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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1일 수요일

우리는 왜 독서를 해야 하는 걸까? /김지훈 한겨레 기자, 2018.10.28

우리는 왜 독서를 해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인문학적 측면이 아니라 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8차 책 생태계 비전 포럼은 ‘읽기의 과학, 왜 책인가’를 주제로 다뤘다. 지난 3월부터 올해 말까지 매달 모두 10차례 열리는 책 생태계 비전 포럼은 2018 책의 해 조직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최하는 행사로, 이번 포럼에선 국외 학자들이 특별히 참여했다.

발표자로 나온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진화학·과학철학)는 “인간이 다른 영장류들과 달리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집단 학습을 통해 이전의 발견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특히 텍스트가 출현함으로써 문명 축적이 가속화됐고, 독서는 문명 축적의 엔진으로 작동했다. 독서력은 집단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상대방을 평가할 때 유능함만이 아니라 따뜻함 또한 평가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능력이 자신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유능함만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따뜻함도 제고한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사카이 구니요시 일본 도쿄대학 교수(뇌생리학)는 “언어는 표현의 한계 때문에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상상력을 동원해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독서를 통해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 사안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훈련을 하게 되고, 이렇게 훈련된 뇌가 다른 상황에서도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읽으면서 우리의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생각을 할 여유 없이 너무 빨리, 많이 읽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인터넷을 통해서 얻는 정보는 지나치게 많거나 부족할 때가 대부분이라 우리는 독서를 통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

레이먼드 마 캐나다 요크대학교 교수(심리학)는 그동안의 연구들을 종합해 독서의 효용을 주장했다. “독서에 관한 수많은 연구를 종합해봤을 때 독서, 특히 소설 읽는 사람들은 더 높은 학력과 취업률, 연봉, 대인관계 능력을 가지며, 더 긴 수명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마거릿 머가 오스트레일리아 에디스코완대학교 교수(교육학)는 자녀나 학생들을 독서로 이끌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했다. “독서를 숙제나 시험과 결부시키기보다는 즐거운 경험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같이 서점에 가는 등 함께 책과 관련한 활동에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 특히, 아이들은 모방을 통해 배우기 때문에 아이들이 독서를 하길 원한다면 어른들이 독서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67686.html#csidxca5eff5bf4db666b4021c46efd4ad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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