 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히 교육의 중요성이나 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꾸려가는 학습의 의미가 그 사이 보다 도드라지게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갖가지 언어로 된 자료들과 제2언어로서의 독일어를 위한 자료를 찾을 때 우리야말로 가장 알맞은 조력자이지요. 그것이 그 사이 도처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러한 활동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lphabetisierungskurs in die Gallusbibliothek; © Stadtbücherei Frankfurt am Main한 가지 난점은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상호문화적 혹은 다문화적 도서관 업무는 특히 신규인력을 필요로 합니다. 장서를 마련하고 사람들을 도서관으로 불러모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아울러 이민자 집단들은 각기 매우 다른 독서습관과 도서관 이용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가령 러시아 출신 이민자들은 터키 출신 이민자들보다 독서라든가 도서관과 훨씬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후자의 그룹으로 하여금 도서관을 이용하게 하려면 훨씬 더 강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하필이면 터키나 아랍 출신의 직원들은 드물고요 ...

통합의 요인으로서의 도서관


그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상호문화적 도서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가고 있는 “선구자“들이 있나요?
Stadtbücherei Hamm; © Stadtbücherei Hamm네. 통합의 요인으로서의 도서관에 대한 책자를 발간한 베를린이 그런 경우입니다. 제게 이 책자는 실로 이정표와 같은 간행물이지요. 또 프랑크푸르트에서는 갈루스 도서관이 수 년 전부터 훌륭하게 일을 해오고 있는데, 예를 들어 거의 언어가 삽입되어있지 않은 도서관 “이용안내문“을 사용해서 도서관 문턱 넘기기를 주저하는 이들의 두려움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뉘른베르크 역시 장서구축과 대출에 있어서 훌륭하게 일을 하고 있고요. 하지만 다른 도서관들은 더디게 뒤따르고 있습니다.

“출신문화와의 근접“이 중요

박사님께서는 주민 18만명 가운데 약 27퍼센트가 이민배경을 가지고 있는 함(Hamm) 내의 시립도서관들을 이끌고 계십니다. 박사님께서는 상호문화적 컨셉트를 어떻게 실현하고 계시는지요?
Lesetüten der Stadtbücherei Hamm; © 함 시립도서관우리는 무엇보다도 우리 시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들 고향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을 영입하는 데에 힘쓰고 있습니다. 외모, 몸짓, 표정, 언어를 통해서 출신지역의 문화를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도서관에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의미가 있는 일이지요.

아울러 우리가 중앙도서관을 독일 토박이들이 많이 살고 있는 구역에서 시내 중심가로 옮길 수 있었던 것도 주효했습니다. 이는 분명 더 많은 이민출신자들이 우리를 찾게 되는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Cover von „Seitenweise Hamm“; © Stadtbücherei Hamm하지만 제가 볼 때 훌륭한 상호문화적 도서관 사업이란 언제나 도서관이라는 틀 역시 넘어서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2009년에 40개 국가에서 온 함 시의 주민들이 자신들이 어떻게 독일로 오게 되었는지 들려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우리는 “독일에서의 나의 첫 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단상토론도 벌일 예정입니다.

IFLA가 선언한 목표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독일에서 더 필요한 일들이 있다면요?
그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돈, 더 많은 에너지죠.


독일에서는 2008년부터 www.interkulturellebibliothek.de 를 통해 상호문화적 도서관 사업에 관한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사서들에게 자료, 실제경험사례, 컨셉트, 배경지식 등을 제공한다. 
크리스티아네 바크펠드 (Christiane Barchfeld)
인터뷰 진행. 쾰른에서 편집자와 자유 기고가로 활동 중.저작권: 괴테-인스티투트, 온라인 편집국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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