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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1일 금요일

김광현 교수 “비움의 미학 버려야 건축이 산다”

김광현 교수 인터뷰의 맥락은 무엇일까? 승효상 씨에 대한 간접비판?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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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donga.com/Culture/3/all/20141119/67979676/1

입력 2014-11-19 03:00:00 수정 2014-11-19 04:42:33
김광현 서울대교수 신간 ‘건축… ’서 쓴소리

김광현 교수는 저서 ‘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에서 공공건축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그는 “좋은 공공건축이란 진정한 건축주를 지금의 초등학생으로 보고, 미래에 닥쳐올 문제를 지금의 조건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서울대 건축학과 71학번들은 그해 이공계열 대학입시에서 건축과의 커트라인이 가장 높았다고 기억한다. 한국 건축계의 좌장격인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62)와 여성 건축가 김진애 전 국회의원(61)이 71학번이다. 학과의 커트라인은 업계의 위상과 비례하는 법. 개발 시대가 끝나고 건설경기마저 여의치 않은 지금은 건축학과의 인기도 시들하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61)가 국내 건축계의 구석구석을 살핀 책 ‘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공간서가·사진)이 쓴소리로 가득한 이유도 이런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다. 15일 연구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요즘 제자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커트라인이 의대보다 높았다던 서울대 건축학과 71학번이다.

―책 제목에서 공동성이란 무엇인가.

“집을 짓는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타고 났다. 고대 그리스 아고라도 전에 있던 걸 보고 만든 게 아니다. 자유롭게 모이는 광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했던 거다. 사람과 사회에 내재한 공통의 건축적 감각, 이것이 공동성이고 건축의 본질이다.”

―책에는 한국 건축계를 질타하는 내용이 많다. 특히 승효상 씨의 ‘비움의 미학’에 대해 “가장 먼저 회피해야 할 자세”라고 했다.

“특정인을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건축의 본질을 흐리고 허상을 양산하는 슬로건이 난무하는 현실을 지적하고 싶었다. 메가시티면 어떻고, 메타시티면 어떤가. 건축가는 실속 없는 슬로건을 내걸기보다 복잡해진 도시에 뛰어들어 충돌하는 사회적 요구의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메타시티(성찰적 도시)’는 승 씨가 ‘성장과 확장의 메가시티 시대와의 결별을 다짐’하며 새롭게 꺼내든 화두. ‘비움의 미학’이란 ‘채우려 말고 비워 그 공간을 시민들에게 내 주자’는 뜻에서 그가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건축관이다. 김 교수는 책에서 “모든 건축에는 비움이 있다. 보편적인 형식을 미학이라고 미화하는 이유는 건축가들의 허세가 한몫했기 때문”이라며 “건축적으로 무익하다”고 적었다.

김광현 교수가 건축의 공동성이 구현된 건축물로 제시한 경북 영주 부석사. 그는 “부석사의 무량수전이 세워지기 전에 그 집을 세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고, 이는 모든 이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김광현 교수 제공
김 교수는 지난해 건축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김수근의 공간사옥 매각에 대해서도 “일그러진 우리 건축계의 단면을 보았다”고 했다. 승 씨를 포함해 문화계 인사들은 공간그룹이 부도나 사옥이 매물로 나오자 성명을 내고 공공 재원으로 사들여 보존하자고 주장했다. 잠재적 인수자를 죄악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공간그룹은 건축가들에게 월급도 못 주는 형편임에도 결국 공간사옥을 제값 못 받고 팔았다. 당시 성명서 제목이 ‘공간사옥은 부동산이 아니다. 문화다’였다. 김 교수는 “내가 하는 건축은 문화고, 너희들이 하는 건축은 부동산이라는 배타적인 엘리트적 자세”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공공 건축 설계 심사위원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심사일에 임박해 아무데나 전화 걸어 되는 대로 심사위원회 꾸리는’ 공공기관 △심사위원 정보를 빼내 로비전을 벌이는 건축가들 △설계비가 제자리걸음임에도 제값 받기 노력을 않는 건축계를 질타했다.

―프랑스 철학자 에밀 오귀스트 샤르티에의 말을 인용해 건축가는 ‘상인형’ 인간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칠흑 같은 밤에 별자리에 의지해 항해하는 ‘선원’처럼 건축을 정신의 산물이라 말하지도, 자기 소출만 신경 쓰는 ‘농부’도 되지 말라는 뜻이다. 목이 터져라 외치는 ‘상인’처럼 외연을 넓혀 다른 영역과도 널리 소통해야 한다. 지금은 일을 골라서 할 때가 아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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