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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1일 화요일

'지역사회의 교육센터’, 제1회 전국마을문고대표자대회, 동아일보 1965년 11월 16일 최일남 기자

 '지역사회의 교육센터

 

-전국마을문고대표자대회

-효과적 방법 진지하게 토의

-자연부락 49천 중 4천여 개 설치

행정기관의 협조 아쉽다

 

1회 전국마을문고대표자대회

19651116일 동아일보 최일남 기자의 기사

 

1. 196511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경주여중고 강당에서 열린 제1회 전국마을문고대표자대회. 2백명 가까운 대표들이 집결. 20대 청년도 있는가 하면 40대에 가까워 보이는 아주머니까지. 단발머리의 소녀, 교복을 입은 남자 고등학생도 있었다. 어느 대회보다도 진지하고 알뜰한 대회. 사흘 동안 대회를 통해 농어촌 사람들의 독서운동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끌어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체험을 중심으로 토론.

2. 마을문고는 1960년 말, 엄대섭 씨의 아이디어로 경주시립도서관에서 태어남. 1961년 사단법인 마을문고진흥회를 창립. 전국적인 운동을 시작. 그 후 문교부가 이 사업을 정책으로 채택, 보조금을 지급. 내무부가 지방행정의 기반사업으로 채택,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사업으로 추진. 이 운동은 한국의 농어촌 실정에 가장 알맞은 지역사회 사회교육 센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

3. 전국 자연부락은 49천 가량(20호 이상으로 추산할 때) 그 중 마을문고 설치되어 있는 부락은 4천여 개. 마을문고진흥회는 1969년까지 나머지 부락에 전부 마을문고를 설치할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마을문고는 1개 설치할 때 4천원이 든다고.(오늘날의 돈으로는 얼마쯤일까?) 이 돈으로 설립자가 희망하는 곳에 세울 수 있으며 설립자의 이름이나 명칭을 적어 기념한다. 한 문고에는 3백여 권의 책이 들어간다. 책의 내용은 생산기본도서 40%, 교양 20%, 문학 아동 30%,s 기타 10%로 구성되어 있다. 문고의 설립은 독지가 혹은 기관 단체가 자기 고향이나 자배 부락에 설립할 수도 있지만, 부락의 청년들이 모여 스스로 많이 설립한다.

4. 사례.

(1)전남 강진군, 청년군수 김재호. 185개 부락 중 115개 부락에 마을문고 설치. 19663월까지 나머지 부락에도 마을문고 설치할 계획

(2)충남 보령군 남포면 기동리 새싹독서회 윤순자(34) 여사. 마늘을 모으니 6. 1450원밖에 안 됨. 너무 억울한데 마침 대전에 있는 어느 석유회사에서 이 부락에 마을문고 하나를 설치해 주니, 그 마늘을 그 회사에 선사. 그 후 문맹인 처녀들을 모아 모내기 절미운동 등의 공동작업으로 송아지 한 마리를 사고 그 송아지를 키워 팔아서 다시 두 마리로 늘려 두 마리의 큰 소가 됨. 이 운동에 몰이해한 동리 노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인들의 회갑이면 독서회원들의 성금으로 수저, 식기 한 벌씩을 선물하고 회원들의 경혼 잔치도 열어 주었다 한다.

(3)경남 고성군 구만면 중암리 독서회(대표 이재호) ‘책을 읽자는 연극을 꾸며 4천원의 찬조금을 얻음.

(4)전북 완주군 운주면 가천 독서회의 정정자 양. 군수를 설득. 회관 건립 자금의 일부를 얻게 됨. 회원들에게 월 회비로 10원씩 걷음. 처음에는 마을처녀들이 중심이 되어 독서운동을 전개했는데 비방만 하던 청년들도 지금은 적극 협조하게 되었다고.

(5)충북 제천군 덕산면 수산리 숙갓독서회, 회원들이 퇴비, 풀베기 등의 공동작업으로 기금을 모으고 있는데, 처음에는 앰프 시설로 확성기 소리나 듣자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5. 이처럼 밑바닥에서 움트고 있는 이 독서운동의 장래에 대해 대회에 모인 대표들은 비교적 낙관적이긴 했으나 이 운동이 더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행정기관의 인식과 협조가 긴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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