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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2일 월요일

학교 독서교육, 학교도서관, 제3차 학교도서관 기본계획, 사서교사

정답없는 문제` 확대되고
국제바칼로레아 한다는데
내실있는 논술 교육 힘들어
사서교사도 턱없이 부족
초등 저학년 독서까지 사교육

'탈객관식 수업·평가' 바람을 타고 자녀의 독서교육을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미 대학입시에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대세가 되면서 수행평가가 한층 더 중요해진 데다, 학교 현장에서도 서술·논술형과 수행 위주의 과정 중심 평가가 주된 평가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학교에만 맡겨두기엔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학교 수업만으로는 서술·논술이나 구술, 토론 및 관찰 일지 쓰기 등으로 다양해진 평가를 따라가기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엔 학교 내에서 독서교육을 익히고 배울 수 있는 정규 프로그램이나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몫한다.
2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서울 지역 중·고등학교들은 서·논술형 시험과 수행평가 합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했다. 또 중·고등학교 중간·기말고사 등 정기고사에서도 서·논술형 문항 비율을 최소 20% 이상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서울지역 중학교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주요 과목 중 최소 1과목 이상에서 지필고사의 객관식 선다형 문항을 없애는 대신, 서·논술형이나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내게 된다.
경기도교육청은 2011년 당시 전국 최초로 고등학생 1~2학년 대상 '창의·서술형 평가'를 도입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12년엔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범주를 넓히기도 했다. 최근엔 교육부의 과정 중심 평가 활성화 권고에 따라 내신 내 서·논술형 문제 출제 비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제주도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은 2021학년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국제 논술시험인 '국제 바칼로레아(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했다. IB 프로그램은 스위스 비영리교육재단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개발 운영하는 국제인증 프로그램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정 중심 논·서술형 평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당장 한국어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과목은 국어 수학 역사 화학 생물이며, 이후 학생 요구에 따라 과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러 시도교육청이 정형화된 객관식 시험에서 탈피해 과정 중심 평가 방식을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이 같은 교육 트렌드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 현장에선 여전히 객관식 오지선다형에 맞춰진 교육 환경이 바뀌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선 현장에선 익숙하지 않은 토의·토론식 수업이나 체험형 수업 등을 늘려나가기 힘들다는 교사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 교사 A씨는 "내신 평가 방식이 서술형, 구술형 등 다양한 형태와 혁신적인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방향은 맞는다"면서도 "많은 교사들이 익숙한 수업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변하는 평가 트렌드에 발맞춰야 하는데, 새로운 시도에 대한 거부감이나 업무 과중 등 여러 이유로 그러지 못하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학교 내 독서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사서 교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사서교사는 사서처럼 학교 도서관도 운영하지만, 학생들에게 독서 습관은 물론, 다양한 책을 활용한 서·논술형 학습 능력 키우기 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인력이다. 2018년 기준 시도교육청별 '국공립 학교 도서관 전담인력 배치현황'에 따르면 전국 1만66개 국공립 학교 중 사서교사나 사서 등이 있는 곳은 43.9%(4424명)에 불과했다. 서울(전담인력 비율·91.7%) 경기(71.8%) 대구(78%) 등은 비교적 전담인력이 많은 편이지만, 전남(8%) 경북(8.2%) 충남(9.9%) 등 지방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이다.
서울 등 수도권 역시 별도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사서교사는 많지 않다. 서울의 경우 전체 도서관 전담인력 886명 중 사서교사는 단 83명(9.4%)에 불과했다. 도서관 전담인력 비중이 99.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광주 역시 사서교사는 36명(14.9%)에 그쳤다.
중2 학부모 B씨는 "학교에 사서 선생님은 없고, 수행평가는 자꾸 늘어나다보니 독서와 논술까지 담당할 수 있는 과외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학부모는 또 "주변 엄마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서술형에 대비하기 위해) 학원이나 과외에 보내는 경우도 많다"며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독서 교육이 한계가 많다 보니 결국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제3차 학교도서관 기본계획'의 일환으로 학교 도서관 수 대비 사서교사 비율을 현행 8% 수준에서 2030년까지 약 5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선 사서교사를 매년 300명 넘게 늘려야 한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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