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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주은래/ 저우언라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1262232305&code=960205

1985년에 출간된 책 <주은래>는 어떤 책인가? Dick Wilson 지음, 한영택 번역의 <周恩來 : 중국혁명을 이끈 한 인간의 일대기>(한길사, 1985). 지금은 절판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도서관 송건호 문고에는 안경준( 安慶濬) 편, <주은래>(創元社, 1974)와 같은 책도 눈에 띈다. 2000년대 나온 책으로는 리핑 지음, 허유영 번역, <저우언라이 평전>(한얼미디어, 2005)가 눈에 띈다.


  1.  

[김부겸의 내 인생의 책](4) 주은래 - 국민을 단결시킨 ‘가능성의 정치’
김부겸 | 전 국회의원

▲ 주은래 | 딕 윌슨

30대 초반 ‘세상을 바꾸는 변화에 정치는 어떤 가능성을 갖는가?’라는 고민을 했다.

1985년에 막 출간된 <주은래>(周恩來·저우언라이)는 행운이 그렇듯 우연히 손에 잡힌 책이다. 정작 행운은 한참 뒤에 왔다. 서안사변 당시 청년군벌 장쉐량(張學良)의 손에 체포된 장제스(蔣介石)의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장쉐량은 진작부터 항일연합전선을 결성하는 문제로 저우언라이와 협상하던 중이었다.

평소 배우는 자세이던 장쉐량은 저우언라이에게 장제스의 처분을 물었다. ‘바람’이 된 저우언라이는 등불을 끄는 대신 긴 협상 끝에 국민당과 ‘2차 합작’을 성사시킨다. 그런 저우언라이가 당시 재야운동을 하던 나에겐 납득되지 않았다. 장제스를 치고 장쉐량과 힘을 합치면 국민당은 분열될 것이고 혁명세력은 급속히 강화될 텐데…. 도대체 왜?

그 이듬해, 갑자기 저우언라이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1987년 6월 항쟁은 누구나 동의하는 직선제를 내걺으로써 국민이 함께 싸워줬고 그래서 승리했다. 반면 12월 대선은 양김의 분열 끝에 패배로 끝났다.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켰기 때문이다.

저우언라이는 외적과 싸우기 위해 적과 타협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세력이라는 평가와 지지를 받았다. 그래서 국민을 단결시킬 수 있었다. 불가능해 보였던 해방과 혁명도 한꺼번에 이루었다. 투쟁만으론 얻을 수 없는 많은 것을 협상을 통해 얻어냈다. 저우언라이가 보여준 것은 ‘가능성의 정치’였다.
정계 입문 후 눈앞의 적과 싸우느라 국민의 시선을 잊고 있는 한국 정치 속에서 어지간히 허우적대면서, 북풍한설(北風寒雪)을 뚫고 장제스를 만나기 위해 80㎞를 걸어간 저우언라이를 떠올린다.

저만치서 지성과 절제로 단련된 정치인이 웃고 있다. 정치의 가능성을 여전히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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