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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4일 목요일

강진국(姜辰國), 농촌문고경영론 그 필요와 방법에 대하야(22), 동아일보, 1937년 12월 1일 기사(칼럼/논단)

농촌문고경영론 그 필요와 방법에 대하야(22)

강진국

 

결어(結語)

 

독자여 나는 본고를 이 정도로 마치려고 한다. 그러나 필자의 첫 계획은 우에서도 표현한 것 같이(1022五四第一般 참조) 

농촌문고(農村文庫)가 영위하여야 할 우리 농산어촌부락 개발운동의 전모를 그리는 동시에 그 다각적 사명과 구체적 방법을 독자와 같이 연구해보려고 하엿든 것이다. 

(*편집자 주석: 그래픽이 덧붙여져 있다. 박스로 된 그림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농촌문고운동의 전모(부락단위) 계명(啓明) 생활안정, 부채정리, 농어촌공동구매, 이용(농구), 무이식금융 등 협동조직기관부설, 농어촌부업 생산품 급 폐물이용제조가공 지도, 공동작업, 공동경작, 판매, 생산, 공동경작 실험/ 지도서고, 지도원리, 지도자/ 지도반, 계몽반/ 교장, 실험도장) 

그러나 작춘의 졸고(拙稿)를 읽고난 독자 특히 농산촌 청년 중에는 이 농촌문고를 그들의 부락에다 건설하고 영위하는 이가 잇을뿐더러 혹은 벌서 그 방법을 그리처서 성부명멸(成否明滅)의 기로에서 좌왕우려(左往右戾)하는 사실을 목격하게 되엿으니 예하면 "......에 감명된 바 잇어 .......그런 농촌문고를 경영하려고 위선 야담(野談) 40부를 구입하야......."라는 웃지못할 요절할 소리와 "작춘이래로 몇몇 동지가 분분이 저축해서 현재 50원 가량 모엿음으로 이제 농촌문고를 창설하고저 하오니....."하는 열혈을 끌이는 듯한 진지한 태도는 더물다 하더래도 “......보통학교 4학년 졸업정도의 농촌지도 양서, 될 수 잇는 대로 한글로 쓴 것을 교시하소서라는 것이 필자가 받는 신서(信書)이 공통요문(共通要紊)가 되어 잇지 안는가. 그런대도 우리 출판계에 잇어서는 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전에도 말한 바와 같이 이 질문에 명쾌한 회답을 줄 일반지도서가 태무할뿐더러 이 문고를 창설하기 때문에 없는 돈을 걸거모아서 5,60 내지 백여 원의 기금(基金)을 가지지 안터대로 적당한 신문 한 장 유익한 잡인(雜認) 수종(數種)으로서도 넉넉히 이 문고를 경영할 수 잇음과 기증 같은 것을 받아서 도서를 일일이 구입치 안코도 그 경영을 조장(助長)할 수 잇음을 좀 자세히 서술하엿든 것이 이 논고로 하여곰 의외에도 방대한 지면을 차지하게 하엿기 때문에 초지(初志)를 굽혀 기여의 문제 즉 계몽반 이하 농어촌생산경제개발운동(農漁村生産經濟開發運動)에 관한 구체적 방법론은 이것을 분할하야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니 이점을 양해하고 위선 이 도서취급론(圖書取扱論)으로 해갈(解渴)하기를 바래는 터이다. 

또 작춘의 졸고를 읽지 못한 이로서는 이 길다란 논고가 모두 도서에 취()하여서만 잇음을 보고 농촌 독자여! 이 그림에 나타난 운동이 우리 조선 농산어촌부락에 실현된다면 그 얼마나 크나크 효과를 문맹에서 헤매고 기근에서 허덕이는 농어민 대중 우에 가저올 것이며 피궁농촌은 바야흐로 한아름 광명을 안고 갱생의 길을 밟게 될 것인가를 상도하여 보라! 문고경영(文庫經營)의 왼통이 오로지 이 도서취급에만 집중되어 잇음을 오인할는지도 몰으나 전고 농촌사업을 부대한 농촌문고 창설의 급무는 본고의 총론에 해당하고 본고는 그 각론의 일부인 도서확충과 그 취급에 관한 구체적 설명에 불과하니 이것을 다음 도해(圖解)에 비추어보면 문고의 중심문제인 지도서고(指導書庫)’와 그 지도원리(指導原理)’에 해다한 것임을 알 수 잇을 것이다.

여기 지도자의 지도원리에 대해서는 그 항목 하에 특론치는 안햇지마는 본고 중에도 그 원리적 정신 산재되어 잇을뿐더러 작춘에 이미 상술한 바 잇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엿다. 

이러케 광신(狂信)하는 필자에게는 농산촌운동을 실지 수행하고 잇는 진지한 지도청년들에게서 농산촌 현상타개책과 그 운동 경위에 관한 구체적 방법을 지적한 보고서가 가끔 오나니 그것은 모두 필자의 이 작열(灼熱)한 광신을 불태움에 충분할 것뿐들이다. 

이 다각적 농산어촌 개발사업을 망라한 우리 농촌문고건설운동이 다른 어느 사업보다도 최소의 물자적 희생을 제공하고도 최대의 수확을 얻을 수 잇을뿐더러 조선의 현실에 즉한 옹산어촌개발운동으로서 가장 가까운 첩로(捷路)인 것을 확신하는 필자는 그것이 비단 피궁암매(疲窮暗昧)한 우리 농산어촌의 갱생구도운동에만 끈칠 것이 아니라 빈약조선(頻弱朝鮮)의 생도(生道)와 침체민중(沈滯民衆)의 활로(活路)를 위한 주혈(注血)이 되고 서광이 되어서 이 땅, 이 백성을 제도할 구주적(救主的) 사업으로서 현현되리라고 신이불기(信而不己)하는 바이다. 

이런 확고불발한 신념기반 우에 세운 필자의 공상(空想)(?)--농촌문고걸설 촉진운동기관으로서의 조선농촌문고중앙지도소(朝鮮農村文庫中央指導所)’(가명)를 중앙지대에 설치하고 그 기구 속에는 다음과 같은

1. 출판부

2. 발명연구부(주로 농어구)

3. 농구제조공장 혹은 대량사입배급부

4. 비료제조공장 혹은 대량사입배급부

5. 부업지도부

6. 농가필수약제품 급 일용약제제약부

7. 부채정리-무이식서민금융부

8. 일용품제조 급 사입배급부

등을 종합시켜서 부락농촌문고가 영위할 사업의 각 부분에 상응될 조선의 현실농산어촌 사회의 영농, 노업(擄漁) 급 농어가생활에 가장 긴요한 필수품을 전부 망라해서 

첫재로 우리 농산어촌의 현상에 적절한 한글지도서적을 출판배포하야 농어민대중으로 하여곰 그 귀의할 바를 명확히 교시할지며 또 실정에 즉한 신선한 교재를 제공하야 계몽운동의 급속한 효과를 내게 할지요 농촌필수품을 제조 내지 대량사입(大量仕入)하야 간상(奸商)의 중각착취를 배척하고 부락농촌문고에 배급하야 농어민의 고혈을 부당히 빨니지 안케 할지며 아즉도 무진장으로 감추어저 잇는 농산어촌의 부업을 적의하게 지도함으로서 농가경제갱생의 운영에 박차를 첨가하고 기타 생산품가공, 폐물이용을 지도함으로서 그들의 수익을 조성하는 한편 농산어촌협동조직운동(農山漁村協同組織運動)의 촉성에 가열하야 그 대중으로하여곰 자각(自覺)과 자위(自衛)를 촉진함으로서 자립일영(自立日營)의 자치정신(自治精神)을 급속도로 배양하는 동시에 부채정리 기타 농산어촌에 횡잠(橫潛)한 모든 악착 조건을 해소식힐지며 다라서 그들의 정당한 이익을 옹호하게 할지니 최선(最善)’, 최첩(最捷)의 농산어촌갱생의 길이 이 농촌문고건설운동(農村文庫建設運動)을 제치고 다른 어디서 볼 수 잇을 것인가를 나는 자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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