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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8일 금요일

몬드라곤에는 ‘직장을 잃지 않을 권리’가 있다!-[2015 사회적경제 콘서트 1회] 서울, 몬드라곤에 묻다 /김이준수, 이우기

http://sehub.blog.me/220351507748

몬드라곤에는 ‘직장을 잃지 않을 권리’가 있다!
[2015 사회적경제 콘서트 1회] 서울, 몬드라곤에 묻다

 

스페인 몬드라곤(Mondragon). 규모로 따지자면 이른바 ‘촌동네’에 불과한 곳이다. 인구 300만 명의 바스크(Basque)에 속한 자치시인 몬드라곤은 2010년 기준 2만2천여 명의 인구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노동 가능 인구는 1만3000여명 정도인데 8000명 이상이 ‘몬드라곤 협동조합 그룹(MCC : Mondragon Corporation Cooperative)’의 조합원이다. 그야말로 협동조합 도시. 이곳이 한국에서도 특별한 이유가 있다. 매년 한국인 4~5천명이 이곳을 찾는다. 이 촌동네에 무슨 꿀단지가 있기에 끊임없이 이곳을 찾을까. 몬드라곤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일까.

많은 한국 인민에게 몬드라곤은 사회적경제 혹은 협동조합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부러움의 대상이다. ‘노동유연화’라는 이름으로 기업의 자유로운 해고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는 한국과 달리 몬드라곤은 ‘진짜’ 노동의 유연화가 이뤄진다. 기업주나 사용자 입장이 아닌 노동자 입장에서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다른 회사로 옮기거나 재배치된다. 103개의 회사로 이뤄진 협동조합 기업집단이 그것을 뒷받침한다.

 

그러니 많은 시민들이 몬드라곤 이야기를 듣고자 모인 것은 당연했다. 지난 4월 30일, 서울시NPO지원센터에는 100여명이 모였다. 몬드라곤의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함이었다. 서울시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한겨레21>이 열고 위즈돔과 적정기업 이피쿱(ep coop)이 주관하는 사회적경제 콘서트 <서울, 사회적경제에 질문을 던지다>의 첫 시간. ‘서울, 몬드라곤에 묻다 : 자본주의적 기업과 협동조합은 어떻게 다른가’라는 주제로 후안호 마틴 교수(몬드라곤 대학,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와 박범용 서울시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장이 시민들과 만났다. 사회는 강민수 쿱비즈 이사장(《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 실전편》저자)이 맡았다.

 

이 자리에서는 60여 년 전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 아리에타 신부라는 출중한 리더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몬드라곤을 만든 역사부터 MCC의 성장 초기 내부에 금융업(은행)과 연대기금이 중요한 구실을 했다는 이야기 등이 흘러나왔다. 마틴 교수는 특히 한국에도 협동조합에 대한 더 많은 교육과 투자, 혁신이 이뤄지고 협동조합들도 더 많은 연대와 협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마무리 인사말로 “우리 함께 갑시다”라는 한국말을 던질 때, 나는 한 청소년 도서에 나왔다는 ‘우정을 지속하는 방법’이 떠올랐다.

불쑥 찾아가자.
줄기차게 만나자.
둘만의 것을 공유하자.
함부로 대하지 말자.
잘못을 인정하자.
잘못을 알려주자.
모두가 외면할 때 손을 내밀자.
함께 가자.
아무렴, 청소년에게만 이것이 해당할까. 그것은 어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협동과 연대, 그것은 우정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인 자본주의적 기업, 주식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협동조합 내부의 혹은 협동조합끼리의 언어이자 문화. 모두가 외면할 때 손을 내미는 것. 시장은 그것을 하지 않지만,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는 그것이 가능해야 한다.

자본주의적 기업과 협동조합은 어떻게 다른가!

- 작년 몬드라곤대학과 한국의 노동자협동조합인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이하 해피브릿지)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이하 HMB연구소)’를 만들면서 서울로 온 것으로 알고 있다. HBM연구소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한다.

 

마틴 : 2014년 2월 MOU를 맺었는데, 그 이전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할 계획이 있었다. HBM연구소는 갓 1년이 넘었다. 해피브릿지는 한국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노동자협동조합으로 몬드라곤 협동조합 모델을 채택한 곳이다. 작년 해피브릿지 직원을 대상으로 몬드라곤 모델과 협동조합에 대한 학습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협동조합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해피브릿지 직원을 대상으로 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시행했다. HBM은 몬드라곤 모델을 한국의 여러 곳이 채택하도록 하고 알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몬드라곤에 관심이 많고 알고 싶어 하나 여건상 어려운 부분이 많다. HBM을 통해 몬드라곤 모델을 체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 박범용 센터장도 서울시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가 어떤 곳인지 설명해주면 좋겠다.


박범용 : 1544-2077로 전화하면 협동조합을 상담해준다. 2012년 11월 전국 최초로 서울시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상담과 지원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당시 4개 권역으로 운영했고 지금은 이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시민으로부터 존중받는 협동조합으로 성장시키고 만들기 위해 제대로 지원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과 중 전화 상담은 물론이고 하루 3차례 약속을 잡아서 상담을 해준다. 매주 화요일 2시간 기초교육이 있고, 매달 운영과 사업 필수교육을 하고 있다. 준비 된 분들에 한해 설립 컨설팅을 하고 설립된 다음에는 지역별로 선배 협동조합과의 멘토링 체계를 갖춰준다. 센터는 이렇게 설립부터 운영까지 최소한의 고민으로 협동조합이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지원을 하고 있다.

몬드라곤은 직접 가보면 알겠지만 그야말로 ‘촌동네’다. 그런 곳이 오늘날 사회적경제나 협동조합의 성지처럼 돼 있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마틴 : 1930년대 스페인 내전이 끝난 뒤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 아리에타 신부가 시초가 돼서 조직을 만들었다. 스페인 내전이후 몬드라곤은 황폐화돼서 남은 것이 없었다. 이때 아리에타 신부가 리더가 돼 영감을 주고 그가 전파한 철학 등을 시민들이 따랐다. 이들이 이후 몬드라곤을 이끄는 사람들이 됐다. 1944년이 모든 주민이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학교를 만들었고 1956년 몬드라곤 최초의 협동조합이 생겨났다. 아리에타 신부는 교육을 굉장히 중요시했다. 몬드라곤을 지금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 정신은 협동과 혁신, 그리고 아리에타 신부가 강조했던 ‘모든 조합원들이 기업가’라는 기업가 정신이었다.

한국에도 협동조합 붐이 일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전국적으로 7000개, 서울만 해도 1800개가 넘어섰다. 그런데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다. 박범용 센터장이 이에 대한 진단이나 처방을 해준다면?

박범용 : 전 세계적으로 2년이라는 기간에 협동조합 7천개가 만들어진 역사가 없다. 그러나 반 이상이 연락이 안 되거나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제대로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곳은 많이 잡아야 20%로 보고 있다. 서울에선 300~400개? 그것들도 지속가능성보다는 주목하고 있는 정도다. 그렇다면 왜 이리 많이 만들어지냐? 센터가 의도한 것은 아니다(웃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아이템을 갖고 (상담 차) 센터를 찾아온다. 기존 시장이나 국가가 해결하지 못한 것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는 열망이 표출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양극화나 실업, 불안정한 일자리, 이런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나 기존 영리기업에 대한 불신이 협동조합 붐을 불러왔다고 본다. 이렇게 협동조합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협동조합다운 협동조합에 대해선 잘 모르고 만든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수는 문을 닫고 격변이 일어나 협동조합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다. 물론 언제 꺾일지는 모르겠으나 꺾어지는 시점에서 급작스레 꺾이지 않도록 제대로 모델을 만들고 꺾어지더라도 비전을 잃지 않는 협동조합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몬드라곤협동조합 그룹(MCC)은 한국으로 보면 재벌 같은 곳이다. 103개가 모인 기업집단이다. 그런 곳에서 ‘협동조합 간 협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마틴 : 몬드라곤협동조합(GCM)은 1987년 공식 출범했다. 그전에 소규모 협동조합이 많았는데 협동조합 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은행은 1987년 비즈니스 담당과를 만들었고 해당과는 소규모 협동조합의 금융을 돕는 한편 위기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지를 고민했다. 그 와중에 GCM이 탄생하고 1991년 MCC가 만들어지면서 그 휘하의 협동조합들이 협동을 했다. R&D, 사업, 소매 등 여러 협동조합이 서로 무조건 도와야 한다. 의무다. 몬드라곤 시스템 중의 하나가 협동조합 하나가 떨어져나갈 위기에 있으면 이익을 남기는 다른 협동조합들이 위기의 협동조합을 돕거나 회생의 기회를 도와야 한다. 1987년 이후 협동조합 간 파트너십이 활발해졌다. 몬드라곤협동조합 내에서 하나만 잘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려울 때 함께 돕는 시스템이다. 협동조합 간 협동이 내부에서 시스템적으로 돌아가도록 돼 있다.

- 몬드라곤은 교육만큼이나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 박범용 센터장은 몬드라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박범용 : 몬드라곤을 가본 적은 없고 책을 통해 접했다. 《몬드라곤에서 배우자》와 《협동조합으로 지역개발하라》는 책이다. 전자는 몬드라곤의 역사나 구조를 말하면서 협동조합, 특히 노동자협동조합에 대해 이해하도록 만든 책이다. 후자는 ‘몬드라곤을 보는 또 다른 시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충격적인 내용이 있었다. 아리에타 신부의 말씀이었는데, 유럽의 신규 노동자협동조합 중 다수가 민주적 의사결정을 강조해서 현대 경제에서 성공할 수 없었다는 요지의 내용이었다. 즉 너무 민주적이어서 망했다는 얘긴데, 몬드라곤의 정신적 지주의 말씀이라 이게 무슨 의미일지 고민이 됐다. 또 이런 말도 있었다. 모든 사람이 경영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고의 사람을 발탁하고 최고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의사결정권을 넘겨야 한다. 이 말은 교육을 하면 누구든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봤다. 누군가는 경영 능력을 타고 나지만 어떤 사람은 교육을 많이 받아도 경영능력 개발이 안 된다는 얘기거든. 몬드라곤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도 있지만 치열한 경영 활동도 있다. 한국에서는 운동과 가치 측면에서 협동조합에 주로 접근하는데, 치열하게 사업적으로도 고민하고 민주주의와 사업 효율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 몬드라곤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어가 ‘인터코퍼레이션’이다.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마틴 : 이걸 이해하려면 몬드라곤이 세워진 이유를 살펴야 한다. 당시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 사업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이었다. 즉 인터코퍼레이션은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직업을 잃지 않고 적정배치가 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누구도 해고당하지 않고 몬드라곤 조직 내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인터코퍼레이션이다. 이를 위한 연대기금이 있다. 사업이 안 되는 협동조합에 긴급자금을 투입하는 시스템이다. 몬드라곤 내에서 인터코퍼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협동조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몬드라곤의 인터코퍼레이션, 우리 식으로 말하면 ‘협동조합 간 협동’으로 재해석할 수 있을 텐데, 박범용 센터장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다.

박범용 : 협동조합간 협동, 협동조합 7대 원칙 중 6번째 원칙이다. 사실 일반 시민이 7가지 원칙 중 이해하기 어려운 원칙 중 하나다. 당위적으로는 협동을 해야 한다니. 협동한다고 모두 시너지가 나는 것은 아니다. 원론적으로 생태계를 만들면서 네트워크와 관계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로서는 이것이 참 어렵다. 그럼에도 당위적으로 협동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 간 협동을 할 때 작더라도 구체적인 필요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필요에 따라 사업을 구상하고 그 사업을 책임과 혜택에 비례해서 설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아이러니한 건데, 협동조합 간 협동을 하면서 친해지고 유대를 쌓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것을 통해 협동조합 간 협동이 가능한 모델이 있을 수 있을 것 같고, 협동조합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협동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경우도 있겠다. 지금은 양자가 공존하는 것 같고, 협동조합 간 협동의 모델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거 같다.

 

마틴 교수는 한국에 온 지 1년 정도 됐다. 우리나라 협동조합을 많이 만나봤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언 같은 것을 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마틴 : 해피브릿지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고, 협동조합으로서 꼴을 갖추고 있다. 다만 사업적으론 성공했지만 협동조합 측면에선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것이 있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조언을 해주고 싶다. 단순히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만으로 협동조합이 성공할 수는 없다. 해피브릿지가 노동자협동조합으로 모범적인 모델이 되면 좋겠다. 한국의 협동조합은 내부적으로 협동을 잘 하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내외부 협동은 같이 가야 한다.

- 오늘의 가장 큰 화두다. 자본주의적 기업과 협동조합은 어떻게 다른지 묻고 싶다.

마틴 : 자본주의 기업은 비민주적이고 이익관계로 엮여 있으나 협동조합은 민주적이고 1인1표로 돼 있다. 자본주의 기업은 돈이 신처럼 추앙받으나 협동조합은 노동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자본 이전에 노동이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기업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면 해고하지만 협동조합은 사람들이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본주의 기업은 한 사람이 차지하는 이익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많지만 협동조합은 함께 이익이 느는 좀 더 평등한 구조다. 자본주의 기업은 돈이 먼저이나 협동조합은 사람이 먼저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자본주의 기업은 굉장히 사람을 종처럼 부리는 노동환경이나 협동조합은 사람을 사람처럼 대해주는 노동환경이 있다. 일터에서도 사람들 간에 정이 있어야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다.

박범용 : 여기서 자본주의 기업이라면 주식회사를 말씀한 것이 아닌가 싶다. 원리적으로는 동의하고 이들의 차이를 내가 이해하는 언어로 재정의해 봤다. 주식회사와 사회적경제 기업의 차이는 뭘까. 주식회사는 쉽게 말해 영리 비즈니스다. 상대적으로 사회적경제 기업은 가치 비즈니스보다는 유대 비즈니스가 아닌가 싶다. 사회적경제 조직은 관계의 확장을 통해 비즈니스를 만들고 관계에 기반한다. 반면 영리기업은 화폐 거래를 효율화하고 확대하면서 기업의 목적을 달성한다. 목적이 다른 기업이라고 봐야한다. 세부적으로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은 어떻게 다를까. 협동조합은 필요 비즈니스, 사회적기업은 가치 비즈니스, 마을기업은 공동체 비즈니스라고 내 나름대로 정리해 봤다.

몬드라곤에 묻고 답하다

 

- 최근 몬드라곤을 다녀왔다. 짧게 다녀와서 아쉬웠는데 몬드라곤대학의 팀아카데미(MTA)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던데, 우리는 그렇게 못하고 있다. 어떻게 MTA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MTA(주. 팀아카데미는 판란드대학에서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만든 교수와 수업, 학생과 시험이 없는 교육 방법으로 팀 중심의 기업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프로그램. 몬드라곤 대학에서는 이 방법이 협동과 연대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2007년부터 몬드라곤 팀아카데미라는 학제를 시작함)는 몬드라곤 대학에서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해서 진행한다. MTA를 하고 싶다면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로 와서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 (웃음)

- 고등학교 교사다. 학생들과 사회적경제와 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슘페터에 의하면 자본주의적 기업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창조적 파괴에 의해 효율성을 지녔기 때문인데, 협동조합이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그리고 파고르전자는 왜 파산했는지 궁금하다.

마틴 : 몬드라곤협동조합은 어떻게 살아남느냐. 우리는 내부협동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몬드라곤협동조합도 자본주의적 기업과 크게 다를 건 없다. 각 분야에서 다른 기업과 경쟁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몬드라곤 조직은 시장에서는 경쟁을 하나 우리끼리는 경쟁을 하지 않는다. 혁신에 중점을 두고 어떻게 혁신을 잘 할지 끊임없이 논의하고 협동한다. 파고르전자는 언론에 과장된 부분이 있다. 파고르는 8개의 협동조합이 합쳐진 것인데, 하나만 문을 닫았다. 직원 2000명 중 1800명이 적정하게 다른 곳에 배치되거나 은퇴를 했고, 200명은 해고된 것이 아니고 다른 어느 곳에 배치될지 기다리고 있다.

- 대학생이다. 해피브릿지가 주식회사에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가면서 금융 조달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금융협동조합 체계가 필요하지 않은지, 금융협동조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박범용 : 한국에서 금융 문제는 매우 민감하다. 몇 년 전 저축은행 사태도 있었고, 금융이 돌아가지 못하고 문제가 생기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간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당시 금융업을 포함시키라는 요구가 있었으나 정부에서 완강히 반대해서 포함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지금 우리나라 협동조합기본법은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설립 가능하다. 다만 현재 신협이나 새마을금고가 있으나 법적으로 기업 투자를 할 수가 없다. 법 개정 노력을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차후 중요한 제도적인 개선 사항으로 노력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마틴 : 몬드라곤협동조합이라고 해서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것은 아니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협동조합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스페인에도 있는데 바스크지역의 협동조합법이 자랑할 만하다. 협동조합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이 있다. 그렇다고 그것만 바라보고 사업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몬드라곤의 협동조합은 정부 의존적이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1인1표가 협동조합의 중요한 원칙으로 알고 있다. 몬드라곤에서는 민주주의가 강점이라고 말했는데, 경쟁시장 차원에서 보면 효율적이진 않을 것 같다. 민주적 시스템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입했는지 궁금하다.

마틴 : 몬드라곤 조직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고 효율적인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의사결정 구조에 모든 조직원이 참여하지는 않는다. 이사회에서 많은 결정을 한다. 조합원들에 의해 선출된 이사들이 의사결정을 하고 1년에 한 번 총회를 한다. 그렇지만 의사결정 구조를 굉장히 중요시 한다. 조합원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몬드라곤이 생존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다. 그래서 내부 이사들이 결정을 한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 상부에서 결정이 내려오면 따라야 하지만 협동조합은 이사회의 결정이 내려지면 그것을 따른다.

글. 김이준수 (노동자협동조합 적정기업 ep coop 대표노동자)
사진. 이우기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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