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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일 화요일

강진국(姜辰國), 농촌문고경영론 그 필요와 방법에 대하야(12), 동아일보, 1937년 11월 7일 기사(칼럼/논단)

농촌문고경영론 그 필요와 방법에 대하야(12)

강진국

 

이런 것을 일일이 매거하기 무황(無遑)하다. 이만하면 독자도 대강은 짐작할 듯하나 그래도 의심나는 것이 잇거든 주저치 말고 필자에게 직접 문의하여 주기를 바랜다. 

8. 다음으로 잡지에서 채취하기는 신문의 그것같이 힘들지 안는다. 이것은 보관도 그리 힘들지 아니하니 되도록 1년치를 모아서 채취하는 것이 편의할 것이다. 더구나 소설의 연재물이나 기타 계속적 독물(讀物), 기사는 대개 신년호에서 그해의 연종(年終)까지 끝내는 것이 통례다. 그러므로 이것을 손대는 김에 한꺼번에 작성하여 버리는 것이 조타. 

잡지는 그 표지를 떼고 본기사를 맨 철사가 잇으니 이것을 끌러서 빼고나면 그대로 흩어러질지니 그 책장을 찢음이 없이 소요의 기사를 수집하야 1권의 단행본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잇다. 

이 제본에 관한 것은 잘 하려면 좀 복잡하다. 이것은 다른 기회로 미루고 위선 여기 직접 견학할 기회가 없는 독자는 해참고서 한 권 사보는 것이 조흘 것이다. 다음 것을 참고하면 조흘 것이다. 

高橋秀三 저, 실용제본기술독본實用製本技術讀本(쇼와 13년판, 1,20) 東京神田 錦町2, 제본사 출판부

庄司淺水 저, 제본의 첫걸음부터 비법까지製本手解きより奧義まで(쇼와 11, 50) 東京 麴町區 大手町2의 2, 인쇄잡지사

(*편집자의 주석:  두 책의 서지사항 

實用製本技術讀本

https://cir.nii.ac.jp/crid/1130282269976591488

製本手解きより奧義まで 

https://cir.nii.ac.jp/crid/1130282272358564608) 

농촌문고에서 유의하여 둘 만한 잡지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그 중에도 가장 유익한 것은 주부지우라는 것이다. 그의 가정상식이라든지 민간치료법 같은 기사는 다른 잡지사의 추종을 허락지 안는 것이 잇다. 우리가 이것을 잘 수집하야 목록을 부치고 질서 잇게 잘 정비하여 둔다면 상당한 전문권위서에 밑가지 안흘 효용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속의 광고 하나도 유의하고 보면 버릴 것이 없는 것으로 충만하여 잇다. 

그 외에 부인구락부도 비교적 현실한 것으로 독물은 전자보다 풍부한 편도 잇지마는 상식란은 불급하다. 양자 중에 일을 취한다면 농촌문고에서는 전자를 취하는 것이 나흘 줄 믿는다. 

시국에 관한 비교적 고상한 잡지로 개조(50) 중앙공론(80) 일본평론(60) 경제지식(50) 현대(50) 웅변(50) 등이 잇고 오락독물을 주로 한 ----강담구락부 등이 잇으나 유익성은 별문제다. 조선의 현재 발행되는 잡지계를 돌아보면 그 믿음성 잇는 유익한 것이 별로 잇지 못하고 잇댓자 그 모도가 도시중심의 오락적 기사물을 취급할 뿐이니 농촌문고에 추천하고 싶은 것이 별로 없다. 그 중에 조광, 월감야담, 야담, 비판, 삼천리 등이 일반 취미물로 만히 읽히고 잇는 모양이며 특수적으로 가진 것으로 한극(10 조선어학회) 광업조선(10 대동출판사) 아히생활, 국문으로 된 것으로 조선농회보, 조선지수산, 농촌지광, 조선경제신보 등이 잇으니 이 최종의 것은 기증을 요구하면 그저 얻을 수 잇을 것 같다.

 

도서구입법-양서선택법

이상에 서술한 것은 문고의 경영비를 쓰지 안코 도서를 확충하는 데 대한 몇 가지 방법으로서 예거(例擧)한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여 보면 그것도 남에게 의존하는 것이니 그 수확의 확실성 여부가 자못 염려되는 바며 또 기증하여 주는 것도 결국 무상으로 주는 것이니 그것이 얼마나 가치 잇고 객관적 소중성을 가진 것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여 보면 거기만 너무 의지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고보니 문고도서(文庫圖書)의 중요한 확충은 필경 도서를 구입하여야 하는 것인대 도서의 구입법(購入法)은 어떠케 하여야 값싸게 살 수 잇느냐가 아니라 어떠케 하여야 적은 예산의 도서구입비로 가장 큰 효용을 낼 수 잇는 적절한 양서를 살 수 잇는가의 문제다. 

일전에도 한 말이지마는 일본의 출판계만 하여도 연 5,6만을 산()하는 도서 발행부수를 내고 잇으니 연액(年額) 수만 원의 도서구입비를 가지고도 이 홍수와 같이 밀려드는 출판물을 다 소화시킬 수 없어 대도서관(大圖書館) 사서부(司書部)에서는 머리를 사매고 눈에 핏대를 올리며 도서의 정선에 골치를 알는 현상이거든 현품도 보지 못하는 우리 농촌문고에서 할 도서선택(圖書選擇)이야말로 이 설명을 하기에도 매우 거북한 것이 잇다. 더구나 도서비는 극소액의 제한을 가질 문고이니 더욱히 그 선택의 선처(善處)가 절대로 필요되는 바이다.

여기 도서선택의 선악에 의하야 그 이해의 파급을 한번 생각해보자. 

1. 한 권의 서적을 오선(誤選)하게 될 때는 그것은 차라리 구매치 안흔 것만 갓지 못하니 예산상의 손실은 물론이거니와 

2. 한 책으로 말미암아 보존수속 등 불경제(不經濟)하기 짝이 없다. 서적을 구비(購費)할 때는 1전으로 다투는 것이나 일단 장서로서 행세하게 될 때는 그이 안전보관을 위하야 여간한 희생을 제공치 안는 것이니 그 보전비의 손해도 상당한 것이다. 

3. 도시의 화려한 대도서관(大圖書館)의 장서를 위한 수만금을 들린 서가, 서고의 건물을 상도(想到)하면 무가치한 그 서적이 차지하는 도비(徒費)는 물경! 1척입망 기 수백금이다. 

이것은 경영자 자신이 입는 피해니 고만이라고나 하겟지마는 열람자와 기타 사회적으로 끼치는 누폐(累弊)는 이보다 더욱 크다 아흘 수 없다. 

4. 도서의 오선으로 말미암아 문고가 비부(備付)한 장서에 대한 신뢰를 가지는 독서자(讀書者)가 낭비하는 귀중한 시간의 손실은 얼마나 할 것이며 그 노력의 손실은 얼마나 할 것이냐. 

5. 이런 불경제를 자각한다면 독서자의 문고에 대한 신뢰(信賴)를 일는 폐해(弊害)는 그 얼마나 할 것이냐. 

6. 오선으로 인하야 불건전한 서적을 소장하게 될 때 그것이 독자의 사상에 침윤될 것과 풍기(風氣) 기타 퇴락사상(頹落思想)을 사회에 유포할 것을 상도한다면 그 사회적 죄악은 또 얼마나 할 것인가. 

연전에 부산부립도서관(釜山府立圖書館)을 부산경찰이 차압(差押)하고 수실에 긍()한 조사를 하야 사계(斯界)에 적지안흔 충동(衝動)을 주엇다. 다같은 국가기관인 관공서 안에서도 이러한 갈등이 잇엇거든 만약 우리 문고에서 1책의 오선으로 인하야 모처럼한 그 영업에 돈좌(頓挫)의 비운이 초래되지 안흐리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잇을 것인가. 이런 점을 모도 종합하여 본다면 문고 이상적 경영법은 옥석혼효(玉石混淆)의 백만 장서보다도 우량 적절한 기백 기천의 정선장서(精選藏書)에 잇음을 우리는 여기서 확증하려고 한다. 

나는 여기서 위선 도서선택의 표준에 대한 일반론을 서술하고 다음으로 우리 농촌문고가 하여야 할 구체적 방법에 대하야 논급하려 한다. 

첫째, 일정한 서적을 수요(需要)하는 데는 먼저 그에 대한 정당한 목적을 세워야 한다. 그 목적을 결정하는 대는 이하에 서술할 조건이 필요하다. 

1. 먼저 각기 영위하는 그 문고가 어떠한 성질의 것이며 그를 에워싼 환경, 그 문고가 영위되는 그 사회의 어떠한 것임을 깊이 인식할 것이다. 그것이 농촌인가 산촌인가 어촌인가 또 벌판인가를 그리고 그 주민의 문화적 지위교육, 직업, 생활을 숫자적으로 참고하야 그 주류의 나변(那邊)에 잇음을 지실(知悉)할 것이다. 

2. 이러한 환경에서 구매하려는 그 도서가 공중(주민)에게 어떠한 반영(反影)을 줄 것인가를 심사고려할 것이다. 그리하야 되도록 그 지방주민의 각층을 통하야 그들의 의견을 문의할 것이다. 

3. 공중(公衆)이 요구하여 오는 도서가 그 내용이 어떠한 것임을 음미하여 볼 것이며 아울러 일반의 요구 그 자체의 성질을 더 한번 음미할 필요가 잇는 것이다. 

그것이 혹은 무비판한 부화뇌동적 내용을 가진 것이 아닌가. 혹은 일종의 단순한 호기심의 자극에 연휴함이 아닌가를. 

3. 민중(民衆)의 의사를 존중하야 되도록 그것을 표준으로 할 것이나 전항에 서시(叙示)한 것과 같이 그들의 요구가 저급무치(低級無値)할 때는 그것을 무시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적당한 유익도서(有益圖書)를 읽히도록 할 것이다. 그러나 주민의 희망이 쇄말에 흘러서 부득긍계(不得肯綮)한다고 그의 표준을 떠나서 정도에 지나친 고상한 서적을 비장함은 결국, 무용한 허식을 꿈임에 너무 지나니 아흔 것이니 도서의 선택자는 이런 점을 잘 조화하야 그 희망과 수요를 적당히 영합(迎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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