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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일 월요일

국민일보 김나래 차장--독서문화진흥계획

한마당-김나래-- 독서문화진흥계획

요즘 출판계 인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우리 국민들이 책을 안 읽어도 너무 안 읽는다”는 얘기다. 파주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인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출판계가 지금처럼 어려운 적이 없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독서문화 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용한 통계를 보면 한국인의 독서문화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매체 이용시간 중 독서 시간은 평일 26분이다. 반면 인터넷은 2시간18분, 스마트폰은 1시간36분이다.

성인들의 연간 독서율은 1994년 86.8%에서 2011년 66.8%로 20% 포인트나 줄었다. 1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 성인이 10명 중 3명이란 얘기다. 당연히 책에 돈도 안 쓴다. 지난해 가계 월 평균 도서구입비는 1만9026원으로 2만원이 채 안 됐다.

이런 상황에서 문체부가 ‘독서문화진흥법’에 따라 발표한 독서문화 진흥 정책은 종합선물세트를 연상시킨다. 도서구입비에 대한 세제 감면을 추진하고, 1만개 정도인 독서 동아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2018년 10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영유아기에는 ‘북 스타트’, 아동·청소년에게는 ‘아침 독서’를 지원하고 청·장년층을 위해서는 ‘책 읽는 직장’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는 등 생애 주기별 독서지원 정책 계획도 수립했다. 정책 면면을 뜯어보면 흠 잡을 게 하나도 없을 정도다.

하지만 문제는 늘 그렇듯 좋은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효과를 내도록 할 것이냐다. 현장에서 독서 지도를 하는 전문가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왜 책을 읽는 게 좋은지’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폰을 들고 게임을 하는 것보다 책 읽기가 더 재미있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뚝딱 찾은 정보보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이 더 좋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 게 중요한데, 그걸 아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청소년들에게는 그럴 기회를 제공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얘기다.

내년 ‘런던도서전’에서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된 것을 계기로 영국 출판계 인사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영국에서도 청소년 독서율이 줄고 있어 자라나는 세대에게 책 읽기가 왜 좋은지를 보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여러 면에서 펼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청소년들에게 인기 좋은 축구 선수가 책 읽는 모습을 광고로 찍어 책 읽기를 권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누군가의 책 읽는 모습이 멋져 보여서 책을 펼치게 한다. 편법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손에 들게 된다면 좋지 않을까.

김나래 차장 narae@kmib.co.kr

출처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007804835&code=11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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