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에는 전체를 통틀어 ‘그러나’가 딱 한 번 나온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에는 전체를 통틀어 ‘그러나’가 딱 한 번 나온다.
그러나, 그리고, 그래서는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글을 못 쓰는 사람들이 문장을 잇기 위해  구사하는 기법이다”

남정욱(숭실대 문창과 겸임교수)  (2017년 11월 13일 ‘미래한국’ 기고문 중에서)

출처 http://munhaknews.com/?p=10834
-----------------------------------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에는 전체를 통틀어 ‘그러나’가 딱 한 번 나온다. 그러나, 그리고, 그래서는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글을 못 쓰는 사람들이 문장을 잇기 위해 구사하는 기법이다” - 남정욱 (숭실대 문창과 교수)

재미있다. 저 위 문장에서만 남한산성에 한번 나온다는 '그러나'가 두번 나옴.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예술가 통제기구인 '모태펀드 외부전문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영화계 근처도 못밟아보고 한국영화의 기초펀딩재정을 좌우하는 최고전문직위에 오른 이 문창과 교수는, 모태펀드 최종 투자심의에서 단 한 번도 '그러나'를 사용해보지 않고 모두 yes! 라 대답하는 박근혜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네21 관련기사(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8605).
본인은 부정할지 모르지. '그러나' 나에게 외부전문가 심사위원의 표결결과 3년치 자료가 있지. 3년간 아무도 '그러나'를 써본 적이 없던데?
손아람(소설가)
출처 https://www.facebook.com/aramgimson
--------------------------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는 전체를 통틀어 ‘그러나’가 딱 한 번 나온다. 그러나, 그리고, 그래서는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글을 못 쓰는 사람들이 문장을 잇기 위해 구사하는 기법이다.”

남정욱 숭실대 문창과 교수가 이달 발표한 칼럼 속 한 문장이다. ‘그리고’ 남 교수는 이 글에서 못 만든 영화는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이 만든 영화’와 ‘사회주의 리얼리즘 영화’ 두 종류라고 못박았다. ‘그래서’ 지난 박근혜 정권 동안 이 두 종류의 영화는 탄생하기 어려웠다. 블랙리스트 예술가 통제기구로 의심되는 정부 모태펀드 투자심의위원회의 외부 전문가 중 한 명이 바로 남 교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문체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는 모태펀드 투자심의 과정에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남 교수는 영화산업의 기초재정을 배분하는 모태펀드의 외부 전문가로 위촉되기 전까지 영화계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었다. 다른 외부 전문가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심의위는 마치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처럼 단 한번도 투자심의에서 ‘그러나’를 사용해보지 않고 모든 영화의 투자를 그대로 승인했다. 모든 영화가 모태펀드 투자심의를 통과했다면, 왜 그렇게 많은 영화들이 투자를 받지 못한 것일까?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이 만든 영화’와 ‘사회주의 리얼리즘 영화’는 투자심의가 열리기도 전에 이미 걸러냈다는 뜻이다. 투자심의위원회가 정치적 검열 논란을 피하기 위한 박근혜 정부의 거수기 노릇을 해왔다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심의위 외부 전문가들은 “우리는 주어진 일을 했을 뿐, 특정한 영화를 죽이려 한 게 아니다”라고 대답하고 싶을 것이다. 늦었다. 이미 2차대전 전범재판에서 고안되었던 변론이다. 아이히만은 500만명의 유대인을 기차에 태웠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기차는 조용히 가스실로 떠났다. 모태펀드 투자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많은 영화들이 폐기되고, 방황하다 영화계를 떠난 영화인들이 속출한 것처럼. ‘못 만든 영화’, ‘영화를 만들지 말아야 할 사람의 영화’라는 평가에 그들은 좌절했다. 그건 정치적으로 불편해서 투자할 수 없다는 것보다 더 치명적인 사유였다. 투자심의에 참석한 외부 전문가들 중 영화 전문가가 거의 없고, 모태펀드 투자가 반려된 영화는 투자심의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

지난 정권 동안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술가들은 삶의 대가를 치렀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정부 실권자들도 삶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눈속임을 위해 민간에 위탁된 적폐 행위의 부역자들도 삶의 대가를 치러야 할까? 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리고. 그래서. 그 판단을 여론에 맡기려 한다. 나는 이들을 죽이려는 게 아니다. 공개된 명단을 공유할 뿐이다. 이 기차가 어디로 갈지는 모른다.

최규학 전 문체부 기조실장/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성빈 태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강래형 법무법인 웅빈 변호사/ 오영상 법무법인 에이스 변호사/ 강규형 KBS 이사/ 조형곤 EBS 비상임이사/ 남광규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소 교수/ 신용언 전 문체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 김미영 전 한동대 교수/ 심만수 살림출판사 대표/ 김광숙 엘리스하우스 대표/ 정홍채 배우/ 황인희 작가/ 남정집 단국대 초빙교수/ 이동영 법무법인 도현 변호사/ 함귀용 법무법인 KCL 대표/ 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손아람
출처 https://goo.gl/6rUpi6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